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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강의에선 이재명 정부의 최대 개혁 과제인 검찰 개혁에 대해 중간평가를 해보았습니다. 오늘은 부동산 문제 해결에 대한 중간평가를 해보겠습니다.

 

평가하기 위해선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이야기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부동산과 관련된 가장 큰 문제는 누가 뭐라 해도 주거용 부동산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고, 이 때문에 중생들의 자산이 부동산 쪽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 강남의 부동산 가격은 전 세계적으로 보아도 굉장히 높은 수준입니다. 다만 도시나 국가별 부동산 가격은 절대 가격으로 단순 비교할 수 없습니다. 탄자니아의 수도인 도도마의 부동산 가격과 미국의 뉴욕이나 중국 상하이의 가격을 같은 기준에서 수평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그 국가나 도시의 GDP나 평균소득 등을 고려하여 부동산 가격을 비교해야 합니다. 이렇게 부동산 가격을 측정하는 지수를 PIR(Price to Income Ratio)이라고 합니다. 그 국가나 도시의 부동산을 취득하는데 거기 사는 평균소득인 중생이 몇 년 치 수입을 모아야 하는지를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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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치로 따져보면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의 부동산 가격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높습니다. 1인당 소득이 8만 불이 넘어가는 미국, 그중에서도 특히 소득이 높은 뉴욕과 비교해도 강남의 부동산 가격은 넘사벽으로 비싼 수준입니다.

 

대한민국의 부동산 가격은 왜 이렇게 비싸진 걸까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중 가장 주요한 요인은 중생들의 자산이 부동산에 지나칠 정도로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산시장에는 쏠림 현상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돈이 된다고 하면 중생들이 몰리기 마련입니다.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은 쏠림 현상의 극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사는 대다수의 중생이 집 한 채에 인생을 겁니다. 집을 마련하고, 그 집을 이른바 상급지라는 좀 더 비싼 곳으로 이동하거나 아니면 집의 숫자를 늘려가는데 모든 현금 흐름을 집중시킵니다. 그러다 보니 가처분 소득이 거의 없어 자산은 늘어나 부자가 되어도 삶의 질이 올라가기는커녕 오히려 피폐해집니다. 이런 이들을 '하우스 푸어'나 '영끌족'이라 부르는데 이들의 숫자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이들로 인해 부동산 가격은 더 올라가게 되고,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다 보니 이들뿐 아니라 다른 중생들의 삶도 점점 어려워집니다. 주거용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주거용 부동산을 만들어 파는 건설업자나 부동산 투기를 이용해 돈을 버는 극소수의 투기꾼을 제외한 다른 모든 중생의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5억짜리 아파트를 사서 10억이 되면 그 아파트에 사는 중생의 기분은 좀 좋아졌겠지만, 실제로는 관련된 세금만 늘어나고 생활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늘어난 세금으로 인해 현금 흐름만 줄어들어 삶의 질은 오히려 나빠집니다.

 

또한 1주택자가 상급지로 이사를 가려 하면 급지간 가격 차가 더욱 벌어져 부담 금액이 커집니다. 예를 들어 서울 강서의 아파트가 5억일 때 마포의 아파트가 10억이라고 하면 강서가 10억이 되면 마포는 20억이 됩니다. 이전에는 5억이면 이사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10억이 필요합니다.

 

전세나 월세를 놓은 이들은 수입이 늘어나겠지만, 세입자들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늘어나 삶의 질이 급격하게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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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뉴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2주택 이상인 중생들은 혜택을 볼 수 있겠습니다만, 1주택자나 무주택자들은 삶의 크게 어려워지고 피폐해집니다. 재산은 늘어났는데 오히려 가난해지는 기이한 현상이 생깁니다.

 

대한민국의 중생 중에 2주택 이상의 다주택자가 얼마나 될까요? 집이 없는 중생이나 집 한 채 가지고 있는 중생들의 숫자가 다주택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또한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들은 극단적으로 대출을 많이 한 투기꾼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개 어느 정도 재산이 있는 중생들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부자는 자신을 돌볼 능력이 있기 때문에 국가 정책의 방향은 부자보다는 서민이나 가난한 중생을 위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중산층을 최대화해 가능한 많은 중생이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그래서 부동산 정책은 다주택자가 아니라 집 한 채 혹은 집이 없는 중생들에게 초점이 맞춰져야 하며, 이들을 위한 최선의 부동산 정책은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는 방향이 맞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부동산 가격, 특히 주거용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건 극소수를 제외한 모두에게 불행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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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뉴스

 

그럼에도 대한민국 대다수 국민이 집을 사서 그 집의 가격이 오르기만 바라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합니다.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야 삶이 나아지지만, 당사자들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를 바랍니다. 이런 아이러니가 발생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부동산의 가격은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게 되어있습니다. 이는 전 세계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우리나라는 1950년대 세계 최빈국에서 80년 만에 세계 7위의 부자 국가가 되었습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나라보다도 빠르게 경제가 성장했습니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했으니 부동산 가격도 그만큼 빠르게 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더 추가되는 바람에 우리나라 부동산은 경제가 성장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올라 그 가치에 비해 너무 비싸졌습니다.

 

경로 의존성 때문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인플레이션 때문에 현금의 가치가 계속 떨어집니다. 현금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선 적절한 자산을 취득해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대다수의 중생은 주식, 부동산, 채권 등 다양한 자산 투자를 통해 인플레이션에 대항하려는 노력을 합니다.

 

다른 나라의 중생들은 다양한 자산을 취득해 인플레이션을 헤지(피)하는 시도를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시도가 극단적일 정도로 부동산에 치우쳐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항하는 방법이 부동산밖에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쏠림은 쏠림을 부릅니다. 대다수의 중생이 부동산을 통해서만 인플레이션을 헤지하고 자산을 늘리다 보니, 부동산 가격은 더 오르게 되고, 그렇게 오른 가격을 보면서 더 많은 중생이 부동산에 자산을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의 자산 중 다른 어떤 자산보다도 부동산은 비싸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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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게 뭐가 문제냐'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부동산 가격이 비싸지면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국가의 활력과 성장 동력이 떨어져 시간이 지나면 그 국가가 쇠퇴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부동산은 어떤 생산성도 없습니다. 거기에 땅이 존재할 뿐 어떤 것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생산성이 없는 것과는 별개로 중생이라면 누구나 살 곳이 필요합니다. 땅이 필요합니다. 부동산의 가격이 해당 도시나 국가의 경제 성장과 연동되어 움직이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그곳에 사는 중생들의 소득이 늘어나면 가격이 올라가고 줄어들면 가격이 내려갑니다.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그러나 경제성장률 이상으로 가격이 오르면 중생들에게 좌절감을 안깁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살아갈 집 한 칸 사기 어렵다는 사실 때문에 좌절하게 됩니다. 좌절하면 발전을 포기합니다. 좀 더 나은 삶을 추구하지 않게 됩니다. 다수 중생이 발전하고 노력해야 사회나 국가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높은 부동산 가격 때문에 중생들이 앞으로 나아가기를 포기한 사회나 국가가 쇠퇴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부동산 가격이 적정 가격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불패 신화로 인해 다수의 중생이 집값에 목을 매고 있는 대한민국 상황에서 이런 장치들은 강한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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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 억제에 실패하고 폭등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경제가 이전 정부에 비해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경제에 무능한 국힘당 계열 정부와는 달리 노무현, 문재인 두 대통령 때 우리나라 경제는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부동산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둘째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익을 취하던 이들의 저항이 거셌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부동산으로 이익을 취해오던 이들의 수는 많지 않지만, 오랜 시간을 지나며 이들이 축적한 자본과 인맥은 막강합니다. 이들은 축적한 자본과 인맥을 바탕으로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강하게 저항했습니다. 로비하기도 하고, 여론전을 하기도 하면서 다양한 부동산 대책을 대부분 좌초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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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부동산 불패 신화는 계속되었고, 중생들의 자산은 부동산으로 더 쏠리게 되었습니다. 국힘 계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부동산 가격을 올리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민주당 계열 정부가 들어서면 경제가 성장하면서 국힘당 집권 시절 내놓은 정책이 효력을 발휘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런 역사적, 사회적 상황 속에서 이재명 정부가 시작되었습니다.

 

검찰 개혁은 직접 이해관계자들의 숫자가 적고, 문제점과 개혁 방향, 목표도 명확해 비교적 성과를 평가하기 쉽습니다. 반면 부동산 문제는 대한민국의 모든 중생이 얽혀 있을 만큼 이해관계자가 광범위하며, 그 중생들의 이해관계가 전부 다릅니다. 검찰 개혁 문제처럼 간단히 잘했다 못했다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오늘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다음 강의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본격적인 중간 평가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무관셈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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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금성무스케잌

마빡 디자인 : 꾸물

기사 : 만공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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