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24. 화요일
논설우원 파토
연재를 거듭할수록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본 코너. 많이들 기다렸겠지만 이제 새로운 영웅과 다시 만날 때가 돌아왔다.
넋두리 삼아 말하자면 이런 영웅을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우리의 까다로운 조건에 부합되는 위대한 인물이 세상에 그리 많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외모면 외모, 카리스마면 카리스마, 업적이면 업적, 신화면 신화... 이 모든 것이 혼연일체(渾然一體)를 이루는 진정한 영웅이 흔하다면 그 자체로 어불설성이겠지만, 여하튼 우원 나름대로 애로사항이 있단 말씀이다. 그러니 니들의 제보가 절실하다.
각설하고, 오늘의 영웅은 지금까지의 인물들과는 조금 결이 다른 분이다. 열분들은 아래의 녀석을 기억하는가?
글타. 80년대 국내에서도 절찬리에 방영되었던 <케빈은 열두살>의 주인공 바로 케빈 되겠다. 지금 30대 정도면 다들 기억할 면상(面像)이다.
그럼 이 넘이 오늘의 영웅이냐…
설마. 아무리 추억 속의 인물이라고 하지만 이런 애송이 녀석 따위에게 함부로 영웅의 칭호를 붙여 줄 수는 없는 일. 남성미의 상징으로 우리 가슴속에 불을 당긴 볼로 양과 에릭 에스트라다의 얼굴을 봐서라도 이런 만행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그래서, 오늘의 영웅은 바로 이 사람이다.
…위니.
그 시대를 살아가던 우덜 중 그녀에게 잠시나마 연모(戀慕)의 정을 갖지 않은 넘들이 있었던가? 머 솔직히 엄청 예쁘거나 완전 섹시하거나 - 12살이니 - 그런 건 아닌지도 모른다. 하지만 니들도 눈이 있다면, 한 가닥의 (정신적) 순결(純潔)함이라도 남아 있다면 모니터 앞에 좌정(坐定)하여 저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라. 약간 처져서 온순함과 순진(純眞)함을 극대화하는 사슴같은 눈망울, 가지런하고 하얀 이, 발그레한 볼, 누에 같은 검미, 그리고 길게 찰랑거리는 검은 생머리...
지금은 닳아빠졌을망정 한때나마 순정(純情)을 보유했던 대한의 남아라면 선망해 마지않았을 관념적(觀念的) 첫사랑의 물질적(物質的) 현현(顯現). 위니는 우리에게 그런 존재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에게 성큼 다가가기 전에 일단 그녀가 출연했던 티비 쇼, <케빈은 열두살>에 대해 먼저 좀 알아보도록 하자.
1988년부터 방영을 시작한 이 미드의 비밀 중 하나는, 극중에 나오는 시대가 당대(當代)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글타. 88년 첫 시즌은 극 중에서는 20년 전인 68년으로 묘사된다. 미국 문물(文物)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보면서도 잘 몰랐던 부분이라 하겠다. 머 잘 보면 30대 중반의 케빈이 과거형으로 나레이션을 하긴 한다만.
두번째 비밀은, <케빈은 열세살>로 제목을 바꿔 겨우 두 시즌을 방영한 울나라에서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93년까지 6시즌을 방영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시리즈가 끝날 때 케빈과 위니는 이미 17세의 어른 비스무리한 것이 되어 있고 그와 관련해서 상상 가능한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러나 오늘의 포인트는 이런 건 아니니 대충 넘어가고 오늘의 영웅에게 포커스를 맞추도록 하자.
위니의 본명은 대니카 맥켈러 Danica McKellar. 1975년 생으로 첫 방영 당시 방년 13세 소녀. 외모와 이름의 독특한 분위기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불란서, 독일, 화란의 피를 가지고 있는 복합 혈통의 절대미소녀(絶對美少女)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 어린 나이에도 뾰족한 턱이나 들이미는 애송이 케빈놈과는 조금도 어울리지 않은 여신의 아우라는 우리 소년들의 가슴을 뜨겁게 울려주는 청순함의 화신(化身)으로 자리했던 것이다.
아래 증거 사진들과 같이 엉큼한 케빈놈이 자꾸 스킨쉽을 시도하던가 감언이설로 키스를 유도하는 등 패륜(悖倫)적 행위를 일삼는 점은 시청 내내 심히 마음 아팠으나, 단지 극중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간난이한테 이불 보내주는 수준의 개입은 자제하던 우원의 마음이었다. 니들도 그리 다르지 않았으리라...
그 손, 손
합성이네
아래 비디오만 봐도 케빈놈은 6년 내내 위니를 혼란과 고통에 빠뜨리면서 특유의 집착과 속옷을 드러내는 성추행(性醜行) 등을 통해 그 사슴 같은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게 만들고 있으니, 그야말로 나쁜 남자의 표본과도 같은 추악(醜惡)한 존재라 아니할 수 없다.
게다가 놀랍게도 케빈 역을 맡은 배우의 본명은 프레드 세비지 Fred Savage. 세비지는 영어로 야만인, 짐승같은 넘이라는 뜻인데, 이게 단지 우연일 수는 없다. 이런 운명적인 이름과 음란한 성정(性情)에 어울리게 녀석은 성장 후 아래와 같은 모습으로 변하고 말았으니, 가히 내면의 몰골(沒骨)이 외부로 드러난 사필귀정의 결과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케빈놈의 수작 때문인지 우리의 위니도 나이가 좀 들면서 그만 아래와 같은 오류의 시절에 접어들고 만다...
아직 타고난 미모의 바탕을 잃은 것은 아니지만 아래처럼 한눈에 봐도 껄렁하기 그지없는 10대 양아치 케빈놈과 그가 들고 있는 과격 메탈밴드 '브레드' 음반에서 알 수 있듯이 사춘기 나쁜 친구를 만나는 것이 어떤 위험한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지 호환 마마와 비교해 상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96803" align="aligncenter" width="350" caption="악마주의 메탈밴드 브레드의 위선적인 앨범 커버. 정체를 감추기 위해 멜로디, 가사, 무대매너, 패션에 이르는 모든 면에서 철저히 악마주의를 배격하는 꼼수를 부렸다. 이런 위장이야말로 우리 순수한 영혼들을 현혹하는 진정 두려운 사탄의 음모일 터. 목사님들 말씀처럼 비틀즈에서 마이클잭슨을 거쳐 서태지에 이르기까지 가사를 분석하던 거꾸로 틀던 하면 결국 모든 대중문화는 악마의 사악한 지구지배 전략인 것이다. "][/caption]
이렇듯 청춘의 오류(誤謬) 속에서 방황하고 지쳐가던 우리의 위니는 급기야 아래와 같은 어리버리함의 화신이 되고 말았으니, 불과 몇 년 전의 사슴눈을 가진 천사에서 이런 모습으로 변하고 만 것 역시 케빈놈의 찝적거림과 농락에 의한 소진의 결과인 것, 두말할 나위도 없다.
허나 위니는 위니. 영웅이라는 칭호가 괜히 붙는 게 아니다. 드라마가 끝나고 케빈의 마수에서 벗어나자 그녀는 즉시 한 떨기 요염한 히야신스로 만개(滿開)하며 우리 앞에 돌아왔느니, 아래 한 장의 사진은 그녀답지 않던 한때의 모습이 오로지 주변에서 얼쩡거리며 독기를 방사해 온 케빈의 책임이었다는 우원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는 증거다.
이렇듯 케빈놈의 학대와 감금에서 벗어나 농익은 여인으로 자라난 그녀의 미모와 지성은 끝간데 없이 뻗어나간다. 극중 뿐에서만 아니라 실제로도 공부를 잘 했던 그녀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아래와 같은 중학생용 수학책을 발간하기에 이른다. 말 그대로 재색(財色)을 겸비한 재원이 아니냐.
다만 우리의 기대에 다소 미흡(未洽)했던 중고생 지향의 책 표지를 보상이라도 해 주듯 아래와 같은 모습으로 다시금 다가와 주니, 이야말로 소년 시절의 첫사랑이 섹시 수학교사의 성인 페티쉬로 거듭나는 완벽한 탈바꿈의 현장이 아닐 수 없다.
…비록 뒤 칠판에 쓰여진 식들이 수학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만치 유치(幼稚)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점이 맘에 걸리나, 어차피 우리가 사랑하는 것이 그녀의 좌뇌는 아니지 싶다.
우원은 머 이 정도로 괜찮았다. 아니 만족한 줄 알았다. 비록 어딘가 여전히 남은 공부벌레의 분위기가 맘에 걸렸지만 위니는 위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했다. 아래의 사진들을 보기 전에는 말이다. 드라마 속 이미지에 매몰되어 있는 어리석은 자들은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니들 사정이다.
순진한 소녀에서 이제 성숙한 여인으로. 물오른 여체(女體)에 담긴 한껏 달아오른 여심(女心)... 어릴 적 위니의 그 처진 눈매가 이 같은 백치미(白痴美)의 섹함으로 승화되리라고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단 말인가.
머 어쩌다 한번 찍은 사진이 아니다.
수줍은 듯 부츠에 숨어 잔뜩 희롱해오는 각선미(脚線美). 살짝 흐트러진 듯 섹기를 발산해 내는 촉촉한 수정체와 남자의 영육(靈肉)을 갈구(渴求)하듯 붉게 젖어 벌어진 입술. 이것이 정녕 위니인 거다.
이런 행보 속에서 마침내 전통의 남성 잡지 맥심에까지 등장, 이제 소년에서 남자가 된 전세계 팬들의 춘심(春心)의 판타지를 한껏 부풀려 놓기에 이른다.
그러는 와중에 우리의 위니, 어느새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다행히도 상대는 양아치 케빈놈은 아니다. 아 물론 프렌즈의 로스 겔러를 맹하게 만들어 놓은 듯한 이 아저씨도 과히 맘에 들진 않는다만 머 현재 이혼 소송 중이니 괘념치 말도록 하자. 과거는 과거.
이렇게, 우리 모두가 그랬듯 위니도 결국 소녀(少女)에서 어른이 되었다. 물론 영웅의 성장은 우리 범인들 따위와는 차원이 다르다. 세월은 사람을 좀먹는다고 하지만, 그래서 우리 모두는 다들 살찌고 쭈글쭈글해졌지만 영웅에게는 그런 세속(世俗)의 법칙 따위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들 지켜봤듯이 저렇게 섹시하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만개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그러니 혹시라도 괜한 생각하면 안 되는 거다. 어릴 때 그 위니 모습, 어차피 사라지고 말 한때 소녀의 환상, 그런 따위를 그리워할 필요는 없는 거다. 어리석은 망상이고 한심한 집착(執捉)일 뿐이다. 사람은 변하고 삼라만상(森羅萬象)이 다 변하고, 그 변화의 본질(本質)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부처님도 말씀하셨다. 우주는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끝없는 천변만화(千變萬化) 속에서 소멸(消滅)과 생성(生成)을 거듭하는 것이다. 흠.
그렇게 우리는 위니도, 어린 시절의 우리 자신들도 떠나 보내야 한다. ‘케빈은 12살’의 원제인 불법 다운로드 파일 DVD 만 구하면.
그런 의미에서 나의 헤로인, 위니. 포에버.
논설우원 파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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