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이 이스라엘 간첩이라구?

출처-<로이터>
엡스타인이 뉴욕 구치소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지 7년이나 흘렀지만, 엡스타인 관련 사건은 지금도 큰 힘을 발휘하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출처-<게티이미지>
여전히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있고, 조금씩 진실이 밝혀질 때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영국 앤드류 (전) 왕자, 마이크로 소프트 의장 빌 게이츠, 노엄 촘스키 등 전 세계 거물들이 엡스타인과 놀아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출처-<AFP>
특히 엡스타인이 생전에 도널드 트럼프 및 영부인 멜라니아와 친하게 지낸 사실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엡스타인 파일’은 미국 정치권의 폭탄으로 떠오르고 있다.
본 연재를 꾸준히 읽어주신 독자라면, 여기까지는 전부 아는 내용일 것이다. 본 연재에서 엡스타인 사건 관련 다양한 팩트 및 추정을 다뤘지만, 아직 다루지 않은 내용이 있다.
바로 ‘엡스타인 이스라엘 간첩 음모론’이다.
“엡스타인이 광범위한 정·재계 인맥과 미녀 군단을 이용해 이스라엘에 정보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

제프리 엡스타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을 걸고
행진하는 캐나다 몬트리올 시위대
출처-<로이터>
이러한 음모론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일단 엡스타인 본인이 유대계였으며, 예후드 바라크 전 총리 등 이스라엘 정계 인사들과 친하게 지냈다. 게다가 미국 내 이스라엘군 지지 행사를 여러 차례 벌였다는 것이다.

예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는
엡스타인과 여러 번 만남을 가졌고,
자신의 비영리단체를 통해
230만 달러의 기부금을 받았다.
바라크 전 총리는
“엡스타인과 친하게 지낸 것을 후회한다”고
해명했다.
2020년 말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은 이런 음모론을 더욱 키웠다.
FBI LA지부 2020년 보고서
“정보원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모사드 요원이다. 그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스파이 훈련을 받았다.”
“엡스타인은 하버드 유대인 교수 인맥을 통해 친이스라엘 학생과 리더들을 관리하고 있다.”

출처-<AFP>
이스라엘 당국은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음모론의 파장이 커지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까지 직접 나서서 부인했다.

출처-<베냐민 네타냐후 X>

한국어 번역 버전
다시 음모론을 띄운 JD 밴스 부통령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엡스타인 음모론’을 다시금 일파만파로 부추기는 사람이 나왔다.
미국의 2인자 JD 밴스 부통령이다.

출처-<게티이미지>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 17일 조 로건의 유튜브(링크)에 나와 3시간 동안 인터뷰했다. 조 로건은 유명 팟캐스터지만 거침없는 발언과 음모론으로 유명하다.
JD 밴스는 그의 유튜브에서 그와 장단을 맞추며, 트럼프 행정부의 ‘아킬레스건’인 ‘엡스타인 파일’과 ‘중동, 이스라엘 정책’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늘어놓았다.

조 로건
“많은 사람들이 그(엡스타인)가 모사드 요원이라고 생각한다.”

JD 밴스
“그렇다. 모사드 아니면 CIA(미국 중앙정보국)이다. 미국 아니면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다. 엡스타인은 틀림없이 미국 정보기관, 특히 정보기관 최상층과 관계를 맺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정보기관 고위급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하면 ‘모사드’다.
전 세계를 무대로
첩보, 암살 공작을 벌이는
세계 최고 정보기관 중 하나로 유명하다.
‘모사드’의 암살 작전을 다룬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뮌헨’
그리고 JD 밴스는 이렇게 덧붙였다.
“엡스타인은 미국 내 중도 좌파 세력과 이스라엘을 연결한 것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이스라엘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건 민주당이며, 트럼프와 공화당은 상관없다는 것이 JD 밴스의 주장이다.
조 로건
“그런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있나?”
JD 밴스
“물론 엡스타인과 미국,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관계를 증명할 직접적 증거는 없다. 하지만 그런 물적 증거가 있다고 해도, 2026년까지 남아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가만있을 조 로건이 아니다. 그는 ‘엡스타인 파일’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질문했다.

트럼프와 키어 스타머 등
미국, 영국 정치가들이
이스라엘에 의해
엡스타인 파일로 협박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영국의 시위대
출처-<게티이미지>
조 로건
“세간에는 ‘엡스타인 파일’ 음모론이 있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파일로) 협박을 당하거나 압력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JD 밴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에게 명령받을 사람이 아니다. 그건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의 범죄 행각을 연결하려는 민주당의 전형적인 음모론이다.”
JD 밴스의 인터뷰는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다름 아닌 미국 부통령이 ‘엡스타인-이스라엘 음모론’을 직접 거론했기 때문이다. 물론 내용적으로는 ‘민주당 탓’을 하긴 했지만.
미국 내 메이저 언론들은 JD 밴스의 발언을 별것 아닌 것처럼 비중 없이 보도하면서, 한쪽으로는 미국의 고질병을 드러냈다. 그의 발언이 ‘반유대주의’라며 들고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뉴욕타임스
“딴사람도 아니고 미국 부통령이 보수파 내부의 반이스라엘 음모론을 부추기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딴사람도 아니고 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을 조종하려 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스라엘 평화 회담을 망치려는 의도다.”
그동안 미국 언론과 정계는 ‘엡스타인-이스라엘 음모론’을 의도적으로 무시해 왔다. 무엇보다도 90년 전 ‘악몽의 역사’를 다시 되풀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1930년대 나치 독일의 반유대주의 선전물.
유태인들이 여자아이들을 납치해서
제물로 바친다고 모함하고 있다.
출처-<게티이미지>
무엇보다도 “이스라엘 간첩 엡스타인이 여자아이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음모론의 서사가, 1930년대 나치 독일의 반유대주의 선전과 너무 흡사하기 때문이었다. 미국 내 유대인 대다수는 ‘엡스타인 파일’이 불러일으키는 반유대주의를 경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 전쟁의 장기화와 맞물려, 이스라엘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눈빛도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
2월 갤럽 여론조사
“팔레스타인 동정 여론 41% vs 이스라엘 동정 여론 36%”
4월 퓨 리서치 여론조사
“미국 성인 60%가 이스라엘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7얼 AP-NORC 여론조사
“미국인 40%는 미국이 이스라엘에게 너무 퍼주고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의 2인자 JD 밴스 부통령이 (민주당과 이스라엘을 연결 지으며) ‘엡스타인 이스라엘 간첩설’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그동안 이스라엘을 감싸던 미국 정치권도 태도를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출처-<게티이미지>
미국 하원은 지난 23일 이란 전쟁에 대한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고, 전쟁 예산을 삭감하는 결의안을 찬성 214표, 반대 208표로 통과시켰다. 특히 공화당 의원 4명이 전쟁 중단에 찬성표를 던졌다. 미국 정치권이 이란 전쟁을 계속 밀고 나가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스라엘 로비에 반기를 든 것이다.
표결 직후, 이스라엘 로비 단체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는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에게 ‘전화 폭탄’을 퍼부었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들의 라이벌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에 반대하면 이번 선거에 떨어뜨려주겠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는
미국 정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위 사진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AIPAC 행사에서 연설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모습이다.
출처-<게티이미지>
과연 최근 JD 밴스라는 정치 거물의 입을 타고 다시금 시끄러워진 ‘엡스타인 이스라엘 스파이 음모론’은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게 될까.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 전쟁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주목해 봐도 좋을 듯하다.
추신.
엡스타인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독자는 지난 연재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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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사건 지난 연재물
5. 미국이 9월을 주목하는 이유(feat.엡스타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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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임권산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고물상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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