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IE003593277_STD.jpg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내길 바란다“

- 3월 14일 트럼프 대통령의 SNS 中

 

시작은 간단했다.

 

트럼프가 자신의 SNS에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5개 나라를 콕 찍어서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 이후에 호주 등을 더 끼어서 ‘다국적 해군’을 구성해서 이란을 견제하자고 분노의 SNS를 남겼다. 이때까지만 해도 반신반의했다.

 

워낙 트럼프가 막되먹은(?!) 인간이기에 SNS에 올린 걸 그대로 믿을 순 없지만(무려 파병이다 파병!) 그래도 미국의 대통령이고, 그 동안 해 온 가락이 있지 않은가? 결정적으로 그 동안 동맹 무시하고, 이란 타격이... 진짜 ‘명분’이 없었다. 이라크 전쟁까지야,

 

”그래, 911인데... 이건 진짜 전쟁하는 거 인정.“

 

어찌어찌 쥐어짜내면 수긍할 만한 ‘명분’이 있었지만, 이란은 아니었다. 이건 절차상으로도, 명분상으로도 한참 선을 넘어버렸다. 사전에 충분한 설득과 조율이 있었다면 어느정도 수긍할 수도 있었겠지만,

 

트럼프 네타냐후.jpg

©연합뉴스(링크)

 

”일단 저지르고 보자!“

 

라는 트럼프식 전쟁에 전 세계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 다음부터는 무슨 조울증 걸린 SNS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우린 NATO랑 일본, 호주, 한국 필요 없어!“

 

”씨바, 한국이 우리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한국 지키려고 4만5000명이나 되는 군인을 위험지역에, 핵무기 바로 옆에 두고 있다. 한국이 하게 하자.“

 

이런 와중에 일본에게도 한방을 먹이는데, 3월 19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지게 됐다. 이때도 일본 총리에게 이란 공격에 합류하라고 압박을 넣고 있었는데, 일본 기자가

 

”님, 이란 개입할 때 동맹국에게 왜 말 안 했음요?“

 

라고 묻자, 정말 대놓고 꼽을 줘 버린다.

 

”너희는 왜 진주만 공습할 때 우리한테 얘기 안 했냐?“

 

사고는 트럼프가 쳤는데, 이걸 우리보고 수습하라고 하니 전 세계가 짜증을 낼 수밖에 없었다. 여기까지는 감정적인 부분이고, 실질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왔다.

 

트럼프 진주만.jpg

 

 

1. 갈텐가?

 

가장 큰 이슈는 대한민국이 파병을 하느냐다. 한국과 미국의 특수관계, 그리고 트럼프의 행동, 연말 즈음에 예상되는 북미 회담, 실질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사용하고 있고(한국 원유의 70% 가까이가 호르무즈를 지나가니까), 우리 상선이 공격받은 것 등등을 고려해 보면 아무래도 가는 쪽에 무게 중심이 쏠리게 된다.

 

민주당이 당론을 결정한다면(반란표가 있겠지만), 통과에는 큰 무리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국민의 힘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지난 8월의 을지자유의방패(UFS)의 훈련 축소와 트럼프의 ‘사양하겠다(No Thanks)’ 언급을 생각해 봐야 한다.

 

북미대화를 위한 훈련 축소, 뒤이어 이재명 대통령에게,

 

”너, 나랑 함께 이란 비핵화의 동료가 되라!“

 

라고 했을 때,

 

”노땡스“

 

라고 말했다는 SNS는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진위여부를 떠나서). 아마도 직간접적으로 대한민국에 요청과 압박이 있었을 것이고, 연말에 있을 북미 대화에서 한국이 소외될 수도 있다는 부담도 있을 거다(자세한 내막은 나중에 나오겠지만)

 

문득 2004년 자이툰 부대 파병에 대한 논란이 생각이 났다. 그때도 명분 없는 전쟁에 생때같은 우리 군인들을 보낸다며, 한바탕 홍역을 앓았는데... 이번에는 그 때보다 더 명분이 없는 상황이라 이게 어떻게 될지 한 번 지켜봐야겠지만... 역시 트럼프다. 트럼프가 이렇게 대놓고 들이대는 상황에서 파병 쪽으로 힘이 실리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하긴, 청와대에서 이렇게 언론에 흘리는 걸 보면, 얼추 가닥은 나왔다고 보는 게 맞다.

 

호르무즈 파병.png

©MBC(링크)

 

 

2. 어떻게?

 

트럼프가 SNS에 글 올릴 때만 해도 안규백 장관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함정 파병을 공식적으로 요청 한 적은 없다.“

 

며 상황을 정리했지만, 이후 트럼프의 ‘구체적인 요구’에 반응을 보였다.

 

”우리가 쟤네들 한테 마인스위퍼(mine sweeper : 소해함) 있냐고 물으면, 쟤들이 대놓고 싫은티 낸다. 우리는 이 일에 끼고 싶지 않은데 이러는데... 이게 말이 되냐? 소해함 달라고 하면, 다른 장비도 얹어서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냐?“

 

라고 대놓고 동맹들을 깠다. 이걸 받은 우리나라 한기호 의원이 소해함 관련 발언을 했는데, 다 차치하고 한 번 생각해 봐야 하는 게 있다. 이때가 3월인데, 트럼프가 말을 던졌다고 해서 바로 파병이 가능하냐? 불가능하다. 버선발로 뛰어간다고 해도 최소 3주가 걸린다.

 

안규백 장관이 국방위에서 했던 답변은 이지스함이 호르무즈까지 가기 위해서는 최소 14~15일이 소요된다는 거다. 즉, 이때 트럼프 말대로 배를 보낸다 해도 물리적으로 걸리는 이동 시간에만 2주 이상이다(평균 3주 생각하는 게 맞다). 여기에 병력이나 보급, 기항지 등의 사전 준비작업까지 하면 준비에만 한 달 이상, 평균적으로 석 달 정도 생각하는 게 맞다.

 

소해함.png

©동아일보(링크)

 

즉, 3월에 트럼프가 난리 쳐서 병력 파병을 한다 쳐도 6월이 돼서야 병력이 호르무즈 쪽으로 갈 수 있다는 거다.

 

지금 파병 논의가 있다면, 이걸 역순으로 생각해 보자. 배라는 게 간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당장 기항지가 필요하다. 배가 걍 바다에 떠서 작전만 하는 줄 아는데, 파병한다고 해도 유류나 부식 보급, 장병 휴식을 위한 기항지가 필요하다.

 

당장 아덴만에 가 있는 청해부대만 하더라도 오만 살랄라항과 무스카트 항, 아프리카 지부티 항의 기항지를 두고 작전을 뛴다.

 

이 기항지만 필요한 게 아니다. 배가 최소 2주 이상 이동을 하려면, 경유항도 찍고 갈 수 있다. 배만 보낸다고 가는 게 아니다. 가다가 물도 채우고, 기름도 채워야 하는 게 아닌가?

 

아마 파병이 결정 나면, 청해부대의 경유지와 기항지를 활용할 것이다.

 

청해부대.jpg

©한겨레(링크)

 

만약 간다는 전제하에서 본다면, 그렇게 최악인 상황은 아니다. 이미 청해부대가 이쪽에서 작전 뛴 지 17년이고, 연합해군사령부(CMF : Combined Maritime Forces) 예하 제151 연합기동부대(CTF-151)에 참여하고 있다.

 

아마 십중팔구 청해부대가 닦아놓은 기반(연합해군사령부쪽)을 활용할 것이다. 아니면,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을 확대해 파병 보낼 부대와 공조하거나 같은 부대로 참여할 수도 있을 거다.

 

즉, 맨땅에 헤딩은 아니란 소리다. 파병부대 준비할 때 청해부대 복무 유경험자들 추려서 보내도 될 정도로 인원들도 넉넉하다.

 

정보라인이나, 작전해역의 낯섦 등은 아마 덜할 것이다.

 

자, 여기까지는 파병을 가기 전 해당 작전구역에 대한 최소한의 ‘경험’이 있고, 기항지 등에 대해서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는 걸 설명한 거다.

 

호르무즈 파병 동맹국.jpg

©연합뉴스(링크)

 

문제는 지금부터다 당장 이란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이고, 우리가 미군과 어떤 형태로 작전을 펼칠 것이고, 어떤 부대를 보내야 할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어떤 자산을 보내는지에 따라 파병부대의 성격이 정리되고, 이란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추후에 있을 외교관계와 작전지에서의 우리 장병의 위험도가 결정된다. 그리고 파병의 형식이 미군의 요청에 따라 움직이는지 아니면 다국적 연대(국제연대)에 의해 움직이는지에 따라 파병의 성격이 확 달라지게 된다.

 

만약 미국의 요청에 따라 파병을 하게 되고, 미군 지휘체계 아래 들어가서 작전을 한다? 이 경우는 빼도박도 못하고, 미국과 함께 싸우는 모습이 연출된다. 이 경우 한국군의 운신의 폭은 제한 될 수밖에 없고, 이어지는 외교적 행보에도 지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 경우가 되면 우리 옆의 일본도 난감해 지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펜더.jpg

 

 

편집: 꾸물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펜더

 

제보 및 연재 문의

ddanzi.mast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