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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구원(링크)

 

"대한민국 외교에서 자유란 가치는 단순한 스타일이나 기호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2023년 6월 9일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외교·안보·통일 분야 평가와 과제 학술회에서 김태효 당시 국가안보실 제1차장의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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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맹국들이 미국의 막대한 지출로 인해 누적된 수십 년간의 불균형을 만회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훨씬 많은 부분을 자체 국방비로 지출할 것을 기대합니다. 우리는 무임승차, 약탈적 무역관행, 그리고 우리나라의 역사적 선의를 역이용하여 우리에게 불이익을 주는 다른 관행들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 2025년 12월 4일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국가안보전략(NSS) 중 발췌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응, 조만간 미국이랑 중국 한판 붙거든? 지금 우리가 미국 간보고 있는데 그러다 낙동강 오리알 되는 거 한 순간이야. 지금 당장 한국, 미국, 일본 크로스 해서 저 간악한 중국놈들 때려잡고, 이 체제 경쟁에서 승리해야 해! 민주주의, 자유, 인권으로 뭉친 한미일 어벤저스 팀을 꾸려서 이기면...우리 미국 큰 형님이 승전 후에 전리품 나눠 줄 거거든? 그럼 우린 그거 받아 먹고 천년만년 행복하게 살 수 있어. 그러니까 우리 미국에 몰빵 쳐야 해! 지금 아니면 안 돼!”

 

라는 거다. 김태효의 주장이 그것이었다. 이 주장을 윤석열이 그대로 받아먹어서 가치동맹 (Value Alliance)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에게 달려든 거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지난 2025년 내놓은 국가안보전략(NSS)를 보면, 가치동맹의 공식적인 파기와 앞으로의 동맹이 거래동맹(Transactional Alliance)이란 걸 공식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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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링크)

 

거래동맹? 간단하다. 자국 우선주의를 중심으로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 파병, 투자 및 공급망 재편 등등 모든 사안을 거래와 이익을 중심으로 바라보겠다는 거다. 즉,

 

“응? 너네랑 거래하면 손해만 봐. 이제 너네랑 동맹 안해.”

 

라는 거다. 냉전 시절만 해도,

 

“저 빨갱이 놈들을 때려잡기 위해선… 그래, 못나고 좀 모자르더라도 우리편이니까 안고 가야지.”

 

란 게 통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급’이 되고, 같이 놀려면 친구비도 좀 내고… 그게 안 된다면 N빵 할 때 신발끈 묶지 말고, 알아서 카카오페이로 입금해야지만 친구로 껴준다는 거다.

 

그래, 세상이 바뀐 거다.

 

 

1. 호르무즈의 속내

 

지금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이슈는 11월의 미국 중간 선거이다. 트럼프에게는 ‘트로피’가 필요한 시점이란 거다.

 

“아니, 선거에서 이기려면 뭔가 좀 커다랗고 묵직한 트로피가 필요한데… 이거 어디 없냐?”

 

지금 이 11월 중간선거가 트럼프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지난 9월 13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있었던 기자회견에서의 트럼프 발언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야, 이란 전쟁 언제 끝나?”

 

라는 질문에 트럼프는 누가봐도 속이 빤히 보이는 대답을 했다.

 

“응, 곧 끝나. 진짜 가까운 시간 안에 끝나… 구체적인 시점을 말하자면, 그래 중간선거 직후에 끝날거야.”

 

라고 답한 거다. 누가 봐도 미국 유권자들을 다독이고, 표심을 붙잡기 위한 거란 걸 알 수 있다. 지금 민심이 요동치니까, 중간선거 직후에 끝난다고 약을 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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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런 ‘정치적 이슈’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이란은 미국의 가장 큰 약점인 ‘기름값’과 ‘주식’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트럼프를 괴롭히고 있다.

 

“씨바, 우리가 미국이랑 붙어서 이기지 못한다는 건 온 세상이 다 알아! 그런데, 우리가 지지 않을 순 있어.”

 

“그게 무슨 소리야?”

 

“너 베트남 전쟁 못 봤냐? 미국 민심을 돌리는 거야! 기름값 계속 오르면, 미국 서민들 빡칠 거 아냐? 걔네들 차 없으면 못 살잖아. 기름 넣을 때마다 트럼프 욕할 거 아냐. 그리고 기름값 오르면? 주가 출렁이지? 그럼 투자한 미국 사람들도 빡칠 거 아냐. 이거 두 개만 물고 늘어지면 트럼프 무너뜨릴 수 있어!”

 

“...이거 언제까지 해야 해요? 그냥 화끈하게 미군기지 공격해서 미군 사상자 숫자 늘리는 게 빠르지 않을까요?”

 

“야, 그것도 한 두 번이지. 그러다 우리 애들 다 갈려나가. 지금 미국을 쓰러뜨릴 수 있는 건 이거밖에 없어.”

 

이란은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이 전쟁을 끌고 가려고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탈출구가… 아니, ‘트로피’가 필요했다.

 

지난 3월 14일 트럼프가 SNS에,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아! 네들 군함 좀 파견해라. 언제까지 우리가 몸빵 해줘야 하냐?”

 

라고 했던 말을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언제부터 한국이 일본, 프랑스, 영국과 같은 물에서 놀았다고 이런 말을 했을까? 중국이야 뭐 정치적인 메시지 성격이니 차치하고, 나머지 4개 국가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봐야 하는 게, 다들 미국의 동맹국이다. 트럼프는 이 전통적인 동맹국들에게 거래동맹(Transactional Alliance)으로서의 줄 세우기를 한 거다.

 

“응, 어떤 놈이 제일 먼저 달려올까?”

 

미국의 전통적 동맹이며, 군함을 파병할 수 있을만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갖춘 이들인 거다. 거기다가 호르무즈라는 공통된 이슈도 있다. 그리고 지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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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같은 동맹이더라도 동맹의 온도는 다르다. 영국과 프랑스는,

 

“아, 진짜 꿀빨던 시절에는 좋았는데… 미국 쟤 요즘 왜 저러냐?”

 

“몰라, 중국 때문에 예민해졌잖아.”

 

“아, 진짜 손절 치면 우리도 아쉬운데… 야, 걍 대충 뭉개자. 쟤도 보니까 우리한테 짜게 식은 거 같은데, 적당히 관계만 유지하자고.”

 

“그래, 안 되면 우리끼리 놀아야지 뭐.”

 

미국과의 관계에서 나름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게 영국과 프랑스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 영혼까지 끌어 모아서 미국한테 붙어야 한다! 센카쿠 열도 지켜야 한다! 중국이랑 일본이랑 맞다이 뜨면 우리 개 털린다. 무조건 미국한테 붙어서… 끝까지 간다!”

 

라는 입장이다. 물론, 세부적으로 자기들 챙길 건 챙기고 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특수한 관계”

 

다. 6.25 한국전쟁 이후로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말 그대로 ‘특수관계’다. 한국에게 있어 외교란 ‘대미외교’의 다른 말일 수도 있다.

 

“외교? 외교가 뭐야? 미국이랑 친하게 지내는 거 아냐?”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역대 정부에서는 ‘자주파’와 ‘동맹파’가 대립하고 있다. 자,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하는 게 한국과 미국의 특수성이다. 지난 과거 미국과의 관계를 다 차치하고, 지금 당장 현실만 보자면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다. 그리고 당장 우리 땅에는 주한미군 2만 8천의 병력이 있다. 수출은 또 어떠한가? 대미 수출의존도는 19%에 달한다. 과거에 비하면 많이 떨어졌지만, 역시나 미국은 한국의 주요 교역국이면 외교안보에 있어서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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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국에게 NO를 말한다는 건 핵우산이 걸려있고, 북한이라는 변수를 막아 줄 동맹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일 수도 있으며, 20% 가까이 되는 무역 파트너와 척을 지는 것일 수도 있다.

 

찢어지게 못살던 시절 우리를 도와준 ‘은혜로운 미국’이란 과거를 다 빼고, 지금 현재의 모습만 보더라도 미국과 한국은 다른 국가와 다른 ‘특수성’이 있다. 동맹파라 불리는 이들도 외교부를 중심으로 한 외교, 안보라인(국방)들이 주축이 된 걸 보면 알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여타 다른 국가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관계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외교가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줬던 것이 딱 10년 전에 있었던 사드(THAAD) 사태였다. 사드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감히 우리 미국형님한테 이빨을 들이미는 놈이 어디 있어? 실제 그렇다 해도, 미국 형님이 우리를 지켜줄 거야.”

 

라는 게 가능했다. 즉, 미국에게 의존하는 외교가 가능했다. 그런데, 사드 사태가 터지면서 세상이 뒤바꼈다는 걸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아니, 미국편을 들었는데 보복이라고? 이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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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전까지는 미국과의 아이컨택이 곧 외교였는데, 이제 한국은 하나를 선택하면 그 선택에 따라 ‘패널티’가 날아오는 외교전장으로 내몰리게 됐다. 외교적 수사가 난무하고, 최대한 중립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거다. 좋은 말로는 ‘전략적 모호성’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전략적 모호성이란

 

“우리 이익을 위해 우리의 속내를 감추며 최대한 이익을 뽑아내는 것”

 

이지만, 한국의 경우는 속내를 감춰 이익을 뽑아내자는 게 아니라 속내를 드러냈다간 어느 한쪽에게 박살이 나는 것이기에 최대한 결정을 뒤로 미루고 버티며, 시간을 끄는… “생계형 외교”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트럼프가 호르무즈를 앞에 놓고 우리에게 대놓고 ‘판단’을 요구한 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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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꾸물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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