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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맞선 이야기(1)

2012-06-0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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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1. 금요일

연애불패 롤랑

 

 

 

 

0. 개관

 

 

 

 

 

내가 독자게시판에 '인기 없는 남자로 살아가기'라는 시리즈를 연재한지 벌써 2년 넘게 흘렀다. 그맘때쯤부터 보기 시작한 선은 최근까지 계속 이어졌고 그 와중에 재밌는 에피소드들도 참 많이 생겼다.

 

 

 

 

 

이제 게시판 싸움은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 한 것 같으니 당분간은 읽는 사람이나 쓰는 필자 모두 즐거울 글이나 연불에 쓰면서 시간을 보내 볼 예정이다.

 

 

 

 

 

내가 처음 선을 보기 시작한 게 2010년 초니까 이제 2년 이 훌쩍 넘었다. 중간중간 누군가를 사귀기도 하고 또 잠시 쉬는 기간을 두기는 했지만 평균적으로 1주일에 1~2회 정도는 꾸준히 봐왔으니 아마 100번은 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심한 경우는 한 주에 4명이나 되는 아가씨를 소개 받은 적도 있다.(금요일 저녁, 토요일 저녁, 일요일 점심 저녁)

 

 

 

 

 

이렇게 소개가 많이 들어오는 이유는 내가 잘나서라기보다는 선 시장이라는 곳이 여초 현상이 매우 심한 곳이기 때문에 나처럼 고분 고분 들어오는 선을 봐주는 남자는 뚜들에게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시파 여자한테는 인기가 없고 뚜들한테만 인기가 많다 ㅠㅠ)

 

 

 

 

 

주말 내내 선보는 일상 5개월만 보내고 나면 월요일이 와도 슬프지 않고 주말이 다가와도 기쁘지 않은 무념무상의 경지에 오르게 되니 부러울 것 하나도 없다.

 

 

 

 

 

주변 사람들은 노총각이 돼가는 내가 걱정이 되어서 '좋은 여자 소개해 줄까?'라고 묻지만 그때마다 대답은 '아뇨 괜찮습니다.'이니 주위 어른들 중 사정 모르는 분들은 나를 초식남 내지는 독신 주의라서 노총각인 것으로 착각하시는 분도 적지 않다.

 

 

 

 

 

지금 들어오는 소개팅과 맞선 1/10만 대학생 때 들어왔어도 인생 참 풍요롭게 살았을 텐데 다 늙어서 이게 왠 여복인지 스스로 생각해도 팔자 참 기구하다. ㅠㅠ

 

 

 

 

 

이런 저런 이유로 그간 선을 보면서 쌓였던 노하우와 에피소드들을 하나둘 이야기 해볼 터이니 맞선을 볼 계획이 있는 남녀에게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계기가 그외의 사람들에게는 이런 세상도 있구나 하는 소소한 재미를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1. 맞선은 정상회담이다

 

 

 

 

 

 

 

 

 

 

2010년 2월 말 처음으로 봤던 맞선. 학창 시절 지도교수님이시자 당시 직장 상사이기도 했던 분이 소개해 주신 꽤 어려운 자리.

 

 

 

 

 

처음 보는 자리이니 뭐 아는 게 있을 리 있나.

 

 

 

 

 

보통 맞선은 호텔에서 본다는 얘기는 어디서 줏어들어서 리츠 칼튼 호텔의 서양식 레스토랑에 예약을 잡은 나는 아무 생각 없이 풀코스를 주문했고(특별한 날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그 날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밥값만 한 20만 원 나왔나? ㅠㅠ) 만나서는 환자 진료한 얘기며 학창 시절 공부한 얘기(의사 아닌 사람에게는 거의 여자에게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 수준)나 실컷 하다가 헤어졌다.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다행히 여자 쪽에서 나를 마음에 들어 해서 에프터에 성공했고 한 달간 좋은 만남을 이어가긴 했지만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 이야기에 여자의 집안, 직업, 학력 등을 들으신 부모님이 강력하게 반대를 했고 덕분에 나와 그녀 모두 가슴에 큰 상처만 남기고 헤어져야 했다.

 

 

 

 

 

여기까지 읽은 소감이 어떠신가? 다 큰 놈이 부모가 헤어지란다고 여친이랑 헤어지냐는 생각이라면 당신은 아직 선에 대해 아는 게 적은 사람이다.

 

 

 

 

 

 

 

 

 

 

지금 내가 보기엔 일단 장소 선정이 황당했고(호텔에서 볼 때는 커피 숍에서 차만 마시고 헤어지는 게 보통이다. 어느 속 없는 인간이 처음 보는 여자에게 호텔 밥을 사주겠나?) 대화 스킬 역시 한심하기 그지없지만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사전 준비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선과 소개팅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부모님의 결정권이다. 여지껏 소개팅 나갈 때 '엄마 나 이런 여자 만나러 가. 만나도 되지?'하고 묻고 나간 적은 당연히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선은 다르다. 그냥 편하게 만나다 잘 되면 결혼할 수도 있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 애초에 결혼을 염두에 둔 자리이다. 결혼을 앞두고 부모의 허락을 구해야 함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맞선을 통한 결혼의 경우 부모님의 반대권은 상당한 명분을 가진다. 당시 사랑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헤어질 수 없다는 나의 강변에 어머니는 짧게 한 마디만 하셨다.

 

 

 

 

 

 

"니네가 몇 년간 연애를 하고 깊게 사랑한 사이라면 나도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불과 만난 지 한 달 밖에 안 된 그 관계 때문에 굳이 부모의 뜻을 꺾고 결혼을 해야 하겠니? 당장은 힘들지만 얼마든지 다른 사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는데도?"

 

 

 

 

 

여기다 대놓고 "사랑에는 기간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라고 맞받아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맞선에서 중요한 '스펙' 중에는 가정 환경 역시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 중요한 집안과 가정 환경을 결정 짓는 부모님의 입김은 이래저래 셀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맞선을 보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하는 일은 부모님과 '사전 협상'을 하는 것이다. 어떤 배우자를 데려오길 원하시는 지를 명확히 하고 그 부분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쇼부'를 봐야한다.

 

 

 

 

 

 

 

 

 

 

"허허허, 그야 니가 함께 할 사람이니까 니 마음에만 들면 됐지 내가 다른 뭘 기대하겠니?" 하는 말 있는 그대로 믿고 정말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을 데려왔다가는 피눈물 흘리면서 헤어지거나 부모 자식 간에 의 상하는 일 생기니 꼭 여러 번 여쭤봐서 부모님이 원하는 사람을 명확히 체크하기 바란다.

 

 

 

 

 

물론 부모님은 자신의 자녀가 매우 훌륭하다는 착각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처음에는 거의 비현실적인 조건을 이야기하시기 때문에 자신의 현위치를 조금 과장스럽게 알려서 부모님의 눈높이를 현실화시켜 드려야 한다.

 

 

 

 

 

또 맞선을 나가기 전 이번에 만나는 여성에 대해 최대한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서 만남 자체에 허락을 받아야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일단 얘기 한 부분에 대해서는 후에 반대가 없도록 '그때 분명히 키가 작다는 사실은 말씀드렸고 그런 여건인 거 알고도 만나는 것을 허락하셨다.'라는 식으로 분명히 못 박아야한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새로 자식을 하나 들이는 셈인데 따져야 할 것이 한두 가지겠는가. 모든 조건을 만족시켜 드리는 것은 불가능하니 우선적으로 따지는 조건 몇 가지만큼은 꼭 지키겠다고 약속하고 그 조건 외에는 허락해 주시는 쪽으로 합의 보는 것이 그나마 수월한 방법이다. (나의 경우 서울 소재 4년제 이상 나온 집안 화목한 아가씨로 합의 봤지만 이 조건 만족시켜 드리기도 쉽지 않았다. ㅠㅠ)

 

 

 

 

 

이때 제일 답 안 나오는 분들이 바로 '궁합이 맞아야'한다는 분이다. 안타까운 얘기지만 당신 부모님이 이런 조건을 얘기하셨다면 애도를 표한다. ㅠㅠ

 

 

 

 

 

 

 

 

 

 

이 경우 얼굴 김태희에 재벌 집안 하바드 박사급 학위가 있는 배우자라도 '궁합 안 맞아서 안 되겠다.'하면 그만이니 어머니 다니시는 점집을 미리 포섭해 놓던지 아니면 만나기 전에 미리 궁합을 보고 시작하시던지 알아서 하시기 바란다. ^^

 

 

 

 

 

결국 맞선이라는 것은 국가 수반들에 의해 이뤄지는 정상 회담과 여러 가지로 비슷하다. 제 아무리 전쟁 중인 국가 수반들끼리라 하더라도 정상 회담 중에는 웃으면서 악수를 나누고 회담 시작하고 다시 한 번 웃으면서 악수하고 헤어지는 게 보통이다. 그리고 정상회의는 매우 짧게 이뤄지지만 그 짧은 시간에 온갖 합의가 다 이뤄진다.

 

 

 

 

 

맞선 역시 마찬가지이다. 정상회의 전에 각료 회의에 의해 사전 조율을 다 끝내놓 듯이 맞선 이전에 양가 부모님에 의해 사전 조율은 이미 끝나 있고 맞선 당일에는 마음에 들든 안 들든 그저 밝게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또 밝게 웃으면서 헤어지면 그만이다.

 

 

 

 

 

어차피 맞선 당일 두 당사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외모나 대화하는 태도 정도고 아무리 밝게 웃으면서 헤어졌다 하더라도 에프터가 될 지 안 될 지는아무도 알 수 없는 문제니까.

 

 

 

 

 

이러저러한 이유로 나처럼 스펙에 비해 외모가 딸리는 사람이라면 맞선 장소에서 딱지를 맞을 이유는 갈 수록 높아질 수 밖에 없으니 이것이 내가 오래 선을 본 첫 번째 이유이다. ㅠㅠ

 

 

 

 

 

 

 

 

2. 오늘부터 나는 상품

 

 

 

 

 

내가 나보다 어린 처자들에게 꼭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넌 선보지 말고 연애 결혼 해라. 그러려면 젊고 매력 있을 때 눈높이를 일정 부분 낮추는 게 좋다."이다.

 

 

 

 

 

 

 

 

 

 

맞선이라는 제도 자체가 여자보다는 남자에게 유리한 제도이고(시바 그 유리한 제도 안에서도 맨날 딱지 맞는 나는 뭐냐고? ㅠㅠ) 무엇보다도 거절을 당했을 때의 충격 역시 남성보다는 여성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자존심 다칠 일도 여성이 더 많다.

 

 

 

 

 

젊고 잘나갈 때는 조건 좋고 잘 생긴 남자가 죽자고 따라다녀도 거절했던 이 몸이 이제 나이 먹었더니 예전에 딱지 놨던 남자보다 못한 놈에게 딱지를 맞을 수도 있는 게 맞선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하나. 맞선 시장으로 나온 이상 당신의 모든 것은 이제 객관화/수치화 된다. 당신의 프라이드나 개성 같이 수치화 하기 애매모호한 것들은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일단 맞선을 보기 시작한 이상 당신은 구직자이자 면접관, 좀 더 까놓고 얘기하면 경매인이자 경매 물품이다. 자동차를 살 때는 대개 디자인, 연비, 승차감, 가격 등을 고려해서 알아본 다음에 매장을 방문해서 시승을 해 본 후에 계약을 하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아까 맞선 시장에서의 당신은 구매자이자 상품이라고 했으니 맞선 역시 쇼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맞선이라는 쇼핑을 하기 전에는 뭘 알아볼까?

 

 

 

 

 

보통 결혼의 조건이라면 다음 정도 일 것이다.

 

 

 

 

 

 

1.집안 ? 양가 부모님이 생존해 계시고 형제 내 서열은 어떻게 되는지.(쉽게 얘기해서 장남이나 독자는 아닌지)

 

집안 재력은 얼마나 되는지. 부모님 학력은 어찌 되는지 등등

 

 

 

2.스펙 ? 보통 학력과 현재 다니는 직장 그리고 연봉을 따질 것이다. 학력이 떨어져도 직장이 좋으면 상쇄될 거라는 생각은 금물.

 

대학은 대학이고 직장은 직장이다. 즉 좋은 스펙을 위해서는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 모두를 다 가져야만 한다.

 

 

 

3.성격 ? 솔까 이건 거의 의미 없다고 보면 된다. 미친 놈(년) 아닌 다음에야 맞선 몇 번만 보면 기본적인 매너는 몸에 배고 그러고 나면 성격 가지고 흠 잡힐 일 거의 없다.

 

어차피 나이 서른 넘은 남녀라면 자신의 성격적인 단점 감추는 정도는 누구나 가능하기 때문에 특별하게 정신적인 문제 있지 않는 이상 성격은 어차피 결혼해서 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개인마다 다른 가치관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것 역시 매칭 되기 전에는 알 도리가 없는 법.

 

 

 

4.외모 ? 매우 안타깝지만 맞선 시장에서 외모는 키만 물어 보는 선에서 끝난다.

 

나가기 전에 사진으로 확인하기도 하지만 어차피 포토샵 때문에 의미 없는 일.

 

 

 

5.기타 ? 여기에 종교, 출신 지역(oo도 출신은 안 된다.), 특정 직업(같은 점수라면 교사 였으면 좋겠다 등) 같은 개인이나 집안에 따른 선호도 또는 선택 사항이 있기는 한데 이 조건이 까다로운 사람은 점수가 낮고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사람과 별반 차이 없는 대접을 받기 마련이다.

 

 

 

 

 

아까 맞선이라는 제도가 여자보다 남자한테 유리하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여기 있다. 위에 말한 5가지에 거짓이 없다면 남자가 딱지 맞을 일은 별로 없다.

 

 

 

 

 

매너가 완전 황이라던지 가부장적인 가치관을 강요했다던지 하다면 모를까 남자 외모야 나처럼 별난 구석 없으면 대충 오케이고 스타일 역시 선보는 첫날 대게 정장 입고 온다 치면 별 차이 없다.

 

 

 

 

 

 

 

 

 

 

하지만 남자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하달 수 있는 외모가 남아있다. 여자의 외모는 객관화 수치화가 안 되기 때문에 이제 칼자루는 남자가 쥐는 것이 보통이다.

 

 

 

 

 

결국 '저 따위 놈'에게 까지 딱지 맞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은 모든 여자에게 잠재한다는 슬픈 현실이다.(사실 슬퍼할 일도 아니다. 여자 외모야 남자의 개인적인 취향 아닌가. 김태희를 데려다 놔도 내가 안 예쁘다면 그걸로 그만인 문제니 여자 입장에서는 외모 때문에 까이는 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심심할 만하면 인터넷에 모 업체의 배우자 점수표가 돌아다니고 해당 업체는 우리는 절대 그런 점수표 사용 안 한다고 끝까지 잡아떼지만 나의 경험상 결혼 정보 회사는 물론이고 개인적으로 움직이는 뚜 아줌마 역시 당연히 이런 점수표, 사용하고 있다.

 

 

 

 

 

이 점수표로 스스로 점수 매기고 나면 누구나 우울해진다. 자신을 타인의 시선으로 객관화 하는 것은 언제나 두렵고 슬픈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내가 겨우 63점짜리 인간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억울하고 분하지만 어쩌겠냐. 그러게 진작 진작 눈 낮춰서 선 안보고 결혼하면 이럴 일 없었을 테니 억울할 것도 남 원망할 것도 없다.

 

 

 

 

 

어차피 인간을 점수화 수치화 하는 건 선 시장만 그런 것이 아니니까. 물론 현실이 이렇다는 것이지 이 과정을 즐기는 사람은 변태 아닌 다음에는 아무도 없다. 당연히 맞선이라는 기간 역시 빨리 넘어가야 할 과정임에는 분명하다.

 

 

 

 

 

그럼 빨리 맞선이라는 과정을 넘기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일단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인간을 수치화하면 안 되는 거 누구나 다 안다. 그게 정 싫으면 맞선 안 보고 알아서 배우자 찾으면 된다. 아무도 뭐라고 안 한다. 하지만 빨리 선을 끝내고 싶다면 우선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자신의 요구 사항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괜히 체면 차린다고 "마음 착하고 저 아껴 줄 수 있는 사람이면 돼요."같은 소리 했다가는 2년이 아니라 3년간 선을 봐도 마음에 드는 사람 못 찾는다.

 

 

 

 

 

자기 여건이 70점짜리 사람을 만나야 한다면 그 70점을 외모에 우선점을 둘 것인지 스펙에 우선점을 둘 것인지 집안에 우선점을 둘 것인지를 명확하게 밝히고 거기에 맞는 사람이 나왔다면 현실을 인정하고 마음을 열어야 한다.

 

 

 

 

 

일전에 나 역시 주제 파악 못하고 "예쁘고 스펙 좋고 집안도 좋아야죠."하는 얘기 했더니 정말 S대 법대 다니고 집안 좋고 키170짜리 미녀가 나오긴 했다만 그녀의 조건은 "결혼은 하되 애는 안 낳고 싶다."였으니…..

 

 

 

 

 

사랑이라는 거 결혼이라는 건 조건만 가지고 되는게 아니라 서로 느낌이 잘 맞아야 하고 어쩌고 하는 공자님 말씀을 선 시장에 오래 머물게 만들 뿐이다.

 

 

 

 

 

일단 선을 보기로 했으면 현실을 명확히 인정하고 자신의 조건을 따져서 상대의 조건 중 꼭 필요한 몇 가지만 확실하게 집고 넘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참고로 나의 경우 가지고 있던 조건을 '종교 없는 여자'에서 '교회 다녀도 좋다.'로 바꾸자 마자 나오는 여성들의 외모가 한 등급 업그레이드 되더라.

 

 

 

 

 

 

 

 

 

 

결국 맞선이란 과정은 꼭 지켜야 하는 몇 가지 외에는 전부 포기하고 맞추는 과정이다.

 

 

 

 

 

그 덕분에 중매 결혼의 경우 연애 결혼보다는 이혼율이 낮다고 한다.(물론 어느 부부가 더 행복하느냐는 별개겠지만)

 

 

 

 

 

졸라 씁쓸한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다음 편부터는 내가 맞선 보면서 까였던 얘기, 깠던 얘기나 하면서 재밌게 놀아보도록 하자.

 

 

 

 

 

롤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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