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파토 추천0 비추천0

2012.11.21.수요일
파토

 

 

 

 

 

 

 

 

 

 

 

 

 

지난 14일, 본 우원은 돌고래 기자와 함께 안철수를 만났다.

 

 

 

 

 

실은 2주일여 전부터 준비되던 이너뷰였다. 근데 시간이 남아도는 우원과는 달리 열라 바쁜 안후보의 일정으로 질문까지 다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차일피일 미뤄졌다. 와중에 갑자기 문재인 후보 만나서 단일화 합의 해 버리고 400여쪽짜리 정책집마저 내 놓으시면 그 전에 공들여 만든 내 질문들은 어쩌란 말이냐…

 

 

 

 

 

게다가 이너뷰 한 날 저녁에는 문 후보 측 인사의 양보 발언으로 단일화 협상 중단마저 선언되고 만다. 이너뷰때 귀뜸이라도 좀 해 주시지 않구.

 

 

 

 

 

마, 아무리 민족정론 대 딴지의 논설우원이라고 하나 선거를 30여일 남겨둔 대선후보에게 정치적 행보와 일정을 우리 쪽에 맞춰 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을 터. 그래서 처음에 준비했던 질문 중 상당수는 빼야 했고, 한편 개재되는 시점에서 궁금할 만한 질문들은 물어보지 못한 것들이 생겨 버렸으니 요런 점은 니들이 이해해야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얻어낸 시간이 너무 짧았다. 알다시피 본지는 이너뷰를 한번 하면 기본 4시간 정도는 간다. 하지만 확보된 것은 꼴랑 두 시간. 역시 선거가 코앞에 닥친 입장에서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나 인간 안철수, 정치초년생 안철수, 대선후보 안철수의 안팎을 홀랑 까 뒤집어 버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이렇게 제한된 시간 안에 뭘 물어야 되나. 민생이나 경제 정책? 대북/국방/외교 관점? FTA 나 쌍차 문제 처리? 이런 것도 직접 들어보면 좋겠지만 시간이 없거니와 사실 그간 여기저기서 밝혀온 내용들이고 정책집에도 들어 있다. 패스.

 

 

 

 

 

그래서 생각했다. 우리가 안철수에 대해 정말로 알고 싶은 건 뭘까. 아니, ‘내가’ 이 양반에 관해 진짜로 궁금한 건 뭘까? 그건 결국 그의 세계관, 인간이자 대선후보 안철수가 중요시 하는 가치의 진면목이다. 다시 말하면, 아니 까놓고 말하면 진짜 우리 편이냐, 우리 편이면 얼마나 확실하게 우리편이냐는 거다. 정책이고 뭐고 결국은 그 사람이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느냐에 따라 나오는 법이다(뒤에 보면 안 후보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제 조만간 플레이오프가 있다. 거기서 우리는 두 사람 중 하나를 선택해야 된다. 그런 다음에야 본선이다. 이 플레이오프가 본선만큼이나 중요한 측면이 있다는 것,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누가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인지도 중요하고, 한편으로는 누가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진짜로 실현해 줄 수 있는 후보인지도 알아야 한다.

 

 

 

 

 

이 대화의 초점은 결국 거기에 맞춰졌다.

 

 

 

 

 


 

 

 

 

 

이너뷰

 

 

 

 

 

안: 안철수

 

 

파: 파토

 

 

죽: 죽지않는 돌고래

 

 

 

 

 

(이너뷰 중 굵은 글자는 우원이 강조한 부분)

 

 

 

 

 

 

 

 

 

 

(자리 앉고 잡담)

 

 

 

 

 

안: 2000년인가 김어준씨가 딴지일보 인터뷰 하러 왔어요 한 시간 이야기 했는데 듣고는 너무 재미가 없어서 못쓰겠대요(웃음). 그래서 안 나왔어요.

 

 

 

 

 

파: 우리가 좀 그렇죠(웃음).

 

 

 

 

 

안: 너무 재미가 없어서…

 

 

 

 

 

파: 지금은 재미가 없어도 써야만 하는 저희라…(웃음) 그때는 무슨 이유로?

 

 

 

 

 

안: 그때는 벤처 붐 일고 그럴 때 아닙니까.

 

 

 

 

 

파: 그렇죠, 예.

 

 

 

 

 

안: 회사경영이나 뭐 벤처 업계에 대한 이야기 이런걸 하는데 너무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무슨 사업가가 도덕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웃음).

 

 

 

 

 

파: 그 때 안랩은 흥하고 저희는 망한 케이스(웃음). 우여곡절 끝에 이렇게. 저도 뭐 케텔 때부터 통신하고 정말 익숙하죠. 성함도 익숙하고 그간에 행적도 익숙하고 초기에 무료백신도 많이 얻어 쓰고.

 

 

 

 

 

안: 그때가 좋았는데.

 

 

 

 

 

파: 그러게요. 그때 왜 소프트웨어 3인방이 안후보님 하고 아래아 한글 무료 때요. 그 다음에 하늘소라고 있었죠 이야기 프로그램.

 

 

 

 

 

안: 이영상. 저쪽에 거기 어디더라 필리핀인지 말레이시아에.

 

 

 

 

 

파: 지금요? 거기서 그쪽 일을 하시나요? 아님 이민으로..

 

 

 

 

 

안: 그쪽 일인 거 같아요.

 

 

 

 

 

(차 마시고는)

 

 

 

 

 

안: 옛날에 비행기 안에서 ‘크랭크’라는 영화를 봤는데 그게 전부 디지털로 찍은 영화고 그리고 막 중간중간에 촬영 스텝들이 막 나와요 실수로… 화면에. 근데 그런 거 다 무시하고 빨리 해서 편집해서 낸 영화거든요 크랭크 원 크랭크 투, 다 감독이 두 사람인 영화. 그래도 영화도 흥행도 많이 되고.

 

 

 

 

 

죽: 딴지일보 스타일인데..?(웃음)

 

 

 

 

 

안: 사람들 지나다니고 해도 안 짜르고(웃음).

 

 

 

 

 

파: 그런데서는 좀 뻔뻔해져야 돼요. 오히려 감각으론 이해되고 이렇게...

 

 

 

 

 

안: 디지털 카메라로 빨리 찍는 영화여서. 2편도 나왔어요 그게.

 

 

 

 

 

파: 흥행이 됐으니까 그게(웃음)

 

 

 

 

 

안: 예 잘돼서.

 

 

 

 

 

파: 저도 다큐를 하나 만들까 하는데 부담 없이 가도 될 거 같아요. 요즘 아이폰으로 찍는다니까요.

 

 

 

 

 

안: 예 맞습니다. 옛날처럼 필름 많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파: 그러니까요.

 

 

 

 

 

 

 

이 영화다. 정신 없는 B급 액션 무비.

 

 

 

 

 

 

 

 

(이제 정식 인터뷰 시작)

 

 

 

 

 

파: 안철수 후보님 반갑습니다.

 

 

 

 

 

안: 예 반갑습니다.

 

 

 

 

 

파: 아시다시피 딴지일보는 성향이 확실한 매체입니다(웃음).

 

 

 

 

 

안: 예. 확실하죠(웃음)

 

 

 

 

 

파: 좀 지나치게 확실한 매체인데. 그래서 저는 일반 언론의 중간자적인 입장이 아니라 야권의 승리를,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솔직한 입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하구요. 일단 저희가 궁금한 것은 정책보다는 세계관입니다.

 

 

 

 

 

안: 예.

 

 

 

 

 

파: 안철수 후보님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오고 계신지. 이런 부분들.

 

 

 

 

 

안: 정책이야기 하러 나왔는데...(웃음)

 

 

 

 

 

파: 정책이야기를 하시면 또 거기서 유추가 되지 않을까.

 

 

 

 

 

안: 알겠습니다.(웃음)

 

 

 

 

 

파: 얼마 전까지 단일화 우려가 있었거든요. 그러다 지금 회동을 하시고 해서 그런 부분은 의지가 드러났다고 보고요. 이제 야권후보로 저희는 두분 중 한 분을 선택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단일화라는 입장에서. 그랬을 때 이제 안 후보님에 대해서 좀 알아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고, 그 동안 이제 저희들의 궁금증은 안철수는 누구인가? 하는 부분이죠. 우리가 믿는 것을 그도 믿는지. 우리가 열망하는 것을 그도 열망하는지, 또 우리가 울고 웃는 것에 그도 울고 웃는지 이런 부분들.

 

 

 

 

 

그래서 이제 안철수 후보가 이야기하는 미래, 복지와 정의, 평화 그리고 소통 이런 걸 강조하시는데 이런 것들이 우리가 원하는 것과 같은 것인지 대화를 통해 알아보고 싶구요. 그리고 정치인들이나 국민들인 엄두를 내지 못하는 큰 그림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서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고 그래서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안: 예. 고맙습니다.

 

 

 

 

 

파: 일단은 대통령 출마 이유와 배경에 대해서. 그 흐름을 쫓아온 사람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정치인으론 신인이고 해서 여쭤보고 싶어요. 젊어서도 정치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안: 하하. 없죠.

 

 

 

 

 

파: 전혀?

 

 

 

 

 

안: 전혀 없었습니다. 제가 언론에 알려진 게 1988년부터, 그때가 처음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해서 일반에게 무료로 배포할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아까 안철수는 누구인가로 말씀하셨는데 사실 지난 21년간 일반 대중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같이 살아왔던 거 같아요. 다만 최근 1년간은 정치적인 논쟁에 휩싸여 있다가 보니까 그 이전에 행적에 대해서 자칫 잊어버리는 측면도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간략하게만 말씀 드리면 우선 의대생으로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고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의사를 하면서 동시에 백신 개발해서 나눠주는, 무료로 나눠줬던 이유도 그 당시 생각은 단순했습니다. 저도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 많은 도움을 받는 사람인데 받은 것 중에 일부라도 돌려주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죠. 그래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이라는 게 정말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만들어서 배포한 이후에 알게 됐고.

 

 

 

 

 

파: 저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웃음).

 

 

 

 

 

안: 하하(웃음) 네. 그 일을 7년동안 밤잠 못 자면서 공익적으로 배포를 해왔었던 거고, 그러다 둘 중에 하나만 택해야 되는 순간, 의사는 저 말고도 많지만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만드는 사람이 그 당시에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제가 이 일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을 해서 천직으로 생각했던 교수직을 버리고 시작하게 됐던 거죠. 그리고 10여년이 흘러서 회사도 잘 정착이 되고 그러면 저는 다시 천직으로 돌아가겠다고 해서 다시 왔는데 서울시장 선거 때 제 이름이 거론 되면서 정치적인 것에 휩싸이고, 그리고는 많은 분들의 열망이 1년이상 지속이 되다 보니까 거기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 이름이 붙은 사회현상, 안철수 현상 이라는 게 뭘까? 생각해 보면, 지금 너무 살기가 어려운데 사람들이 원하는 세상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 자기가 열심히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는 그런 잘사는 세상, 그리고 또 정의로운 세상 그것이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그런 우리나라의 모습들인데 이루어지지 않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이런 것들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가. 여러 사회 구성원들 책임자들은 많지만 유일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쪽이 정치인데 정치 조차도 기득권 논리에 휩싸여서 민생을 돌보지 않으니까 거기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 안철수 현상이었던 거 같습니다. 기존 정치들 못 믿겠다, 못살겠다 갈아보자 이런 말이 있듯이, 그런 것들이었는데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1년이상 지속됐던 거죠.

 

 

 

 

 

그래서 저도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을 했어요. 사실 서울시장 선거 재보선 때 박원순 현 시장께 후보자리를 양보를 하고 그 이후에도 열망이 계속 지속되고 오히려 대선 후보로 오르는 것을 보면서 제가 어떤 일을 해야 될 것인가? 제가 20여년간 살아왔던 일이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던 삶이었기 때문에 이번 경우도 제가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기성 정치권에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그들을 긴장시키고 스스로 쇄신의 노력을 다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서울시장 선거가 끝난 다음부터 4월 총선까지는 계속 그 일을 함으로써 정치권이 바뀌는 역할을 하도록 하고, 그러면 야권에서 다수 정당이 되고 거기서 대선후보가 뽑히면 당연히 그분이 대통령 선거에 나가겠죠. 그래서 제 역할은 4월 총선 때까지만이라고 마음속으로는 생각을 하고.. 그때까지 계속 당신 정치 할거냐 말거냐 출마 할거냐 말거냐, 거기에 대해서 언급하는 순간 그 역할을 못할 테니까 그렇게 계속 있었죠. 그런데 놀랍게도 야권이 패배했죠. 그리고 열망들이 또 증폭되는걸 보면서 그러면 제가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나와야 되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파: 처음에 서울시장 재보선 전에 안철수 현상이 생겨날 때 본인도 좀 놀라지 않으셨나요?

 

 

 

 

 

안: 예. 저 많이 놀랬죠. 그때 서울시장에 나가야 되는 건 아닐까? 생각을 처음에 하고, 그때가 8월말 9월초 됐을 때인데요 아마 9월말까지 청춘 콘서트 하기로 예정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끝나고 나서 제대로 한번 심각하게 고민해 보자 하고 그냥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결정까지 나가지도 못하고 고민의 초기단계였었죠. 그런 것이 언론에 보도 되면서 마치 거의 마음을 정한 양 보도가 되면서 지지율이 갑자기 급상승하는 일들이 되고 저도 사실 굉장히 놀랬습니다. 그래서 9월말까지 결론을 미룰 것이 아니라 고민의 결론을 내서 혼동을 최소화 해야겠다, 그렇게 생각을 했던 거고 그런 과정 중에 박원순 변호사도 만나서 이야기도 듣고 그랬습니다.

 

 

 

 

 

이때 단일화가 쉬웠던 것은 안철수 본인이 서울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가 생겨나기 전에 이슈가 불거졌기 때문일 것이다.

 

 

 

 

 

파: 최근에 싸이가 미국에서 크게 성공을 하면서 강제 미국진출이란 말이 돌았었는데

 

 

 

 

 

안: 하하(웃음) 예.

 

 

 

 

 

파: 그걸 보면서 약간은 안 후보님 생각을 했는데요.

 

 

 

 

 

안: 하하(웃음) 호출 당했죠.

 

 

 

 

 

파: 결국 강제 서울시장 비슷하게 되다가 강제 대선출마를 하게 된 것도 좀 있는데 그 과정에서 이게 단순히 강제적이라면 문제가 있는 거 같구요(웃음). 소명의식이라던가 이런 게 많이 생긴 건가요?

 

 

 

 

 

안: 예 그렇습니다. 사실 예전에 제가 첫 직장이 의대 교수였습니다. 그리고 그때 첫 월급 받았을 때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데요. 저는 그때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공부하는 일이었는데 공부를 하니까 월급이 나와요. 아 세상에 이렇게 좋은 직업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행복하게 있었는데 제 재능을 사회에서 쓰라고 요구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그게 천직을 버리고 안 연구소를 창업했던 이유였고, 10년 열심히 한 다음에 저는 다시 천직으로 돌아온 거죠.

 

 

 

 

 

그런데 또 다시 저한테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쓰라고 요청을 받았는데 거기에 응하고 대선 출마를 하고 그 다음날 여러 군데 사표를 냈습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장, 서울대 교수, 안연구소 이사회 의장 그리고 또 다른 비영리 단체의 이사직 이라던지 이런 것들을 다 한꺼번에 (사표)냈는데, 다른 건 다 괜찮은데요 제일 가슴 아팠던 게 교수 사표였어요.

 

 

 

 

 

파: 첫 직장이시고.

 

 

 

 

 

안: 그리고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인데. 그리고 저는 10년이상 안연구소를 설립하고 사회 봉사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또 호출을 당하니깐 마음이 착잡했어요. 그런데 그걸 뒤로하고 이제 정치인으로 다시 제 삶을 살아야겠다. 열심히 해서 보답해야 되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파: 그럼 혹시 개인적으로는 안 행복하신 건 아닐까요? 본인이 원하시는 것들을 못하게 되고 호출을 당하게 되는 상황인데.

 

 

 

 

 

안: 아 전 꼭 그렇다고 생각을 안 하는 게, 제가 책을 쓸 때마다 경험 하는 게 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로 결심하고 책을 쓰기 시작해요. 그런데 어떨 때는 글이 참 쉽게 써지는데 어떨 때는 하루 종일 해도 한 장도 못쓸 때 그럴 땐 정말 절망하지 않습니까? 그 다음날 이게 또 잘 써질지도 모르고 고생고생 하면서 마지막에는 출판사 원고 독촉 전화도 받기 싫고. 막 쫓기면서 내가 왜 책을 쓴다고 약속했지 후회하고 이제 다시는 책 쓰나 봐라 하면서 겨우겨우 원고 완성해서 출판사 보내고 잊어버리는데 1~2주정도 있다가 우편물이 와서 뜯어보니깐 제가 써서 보냈던 원고가 책으로 재 탄생해서 눈앞에 이렇게 놓여 있을 때. 그 원고가 책이 된 것을 제 손으로 잡았을 때의 느낌들 그거 정말 잊을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 순간 그 전까지 고생했던 거 다 잊어버리고 다시 또 재충전해서 그 다음 책 구상하는 것처럼 이 일도 그런 거 같아요. 이 일 자체가 힘든 일인 거 알고 들어왔죠.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해낼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그 동안의 모든 고생들을 다 보답하는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제 인생 최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파: 그런데 원고를 보내면 책이 돼서 오는데요, 이 일은 책이 돼서 돌아오지 않을 위험성이 있는.

 

 

 

 

 

안: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일단은 선거 끝나기도 전에 많은 것들을 바꿨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앞으로 계속 정치인으로 살 거라고 말씀 드렸기 때문에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정치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제가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는 걸 느끼는 게, 예를 들자면 정말 중요한 게 정치가 바뀌는 건데 지금까지 선거 중에서, 특히 대선에서 정치쇄신이 한번도 제대로 된 의제로 나온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정치쇄신이 굉장히 중요한 화두이고 민주당과도 공동선언을 통해서 민주당이 바뀌는 모습들이 나올 테고, 새누리당도 거기서 아무런 얘기를 꺼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 때문에 같이 논의하자는 제안까지 하는 실정입니다.

 

 

 

 

 

파: 정치인 출신이 아닌 안 후보님 때문에 그런 부분이 촉발될 수 있다는.

 

 

 

 

 

안: 네. 지금 정치쇄신에 대한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활발하게 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보람 있습니다. 벌써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구나 그런 생각들. 그리고 흑색선전이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부분들 이라던지 또 야권입장에서 보면 박근혜 대세론이 무너졌다던지 이런 부분. 그런 것만으로도 저는 지금도 많은 의미 있는 변화를 이루어 가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변화 이루려고 합니다.

 

 

 

 

 

파: 당선 자체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과정 속에서 이뤄지는 것도 있고 스스로 얻는 보람도 있다는 그런 말씀이신 거죠.

 

 

 

 

 

안: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대선출마 할 때 고민했던 지점이 우리나라를 이끌 사람에겐 세가지 정도가 필요하지 않은가. 첫 번째로 여러 전문 분야들 특히 IT 기술을 중심으로 세계화가 진행이 되면서 동시에 융합적으로 나타나는 흐름들이 있는데 옛날 산업화 시대의 상식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를 이끌면 참 위험하겠다, 그래서 이런 전세계적인 흐름들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20세기에는 수직적인 리더쉽 즉, 많은 사람들이 보고하면 혼자서 듣고 있다가 자기가 결정하는 리더쉽으로 나라를 끌고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러면 위험합니다. 한 사람의 판단으로 자칫 나라가 흔들릴 수 있으니까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게 하고 서로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 그게 수평적인 리더쉽이죠. 세 번째는 정치적으로 빚이 없어야. 정치적인 빚이 있으면 어떤 분야에 적합하지도 않은 사람이 자기가 공을 세웠다고 원하면 그 자리를 줘야 하는데, 빚이 없으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에서 가장 그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서 그 일을 시키면 되죠. 대통령 일 중에 어쩌면 2/3이상이 인선이라고 봅니다.

 

 

 

 

 

저는 부족하지만 전세계의 트렌드를 보기 위해 노력했었고 회사 경영할 때도 일반 CEO와는 다른 게 수평적인 리더쉽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고 회사를 경영했었고 정치적으로 빚이 없으니까 인재들을 객관적으로 잘 뽑아서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 말씀 중에 죄송한데 후보님의 정치적인 쇄신의 의지나 당위성 같은 것은 많은 시민들이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후보님 개인적으로 욕망을 느끼신 적은 없나요? 권력이나 대통령으로서의, 저는 사람한테는 누구나 권력에 대한 욕망이 있고 그런 욕심이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안: 저는 권력욕 보다는 사회 변화 욕구가 굉장히 강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삶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 이렇게 책에도 썼고 인터뷰도 했는데요. 사회를 조금이라도 좋은 쪽으로 변화시키자, 그래서 죽고 나서도 제가 존재했었다는 흔적, 그래서 사람들의 생각이 좋은 쪽으로 바뀌거나 사회 구조가 바뀌거나 아니면 제가 쓴 책이 남아서 계속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의 영향을 줄 수 있다거나 하는 이런 것들을 원하는데요.

 

 

 

 

 

사회 변화 욕구는 강하지만 권력은 저한테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오바마도 그랬던 적이 있잖아요. 정치는 싫어하지만 정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치를 하고 있대요. 그런 생각이 저와 비슷하지 않나 그때 인터뷰를 보며 생각했었죠.

 

 

 

 

 

죽: 저희는 후보님을 좀 더럽히고 싶은 입장이라서(웃음).

 

 

 

 

 

안: (웃음)아. 그래요. 네.

 

 

 

 

 

죽: 그럼 후보님의 욕망은 이렇게 읽어도 되는 겁니까? 정치는 수단으로 쓰고 정치 쇄신의 의지가 있는데 개인적인 욕심이라고 한다면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

 

 

 

 

 

안: 역사에 ‘이름’ 남기는 것은 헛된 거 같고, ‘흔적’을 남기고 싶다고 살아왔는데요. 대선 출마 선언 이후에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현장에서 고생하는 많은 분들 또는 첨예한 갈등의 현장들을 많이 다녀왔습니다. 쌍용자동차 분향소도 있었고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철탑 농성장도 다녀왔고 강정마을도 다녀왔고, 성남 인력시장, 새벽 5시에 다들 추운데 깜깜한 도로 옆에서 기다리면서 일감을 찾으려는 분들 많은 분들을 만났었는데 그렇게 우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그리고 30대 엄마들 모임에 갔을 때 즐거울 줄 알았는데 거의 한 분도 안 빼놓고 다 우세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절망감을 느끼는 부분들, 열심히 하시는 분들인데도 한 분 한 분 만나면서 정말 제가 저 분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 분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굉장히 강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든 게 지난 50여일간의 변화라면 변화겠습니다.

 

 

 

 

 

죽: 욕망이 너무 없으신데요(웃음). 일단 실패.

 

 

 

 

 

안: 하하(웃음).

 

 

 

 

 

파: 못 뚫고 들어갔어. 권력욕구를 끌어내야 되는데(웃음).

 

 

 

 

 

죽: 네(웃음)

 

 

 

 

 

안: 하하하(웃음).

 

 

 

 

 

파: 사실 야권 후보님들은 권력욕이 너무 없으신 거 같아서 저흰 걱정입니다. 저쪽 박후보 님은 권력욕이 아주 강하신 것 같은데요. 눈빛이 강하신 것 같아요.

 

 

 

 

 

안: 아… (웃음)

 

 

 

 

 

파: 그 분 표정이 무서워졌어요. 그 왜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사진 보셨습니까?

 

 

 

 

 

안: 아. 네(웃음).

 

 

 

 

 

파: (웃음)아주 절묘하게 찍혔던데요?

 

 

 

 

 

안: 근데 그걸 또 다 내리고… 참 꼼꼼하죠? (웃음)

 

 

 

 

 

파: 그러게요(웃음).

 

 

 

 

 

죽: (박근혜 후보가)사모님 보는 사진?

 

 

 

 

 

파 : 응.

 

 

 

 

 

 

 

이 사진 말이다.

 

 

 

 

 

안: 근데 정수장학회도 내놓고 그래야 되는 거 아닌가?

 

 

 

 

 

파: 그러게 말입니다.

 

 

 

 

 

안: 근데 거기까지는 안 갔나봐요?

 

 

 

 

 

죽: 안 내놓을 거 같아요.

 

 

 

 

 

파: (웃음)가업을 이으셔야죠. 출마하신 것도 그런 거고.

 

 

 

 

 

죽: (웃음) 근데 후보님은 어디에 욕심을 가지세요. 일반인들이 바라보기에..

 

 

 

 

 

파: (죽돌에게)인간이 다 너 같은 줄 아냐.

 

 

 

 

 

죽: 아니(웃음), 뭐 있을 거에요. 욕심을 가지는.

 

 

 

 

 

안: 욕심 뭐 여기저기 많이는 있죠. 근데 또 제가 한때 네가티브 많이 당했었잖아요? 그럴 때 그 사람들 보면서 저 사람도 나도 한 30년 있으면 죽고 없어질 사람들인데 뭘 얼마나 가지겠다고 저렇게까지 저러나…

 

 

 

 

 

죽: 수도사적인 입장?

 

 

 

 

 

안: 제가 죽는 거, 그런 주제들을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어릴 때부터.

 

 

 

 

 

죽: 그건 어떤 경험에 의해서입니까, 아님 원래부터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시는 겁니까?

 

 

 

 

 

안: 아마 책 많이 보면서 그랬던 거 같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책을 많이 봐가지고 자의식이 강했던 편이라 항상 죽음을 생각하게 되고. 죽음 앞에서 따지면 삶이 참 덧없잖아요. 그리고 중학교 때는 칼 세이건 코스모스가 굉장히 인기를 끌었었는데 사실 우주적 관점에서 지구나 인간을 쳐다보면 먼지니까…

 

 

 

 

 

죽: 저희 파토 논설우원님 전문 분야가 우줍니다.

 

 

 

 

 

파: 어제 KBS 과학프로 녹화를 했어요. 칼 세이건 얘기 한참 나왔는데요. 안 후보님이 인문학적 베이스, 혹은 과학에 대한 인문학적인 접근, 뭐 코스모스도 그런 면이 있는데요. 그런 게 있어서 저는 반갑죠. 우리나라에도 정치하시는 분들이 그런 걸 가진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거든요. 근데 정치하시는 분들이 바빠서 그런지 영…

 

 

 

 

 

안: 저도 그런 거 같아요. 꼭 선거 때만 이런 줄 몰라도 대선 출마한 다음에 책을 잘 못 봤어요. 신문도 잘 볼 시간이 없대요? 이렇게 계속 가다가는…(웃음)

 

 

 

 

 

파: (웃음)그럼 이제 다시 실제적인 문제로 들어가서요. 현 정권, 이명박 정권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정책적인 문제도 많겠지만 근본적인 비도덕성이나 비민주성에 대한 비난을 많이 받고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과 관련해서 지금 정권의 문제나 한계는 어떤 것이며, 현재 우리나라 상태와 이런 부분들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안: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말기 때 ‘국민이 선택해서 정권 바뀌는 거야 어떻게 하겠는가’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요. 거기엔 기본적으로 역사는 퇴행할 수 없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그 말씀을 하셨던 거 같아요. 다른 분들도 거기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거 같은데, 지난 5년의 역설적인 교훈이라면 역사가 퇴행할 수도 있다. 그걸 모든 사람들이 실감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 5년의 과정이 한마디로 기득권 강화의 5년이었다고 보고, 그에 따라서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한마디로 격차에요. 사람과 사람간의 격차들, 빈부격차라든지 성별격차 세대간의 격차, 학력 격차, 또 기업과 기업간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격차. 그리고 지역별로도 격차가 더 심해지는 그래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한꺼번에 이렇게…

 

 

 

 

 

파: 이런 말씀을 이렇게 선명하게 하신 적이 있으셨나요?

 

 

 

 

 

안: 했었죠.

 

 

 

 

 

파: 퇴행했다?

 

 

 

 

 

안: 했었는데 이명박 대통령 서슬이 퍼럴 때 4대강 비판하고.. 사실 저만 했거든요? 인터넷 찾아보면 다 있고. 저는 무슨 이 정권에서 감투 욕심이 없었으니까 자유롭게 이야기들을 했었는데, 그런 건 다 싸~악 묻히고(웃음).

 

 

 

 

 

파: 요즘 같은 때는 옛날 하신 말들을 검색 하는 게 힘듭니다.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니까.

 

 

 

 

 

안: 20년 동안 너무 말한 게 많아서.. 근데 그렇게 공격할게 저렇게 없나(웃음).

 

 

 

 

 

사실 대기업 위주, 언론 쪽 환경.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곳에서 기득권이 강화되는 지난 5년이었고 이대로 간다면 사회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거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니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차기 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는 격차해소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파: 그런데 지금 모든 후보들이 경제민주화라던가 복지라던가 이런걸 다 강조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안 후보님이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비전이라면 어떤 거죠.

 

 

 

 

 

안: 경제민주화는 격차해소라는 우리시대의 커다란 과제 중에서 일부분이라고 봅니다. 경제민주화라는 것 자체가 자칫 그 이야기만 하다 보면 목적처럼 비춰질 수 있는데요, 그건 하나의 수단이죠. 수단을 통해서 이루려고 하는 건 격차해소입니다. 그 다음에 실제로 사람들이 중요한데요. 정치적인 빚이 없이 실제로 그 일들을 할 수 있는 사람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거는 대통령의 가치관과 우선순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보면 사회 문제에 대해서 모르는 정부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바로 잡자고 하는 정책이 없었던 정부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대선후보 세 사람 다 정책들이 나름대로 있죠. 그런데 정책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사람들의 믿음이 떨어졌습니다. 왜 그런 일이 생기는가?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이 대통령의 가치관과 우선순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문제에 대해서 진심으로 믿고 거기에 따라 우선순위를 최고로 두는,

 

 

 

 

 

예를 들면 대기업, 중소기업간의 격차 해소를 위해서 중소기업들이 잘 육성이 되고 거기서 좋은 일자리들을 많이 창출을 하고 거기서 건전한 중산층들이 많이 생겨야 된다. 이런 것들을 모든 사람들이 알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걸 얼마나 진정성있게 진심으로 믿고 있는가. 그리고 그걸 정책에서 우선 순위에 반영시키는가. 지금 많은 정책들이 있지만 모든 것들이 다 되긴 힘듭니다. 그러다 보면 우선순위가 생기게 되는데 그런 데서 일반 서민들과 동떨어진 곳에서 우선순위가 먼저 되어 버리면 제대로 실행되지 않기 마련이죠. 그런 측면에서 저는 다를 수 있고 다르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죽: 그럼 이명박 정권에 대한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 나올까요? 딱 잘라서.

 

 

 

 

 

안: 하하하. 글쎄요. 점수에 대한 감들이 달라서...

 

 

 

 

 

죽: 후보님의 개인 감에 따라선 몇 점입니까?

 

 

 

 

 

안: 네. 뭐 50점 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을 거고, 기본적으로...

 

 

 

 

 

파: 낙제네.

 

 

 

 

 

죽: 저희는 마이너스까지 갑니다(웃음).

 

 

 

 

 

안: 하하하하(웃음) 마이너스가 있었구나. 학교 선생이다 보니 제가 마이너스까진 생각 못했어요.

 

 

 

 

 

파: 재수강 안 되는 낙제(웃음).

 

 

 

 

 

안: 저는 최하점이 0점인데 항상. 스케일이. 마이너스가 있었구나. 맞아(웃음)

 

 

 

 

 

죽: 그럼 빵점인가요? 이명박 정권은?

 

 

 

 

 

안: 빵점까지야.. 많은 국민들에게 교훈을 줬잖아요. 역사가 거꾸로...

 

 

 

 

 

죽: 교훈을 줬으니까(웃음).

 

 

 

 

 

안: 그런 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 아닌가요? (웃음)

 

 

 

 

 

파: 그런데 <안철수의 생각> 책에서 지난 50년 동안 우리나라가 산업화, 민주화를 이룩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근데 듣기에 따라서는 민주화가 됐으니까. 이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말로 들릴 수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 민주주의 수준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안: 그거는 우리 스스로 보다 외국에서 이미 평가가 돼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수준이라던지 언론 자유에 대한 평가. 우리가 경제 규모로는 세계 15위 정도? 그건 누가 봐도 객관적인 숫자로 평가하는 걸로 돼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다른 모든 분야도 거기와 비슷하게 돼 있어야 되는데, 유독 보면 굉장히 많이 떨어진 부분들이 가장 심각한 것 중에 하나가 부패, 그 다음에 언론에 대한 문제. 이런 문제들은 굉장히 많이 떨어져 있죠. 그러니 민주주의에 대한 부분들도 이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지표만 보고도 평가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파: 훼손이 많이 됐다고 생각하시는 거군요.

 

 

 

 

 

안: 네.

 

 

 

 

 

파: 박정희 시대, 산업화 시대를 박정희 시대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 박 대통령에 대해선… 여러가지로 역사적 평가가 내려졌다고 봅니다. 민주주의 훼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고 보고, 특히 유신체제 같으면 정말 반민주적이고 그때 일어났던 인혁당 사건을 포함해서 사법살인이 일어나고 그런 부분들, 이미 다 평가가 내려졌고. 경제성장 부분은 어느 정도 공이 있느냐에 대해서 다들 이견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들에 대해선 이념 논쟁화 되는 것 같아요. 불행하게도. 기본적으로 너무 그렇게 이념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파: 경제 성장의 공과 부분도 지금 이념논쟁화 되고 있다는.

 

 

 

 

 

안: 네. 그래서 제가 대선 출마한 다음날 모든 대통령 묘소를 참배를 했었는데요, 그때 생각이 그랬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지나간 역사에 대해서 공과 과를 분명히 해서 공은 계승하고, 과는 다시 반복하지 않을 수 있어야 된다. 우리가 굉장히 비싼 대가를 치르고 경험한 역사인데 거기서 제대로 잘못한 건 잘못한 거라고 인정하고 거기서 교훈을 얻어야 된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런 생각을 했었던 때가, 이명박 정부 초기에 미래 기획위원으로 청와대 회의를 갔었는데요, 제가 김대중 정부부터 대통령 자문위원을 시작했었습니다. 그때 아마 제가 최연소였을 겁니다. 30대였었으니까. 그때서부터 10년간 정도 청와대 회의를 많이 출입하다 보니까 노무현 정부 마지막에 돼서는 청와대 행사에서 명함이 필요가 없었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제가 알던 사람들이었어요. 근데 이명박 정부 첫해 회의에 들어갔는데, 제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완전히 모든 게 바뀌어 있었어요. 회의 형식도. 대통령 앉는 자리도 바뀌고...

 

 

 

 

 

파: 좀 권위적으로 변했나요?

 

 

 

 

 

안: 그전에 식사하던 장소들은 헤드 테이블 있고 나눠서 소그룹으로 자유스럽게… 회의 때야 전체가 회의를 하지만 식사 때는 소그룹으로 자유롭게 이야기 하고 그런 건데 (이명박 정권부터는) 식사 테이블도 하나로 다 합쳐서 굉장히 거대한 직사각형 식탁. 모든 사람들이 한 식탁에서 밥을 먹는. 그것부터 해서 모든 것들이 다 바뀌어 있는 겁니다.

 

 

 

 

 

그래서 아니 저렇게 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전에 정부가 했던 것들을 다 바꿀 필요가 있을까? 그 전 정부와 이념이 다르다고 해도 전 정부에서 잘했던 건 그대로 계승을 하면 시행착오 반복하지 않을 수 있고 얼마나 좋습니까? 그럼 국민 세금도 절약되고 그런 건데 뭐든 다 바꾸는걸 보고 좀 절망을 했었구요.

 

 

 

 

 

 

 

 

 

 

죽: 그렇게 다 바꾼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안: 전 정부에 대한 전면적인 부인이죠. 그래서 시행착오에서 얻었던 소중한 교훈들도 쓰지 않겠다. ‘더러워졌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다른 주제이긴 한데 MBC, KBS 사장 선임 같은 경우도 현 정부의 대변자들이 사장들을 하고 있는데 그럼 만약에 진보에서 정권을 잡으면, 야권에서 정권을 잡으면 그럼 또 야권 인사를 내려 보내야 되느냐? 그건 약간 다른 생각 입니다.

 

 

 

 

 

오히려 지금 우리가 해야 될 일은 정말로 공정하게 보도를 할 전문가들이 공영방송 사장으로 선임될 시스템을 굳건하게 해서 만약의 경우에 정권이 바뀌더라도 공영방송을 흔들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죠. 그런 뜻에서 역사에서도 여러 가지 공과 과에 대해서 우리가 전 정부 것들을 모두 다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공은 계승하고 과는 교훈을 얻어서 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게 해야 된다.

 

 

 

 

 

죽: 그럼 이명박 정권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는 말씀이시잖아요? 그건 아닌가요?

 

 

 

 

 

안: 음.. 그 중에서 그래도 전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죽: 아 그럼 있을 거라고 보시고…?

 

 

 

 

 

안: 그런데 구체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파: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 상반된 입장이 되면 우리는 순수 선이고 저쪽은 순수 악이라는 생각이 있는데. 아까 말씀하신 이명박 정권의 회의 변화도 그런 관점에서 됐던 게 아닌가 싶고. 모든걸 바꿔야겠다는. 어쩌면 그런 생각에서 좀 벗어나 계신 것 같네요.

 

 

 

 

 

근데 아까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공과에 대한 말씀을 하셨는데, 따님이 후보로 나오면서 과 부분을 공 내지는 절반쯤의 공으로 희석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많이 벌어지고 있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좀 위험한 게 아닌지 생각이 드는데요.

 

 

 

 

 

안: 걱정되는 부분들이 많죠. 국민들의 40% 이상의 지지를 받는다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야권에서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 후보 지지자 분들도 설득하고 끌고 가야만 되는 입장이다 보니까 참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선 출마할 때 네가티브 공격 하지 말자고 했던 이유가 지지자들 간에 마음의 벽이 생기면 국민의 절반만 승리하는 선거가 되고 국민의 절반은 나머지 5년 기다리면서 못하기만 바라는, 협조를 전혀 하지 않는 그런 나라가 되는데 이제는 그 악순환에서 빠져 나와야 되겠다. 그런 문제 의식이었는데요. 이상주의적인 생각일 수 있습니다. 저도 압니다. 그렇지만 그런 선거의 폐해를 최소화 해야 된다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 논쟁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에 대한 판단이 현실에 대해서, 미래로 가는 데에 있어서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대선 후보들에게 역사관에 대해 물어 보는 건 너무나 정당하고 바르다. 만약에 박근혜 후보가 여전히 박정희 대통령의 공과 과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아버지의 모든 과를 마음속으로 인정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우리나라를 끌고 가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파: 대통령으로서는 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딸로서는 그렇다 쳐도.

 

 

 

 

 

안: 네. 딸로서는 아주 효녀라고 볼 수 있지만 전국민의 안위를 책임지는 대통령이라면. 그리고 향후 5년이 너무 중요합니다. 국내적으로는 첨예한 격차를 해소해야 하는 부분들,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민대통합, 대화합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대외적으로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북한과의 관계들, 잘 풀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정말로 미래지향적인 사람이 필요한데, 과거에 묶여서 과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국가를 이끌어가기에 굉장히 위험하죠.

 

 

 

 

 

파: 또 하나 궁금한 거는, 사실 통치 행위는 기본적으로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과정에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순 없고요. 안 후보님은 상식이라는 기준을 많이 얘기 하시지 않습니까?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를. 그런데 사실 상식에는 모호한 점이 많거든요.

 

 

 

 

 

안: 네. 압니다.

 

 

 

 

 

파: 자본가의 상식, 노동자의 상식이 따로 있고. 그럼 인간 안철수, 대통령 후보 안철수에게 상식이란 뭡니까?

 

 

 

 

 

안: 제가 말씀 드리는 상식은 고차원적인 상식이 아니라, 초등학생도 잘못됐다는 판단할 수 있는 정도의 상식에 벗어나는 일들이 우리 사회에 너무나도 많이 벌어지고 있어서 그 정도의 상식을 말씀 드린 겁니다. 어린아이들이 봤을 때도 비상식적인 일은 일어나면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상식으로 돌아가자는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걱정도 하시더라구요. 제가 말씀 드린 상식이 고차원적인 상식인줄 아시고 이념 논쟁이란 것도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고 거기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첨예하게 갈리고 화합이 안 되는 부분들도 있는데 그러면 이때 상식은 한쪽편의 상식이지 어디도 통용될 수 없다… 이런 논쟁들 저 다 압니다. 그런데 그 정도 고차원적인 것들을 논하기에는 우리 사회에 너무나 저차원적인 비상식적인 일이 많이 있기 때문에, 우선 이것부터 해결하고 그 다음에 이념 논쟁 하자는 거죠. 전 그런 뜻입니다(웃음).

 

 

 

 

 

파: 저 같은 경우에 엊그제 이런 일이 있었는데요. 트위터에서 어떤 사람이 저한테 종북이라고 갑자기 욕을 하더라구요. 아니 북한 안 좋아한다. 이렇게 답을 했더니 그렇다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당장 비난해 봐라 그러면 내가 믿겠다… 그래서 제가 궁금한 건 이거죠. 이런 비상식적이거나 비민주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그분들이 때로는 힘을 갖고 있기도 한데, 이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해 내시고 통합을 이끌어 내실 수 있다는 생각이시고 그런 복안이 뭔지.

 

 

 

 

 

안: 여러 가지 방법이 있죠.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기득권이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기득권을 내려 놓을 때는 외부에서의 커다란 위기가 오거나 또는 내부에서 국민적인 분노 내지는 합의들이 정말로 강렬하거나 그런 힘을 바탕으로 정부가 적절하게 그 사람들을 이끄는 것들. 정부가 중간에서 역할을 잘 하면 그 사람들이 자기 기득권 중에서 필수적인 부분을 내려 놓을 수 있는데요. 그런 역할들을 하는 정부가 제가 보기에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파: 전에 말씀하신 게 대통령이나 정부나 정당이 특권을 내려 놓으면 기득권층도 정당하지 못한 특권을 내려 놓을 것이고 그래서 세상이 바뀌지 않겠느냐고 하셨죠. 근데 그건 사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미 했던 것이고 처절한 실패로 귀결이 됐는데, 그 부분과 앞으로 하실려고 하는 일이 어떻게 다르죠?

 

 

 

 

 


 

 

 

 

 

 

 

 

 

 







 
 

편집부 추신

 

처절한 실패,

더 나아가 서거로 귀결된 노무현 '진심', '진정성'과

안철수 그것은 과연 어떻게 다를까?

무규칙이종매거진 [더 딴지]창간호에서

이너뷰 전문을 확인하시라.


 

 

 

 

 

 

 

 

 

녹취

꾸물

 

 

사진

안철수와 해피s&안철수 진심캠프

 

 

 

 

 

 

 

 

메인 이너뷰어  논설우원 파토
보조 이너뷰어 죽지않는돌고래


트위터 : @pato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