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일은 노동절이었다. 노동절(Labor Day, May day, Workers day)은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고 근무의욕을 높이기 위한 휴일이다. 1884년 미국의 각 노동단체가 8시간 노동을 위한 총파업을 결의하고 1886년 5월 1일 제 1차 시위의 날로 정한 데서 기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근로자의 날'로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근로자와 노동자는 함의하는 뜻이 다르다. 근로자는 피고용인으로서의 노동을 전제로 하고 있다. 고용인과 피고용인을 떠나서, 자영업과 알바를 막론하고 일을 하는 모든 사람의 총칭할 수 있는 말은 '노동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날로 불리우고 있는 이유는 1958년 대한노총 창립일인 3월 10일을 근로자의 날로 정해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왜곡에 대한 반대와 투쟁으로 1994년부터 5월 1일로 다시 옮겨왔지만 이름은 유지되고 있다.
이날 서울 도심에서는 126회 세계노동절을 맞아 양대노총의 주도로 약 7만 명의 인원이 참가했다고 전해진다. 대학로에서는 민주노총의 주도로 조합원 2만 명(경찰 추산 1만 명)이 농민·빈민·청년 등 진보 단체들과 함께 세계노동절을 기념했다. 민주노총은 노동개악 폐기, 최저임금 1만 원 쟁취,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주장하며 6월 말 총파업을 선언했다.
장애인 권리 보장법 제정요구
수많은 깃발
삼성에게 요구하는 그 한 마디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
삼성이 직업병으로 인한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자세와 무노조 정신으로 자행되고 있는 탄압에 맞서 싸우는 <반올림>이다.
아이는 어머니와 함께 삼성 직업병 문제에 대한 전단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서비스 연맹에서 나선 카트 부대
끝도 없는 깃발들. 대학로역 샘터 건물에서 방통대 정문을 지나 우체국을 한참 지나서까지 사람들은 늘어섰다.
건너편에서 노란리본 침묵시위가 진행되었다.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선체 훼손없는 조속한 인양, 책임자 처벌. 당연히 이루어졌어야 함에도 2년이 넘어서야 겨우 희미하게 보이는 진실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이들이 머지 않은 미래에 도심 속 외딴 섬에서 기뻐하며 걸어나올 날이 오길 바란다.
세월호 유가족
음악에 대한 착취에 맞서 세워진 뮤지션유니온. 음악인들은 노조 신고조차 받아주지 않는다고 한다.
기습시위로 연행된 대학생들의 벌금을 위한 모금하고 있었다. 넉넉하진 않지만 얼마긴을 보태고 간식 삼아 갈무리 했다.
멀리서 노회찬 국회의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이 환호하였다.
건너편 백남기 농성장에서는 미사가 진행중이다.
건설노동자 노조의 행진차량
지난 4차 민중총궐기 행진에서 보았던 집밥 밥차
집회 마무리를 알리는 붉은 기
시야를 가득 메운다.
대회가 끝나고 청계광장까지 행진이 시작되었다.
노동조합 가입을 권유하는 빨간우산
전국언론노동조합
건설노동자 조합
교통의경과 노동자들
행진 도중 다시 만난 노란리본 침묵시위
길은 넓고, 길다. 깃대를 든 한쪽 어깨가 쳐진다.
행진 도중 트럼펫 콰르텟(네 사람으로 편성된 밴드 또는 연주)을 만났다. 사람들을 응원하기 위한 짧게 울려펴지는 행진곡엔 울컥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성소수자인권연대
이날의 집회도 큰 충돌 없이 청계광장에서 마무리되었다.
청계천에 있는 이팝나무에 하얀 꽃이 피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청계천을 생소한 듯 바라봤다.
집회 후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인 유광기업에서 자살한 노동자인, 한광열 씨의 시민분향이 이어졌다.이 시민분향소는 인근인 시청에 있었고 집회를 마무리한 많은 인원들이 분향소에 들려서 헌화와 추모를 한 뒤 귀가했다.
잘못된 것은 바뀌어야 한다. 역할을 해야 하는 자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할 때는 다그쳐야 한다. 이날의 집회는 작년 12월 5일이었던 2차 민중총궐기 집회 이후로 다시 크게 열린 수도권 대회였다. 2차 민중총궐기 이후에는 지방별로 쪼개어 진행되었으니까. 집회는 평화롭게 진행되었다. 경찰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고 일부의 인원만 경무장으로 대기했다.
끝도 없이 펼쳐진 만장. 민주노총, 공무원노조, 운송노조, 건설노조, 서비스연맹, 음악인연맹, 언론노조, 금속노조, 금융사무원노조, 장애인연맹, 성소수자연대, 세월호416약속연대, 이주민노동자연대, 전국농민회, 정의당, 노동당, 각종 시민연대와 대학교 학생들.
광화문에서 대학로로, 다시 청계광장으로 현장을 다니며 이전보다 고무된 걸 느낀다. 일방적이었던 정권을 선거로 심판했고, 변화의 시작점을 목도할 수도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 어쩌면, 정말 어쩌면, 언젠가 노동절 가두집회가 축제처럼 이루어질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한다. 현실에서는 어처구니 없는 상상일 뿐이다.
같은 날 프랑스, 독일, 터키 등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프랑스에서는 친기업적인 노동법 개정안 때문에 부상자와 연행자가 발생했다. 터키에서도 극렬한 시위로 최루가스와 물대포가 나왔다고 한다. 다만 독일은 이전보다 완화된 분위기로 시위가 이루어졌다(일부 지역에서 경찰을 향해 물병을 던지고 정부차량에 불을 피우는 등 산발적 폭력은 발생했지만). 거기가 유럽 일부에서는 해당일이 봄축제 '발푸르기스'와 겹치기 때문에 독일은 노동절 축하행사를 아침부터 밤까지 진행한다는 것이다.
세상 어딘가에서는 노동절을 5월제란 이름으로 봄축제처럼 지내고 있다. 헬조선에서 세상이 뒤집어지기 전까지는 힘들다고 해도, 언젠가 우리 어린 친구들이 그런 날을 맞길 바라는 게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니지 않은가?
Ted.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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