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는 현물 주식이 없다

 

화면 캡처 2026-07-20 135511.png

 

국내 출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초자산은 현물 주식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 선물이 기초자산이다. 이와 달리 주식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주식 현물을 실제 펀드가 보유한 경우는 거의 없다.

 

먼저 주식 현물을 보유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주식 현물을 거래하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운영하는 방식을 설명해 보자. 재미없고 지루한 내용이지만, 사악한 금융업자들의 농간에서 벗어나려면 이 정도 지루함은 이겨 내야 한다. 보통 TRS(Total Return Swap)라고 하는 이 방법은 해외 증시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홍콩 증시에 출시되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2X 상품들도 대개 TRS 방식을 쓰고 있다.

 

이 방법은 자산운용사와 거대 자본을 가진 투자은행(IB; Investment Banker)과 맺는 계약에서 시작한다. 상품을 만드는 자산운용사는 해당 기업의 주식을 단 한 주도 거래하지 않아도 되게 만드는 계약이다. 주식 현물 거래는 거대 IB가 한다. 상품을 만든 자산운용사의 바구니에 주식 현물을 단 한 주도 담지 않는다는 면에서, 주식 선물이라도 담는 국내 상품에 비하면 그 구조가 더 기이하다.

 

주식 거래를 하는 주체는 IB이고, 거래 주식의 법적 소유자도 IB다. 설정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는 주식 현물이 스쳐 지나가지도 않는다. 이렇게 기초자산이라 천명한 자산을 손끝 하나 대지 않고 ETF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애초에 이 상품들은 성장성이 좋은 기업의 현물 주식을 담아 자산을 증식하는 목적이 아니라 해당 현물 주식의 변동 폭에 무조건 '따블(2배)'을 걸고 투자자를 낚기 위한 것이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니 상품을 만든 자산운용사조차 현물 주식의 보유에는 관심이 없다.

 

화면 캡처 2026-07-20 165153.jpg

 

투자은행도 마찬가지다. 투자은행도 주식 거래에서 손해가 나든 수익이 나든 그 결과에 책임지지 않는다. 수익이 나면 수익을 자산운용사에 주고 손해가 나면 손해가 난만큼 돈을 돌려받는다. 그 과정에서 투자은행은 투자에 동원한 자가 자본의 총액을 지키고 자신의 수수료를 정확하게 챙기기만 하면 된다. 손해가 났을 때 투자은행이 자기 자본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손해난 금액을 투자자들의 원금에서 보전하도록 상품이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수익만 2배가 아니라 손해도 2배여서 손해날 때는 손해 난 금액 전부를 투자자의 원금에서만 깐다. 이러니 투자은행은 주가가 내리는 것에 경각심을 갖지 않고 거래량 증가로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져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증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상장된 것도 홍콩의 자산운용사나 투자은행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성장성이나 높은 영업이익에 반했기 때문이 아니다. 두 종목이 최근에 인공지능으로 세간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고 거래량과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 투자자들을 낚기 좋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간판을 골랐을 뿐이다. 지수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쓰는 우리나라 자산운용사와 증권사가 이딴 쓰레기 상품을 만든 목적도 마찬가지다.

 

2곱 야바위 상품의 뻥튀기 기계

 

지루한 김에 조금만 더.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묻지마 따블이 어떻게 가능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대 금융업자들이 어떤 자들인데, 자기 주머니에서 생돈 털어 고객에게 2배 수익을 내어줄 리 없다.

 

화면 캡처 2026-07-20 155248.png

출처 - (링크)

 

예전에 장터에 가면 뻥튀기 기계를 돌리며 곡물 알갱이를 부풀린 뻥튀기 과자를 파는 아저씨가 항상 있었다. 뻥튀기 장사에게 뻥튀기 기계가 필요하듯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만들어 파는 자산운용사나 증권사에도 뻥튀기 기계가 필요하다.

 

참, 설명을 이어가기 전에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부르는 용어를 정리했으면 한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이라는 이름이 길기도 하지만, 그 사악함과 간교함을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한 이름은 '2곱 야바위 상품'이다. 뻥튀기 기계를 언급했으니 '2곱 뻥튀기 상품'으로 할까 했다가 뻥튀기도 이 상품의 사악함에 비하면 너무 안온한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어 '2곱 야바위 상품'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유튜브나 방송에 나오는 주식 전문가들이나 애널리스트들은 이 상품 구조가 매우 복잡하다며 앞서 설명한 변동성과 음의 복리 메커니즘만 간단하게 설명하고 만다. 알고 보면 하나도 복잡하지 않다. 뻥튀기 장사가 뻥튀기 기계를 조작하는 것만큼 간단하다.

 

10%에 10%를 더 얹어 수익을 돌려주려면, 자산운용사나 증권사는 나머지 10%를 어디에선가 가져와야 한다. 자기 손해를 전혀 보지 않고 추가로 10%를 만드는 방법, 의외로 간단하다. 투자자들에게 모은 돈이 만약 100원이라면 거기에 100원을 더해 200원을 만들어 현물이건 선물이건 거래하면 된다. 어차피 상품의 목적이 매일매일 변동 폭의 따블을 주는 것이라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이 기초자산으로 주식 선물을 선택한 이유도 2배를 간단하게 만들려는 이유다. 주식 선물을 사용하면 굳이 투자은행에 돈을 빌려 주식 거래량을 2배로 늘릴 필요가 없다. 거래 비용이 주식 현물에 비해 매우 적게 들기 때문에 모은 돈만으로도 소기의 목적, 묻지마 따블을 달성할 수 있다.

 

화면 캡처 2026-07-20 165043.jpg

출처 - (링크)

 

주식 선물 1계약은 보통 현물 주식 10주를 묶어 거래한다. 삼성전자 같은 우량 주식의 주식 선물 거래에 필요한 증거금은 주식 현물 가격의 10% 정도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25만 원 정도이니 10%인 2만 5천 원만 있으면 현물 주식 1주를 사는 셈이 된다. 자산운용사가 2곱 야바위 상품으로 투자자로부터 100만 원을 모았다면, 그중에서 20만 원만 쓰면 현물 주식을 200만 원어치를 산 것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는 주식 현물이 아닌 주식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쓴다.

 

투자은행이 끼어 있지 않으니 TRS 거래에서 투자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도 없다. 겉으로 보기에 투자자에게 더 많은 수익을 돌려줄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빌린 돈이 없어 이자 비용은 나가지 않지만, 선물을 거래할 때 발생하는 롤오버 수수료는 지불해야 한다.

 

앞에서 통상적인 선물 거래 방법을 설명했다. 선물의 만기가 도래하면 현물을 받지 않고 다음 만기의 선물을 넘겨받는 롤오버(roll-over)를 한다고 했다. 이때 롤오버 수수료가 발생한다. 물론 이 돈도 자산운용사나 증권사가 지불하지 않는다. 투자자가 증권사에 지불하는 수수료에 포함되어 투자자에게 전가된다.

 

그럼 투자자에게 받은 100만 원 중 2곱 야바위 상품을 위해 쓴 2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80만 원은 어떻게 할까? 증권사는 그 돈을 현금으로 그냥 들고 있을 리 없다. 조금이라도 이자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안전 자산에 투자해서 별도의 수익을 챙긴다. 꿩 먹고 알 먹기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식 선물을 기초 자산으로 삼는 자체가 자산운용사나 증권사의 뻥튀기 기계다.

 

몸통을 엎어치고 메치는 꼬리

 

htm_20141028155937a010a011.jpg

출처 - (링크)

 

2곱 야바위 상품이 폭락에 폭락을 거듭하며 변동성을 키우는 첫 번째 원인은, 앞서 설명한 뻥튀기 기계다. 일반적으로는 100만 원을 모아 펀드를 조성했으면 그 100만 원어치 주식 현물에 상당하는 주식 선물만 거래하면 된다. 하지만 야바위 도박처럼 수익을 따블로 약속했으니 자산운용사나 증권사는 그보다 2배 많은 주식 선물을 거래하며 뻥튀기를 해야 한다.

 

이 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2배 상품에 100원이 모였다면, 증권사나 투자은행은 200원어치 주식 현물을 거래해서 수익률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즉 시장에 유통되는 거래량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레버리지 배율만큼 늘린다는 뜻이다. 기업 가치나 성장성 때문에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2곱 야바위 상품의 수급에 따라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기 때문에 변동성은 시장 방향에 상관없이 증폭된다.

 

두 번째 원인은, 소위 차익거래라고 불리는 현물과 선물의 차익에 따라 컴퓨터가 자동으로 매매하는 '프로그램 매매'다. 2배 레버리지로 한 번 변동성을 키운 것도 모자라 애초에 주식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삼았으니, 선물 거래가 촉발하는 프로그램 매매로 주식 현물 거래량을 늘려 변동성을 극단적으로 키운다. 우리가 모르는 굉장히 복잡한 메커니즘이 숨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 매매가 변동성을 극단적으로 키우는 메커니즘은 잘 알려져 있다.

 

돈이 늘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과는 달리 여기저기 모은 돈으로 거액을 투자하는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은 현물 주식을 거래할 때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자동으로 선물 거래를 한다. 그것도 기계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해 거래한다. 그래서 이런 거래를 프로그램 매매라고 부른다. 프로그램 매매의 기본 알고리즘이 선물과 현물의 차익을 근거로 매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차익 거래라고도 부른다.

 

화면 캡처 2026-07-20 161705.jpg

 

기본적으로 선물 거래가 현물 거래를 따라가지만, 반대의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선물 거래 때문에 대량의 현물 거래가 촉발되고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변동성을 키우기도 한다. 이를 보통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wag the dog)고 한다. 선물이 꼬리, 현물이 몸통이 된다.

 

최근 코스피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주범이 2곱 야바위 상품인 것은 그 기초 상품이 몸통을 흔드는 꼬리, 주식 선물이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가 주식 현물의 변동에 따라 배율을 맞추기 위해 하는 주식 선물 거래가, 프로그램 매매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주식 현물 거래를 급격히 늘리고 가격 변동성을 극단적으로 키우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꼬리가 몸통을 어지러울 정도로 세게 흔들고 있다. 아니, 그냥 흔드는 게 아니라 꼬리가 몸통을 엎어치고 메치고 있다.

 

사이드카나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하는 변동성이 터무니없이 커지는 상황은 사람이 하는 거래 때문이 아니다. 대부분 프로그램 매매가 만든다. 서킷 브레이커라는 제도를 만든 것도 프로그램 매매가 만든 1987년의 블랙 먼데이 때문이었다. 2010년 5월 발생했던 플래시 크래쉬같이 증시 현대사에서 기록적 대폭락은 사람이 하락을 감지하고 통제할 수 없는 속도로 매물을 쏟아내는 초단타 알고리즘이 프로그램 매매를 건드려 폭주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화면 캡처 2026-07-20 165623.jpg

출처 - (링크)

 

코스피에 세우는 강원랜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상품은 홍콩증시에서 제일 먼저 선보였다. 출시 당시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특히 해외 투자에 거리낌이 없는 20~30대 투자자들이 상품이 출시되자 적극적으로 매매하기 시작했다.

 

코인 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시들해지며 높은 수익을 올릴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환경에서 홍콩의 2곱 야바위 상품은 이론상 하루에 최대 120%의 변동 폭을 가진 고수익 상품이었다. 홍콩의 2곱 야바위 상품이 한국의 젊은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끌자 국내 자산운용사나 증권사들도 직접 상품을 만들고 싶어 했다. 당국에 국부가 유출된다, 환율 변동을 키운다는 등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당국이 상품 출시를 허가하도록 종용했다.

 

re.jpg

출처 - (링크)

 

실제 국부가 유출되거나 환율 변동을 키울 정도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규모가 컸을까? 홍콩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전체 자산 규모는 약 70억 달러, 한화로 10조 원 정도 되었다. 그중에서 한국인이 투자한 규모는 5,000억 원, 약 5% 정도 되었다. 누적 규모가 그렇다는 소리다. 국내 투자자들이 이외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해외 상품에 투자한 규모는 당시 6조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전체 투자 규모는 얼마나 되었을까? 2026년 5월 기준으로 미국 주식 보관 금액만 2,000억 달러(한화 300조  원)를 넘었다. 5,000억도 적은 돈은 아니지만 전체 규모에 비하면 이 때문에 국부가 유출되네 마네 할만한 규모는 아니다.

 

국부 유출은 그렇다 치고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우리나라 하루 외환 거래량의 규모를 알아야 한다. 최근 거래량은 하루 1,000억 달러 수준이다. 한화로 환산하면 140조 원이 넘는다. 설사 홍콩 단일종목 2X 레버리지 ETF에 한국인 전체 투자 규모인 5,000억 원이 하루 만에 나간다고 가정하면 하루 외환 거래량의 0.35%에 해당한다.

 

달러당 환율을 1,400원이라고 놓고, 하루 5,000억 원 유출을 단순히 더하는 무식한 가정을 하면 환율은 1,404원이 된다. 환율에서 4원 변동은 매우 큰 변동이다. 하지만, 이 가정은 환율 시장을 마치 동네 구멍가게에서 눈깔사탕 사 먹는 정도의 거래로 단순화한 정말 무식한 극단적 가정이다.

 

우리나라 환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달러 기조와 무역 수지다. 달러 가치가 비싸지는 기조(강달러 기조)에서는 아무리 용을 써도 원화 약세를 면할 방법이 없다. 무역 수지가 아무리 큰 흑자라도 그건 세계 외환 시장의 구조적 문제라 EU 같은 경제 블록에 속하지도 못한 우리나라의 원화 가치는 외부 영향과 환시장의 구조적 영향에 가장 크게 흔들린다.

 

화면 캡처 2026-07-20 161644.png

 

구조적 문제를 간과해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특성상 주로 단타 위주로 매매를 하기 때문에 하루 순 거래량은 그렇게 크지 않다. 따라서 홍콩 2곱 야바위 상품이 우리나라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부 유출과 같은 핑계는 정치적 슬로건일 뿐 실제 일어날 경제적 영향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외환 거래는 규모가 너무 크고 메커니즘이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홍콩 2곱 야바위 상품이 하나 더해지는 것으로 환율의 방향이 바뀌지 않는다. 작은 거래로 추세가 바뀌거나 급격하게 변동 폭을 키운다면, 매일 IMF가 쳐들어온다는 경고가 외환 시장에서 들려올 것이다.

 

솔직히 국내에 출시된 2곱 야바위 상품은 당국이 기대했던 국부 유출이나 환율 안정 같은 순기능은 거의 발휘하지 못한 채 국내 증시의 변동성만 터무니없이 키웠다. 또한 젊은 투자자들의 사행심만 키워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기업의 합리적 자금 조달 시장을 도박판으로 만들고 시장 신뢰를 잃게 했다. 한마디로 마카오에 원정 도박하러 가는 사람들이 좀 있다면서 한국 증시에 강원랜드를 세운 꼴이 되었다.

 

<계속>

 

4ed936241824bc3f2131d241ade3c5f4.jpg

 

편집 : 금성무스케잌

마빡 디자인 : 꾸물

기사 : 무이야

 

제보 및 연재 문의

ddanzi.mast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