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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황이 아주 X같다는 건 이미 다 알고 있을 거다. 미국은 이제 색깔이 같다고 무조건 편 들어주는 나라가 아니라, 자기한테 이익이 되는… 그러니까 N빵을 해주고, 모임통장에 돈 꽂아주는 애들만 같은 편으로 받아주겠다고 선언했다. 이 와중에 옆 학교와 싸움을 일으킨 다음 각 반마다 돌면서,

 

“방과 후에 옆 학교랑 한판 붙을 건데, 무조건 나와! 알았지? 앞으로 나랑 놀고 싶으면 무조건 나와!”

 

이러고 있는 거다. 물론, 한국은 이 미국과 특수 관계이고 그동안 같이 한 세월이 있지만 지난 사드사태 때 온 몸으로 체감했다.

 

“하나를 얻으면, 나머지 하나를 버려야 한다.”

 

이전까지는 미국을 믿고 꾸역꾸역 버텨나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하나를 선택하면, 그 나머지를 모두 버려야 한다. 문제는 트럼프란 존재다. 트럼프는 어쩌면, 미국의 본질을 모아놓은 정수라고 할 수 있다. 고립주의이면서도, 자국 이익에 충실하고, 예의와 염치 대신 눈앞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날 것 그대로의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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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shington Post(링크)

 

이런 미국을 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원래 국제정치란 건 냉정하고 잔혹하다. 온갖 미사여구로 자신을 포장하지만 결국은 이익의 다른 말이며, 악의의 포장인 게 외교적 수사다. 이런 수사를 걷어 낸 것이 트럼프다. 트럼프가 아닌 다른 대통령이 왔어도, 지금의 기조가 쉽사리 바뀔 수는 없을 거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미국 일극체제였을 때, 미국이 전 세계 패권을 거머쥐었을 때는 당연히 여유롭고 관대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쫓기고 있다. 중국에게 쫓기고 있고, 패권 여기저기에 금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무너져 가는 자신의 힘을 수습하고, 중국과의 대결에서 이기기 위해 동맹들을 줄 세우기하고 있는 거다.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미국의 이런 줄 세우기는 언젠가는 한 번 일어났어야 할 일이었고 미국에게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문제는,

 

“지금은 아니다”

 

라는 거다. 물론, 하루빨리 중동을 정리하고 중국과의 전쟁에 대비하겠다는 미국의 조급함도 이해하고 있고, 아브라함 협정으로 수니파와 이스라엘을 엮어서 중동지역을 안정화 시키겠다는 계획도 수긍하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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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berg(링크)

 

이 모든 걸 이해한다고 쳐도… 너무 조급했다. 그리고 독단적이었다.

 

호르무즈는 트럼프 개인의 독단적인 판단이 들어가 있는 모습이다. 만약 정치인이었다면(그러니까 워싱턴 정가에서 활동하던), 이런 식으로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았을 거다. 트럼프였기에 가능한 전쟁이었고, 그렇기에 지금까지 끌고 왔다고 할 수 있다.

 

툭 까놓고 말해서 트럼프 스스로도 이란과의 전쟁이 잘못됐음을 인지하고 있을 거다. 이게 바보 같은 짓이었음을 이제는 깨달았을 테지만 본인의 잘못이었음은 인정할 리 없다(트럼프의 멘토인 로이 콘이 트럼프에게 가르친 핵심 처세술이자 생존법칙이 “절대 사과하지 마라”였다. 트럼프의 이런 모습은 그들의 지지자에겐 강한 리더의 모습으로 인식되고 논점을 바꾸는 방법으로 지지자들을 자신의 세계관 안에 가둔다. 즉, 사과하지 않는 것이 트럼프의 브랜드 유지 전략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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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링크)

 

이 상황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판단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 대신(이런 일은 있을 수 없을 테고), 사태 수습을 위해 나섰다.

 

“어, 이걸 전쟁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있는 거 같은데, 난 이걸 작은… 그래 아주 작은 군사적 충돌이라고 봐.”

 

이란전쟁을 군사적 충돌로 보고 있고, 아니 그렇게 수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란 거다. 내우외환이라고, 밖에서는 이란과 싸우고 있고 안에서는 군대와 정치, 민심과 싸우고 있다. 특히나 전쟁 중인 상황에서 군과 싸운다는 건 위험한 징후다.

 

트럼프 2기 들어서 날아간 고위 장교만 30여명이 넘는다(훈련사령관, 육군 군종감, 유럽 아프리카 사령관 등등). 당장 두 번째 흑인 합참의장인 찰스 브라운 대장을 날렸고, 미국 여성 최초의 해군참모총장인 리사 프란체티 대장도 날렸다. 4월에는 랜디 조지 육군참모총장도 날렸다. 이들 뿐만이 아니라 국방부장관 휘하에 있는 육군, 해군 장관들도 옷을 벗었다.

 

거의 숙청 수준이라 할 수 있는데, 이미 군심은 많이 떠난 상황이다. 이들 군 지휘관들은 입을 모아 말했던 게,

 

“지금 탄약 재고가 위험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당장 중국과 전쟁이 나면 우리가 위험해진다!”

 

“이란 전쟁을 왜 하라는 거야? 이유와 목적이 뭐야?”

 

“지금 병력으로는 이란을 굴복시킬 수 없다.”

 

“이란과의 지상전? 지금 아프가니스탄 시즌 2 찍자는 거죠?”

 

안보 전문가들 생각으로 트럼프가 일으킨 ‘작은 군사적 충돌’은 수습하기 어렵고, 처음부터 일어나서는 안 될 전쟁이라고 봤다. 즉, 미국 내부에서도 이란 전쟁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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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uters(링크)

 

트럼프가 아일랜드에서,

 

“중간선거 직후에 이란 전쟁은 끝날 거다.”

 

라고 약 파는 소리를 했지만, 이 말은 트럼프 측근들도 믿지 않고 있다.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어보면,

 

“트럼프 임기 끝날 때까지 이거 수습 안 돼.”

 

라는 말이 돈다. 그리고 실제로 이 말을 증명하듯 미군도 ‘준비’를 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중동지역에 배치한 요격미사일 부대와 원정상륙군 부대의 순환배치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말의 의미는 뭘까?

 

“야… 이거 사태 장기화 될 거 같은데? 애들 계속 뺑뺑이 돌리면 퍼질테니까 순환근무 시킬 수 있는 준비 해놓자.”

 

라는 거다. 국방부도 이게 하루 이틀 안에 끝날 문제가 아니란 판단인 거다. 트럼프 혼자서만 중간선거 의식해서 계속 약을 파는 거고, 동맹국들… 그 중에서 한국을 콕 찍어서 압박을 넣는 거다.

 

“호르무즈 올래? 천궁 우크라이나 줄래?”

 

이러면서 이재명 정부를 압박하는 거다. 누가 봐도,

 

“군대 나올 건 한국 밖에 없어! 한국 쑤셔서 뭐라도 나오게 만들어야 해!”

 

라는 거다. 미국이 가치동맹 따위 버린 지 오래고, 거래를 기반으로 한 동맹체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건 트럼프가 아니어도, 미국의 누가 와도 이런 식으로 바뀌는 건 맞다. 그러나 이란 전쟁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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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링크)

 

절차적 정당성도 없고, 미군 내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는 어쨌든 중간선거만 넘길 수 있는 트로피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중간선거만 넘기고 나면, 어찌됐든 대충 뭉개고 임기를 끝낼지도 모른다(아마 그럴 확률이 높겠지만). 그걸 알기에 국방부도 병력배치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하는 거다.

 

자… 여기에 끌려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 트럼프가 필요한 건 중간선거에 들어 올릴 트로피다. 그 트로피를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건 뭘까? 피가 아닌 다른 걸로 만든 트로피를 만들어야 할까? 아니면, 트럼프 2기를 눈 딱 감고 버텨야 할까? 이도저도 아니면 트럼프가 대세라고 지금 트럼프에게 걸어야 하는 걸까?

 

돌아가는 판을 보자면, 이란은 들어가면 지옥이고 나중에 분명 말이 나올 상황이다. 이건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미국 내부에서도 말이 나올 문제이다. 이 모든 위험부담을 떠안고 호르무즈로 파병을 보낼 만큼 급박한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니라면... 있겠지, 있을 거다. 그렇더라도 한 번 만 더 생각해 보기 바란다.

 

트럼프도 지금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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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꾸물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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