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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뚝심송 추천0 비추천0

2012. 6. 18. 월요일

정치부장 물뚝심송


 


 


정상적인 사회라면 진작에 정치생명이 끊어지고 사람들의 기억 저편으로 날아가 버렸어야 할 정치 초짜가 하나 있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여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이석기 의원. 


 



 


당내 경선과정을 휘어잡고 뒤흔들던 그는 경선 부정만으로도 정상적인 정치계에서는 진작에 쫓겨 났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건재하다. 


 


자신을 후보로 만들어준 정당의 공식 의결기구에서 그토록 사퇴하라고 압력을 넣고, 당기위에 회부하고 해도 묵묵부답이다. 뻔뻔해도 이만저만 뻔뻔한 게 아니다. 그 얼굴 두께의 위용에서는 가카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거기다가 꽤 긴 시간 동안 통합진보당의 운영에 필요한 각종 외주사업을 싹쓸이 해 온 전력이 있다. 그거 악의적으로 털기 시작하면 횡령에 배임에 선거법 위반에 줄줄이 나오게 될 것이다. 누가봐도 오래 못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틴다. 


 


혹시 검찰이라도 뒤에서 받쳐주고 있나? 그런 것도 아니잖아. 검찰이 맘먹기에 따라 이석기쯤은 하루아침에 날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검찰의 태도가 애매한 것은 검찰이 이석기 건을 단시일 내에 끝내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집권여당의 행보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어떻게 써먹을 수 있는가를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일 뿐이다. 


 


진보그룹의 입장에서는 저거 진짜 어떻게 처리하지도 못하겠는 아주 골치 아픈 존재가 되어 버렸고, 두고두고 써먹힘을 당할 약점의 핵심이 되고 말았다. 


 


속시원하게 출당조치라도 시켜 버렸으면 좋겠는데, 이래저래 시간 끌면서 당대표 선거가 끝나는 시점까지 버틸 게 뻔하다. 이석기를 둘러싼 당권파가 낸 당대표 후보가 당선되기라도 하면, 출당조치도 물 건너 간다. 이석기의 전략은 그거뿐이다. 


 


졸라 버티기. 


 


버티고 버티고 또 버티면서 자신들에게 다시 당권이 돌아올 그날까지만 버티면 다시 살아날 자신이 있다는 거겠지. 뭐 그런 꿈을 꾸는 거 따위는 니 자유니까 뭐라 하진 못하겠는데... 


 


핵심은 이거다. 


 


이석기를 까는 사람들이 헤매고 있다는 거. 또 이석기 본인이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기 위해서 온갖 잡소리를 늘어 놓으면서 논점을 흐리고 있고, 그 논점 흐림에 넘어간 사람들이 이석기를 엉뚱한 방향에서 까고 있다는 거다. 


 


깔려면 제대로 까자. 논점 흐림에 휘둘리지 말라는 거다. 


 




 


최근에 이석기가 얼마나 헛소리를 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싶어서 안달이 난 언론이 쓴 기사를 하나 읽어 봤다. 


 


제목부터가, "제정신인가... 기자들에 망언 늘어놓은 이석기"


 



기사에서 긁어온 사진 (출처 : 한국일보)


 


이렇다. 


 


그 첫 문장은 애국가 얘기에서 출발한다.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는 15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말은 그의 시대착오적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이 애국가 얘기는 유시민이 얼마 전에 다시 언급하면서 한바탕 논란이 된 사안이기도 하다. 그런데, 문자 그대로 이석기의 말을 해석해 보자면, 틀린 말이 아니다. 


 


우리가 애국가를 국가의 자격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국가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오늘날까지 역사가 흐르는 동안, 이 노래를 오늘부터 "국가"로 정하겠다고 정식으로 의결하거나, 공식적으로 선포한 적이 없다. 역사적 사실이다. 


 


그러나 반론도 가능하다. 어지간한 나라에서 그 나라의 국가를 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의결하고 선포해서 애국가를 지정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냥 관습적으로, 또 혼란기를 거치면서 사람들의 의식속에 자리 잡아서, 뭐 그런 식으로 결정되곤 한다. 


 


미국의 국가, "별이 빛나는 깃발"은 1931년 후버 대통령 시절에 와서야 실질적으로 국가로 정해지게 된다. 그마나 미국은 해군의 인정, 백악관의 인정, 대통령의 공식 인정이라는 절차라도 밟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민들의 겨우 30% 정도가 이 노래를 국가로 인정한다. 70%는 이거 국가로 하기에 안 좋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가사도 그다지 훌륭하지 않고, 작사가조차도 그리 뛰어난 사람도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국가의 작사자 프랜시스 스콧 키.


 


어영부영 공식절차도 거친 미국과 비해서 우리는 그런 절차도 없었다. 


 


프랑스 국가인 "마르세이유의 노래"도 별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오스트리아와의 전쟁을 앞두고 하룻밤만에 만들어진 이 노래는 국가의 지위를 가졌다가 취소되었다가를 몇 차례 반복하다가 결국 국가로 남게 되는데, 최근까지도 그 가사의 과격함 등을 들어 국가를 새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다가 실패하기도 하고 좀 우왕좌왕이다. 


 


하기사 적국의 아들들의 목을 따겠다는 둥, 벌판에 피가 흐르게 하겠다는 둥 적개심 넘치는 군인들에게 적합한 가사를 가지고 있는 노래를 국가로 가지고 있는 것이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닐 것이다. 


 


이런 사정들을 살펴보면서 드는 생각은 아주 쉽지 않은가? 국가라는 것은 그냥 필요에 의해 국가 의전용으로 사용되는 노래이지, 그게 무슨 신성불가침한 존재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석기가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라는 말을 한 레토릭을 살펴보면 이렇다. 


 



"우리나라에는 국가가 없다, 애국가를 국가로 정한 바 없다, 우리나라 애국가는 아리랑이다."



 


애국가를 공식 국가로 지정한 절차가 없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거 미안하지만 맞는 말이다. 위에 링크한 기사에서는 2010년 제정된 국민의례규정 같은 것을 들어서 정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건 과잉해석이라고 봐야 한다. 그 규정은 그냥 "이미 있는 애국가를 이럴 때 이렇게 부른다" 라는 문구들이지, 안익태가 작곡하고 작사는 누가 했는지 잘 모르는 그 특정 노래를 국가로 지정한다는 규정은 없다. 


 


 



애국가의 최초 작사자로 '추정' 되는 윤치호. 안창호 설도 있다.


 


그리고 애국가보다는 아리랑이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국가로 더 적합하다는 주장은 사회 곳곳에서 많이 나오는 얘기일 뿐이다. 이석기가 최초로 하는 주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남북 단일팀 같은거 만들면 아리랑 부르고 막 그러잖는가. 


 


물론 관습적으로 애국가가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거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나. 하지만 기존의 애국가에 문제가 있어서 인정하기가 좀 그러니까 바꾸거나 대안을 마련하자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이건 아무런 문제가 없는, "틀린" 의견이 아니라, "다른" 의견일 뿐이다. 


 


문제는 왜 이석기가 삼백육십오일 논쟁을 해도 마무리 되기 힘든 애국가 문제를 발언을 했는가 하는 부분이다. 이건 논쟁의 결과가 애국가가 국가 맞다고 나오거나, 애국가를 국가로 인정하지 못하는 입장이 맞는 거라고 나오거나, 양단 간에 어느 쪽으로 나와도 이석기 문제와 전혀 연관이 없는 문제인데 말이다. 


 


당권파가 애국가를 부정하고, 그 당권파의 수장이 이석기라서 관계가 있다고? 그래서 그 관계를 가지고 이석기를 처벌할 수 있나? 


 


그냥 이석기 특유의 논점 흐리기 수법에 불과한거다. 우리가 지금 이석기의 정치생명이 진작에 끝장 났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그가 애국가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지 않은가. 


 


이석기가 애국가를 가지고 왈가왈부 하면 그냥 웃어주면 될 일이다. 그래서 언제 그만둘 건데? 그러면 된다. 


 




 


그리고 또 이석기는 이런 얘길 한다. 


 



"세상에 100% 완벽한 것은 없다, 완벽한 것은 관념이다. 관념은 원자폭탄으로도 변하지 않는다. 사퇴하면 부정 선거라는 걸 인정하는 것. 당원들의 총의를 묻는 방식으로 하면 (사퇴 문제가 해결)된다"



 


겨우겨우 진보한 유물론에서 갑자기 19세기 관념론으로 왕창 후퇴해 버리는 주체사상의 신봉자라서 그런지 관념 되게 좋아한다. 관념이 원폭으로도 안 바뀐다니, 원폭 맞으면 관념의 주인이 증발해 버릴텐데 안 바뀌긴 뭐가 안 바뀌나.


 


저건 그냥 립 서비스일 뿐이다. 연쇄살인범도 할 수 있는 립서비스.


 



 


사람을 한 이십 명 살해하고 토막치던 현장에서 걸린 연쇄살인범도 기자들 앞에서 저런 얘기 할 수 있다.


 


"현실이라는 것은 단순하지가 않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나의 죄를 단죄하려면 인간의 육체에 대한 나의 관념을 먼저 논하라."


 


어떤가. 그냥 급조했지만 졸라 멋있지 않은가? 하지만 살인범은 재판을 받고 살인죄를 인정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그 자의 졸라 멋진 관념 따위는 아무런 중요성도 없고, 아무도 관심도 없는 게 정상이다. 니가 무슨 관념을 가지고 사상을 가지고 있어도 사람 죽이면 살인범이고, 선거 부정 하면 선거 부정범이니까 말이다.


 


거기다가 현실적으로 부정할 방법이 없는 경선부정을 저질러 놓고서, 자기가 사퇴하면 그걸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사퇴를 못한다니. 살인범이 사람 죽이다가 현장에서 붙들려 놓고, 내가 깜빵에 가면 살인죄를 인정하는 것이라서 난 도망간다 라고 주장하면 그게 맞는 수작인가?


 


저 문장 중에 그나마 의미있는 뜻이 담긴 수작은 단 하나뿐이다. 당원 선거로 결판을 보자고 주장하는 거다.


 


실제로도 이석기는 자신의 계파와 모든 여력을 총동원해서 통진당 당권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당권파 소속 후보까지 벌써 알려졌다. 전농 출신 강병기다. 이 사람 당선되면 이석기 김재연 출당조치 같은 거 다 무위로 돌아갈 거다.


 



강병기 전 경남부지사


 


이석기가 바라는 것은 그것뿐이다. 어떻게 해서든 애들 풀어서 이번 선거를 또 "주무를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선거 부정을 저질러 놓고 그걸 다시 선거로 결정하자고 하면서 또 한번의 선거부정을 획책하고 있는 거다. 선거 만능주의인가보다. 그렇게 보면 이석기에게는 관념보다 더 완벽하고, 원폭에도 끄덕 없는 것은 선거가 된다. 이기면 장땡이라는 거지. 전두환 같은 넘.


 




 


또 있다. 역시나 유행하고 있는 종북에 대해서도 한 말씀 하신다.


 



"종북(從北)이란 말을 싫어하는 이유는 인간이 자유로운 존재인데 내가 누구의 종(하인)이라는 말인가, 그렇게 하면 진짜 종은 종미에 있다."



 


종북이라는 말 싫어하는 거? 개인의 취향이라서 존중한다. 그리고 또 종북보다 진짜 종은 종미주의자들이라는 거? 솔직히 말해서 맞는 말이다. 미국의 종, 노예가 되지 못해, 미국의 개돼지들을 부러워 하는 인종들 버글버글 하잖나. 맞는 말이잖아.


 


거기다가, 인간이 자유로운 존재라는 것도 맞다. 당연한 소리지.


 


그런데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이 사람은 진짜 정치 시키면 안 된다. 왜냐면, 정치를 하는 사람, 그것도 공직선거에 출마해서 유권자의 표를 받아 국회에 들어가 일을 하는 국회의원, 이 의원들은 유권자의 종이란 말이다. 유권자가 낸 세금 받아 먹고, 유권자가 시키는 일 하는 게 유권자의 종이 아니면 뭔가? 상전이라도 되나?


 


당신은 이미 국회 들어가서 등록하고 금뱃지도 받았다. 그 금뱃지 누가 사준 건가? 당신은 자유인인가? 종인가?


 



 


자유롭게 살고 싶으면 당장 국회에서 나와서 자유인으로 돌아가면 된다. 국회에서 일하는 동안 당신은 유권자의 종이다. 이런 기초적인 민주주의적 소양도 없는 인간이 무슨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나섰는지 모르겠다.


 


당신이 종북주의자건 종미주의자건 종당권주의자건 관심 없다. 정확하게 해둘 것은 그게 아니다. 당신은 당신을 뽑아준 유권자들의 종인가 아닌가. 국회의원 하고 싶은가 하기 싫은가. 우린 절대 그런 거 강요 안 한다. 니가 선택해라.


 


대신 선택하는 순간, 선택에 따르는 책임을 져라.


 




 


또 민혁당 사건에 대해서도 한말씀 하신다.


 



"수사 기록에 한마디도 한 적이 없고, 지문 하나 찍은 적 없다. 정치적 탄압에 따른 것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민혁당 자체가 어마어마한 괴물 아닌가."



 


사실 맞다. 고문으로 수사하고 궤도에 창작도표 그려서 빨갱이 때려잡는 판결한 게 맞다. 근데 솔직히 까놓고 얘기하자. 민혁당이라는 조직이 없었나?


 


강철서신 김영환이 진성주사파들에게 욕 먹어가면서 민혁당 만든 것도 거짓인가? 그때 당이라면 노동당이 유일신, 아니 유일당인데 무슨 민혁당~ 하면서 욕한 주사파들은 다 판타지 속에 사는 호빗들인가?


 


당시 이석기가 맡았던 민혁당 경기남부총책은 그냥 전국 팔도 유람하는 친목계 총무직이었나?


 


민혁당을 처벌하는 거, 별로 탐탁치 않지만, 그래도 완전 생구라는 아니었잖은가. 고문 당한 거, 옥살이 한 거 다 인정한다. 그래도 참여정부 시절 당신을 다시 불러내서 사면복권까지 시켜준 거, 이게 역사 아닌가?


 



 


법원 검찰이 정권 편 드는 거 나도 졸라 못마땅하지만, 그래도 있는 사실까지 없던 일이라고 주장하면서 우기면 곤란하잖나.


 


그리고 또 역시, 이석기가 민혁당 했다고 해서 지금 물러나라는 건 절대 아니다. 그거 다 법적으로 사면복권 된 얘기잖아. 전두환이 사면복권해 준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너까지 이러면 진짜 곤란하다.


 


다 좋은데 있는 걸 없다고 우기진 말란 말이다.


 




 


또 슬쩍 물타기 하는 발언이 이어진다.


 



"이불 속에서 세상의 전복을 꿈꾼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행위가 잘못되면 비판해야 한다. 근대에서는 견해가 다르더라도 토론이 가능 하지만 지금은 비이성적인 전근대(상황)이다."



 


이석기 류의 발언을 보면 항상 그럴싸 한데 한 군데씩 삐꾸가 난다. 이 발언 역시 정확히 그러하다. 


 


이불 속에서 세상의 전복을 꿈꾸는 거 문제 된다. 물론 그걸로 처벌 받아선 안 된다. 이불 속에서건 이불 위에서건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다면, 그걸 밝은 태양 아래로 끌고 나와서 당당하게 토론에 임하고 비판을 받아야 한다. 말하지 못할 사상이라면 잊어 버려라. 국가 보안법이 아직은 살아서 좀 문제가 되겠지만, 보안법으로 처벌 받은 게 한 두번인가? 처벌 각오하고 얘기하고 그로 인해 처벌이 된다면 나 또한 얼마든지 나서서 처벌의 부당성을 얘기해 주겠다. 


 


사상은 문제 없고, 행위가 잘못되면 비판을 받는 게 아니다. 


사상이 비판 받아야 하고, 행위는 처벌을 받아야 하는 거다. 


 


비판과 처벌도 구분을 못 해? 왜 이러시나...


 



 


근대에서는 토론이 가능하지만, 지금은 전근대다. 맞는 말이다. 나 역시 지금의 한국 사회가 아직 근대의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전근대 맞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지금이 전근대라고 탄식을 하면서, 앞장서서 전근대적인 짓거리를 하는 이석기류가 우리 사회가 근대화 되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주범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사실 지금 상황에서 국보법만 없어지면 머리속에 들어 있는 사상을 가지고 처벌받는 시스템은 완전히 사라진다. 


 


만약 국보법이 철폐되었다면, 도대체 이석기 류는 뭘로 변명을 했을지 모르겠다.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말하지도 못하는 사상을 가지고 살면서 전근대적인 행위를 일삼는 그 사람들 말이다. 


 




 


이런 저런 헛소리 다 늘어놔봐야 본질에 대한 변호는 단 한 개도 성공하지 못한다. 


 


이석기의 문제는 종북주의자, 주사파라는 점도 아니다. 민혁당 사건 출신이라서도 아니다. 애국가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구닥다리 관념론자라서도 아니다. 


 


이석기의 문제는, 그가 정당한 정당 내에서 정당한 의사결정과정을 의미하는 당내 선거 과정을,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인력과 자금을 동원해서 흐트러 버리고, 입당한 지 3개월도 안 되는 초짜가 졸지에 당내경선 일등을 먹어버린다는 황당한 결론을 이끌어 낼 정도로 시스템 자체의 민주성을 위해했기 때문이다.  


 


다른 건 다 소용없다. 


 


이석기는 민주적 절차를 얼마든지 무시하고, 무시할 준비가 된 계파의 수장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이거 하나뿐이다. 사상에는 관대하지만 행동에는 냉엄해야 한다. 


 



 


 


그 밖에 이석기를 까는 이유들은 대부분 공허하다. 


 


이석기가 정권교체를 방해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럴 수도 있다. 새누리당 일당에게 그럴싸한 공격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그렇게 보면, 야권의 지지율을 떨구고 정치 환멸을 느끼게 할 만한 소재를 제공하는 모든 놈들이 다 이석기급의 죄인이 되어 버린다. 


 


술 먹고 깽판 친 야당 의원, 동사무소 처들어가서 하이힐 벗어들고 생쑈한 민노당 의원, 전주고속 파업을 나몰라라 외면하고 있는 호남 민주당 의원들, 지자체장, 지자체의원들... 한도 끝도 없다. 


 


거기다가, 원래 통진당은 대선판에는 끼지도 못하는, 껴봐야 들러리에 불과한 사이즈의 정당이다. 권영길이 맨날 나와서 당선은 커녕 당 홍보나 하면 성공이라고 자축하는 정당에 속한 인간이 대선을 망쳐봐야 얼마나 망친다고 그렇게 대선 대선 노래를 부르나 말이다. 그건 곁가지다. 


 


또 있다. 이석기가 종북 꼴통 주사파의 대표라서 단죄를 해야 된다고 우기는 사람들. 당신들의 그런 메카시즘적 주장이 이석기 일파를 살려주고 있는 거다. 


 


이석기는 '민주적 절차의 가치를 훼손함으로서 민주주의를 이용'한 사람이다. 이거 배신이다. 그래서 정치 그만두고 집에 가서 디아블로나 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거기다가 옆에서 맞아맞아~ 종북 주사꼴통은 집에 가라~ 그런 소리가 섞이면, 이석기 류는 당장, 거봐라, 지금 우리에게 쏟아지는 비난은 다 메카시즘이고 빨갱이 신드롬이고, 마녀사냥이고, 아우 나 죽겠네~ 이러면서 아우성 친다. 


 



 


실제로 이러고 있잖은가. 


 




 


이석기는 까여야 한다. 


 


까일 뿐 아니라 쫓겨 나야 한다. 당에서 시행할 수 있는 최고의 처벌은 출당조치니까 출당시켜야 한다. 거기에 더해 부적절한 돈 문제가 있다면 처벌받아야 한다. 이건 사회적인 문제다. 우리의 세금이 들어갔기 때문에 그걸 쓱싹 해치운 것이 발견된다면 깜빵 가야 된다. 이건 정치탄압도 아니고, 메카시즘도 아니다. 정당한 법 집행일 뿐이다. 


 


이렇게 문제를 단순화하고 정확히 요구해야 한다. 조준이 정확하지 못하면 화살이 엉뚱한 데 가서 박힌다. 통진당 당대표 선거에서 이석기를 옹호하는 후보가 약진을 하고 있다면, 그 후보에게 바로 이것만 물어보면 된다. 이석기가 저지른 당내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파괴가, 옹호 가능한 수준이냐고. 그래서 당신은 지금 이석기를 저대로 국회의원질 해 먹게 내비두자는 얘기냐고. 그렇게 물어서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쩔쩔매고 답을 못하면 그 후보가 당선되면 안 되는 거지. 


 


이게 전부다. 


 


어떻게 해서든 야권 전체를 메카시즘으로 꼬투리 잡아 몰고 가려는 정부 여당 검찰의 합동 이벤트에 정신 팔리지 말자. 이석기의 문제는 이것뿐이니까 잔소리 말라고 외쳐줄 필요가 있다. 


 


이석기 일당에 대해 분노가 치밀어 오르시는가? 내 귀중한 한 표를 인터셉트한 그 놈들이 얄미워 죽겠는가? 


 


그 분노의 기원이 바로 이석기의 전근대적 행태이다. 민주적 가면 뒤에 뒤에 숨어 비민주적 계파가 이익을 챙겼다. 당신의 권리를 부정한 방법으로 훔쳐갔다는 뜻이며, 문제의 본질은 여기에 있다. 이 본질적 문제 하나로 이석기는 가루가 되도록 까여야 하며, 그 가루를 맷돌에 넣고 다글다글 갈아서 전을 부쳐 버려도 될 수준의 잘못이라는 것이다. 


 


까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다. 


 



 


명확하고 뚜렷한 포인트를 잡고 까자. 그래야 효과적으로 깔 수 있고, 그게 옳은 거다.


 



정치부장 물뚝심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