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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하지만, 아무도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 피부 지식을 선정해서 얕게 한번 파보겠습니다. 피부 미남을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줄여서 피남넓얕. 시작하겠습니다.

 

밝은 복도. 사내가 웃통을 까고 걸어오고 있다. 맞은편에서는 난닝구를 입은 다른 사내가 걸어오고 있다. 저벅저벅. 좁은 복도를 지나던 둘의 어깨가, 스치듯 부딪힌다. 고개를 돌려 서로를 마주 보는 둘. 바로 그 순간, 사내가 낮게 읍조린다.

 


 “피부가 장난이 아닌데?”


 

딱 10년 전, 안느님과 김재원이 출연한 ‘꽃을 든 남자’ cf의 한 장면이다. 지금은 후덕한 외모로 걸쭉한 입담을 뽐내는 안느님이지만, 그때만 해도 최정상 연예인들과 ‘꽃미남’ 타이틀을 이끌던 테리우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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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고, 강산이 변하고, 4대강도 안느님도 변했다. 안느님 외모의 전성기가 지나가듯 꽃미남 트렌드도 막을 내렸다. 그러나 휩쓸고 간 자리를 앙상하게 만드는 메뚜기떼와 달리 꽃미남 트렌드는 그것이 지나간 이후에도 남긴 것이 있으니, 남자들이 피부관리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남성화장품 시장의 태동이다.


물론 본인도 그 트렌드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내가 피부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따로 있었으니, 어려서부터 피부가 지독하게 민감했던 것이다.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바르는 순하디순하다는 베x비 존x스로션도 내 얼굴에 닫으면 물파스마냥 따끔따끔거렸고, 목욕탕 아빠 로션은 딱 한 번 발랐다가 너무 아파서 씻어야 했을 정도다.

 

지질이도 복이 없던 나는 그렇게 조금 불쌍한 이유로, 아프지 않기 위해서 피부 관리를 시작했다. 하여 피부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은 매우 ‘방어적’이다. 도자기 피부로 거듭나기 위한 공격적인 피부 관리가 아니라, 아프지 않기 위해, 그럭저럭 사람처럼 보이기 위한 피부 관리인 셈.

 

이미 피부 관리에 상당한 내용을 쌓으신 분이나 대다수의 여자들에게는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무익한 내용들 일수도 있다. 그래도 용기를 내 이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화장품이라고는 엄마가 주는 대로, 여자친구가 주는 대로, 부인이 주는 대로 바르는 그야말로 암 것도 모르는 사내들이 주변에 꽤나 있기 때문이다.


내 얼굴에 바르는 게 뭔지 아는 것을, 화장품에 헛돈 쓰지 않는 것을 목표로 화알못(화장품을 알지 못하는) 남자들을 위한 화장품에 대한 넓고도 얕은 지식, 시작해 보자.


역시 제일 좋은 방법은 피부과에 가서 돈을 왕창 부어 관리를 받는 것이겠지만,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우리네 인생과는 먼 이야기. 언제나 그렇듯 형편 내에서 어찌어찌 해결해야 하는 미생 아니던가. 대단히 비싼 화장품을 쓰지 않더라도 기초적인 피부 관리만 꾸준히 하면 꽤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얕게 알아보자.

 

딱 요거 4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수분, 선크림, 클렌징, 각질.

 

 

1. 수분

 

실은 유분과 수분을 구분해야 하지만, 기냥 얼굴이 건조하지 않도록 바르는 걸 전부 수분으로 퉁치고 넘어가자. 어쨋건 우리의 목표는 얼굴이 당기지 않도록 하는 거다.

 

처음 화장품을 사러 로드샵 혹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면 온갖 생경한 말들로 정신이 아찔해질 것이다. 스킨, 로션, 애멀젼, 크림, 젤, 에센스, 세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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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랜저, 토너, 모이스쳐라이저, 클렌저, 토너, 세럼, 모이스춰라이저 + 파우치

모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호갱당하기 딱 좋은 비오템 남성화장품 세트


두려워 말라. 앞서 말했다시피 이것들의 목표는 오직 내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것일 뿐. 목표는 하나인데, 피부에 잘 흡수될 수 있도록, 혹은 상술로 인해 여러 형태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스킨을 꼭 발라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도 된다. 피부에 스킨을 바른다고 흡수되는 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스킨은 화장솜에 묻혀서 클렌징 이후 남은 노폐물을 한 번 더 씻어내기 위해, 피부톤을 정돈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기름이 철철 흘러 넘쳐서 아무것도 바를 수 없어서 ‘스킨만’ 발라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권하고 싶지 않다.

 

남자라고 굳이 남성용 화장품을 살 필요도 없다. 곱디 고운 여친님의 피부와 내 피부를 비교해 보면 믿을 수 없겠지만, 남자 피부나 여자 피부나 크게 다를 게 없다. 남자의 피부가 조금 더 두꺼울 뿐이다. 화장품을 여성용, 남성용으로 완벽히 나눌 필요가 없다는 거다. 여성용이라 나오는 화장품을 쓴다고 여성호르몬이 마구 분비될 리 없잖은가. 남자건 여자건 자기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쓰면 된다. 오히려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알콜 성분을 많이 사용하는 남자 화장품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럼 뭘 바르면 되느냐. 피부타입에 따라 적당히 바르면 된다. 로션을 발라서 좀 당긴다 싶으면 수분크림도 발라보고, 오일도 발라보는 식으로 차츰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찾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흔히 기름기가 많은 T존(이마와 코)은 로션만, U존(양볼)은 로션+크림을 바르는 것도 방법이다.

 

 

2. 선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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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의 적은 자외선’이라는 말은 진리이니, 이해할 필요 없이 외워야 한다. 자외선은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노화를 촉진하고, 주름을 만드는 적이다! 우리는 이 적을 선크림이라는 방패로 막아내야만 한다.


 

SPF지수

 

SPF 25, SPF 40 등의 문구를 본 적이 있을 거다. 무조건 크고 아름다우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머스마들의 관성인지라, 스포츠 선크림이라며 덜컥 SPF 50, 60짜리를 사서 쓰곤 한다. 이렇게 SFP지수가 높은 선크림은 독하기만 하지, 하나 좋을 거 없다.

 

SPF는 Sun Protection Facotor의 약자로, 자외선(UVB)를 차단해주는 지수를 말한다. 통상 SPF 지수 1은 15분간 지속효과가 있다고 본다. 즉, SPF 10인 선크림을 발랐다면 10 x 15 = 150분간 자외선 차단이 지속된다는 거.

 

벗뜨, 아무리 SPF 지수가 높다고 한들, 바르고 몇 시간 지나면 손으로 닦고, 땀나서 지워져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뭣보다 자외선에 노출될수록 선크림의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 그러니 SPF 45를 넘어가는 독한 선크림은 되도록 멀리하고, SPF 20~35 사이의 선크림을 3시간 간격으로 발라주는 것이 베스트라 하겠다.


 

물리적 차단제 and 화학적 차단제

 

선크림이면 선크림이지, 물리적은 뭐고 화학적은 또 뭔가.

 

선크림은 자외선을 차단하는 방식에 따라 물리적, 화학적으로 나뉜다. 방패를 떠올리면 쉽다. 물리적 차단제란 방패는 공격을 다른 방향으로 튕겨낸다. 반면 화학적 차단제는 뭔가 신기한 방법으로 공격을 흡수하여 아프지 않게 만드는 거다. 요즘 나오는 비싼 선크림은 이 둘을 짬뽕해서 만든 것도 있다지만, 그런 비싼 것들은 우리랑 상관없는 것이니, 거칠게 두 가지로만 구분하고 넘어가자.

 

물리적 차단제인지 화학적 차단제인지 구분하기 위해서는 전성분을 봐야 한다. 화장품 뒷면을 보면 어떤 것들을 섞여서 만들었는지 친절하게 설명해 놨는데, 거기에 티타늄디옥사이드, 징크옥사이드라는 성분이 있으면 물리적 차단제, 아보벤존, 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 따위의 성분이 있으면 화학적 차단제이다. 여기서 더 깊게 들어가면 넓고 얕게 보는 게 아니니 패스. 관심 있는 분들은 검색 한 번으로 각 차단제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둘 중 뭐가 더 좋다고 딱 집어서 말할 수는 없고, 개인차가 있으므로 써봐야 안다. 무책임해 보이지만 정말 그러니 어쩔 수 없다. 단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물리적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그나마 덜 자극적이다. 참고로 피부가 무척 예민한 본인은 거의 모든 화학적 차단제를 발랐을 때 졸라 따끔따끔해서 물리적 차단제밖에 바르지 못한다.

 

혹 물리적 차단제를 바르겠다 결심했다면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이 ‘백탁 현상’이다. 앞서 보았듯 물리적 차단제는 피부 위에 방패가 되어 자외선을 외부로 튕겨내는 원리다. 하여 피부 위에 선크림이 덮어지면서, BB크림을 바른 것처럼 피부가 하얗게 떠버려는 백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보정이 되는 효과가 있으나, 자칫 각질처럼 보일 수도 있으니 잘 펴서 발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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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핸진 선수도 잘 바른다

 

여기까지가 수분과 선크림에 대한 내용이다. 핵심 키워드로 꼽은 4가지 중 절반을 해쳐냈다. 수분으로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고, 선크림을 꼼꼼하게 잘 발라도 ‘클렌징’과 ‘각질’을 잡지 못한다면 무용지물. 앞으로 나올 내용이 더욱 중요하니 계속 달려보자.

 


3. 클렌징

 

있어 보이려고 영어로 써봤는데, 별거 없다. 얼굴에 쌓인 노폐물을 씻어 내기 위해 어푸어푸- 세수하는 것이 클렌징이다. 온수로 씻는다, 반원을 그리며 씻는다, T존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등의 기술적인 방법들은 쿨하게 패스하고 포인트인 비누와 폼클렌징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자.

 

물로 씻으면 되지, 굳이 클렌저를 써야 하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맞다. 그래도 된다. 다만 1편에서 살펴봤듯 자외선을 막기 위한 방패로 선크림을 사용했다면 반드시 클렌저를 이용해서 씻어내야 한다. 혹 여친님께서 화장 지우는 걸 보셨는지? 클렌징 오일, 클렌징 밀크 등으로 1차-2차–3차 세안까지 꼼꼼하게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피부가 다 뒤집어지기 때문이다.

 

멀지 않은 과거만 하더라도 머스마들의 세수란 오이 비누 하나 들고 촵촵 비벼서 얼굴을 사정없이 문대는 것이었다. 지금이야 대부분 폼클렌징을 사용하고 있겠지만, 혹시 아직까지 이러고 있다면 곤란하다. 손 씻는 비누랑 얼굴 씻는 비누는 구분하자.

 

그럼 어떤 클렌저를 사용해야 하느냐? 역시 너무 자극적인 것은 좋지 않다. 대개 세수는 말끔해야 한다며 세안 후 피부가 뽀드득 뽀드득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사과 같은 내 얼굴을 만들기 위해 사과 씻듯이 세안했다면 피부에 사과해야 한다. (...)

 

우리 얼굴엔 얇은 보호막 같은 것이 있어서 피부를 보호하고 수분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인데, 뽀드득- 한다는 건 그 보호막이 지워졌다는 거다. 굳이 그걸 지워가면서까지 세안할 필요는 없다. 그런다고 잘생겨진다면 또 모를까.. 암튼 적당한 수준에서 노폐물만 씻어내면 된다.

 


산성 vs 알칼리성

 

산성 성분으로 된 클렌저와 알칼리성 성분으로 된 클렌저가 있다. 아주 무식하게 표현하자면, '산성=순함, 알칼리성=독함'이다. 우리 피부가 산성을 띄고 있어서 그런 것인데 복잡하니 더 깊게는 들어가지 말자.

 

산성 클렌저는 세정력이 약한 대신 순하고, 알칼리성 클렌저는 세정력이 강하고 독하다. 대부분의 비누, 폼클렌징이 알칼리성에 속하고, 일부 순한 폼클렌징과 극소수의 비누가 산성을 띄고 있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자신에게 맞는지는 직접 써봐야 아는 것이니, 피부가 많이 건조하고 예민한 사람은 산성을, 지성인 사람은 알칼리성 클렌저를 써보며 맞는 제품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 딱 하나만 더 얹어보자. 같은 알칼리성 제품이라 하더라도 ph농도에 따라 나뉠 수 있다. 아래 표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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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구분한 산성, 알칼리성 구분도 이 농도에 따른 것이다. 우리 피부가 대략 4.5~6ph 정도인데 ph가 피부와 가까울수록 순한 것이고, 멀수록 독한 것이다. 빨래비누가 ph11 정도이고 비누가 8~10, 천연 비누가 6~7, 일반적인 폼클렌징이 6~8 정도. 비누는 피부에 너무 혹독한 것이니, 천연 비누나 약알칼리성 폼클렌징을 택하면 되겠다.

 


4. 각질

 

지금까지 수분, 선크림, 클렌징을 살펴봤다. 이제 마지막 각질이다. 사실 필수적인 건 이미 다 나왔고, 각질은 +@다. 함 해보고 싶으면 하고, 구찮으면 안 해도 된다.

 

각질 제거를 선택사항으로 넣은 이유는 이렇다. 각질은 가만히 냅둬도 알아서 떨어지고 생겨난다. 보통 28일 주기로 반복되는데, 각질관리라 함은 이 주기를 임의적으로 짧게 만드는 거다. 혹자는 이 방법이 오히려 피부를 민감하게 해서 나쁘다고 하고, 혹자는 관리해주지 않으면 각질이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아 트러블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잘 모르겠다. 그냥 나는 했더니 확실히 트러블이 줄어든 것 같아 몇 년 전부터 쭉 하는 중이다.

 

각질 제거는 크게 물리적 제거와 화학적 제거로 나눌 수 있다. 물리적 방법은 스크럼, 필링젤 같은 제품으로 직접 각질을 제거하는 건데, 폼클렌징에 작은 알갱이가 있다거나 젤 형태로 얼굴을 마사지하듯 바르고 씻어내는 제품이 이에 해당한다. 각 잡고 쓰자면 더 자세히 살펴봐야겠지만, 1편에서 밝혔다시피 무척 민감한 피부를 갖고 있는 본인은, 필링 제품은 한두 번 썼다가 너무 아파서 내다 버린 기억밖에 없다. 잘 모른다. 다만 각질을 뜯어내는 과정이 자극적이고 워낙 마초스럽기 때문에 요즘엔 잘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라는 것 정도만 집고 넘어가자.

 

화학적 각질 제거는 굵직한 거 두 개, AHA와 BHA만 알아보자.

 


AHA(Alpha Hydroxy Acid)

 

아하는 산(Acid) 성분으로, 각질과 각질 사이의 결합을 느슨하게 만들어 각질을 탈락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아하 성분이 오래 묵은(?) 각질을 제거하면 속에 숨어있던 건강한 각질들이 올라와 피부가 개선된다는 거다. 아하는 글리콜산, 젖산, 말릭산 등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 복잡하니까 패스하자. 그냥 아하 화장품으로 검색하면 된다.

 

뒤에 나올 바하와 달리 아하는 수용성으로 피지층을 통과하지 못한다. 대신 피부표면의 각질제거에 효과적이고 중건성 피부에 적합하다. 흔히 아하 성분의 화장품을 ‘미백 기능성 화장품’으로 광고하는데 미백 효과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그냥 전체적으로 얼굴 톤이 정돈되고, 좁쌀 여드름을 줄여주는 효과 정도가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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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유행했던 우유세안 역시 우유 속의 AHA 성분을 활용한 것

 

건성 + 극민감성인 본인은 몇 년 전부터 아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로션을 발라도 입술 주변과 볼이 침 흘린 것처럼 허옇게 뜨곤 했었는데, 아하를 사용한 이후로 그 정도로 각질이 뜨는 경우는 없게 되었다. 각질 제거와 약간의 보습 기능이 있으므로 본인과 같은 증상이 있으신 분들께 5~10% 농도의 아하 제품을 권한다.


 

BHA(Beta Hydroxy Acid)

 

바하는 살리실산 성분으로, 여드름 치료약으로 피부과에서 사용하던 성분이다. 기름을 통과하는 지용성이라 모공을 뚫고 피부 깊수키 침투할 수 있다. 피부 표피에만 작용하는 아하와 달리 바하 성분은 모공을 막고 있는 지방분비선의 피부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


모공 속 각질 제거와 피지 관리에 효과적이다. 피지를 잡을 수 있으니 여드름과 블랙헤드에도 효과가 있다. 하여 얼굴에 기름이 넘쳐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아이템. 추천하는 농도는 0.5~2% 사이. 단 바하 제품은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드니 반드시 촉촉한 로션을 발라줘야 한다.

 

혹시 아하, 바하 성분의 화장품을 사용하기로 맘먹은 분이 있을지 모르니 약간의 팁을 추가하자면, 아하, 바하 화장품은 스킨, 팩, 클랜져, 로션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는데, 로션이나 젤 타입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킨이나 클랜져는 피부 위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쓰나마나 하고 팩은 너무 비싸다. 그리고 물리적 각질 제거제에 비해 피부 자극이 적을 뿐, 자극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아하, 바하를 바르고 나서는 자외선에 취약하므로, 되도록 자기 전에 바르고, 다음 날에도 선크림을 꼼꼼하게 발라줘야 한다.

 

 

요 정도면 대강 피부 미남을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다 훑어 본 것 같다. 좀 장황해지긴 했지만, 나름대로 오랜 시간 보고 듣고 발라보며 체득한 지식을 정리하는 기회가 돼서 뿌듯하다. 혹 ‘피부가 얼마나 좋길래 이런 글을 쓰나’ 하고 오해할까 조금 걱정이긴 한데, 내 피부, 별로다. 다만 이런저런 잡지식이 생기기 전보다는 꽤 나아졌다.


이 4가지에 힘 쏟는다고 피부 미남이 될 수 있다는 건 환상이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장사꾼, 돌팔이일 확률이 아주 높다. 그런 환상은 버리시라. 모두가 알다시피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고 피부도 예외가 아니다. 타고나야 한다. 관리를 하면 덜 나빠지고, 아주 조금씩 나아지는 것 정도다. 현실은 그대로 인정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그러니 피부 관리 하겠다고 고가의 화장품을 사는 건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다. 비싼 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투자 대비 이익의 관점에서 보자면 회의적이라는 거다. 화장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스펙트럼은 그리 넓지 않다. 드라마틱한 변화를 원한다면 화장품 말고 돈 모아서 피부과에 가는 것이 직빵이다. 그럼 이런 무책임한 결론을 끝으로 글을 마친다. 이상.

 



P.S.


제품 추천을 단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돈 한 푼 받은 것 없이 정직하게 썼다는 것의 반증입니다. 다만, 거액의 홍보비를 입금해 준다면 어느 브랜드든 용비어천가에 버금가는 칭송을 할 준비도 되어있으니, 오해하지 말고 두들겨 주시기 바랍니다. 



 






편집부 주



위 기사는

<벙커깊수키> 통합 18호, 19호에 실린

코코아 기자의 <피부 미남을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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