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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에 말했지만,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는 ‘트로피’가 필요하다. 한국에게 원하는 트로피는 크게 경제적인 부분과 안보적인 부분으로 나눠서 볼 수 있다. 우선 가장 큰 쟁점은… 뭐니뭐니해도 ‘머니’였다.

 

“내 3,500억불 내놔~~~!!”

 

트럼프가 가장 원하는 게 지난 11월에 체결한 3500억불 대미투자다.

 

“한국산 제품에 붙은 관세를 15%로 낮춰 줄 테니까 투자해.”

 

이렇게 해서 3500억불 짜리 투자 양해각서를 썼는데, 중간선거가 코 앞인데 아직까지 집행이 안된거다. 일본도, 대만도 나름 트황상에게 조공을(?!) 바치며 성의를 표했는데 한국만 미적거리고 있다고, 트럼프가 여러 채널을 통해서 압박을 넣었다.

 

3500억 달러 관세 합의.jpg

©동아일보(링크)

 

“아니, 우리가 돈을 투자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지금 상황이 그래서… 알았다니까요. 돈 투자한다니까!”

 

이러면서 황급히 미국에 돈을 풀 준비를 하고 있다. 트럼프로서는 11월 선거 전에 구체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가 필요하다는 게 다시 한 번 증명된 셈이다. 이건 경제적인 부분에서의 트로피라면, 이제 안보가 걸린 문제가 등장했다.

 

 

호르무즈의 속살을 벗겨보자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NATO에서 지난 2003년 이라크와의 전쟁과 달리 이번 호르무즈에 대해서 비판적인 이유가 뭘까?

 

“야, 너라면 이 미친 전쟁에 병력 보내겠냐? 트럼프 쟤 의회 승인도 받지 않았어.”

 

“이라크 때도 명분은 없었지… 그래도 최소한 UN결의도 했었고, 다국적군도 꾸렸잖아. 명분이 딸리더라도 절차적 정당성이라고 해야 하나? 나름 모양새는 갖췄잖아.”

 

“글치, 근데 이번엔 트럼프 저 자식이 지네 의회도 무시하고, 일단 벙커버스터 박고 시작했잖아. 여기에 발 걸쳤다가, 나중에 미국이 발 빼면? 우리 완전 새 되는 거야.”

 

지난 기사(미국・이란 전쟁이 시작됐다 12: 5월 1일 전쟁은 끝날까? - 링크)에서도 밝혔지만, 미국의 전쟁권한법(War Powers Resolution)을 보면 행정보는 군사력 사용 60일 이내에 미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응, 휴전 중에는 60일 시계 멈추는 거야~”

 

라며 신박한 논리를 내놓았고, 미 의회도 지난 6월 23일에 이란과의 전쟁을 저지하기 위한 ‘전쟁 권한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난리도 아니었다. 의회가 길길이 날뛰어도 트럼프는 마이웨이였다.

 

“응, 나 이란 깔 거야.”

 

휴전도 하고, 양해각서도 썼다가, 다시 폭격하고… 2003년 이라크 전쟁이 비록 욕을 먹긴 했어도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과 동맹들에 대한 일정수준의 예의는 있었다. 아니, 나름 대우를 해줬다. 자이툰 부대 파병에 있어서 정상적인 요청이 있었고, 이후 파병연장에 있어서 남북문제나 기타 다른 외교문제(이라크 재건사업등)를 엮어서 한국 측에 나름 성의를 보였다. 뭐 의례적이긴 해도 우리 대통령에게(이명박) 친서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나름의 모양새는 갖췄다.

 

트럼프처럼 SNS에 올린 다음 협박하지는 않았다.

 

미국 이란 전쟁.jpg

©연합뉴스(링크)

 

우리가 트럼프 옆구리 찔러서 절 받자는 게 아니다. 이번 파병에 가장 큰 문제는, 이 전쟁 자체가 어떤 법적 절차나, 정당한 명분도 없이 시작됐다는 거다. 뉴스로만 보면,

 

“아, 미국이랑 이란이 전쟁 났구나.”

 

지만, 과장 조금 보태면

 

“트럼프 혼자 일으킨 전쟁이야.”

 

라고 말할 수도 있다. 만약 정권이 민주당 쪽으로 넘어가거나 한다면, 이건 정치적인 이슈가 될 수도 있다. 다 떠나서, 국제사회, 미 의회, 심지어 국민들에게까지 인정받지 못하는 게 이란 전쟁이다. 이것 때문에 트럼프가 중간 선거에 목숨 거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만약 한국이 파병을 한다면? 트럼프에게는 하나의 레버리지가 된다.

 

“한국이 파병했다!! 영국, 프랑스, 일본 같은 놈들이랑 다르게 한국이 파병했다!”

 

미국의 전쟁, 아니 트럼프의 전쟁이 한국도 끼어든 국제전이 되는 거다. 트럼프의 정당성과 명분을 한국이 만들어 줄 수도 있다는 거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미국과 한국의 관계로 확장해 보자면,

 

“어? 한국이 미국에 붙었네? 한미동맹은 이제 한반도를 넘어섰네? 그렇다는 건… 중국하고 붙을 때도 이게 가능하단 소리잖아?”

 

라는 시그널을 미국, 그리고 미국 이외의 국가에게 줄 수 있다. 문제는 트럼프가 한국의 약한고리를 알고 계속해서 그걸 물고 늘어지고 있다는 거다.

 

이재명 트럼프.jpg

©연합뉴스

 

 

응 뭐든 줘!!

 

“패트리엇(Patriot) 미사일 필요해? 어, 그거 우리도 대기 타고 있는데… 그래, 이참에 너네 라이선스 줄게, 네들이 만들어서 쏴!”

 

2026년 7월 8일 나토 정상회의 중 트럼프가 젤렌스키에게 던진 말이다. 지금까지 패트리엇 미사일의 라이선스를 넘겨받은 나라는 독일과 일본이 고작이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를? 트럼프가 일단 내지른 거 같은데, 이후 트럼프는 신중하게 ‘꼬리’를 말았다. 지금 미국과 협상중인데 글쎄...

 

트럼프 젤렌스키.jpg

©연합뉴스(링크)

 

내부 속사정을 보면, 패트리엇 제조사인 레이시온도 라이선스 넘기는 게 떨떠름하다.

 

“우크라이나 저것들 실전 데이터 봐봐. 자동모드 꺼버리고, 수동으로 미사일 조작해서 요격하는 미친놈들이야! 저것들 이거 줬다가 나중에 패트리엇보다 슬쩍 더 급 낮은 미사일 만들면... 아니, 십중팔구 만들어! 그리고 단가는 엄청 떨어질 거야.”

 

이런 걱정을 하고 있다. 실제 안보 전문가들도 지금 라이선스 해줘도 별 실효성이 없고, 기술만 넘길거란 우려를 하고 있다.

 

“야, 어느 세월에 공장 짓고, 공급망 확보하냐? 지금도 부품 제조 때문에 애 먹는데, 저걸 우크라이나까지 준다고? 라이선스 확보하고 미사일 하나 만드는 데만 몇 년 걸리겄다. 그냥 우크라이나 한테 요격 미사일 기술만 건네는 꼴이잖아. 아니, 이러다가 이 기술이 러시아한테 넘어갈 수도 있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스파이가 좀 많아?”

 

이런 걱정들을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가 하나의 칼럼을 자기 SNS에 공유했다. 내용은 별거없고,

 

트럼프 SNS.jpg

 

“우크라이나한테 요격미사일 필요한데, 일단은 천궁 2 비축분을 우크라이나에 팔도록 한국을 압박하자.”

 

라는 게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이걸 또 좋다고 공유한 게 트럼프 대통령이다. 나쁘게 보자면 지가 젤렌스키한테 패트리엇 라이선스 주겠다고 입 털었다가, 수습 안 되니까 한국으로 토스 한 거다. 문제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란 건데, 냉정하게 말하면,

 

“한국아, 호르무즈에 파병할래? 아니면 우크라이나에 천궁 보낼래? 두 개 다 하면 땡큐고, 아니라면… 하나라도 받아줘야지?”

 

라는 거다. 하나는 이란과의 관계, 추후 중국과 미국의 전쟁에서 한국의 포지션이 결정나는 상황이고, 나머지 하나는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결정짓는 내용이다.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지만, 러시아는 한국과의 관계를 위해서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국아, 우리는 너랑 친하게 지내고 싶거든? 너랑 미국이랑 친하게 지내는 거 잘 아는데… 그래, 선만 넘지 말아줬음 좋겠다. 네 사정 뻔히 아는데 내가 옆구리 찔러봤자 서로 불편해 지기만 하잖아? 그냥 선만 넘지 않으면, 예전처럼 좋게좋게 경제협력하고, 도시락도 까먹고, 초코파이도 먹으면서 잘 지낼 수 있어. 알았지? 그러니까 선만 넘지 말자.”

 

이런 상황인데, 천궁을 보내면 이야기가 선을 씨게 넘어버리게 된다. 툭 까놓고 말해서 천궁 미사일은 러시아가 준 거나 다름 없다. 경협차관으로 받아 온 무기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다음에 내놓은 게 천궁 시리즈다. 러시아가 한국에 준 S-300 요격 미사일이 천궁의 기술적 토대인데, 이걸 다시 우크라이나에 넘기면? 러시아는 제대로 뒤통수 맞는 거다.

 

천궁 러시아.png

©RUSSIA BEYOND(링크)

 

러시아는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위해서 우리를 상당히 배려해줬는데,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낸다는 건 러시아랑은 안 보겠다는 소리가 된다.

 

지금 한국은 트럼프가 싸지른 똥에 갇혀 버린 상황이 됐다.

 

 

<계속>

 

 

펜더.jpg

 

 

편집: 꾸물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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