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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8. 22. 수요일

멀더요원


 


 


이런 기사가 났다.


 



<환경부 '녹조 대응' 수질관리과 신설(연합뉴스, 2012.8.21)>


 


 


녹조문제가 심각해진 현재 상황에 대해 정부 측에서도 녹조현상을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기사의 내용 중 아래의 대목이 눈에 띈다. 


 


<환경부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따라 연중 녹조가 발생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지금 발생한 녹조의 원인에 대해 왜곡된 시각에 따라 잘못된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녹조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크게 4가지 정도가 있는데,


 


 


1) 풍부한 먹이


물에 유입되는 많은 유기물질은 조류의 먹이가 된다. 그 중에서도 인(P)은 적은 양으로도 조류를 크게 번성시킬 수 있는 먹이로서 현재 많은 하수처리장에서 고도처리를 도입하는 직접적인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정부는 오염총량제, 비점오염원 관리, 하수처리장 고도처리사업 등을 4대강사업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지만 하수처리장을 제외한 비점오염원(아무데서나 막 들어오는 오염물질)은 차단이 거의 불가능하다.


 


 


2) 적절한 수온


조류는 각 종류별로 잘 자랄 수 있는 수온이 있는데, 주로 남조류는 수온이 높은 여름~가을철에, 규조류는 수온이 낮은 겨울~봄철에 발생한다. 최근 무더위가 계속되고 비도 거의 내리지 않아 수온이 많이 올라갔다. 다들 4대강 때문이니 뭐니 내내 떠들어도, 오랫동안 비가 안 온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3)광합성에 충분한 햇빛


오랫동안 비가 안 온 시기만큼 일조량은 많았다.


 


 


4)적절한 체류시간


유속이 빠르면 인과 같은 먹이와 조류가 같이 쓸려나가게 되므로 조류가 먹이를 먹고 번성할 시간이 부족하다. 따라서, 유속이 느려 체류시간이 긴 경우 조류는 번성하게 된다.


 


 


물론, 다른 요인들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녹조이므로 적절한 체류시간이라는 것은 알 수 없다. 다만, 유속이 느려지면 정체되어 있는 시간은 길어지고, 4대강 사업을 통해 하천유속이 10배~40배 정도 감소했으므로 체류시간이 길어진 것은 사실이다.


 


조류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이 약간의 조절을 할 수 있는 것이 이 유속이므로 다른 조건들이 조류를 발생시켰다면 이 부분을 조절해서 조건을 없애주는 것이 정상적인 인간의 생각일 것이다.


 


얼마 전 월간<나는꼼수다 봉주17회>에서 김정욱 교수가 녹조현상과 4대강에 대해서는 아주 쉽게 잘 설명하셨다. 하지만, 자칫 4대강측(이미 가카패거리와 4대강은 한몸이시다)으로부터 공격받을만한 지점이 있다.


 


녹조가 4대강사업 때문에만 발생한 것이라는 뉘앙스로 편집이 되었는데, 이 부분은 김정욱 교수도 잘 알고 있으나 간결하게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녹조현상은 4대강 사업 이전에도 자주 발생하였으며, 그로 인해 수돗물의 맛, 냄새 문제가 끊임없이 주요한 이슈가 되고 있었다. 그래서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서는 맛, 냄새에 대응하기 위한 고도정수처리사업을 완료하였거나 추진중에 있다.


 


우리가 지금의 녹조현상의 원인을 4대강 사업으로 국한시키는 경우 4대강측에서는 4대강 사업 이전에 녹조가 발생했던 자료를 내밀며 반박할 가능성이 크고, 일반인들은 이에 대응하기 어려워진다.


 


즉, 일반인들이 어디가서 이런 주장을 할 때는 이론적으로 자세한 사항까지 모르면 알바들한테 다구리 당하거나 말빨이 좀 딸릴 수가 있으니까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지적한 4가지 녹조발생 요인 중에서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유입되는 먹이와 유속인데 먹이는 통제하기 거의 어렵고 그나마 약간의 제어가 가능한 것은 유속이다.


 


결론적으로,


 


최근 발생한 녹조현상에서 더운 날씨는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은 오직 유속을 빠르게 하는 것만 가능했는데, 반대로 유속을 더 느리게 함으로써 녹조현상이 기존에 발생하던 지역을 넘어 훨씬 더 광범위하게 발생하는데 기여를 했다고 정리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면 최근 발생한 녹조에 대한 환경부의 입장을 보자.


2012년 8월 11일 환경부는 "주요 상수원 녹조 발생에 따른 상수원 수질 정수 대책"이라는 자료에서


 



 


녹조발생의 원인으로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높은 기온과 많은 일조시간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유속저하가 녹조를 확대시켰을 것이라는 얘기는 전혀 없는 반쪽짜리 결론이다. 다시 한번 <연합뉴스> 기사의 내용을 보자.


 


<환경부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따라 연중 녹조가 발생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따라, 라는 표현은 결국 날씨탓이라는 얘기이므로, 역시 조류발생의 원인에서 유속은 제외하고 있는 것이다. 날씨가 너무 덥고 비가 안와서, 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래, 날씨 탓이라고 치자.


 


자, 그럼 니들이 이번 위기를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살짝 넘긴 모양인데, 아직 아냐. 위기가 하나 더 있을게야. 최근 문제되었던 건 남조류였지만 아직 규조류가 남았잖아.


 


기본적으로 남조류는 여름, 규조류는 봄,가을 또는 겨울이 제철이다.


 



<출처: 서울시 상수원의 조류 관리방안(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


 


물론, 규조류는 남조류의 일부 종류와 같이 독성을 나타내거나 하지는 않지만 규조류는 정수장 여과지를 자주 막히게 할 수 있다. 여과지가 자주 막히니까 자주 씻어줘야 하고, 그건 정수장에서 관리자들이 잘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그게 잘 안되는 경우, 냄새고 지랄이고 정수장에서 아주 기본적인 탁질제거가 안될 가능성이 있고 이러한 경우 바로 '수질사고'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4~5월 어느 정수장에서는 '시네드라(Synedra)' 라는 규조류로 인해 꽤나 고생한 바 있다.


 



<본문과 진짜 아무 상관없는, 이 사람은 프랭크 시나트라. 그냥.>


 


아마도, 조만간 환경부 등에서는 각 정수장에 정수약품을 변경하거나, 어떻게든 효율을 개선하라는 지침을 보낼 것이고 지자체에서는 돈을 줘야 하든가 말든가 하지 라며 아둥바둥 할 거고.


 


시민들은 상수도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질 것이고 생수업체는 신나겠지. 뭐가 어찌됐건 뭔가가 한층 더 불안해진 것은 분명하다.


 


그냥...


 


그러지 말고...


 


그냥 댐이나 깨... 그게 제일 싸잖아...


 


 


 


뱀발.



이것은 미국의 그레이트 레잌스 5대호다. 사회 시간에 배웠던 5대호 연안의 중화학 공업지대.


드디어 우리도 4대호를 갖게 되었다.


 


 


멀더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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