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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7. 30. 월요일


취재팀장 죽지않는돌고래

 


 


 



 


2012년 7월 28일, 오후 6시 20분, 날씨는 '조'. 알콜 중독자로 구성된 괴뢰군이 모인다는 정보를 입수, 여의도 공원으로 향했다.


 




 


국정원보다 빠르고 영등포 경찰서 정보과보다 많은 걸 알려주는 그녀가 보인다. 세계 어디서든 그녀가 보이면 그곳에서는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는 의미다.


 




 


하여 빙고.


 



 


노란색은 황달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이들은 알코올 중독자로 구성된 괴뢰군의 간부로 추정된다. 이런 사람들을 피해가며 정보를 모아야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두렵다. 그냥 집에 갈까.


 



 


한 귀퉁이만 찍었는데 압도적이다. 돗자리를 깔고, 서 있는 사람까지 합하면 대략 5만명.


 


봉酒가 어떤 명주이기에 이 많은 알콜 중독자들이 전국에서 모였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알콜 중독자들이 서울의 심장부에 모인 현장을 보니 국운이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문성근이 보인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근거하여 판단하면 이 사람이 나와서 진지한 표정 짓고 카메라 똑바로 쳐다 보고 그러면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 무서워서 정면샷은 안 찍었다.


 



 



 


괴뢰군 수괴에 알코올 중독자같이 생긴 사람들이 여기 저기 눈에 띈다. 위의 남자는 싸인펜 뚜껑을 물어 뜯더니 몰려 온 사람들에게 암호를 전파하고 아래에 마피아 보스같이 생긴 사람은 자기 부하를 만날 후드려 팰 거 같은 느낌이다.


 


저런 사람 밑에서 일하면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상상도 하기 싫다. 


 



 


나는 등잔 밑이 어둡다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 괴뢰군과 알코올 중독자들의 눈을 피해 무대 바로 앞, 정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쿠바에서 총 좀 쐈을 거 같이 생긴 사람이 나타나 사람들을 선동하기 시작한다. 괴뢰군의 세력을 확인하기 위함일까, 가장 멀리서 온 사람을 찾는다.


 



 


LA에서 온 괴뢰군. 뛰는 모습은 폭탄 테러를 위한 준비를 연상시킨다. 누가봐도 테러범이다.


 


 


 


버지니아에서 온 괴뢰군.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에서 살의가 느껴진다. 누가봐도 숙련된 킬러다. 


 


미국에까지 괴뢰군의 뿌리가 내린 현장을 두눈으로 확인하니 한미관계가 걱정된다. 가카가 전시작전권 환수를 물리려 할 땐 왜 저러나 싶었는데 미국 도처에서 몰려든 괴뢰군과 알코올 중독자를 보니 나도 모르게 안보의식이 돋는다.  


 



 


정봉주 노래자랑에서 1등을 한 강백호씨의 퍼포먼스로 본격적인 음모의 서막이 오른다. 이름에서부터 뭔가 문제아같은 느낌이 들면서 농구공으로 사람을 후려 팰 거 같다. 모인 사람들이 왜 하나같이 이 모양인지 무섭고 두렵다.


 




 


퍼포먼스는 대략 이러하다.


 


무더운 더위, 봉酒를 담그는 장인의 가면(추정)을 쓴 이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에게 BBK라는 통에 담긴 물을 붓는다. 괴한의 더위를 식혀주는 아부 퍼포먼스를 하는 것으로 보아 강백호라는 이는 괴한의 추종 세력이며, 티셔츠의 도안으로 보아 한미관계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이로 추정된다.


 


강백호씨는 이름과는 달리 올바른 정신을 가진 청년이었다.


 



 


김상곤 교육감 등장.


 


‘정봉주 의원과 함께 약속했습니다. 이 나라 표현의 자유, 지키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정봉주 의원, 경기교육, 굉장히 칭찬하더라구요!


그리고 그 교육, 앞서서 이끄는 김상곤 교육감, 최고다, 칭찬하더라구요!

그러면서 본인이 세상에 나와서 이렇게 칭찬하는 사람이 당신이 처음이다!

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이상, 정봉주 의원한테 배운 깔때기였습니다!’


 


한국 교육의 좌경화보다 무섭다는 깔때기화가 진행되고 있다. 두렵다. 이런 나라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까. 표현의 자유 때문에 아이들 버릇이 없어져 어른을 막 대하고 무상급식 때문에 아이들이 서러움을 몰라 경제발전 원동력이 떨어진다면 그는 이러한 사태를 어떻게 책임질 것이란 말인가.


 


이래저래 김상곤 교육감에겐 실망 뿐이다.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나는 꼼수다(김어준, 주진우, 김용민, 정봉주)’, ‘나는 꼽사리다(선대인, 우석훈, 김미화)’, ‘나는 딴따라다(탁현민, 곽현화, 김조광수)’의 등장. 각장 한 명 씩 멤버가 빠진 채로 딴지 제 1라디오 출연진이 총출동했다.


 


딴지 라디오에서 그들에게 제공하는 출연료는 0원. 우선 딴지그룹 사주 김어준에 대한 불만이 폭주한다.


 



 


곽현화 : ‘우리는 커피도 우리 돈 내고 사먹어요’


 


김용민 : ‘난 총수가 딴지 법인카드를 줬어요. 그런데 음식점에 가서 결제를 하려고 했더니 정지가 됐데요.’


 


탁현민 : ‘불만을 터트리니 총수가 커피값 20% 할인해 준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계산을 하려니 점원들이 들은 바가 없다더라.’


 


김어준 총수, 해명.


 



 


‘내 알 바 아니다’


 


합리적이고 명쾌한 해명에 모두들 수긍하는 분위기다. 이어 총수, 정봉주 의원이 세상에서 가장 경박한 동시에, 가장 솔직하며, 가장 자기성찰이 빠른 정치인임을 증명하는 일화를 소개한다. 지금까지 나꼼수를 녹음하면서 내보내지 못한 방송이 딱 한 편 있는데 거기에 얽힌 일화다.


 


때는 오세훈 시장이 사퇴하기 직전, 당시 정봉주 의원은 방송 녹음 중 표정을 싹 바꾸고 서울시 정책에 대해 정색하며 이야기했다. 하여, 총수, 중간에 방송을 끊고 물었다.


 


‘봉도사, 도대체 왜 이러냐.’


 


정봉주의원 답변


 


‘내가 서울시장 나가겠다. 내가 오세훈이보다 못한 게 뭐가 있냐.’


 


옆의 주진우 기자 ‘다 못한다’라고 말했다. 허나 삘 받은 정봉주, 방송이 끝나자 마자 국회로 달려간다. 그리고 17대에서 같이 일하던 보좌관들을 모두 모아 중대 발표한다.


 


‘내가 서울시장 나가겠다’


 


그 중 제일 고참 보좌관의 대답.


 


‘의원님, 정신차리세요.’


 


그 말을 듣자마자 정봉주 의원.


 


‘그렇구나! 내가 정신이 나갔구나!’


 


하여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한다고 선언했다고. 잘 모르겠지만 박원순은 정봉주에게 큰 빚을 진 것 같다.


 



 


주진우 기자에 의하면 정봉주 의원이 감옥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것은 '죄수복 다리기''연애편지 쓰기'라고 한다. 그는 송지영 여사(정봉주 부인)에게 남편이 그 모양이라며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곽현화가 저주받은 명곡 ‘싸이코’로 분위기를 띄운다.


 



 


그녀는 눈빛으로 노래의 원 의미를 충실히 재현해 내는 훌륭한 가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봉주 구명위원회 등장.


 



 


정봉주 구명위원회 위원장 안민석 의원


 


‘정봉주, 특별사면, 꼭 시켜야겠습니다. 8월 15일 특별사면 기다려 보고

10월 26일에도 석방 안되면, 국민민란 일으켜보려 합니다’


 



 


법사위원회 위원장, 박영선 의원


‘BBK가짜편지 배후인 은진수는 가석방 시키고

정봉주는 막으려는 새누리당과 함께 할 수 있습니까?’


 



 


민주당 대선후보 김두관


‘우리 정봉주 동지가 나와서 큰일을 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봉주 고문변호사 이재화


‘은진수가 권력형 탈옥이라면 저희들은 국민형 탈옥을 시도해야 겠습니다!’


 



 


진선미 의원


‘정봉주 의원, 감옥 안에서 24시간 나라 걱정하고 계시는데

그 분이 지금 못하는 걸 저라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움직이겠습니다.’


 



 


이종걸 최고위원


‘은진수 변명하지 말고 말복 전에 정봉주 의원 구출해 냅시다’


 



 


이석현 의원


‘정봉주 살리기법 제출했습니다. 은진수 들어가라! 봉도사 나와라!’


 




 


민주당 대선후보 정세균 


‘총선 때 정봉주 의원은 편지를 보내 당선되라고 격려를 해주었고

사모님께서는 종로까지 오셔서 격려를 해주셔서 제가 승리했습니다.

빚을 갚겠습니다, 빚을 갚겠습니다.’


 



 


정청래 의원은 오는 8월 1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정봉주 의원의 특별사면에 대해 발언하여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한다. 


 




 


이어서 등장하는 정봉주 의원의 가족들. 왼쪽부터 누나, 부인, 어머니, 형이다. 알고보니 오늘이 송지영 부인의 생일이랜다. 나꼼수 김용민에 의하면 정봉주 의원은 편지를 쓸 때 의도적으로 ‘송지영 부인’대신,  ‘송지 영부인’이라는 맞춤법 실수를 한다고.


 





 


미권스 회원들이 준비한 하이패스 교환권(홍성교도소까지 시원하게 가란 뜻)과 생일 축하 케잌 전달이 이어진다. 


 



 





 


정봉주 특별사면을 위해 이어지는 무대들. 정통오페라가수 박경종씨(일명 조 아저씨)와 박근혜 성대모사의 달인 이미영씨가 등장하면서 무대는 한껏 뜨거워 진다.


 




 


 


그리고 무대를 마무리하는 나꼼수의 멘트


 


‘우리가 떠들어대고 이런 행사를 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정봉주를 가둔 이유가 뭐냐? 사람들이 잊을 것이다. 200일 지나고, 6개월, 7개월 지나면 다 잊을 것이다. 처음에는 떠들어 대지만 곧 다 잊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잊었나요? (괴뢰군과 알콜 중독자들 : 아니요!!) 이 행사를 하는 이유는 그런 정봉주를 잊을 수 없다는 우리의 표현입니다. 정봉주를 계속 가두어 놓으면 우리가 계속해서 떠들고 모일 겁니다.


이 행사, 시작에 불과합니다. 맥주파티, 정봉주 나올 때까지 매달 합니다. 8월에 안 나오면 2배가 모여서 하고 9월엔 안 나오면 10배가 모여서 합니다. 정봉주가 나오는 그날,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맥주파티를 하겠습니다.


저희가 다 쏘겠습니다!!’


 




 


정봉주 의원이 검찰에 들어갈 때 흘렀던 노래, 비틀즈의 ‘올유니드이즈러브’가 나오며 정봉주 의원의 영상이 흐른다.


 


조명이 꺼진 무대. 어두컴컴한 무대 오른 편에는 방금 전까지 웃고 떠드느라 정신 없었던 한 사람이 멍하니 화면을 바라본다.


 


줌을 당겨 보았다.

 




 


뒤를 돌아보았다. 거리가 먼데다 밤이라 사진이 많이 흔들렸다. 머리가 새하얀 어르신 한 분이 눈에 띈다. 


 



 


죄수복을 입은 정봉주 의원의 모습을 보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사람은 정봉주 의원의 어머니, 눈이 벌개진 채 코를 훌쩍이는 사람은 정봉주 의원의 형이다.


 


그 심정, 나로선 알 길 없다.


 




 


다만 내가 아는 사실은 이렇다. 국회가 있는 대한민국 심장부인 여의도에서 이런 괴뢰군과 알콜 중독자들이 매달 수 만 명씩 모이면 국격이 낮아진다. 게다가 국격의 필수 요소인 주변 교통도 마비된다.


 


그러니 정부가 어떻게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싸그리 잡아 가두든가, 아니면...


 


이상이다.


 


 


추신 : 미권스 회원분들 및 관계자 여러분들, 무더운 여름 밤 늦게까지 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꾸벅.


 


 


 


취재팀장 죽지 않는 돌고래


트위터 : @kimchangkyu


Profile
딴지일보 편집장. 홍석동 납치사건, 김규열 선장사건, 도박 묵시록 등을 취재했습니다. 밤낮없이 시달린 필진들에게 밤길 조심하라는 말을 듣습니다. 가족과 함께 북극(혹은 남극)에 사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