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의 한숨, 굴비의 비명
충정로 그리 멀지 않은 청와대에서 우울한 기운이 오기 때문일까, 화창한 날씨의 불금에도 불구하고 딴지일보 편집부는 이상하리만치 고요하다. 9월 시행되는 ‘김영란법’의 시행 기준이 나오면서 자나 깨나 내수밖에 모르는 내수 바보 대통령의 심경은 편집부가 아무리 엄숙한 분위기를 잡아보아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가카의 심경을 이해해보려고 한 조선일보
있었다. 가카의 심경을 노력해보려 한 매체, 무려 본지의 라이벌 조선일보였다. 감히 가카의 심경을 헤아리려 한 조선일보의 시도는 입에 담을 수 없이 오만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번만큼은 본지가 조선일보에 한발 뒤진 것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하게 됐다.
왜 우리 애 기를 죽이고 그래욧
다른 곳도 아니고 무려 본지의 라이벌인 조선일보가, 기사 하나를 쉬이 썼을 리 없다. 막중한 책임감으로 잠 못 이루는 날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가카의 심경을 헤아리기 위해 조선을 얼마나 많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을 것인가. 고품격 기사 하나를 위해 조선은 관련 업계 종사자를 인터뷰하고 김영란법에 따라 5만 원에 맞춘 선물세트를 만들어 참을 수 없는 5만원의 초라함을 굳이 구현해보았다. 그 노고를 추측해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이 무거워진다.
독자들아 어딨니...? 이 정성이 보이니?
<조선일보>
그러나 본지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는 것은 독자들의 반응이었다. 이 기사에 “어이없다”는 차가운 댓글을 남긴 독자는 기사 하나를 위해 무려 한우의 한숨 소리를 들어보고 범인(凡人)은 들을 수 없다는 굴비의 비명까지 캐치한 조선의 숭고한 노력을 느끼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너무나 울컥해 ‘왜 우리 애 기를 죽이고 그래욧!’ 이라는 댓글을 쓸 뻔했다.
조선일보의 가카 걱정, 민생 걱정, 그리고 고작 5만원짜리 선물을 집에 들고 들어갈 미래 자기 걱정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작금의 상황을 보다 못한 본지는 뭐라도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 애 기를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기사를 통해 본지가 파악한 조선일보의 걱정은 두 가지다. (어쩌면 본인이 앞으로 받게 될) 5만 원짜리 선물의 초라함과 관련 업계가 입을 타격. 물론 그 두 가지 걱정의 비중은 상당히 큰 차이가 있겠으나 어쨌든 둘 다 한 방에 없앨 수 있는 묘안을 가까이서 찾아냈다.
조선일보를 위한 해결책
흠흠. 같은 그룹 계열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공교롭게도 딴지마켓과 함께라면 조선일보의 걱정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던 까닭에 소개할 수밖에 없었다. 잠 못 이루었을 조선일보를 위해 딴지마켓팀이 어느 때보다 빠르게 마켓 마빡을 교체했다고 하니 이런 노력이 조선일보의 근심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를 바란다.
비단 마켓 마빡에 소개된 상품뿐 아니라 딴지마켓에는 김영란법을 지키면서도 우리 애 기 살릴 수 있는 신묘한 상품들로 넘쳐난다. 5만 원을 넘지 않으면서도 초라하지 않은 선물을 받아든다면 조선일보도 잠 못 이루는 밤과 작별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를 위한 추천 선물
1. 5만 원의 초라함에 속이 썩었을 조선일보 기자를 위한 코코스 클렌즈주스 1주일분
착즙 주스를 만들기 위해 하루걸러 하루꼴로 농산물 시장을 찾는 코코스. 1주일분 클렌즈주스를 선물하며 조선일보 기자에게 “네 덕에 농업계가 웃는다.”(찡긋) 고 말할 수 있는 선물이다. 농업계 내수진작을 이룬 마음에 이미 황홀경에 빠져있을 조선일보 기자에게 5만 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몸을 정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꼭 언급하자.
2. 피고름을 짜내 기사를 쓰느라 화장실도 못 갔을 조선일보 기자의 장 건강을 위한 비타민엔젤스 나눔 유산균
인간 존엄성을 위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아마…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선물을 주며 많은 말을 늘어놓는 것보다 때로는 너의 노고를 안다는 미소로 많은 말을 대체하는 편이 나을 때가 있다. 1개월 분량이 25,000원이니 5만 원이면 두 달 분이나 선물하면서도 김영란법을 지킬 수 있다.
3. 농업 타격을 걱정하는 조선일보를 방긋 웃게 할 레알 농산품, 제주 황울금
농업 다 망할까 봐 걱정하느라 손끝이 떨렸을 조선일보를 위한 꿀 같은 상품을 추천한다. 울금을 직접 기르고, 생산하고, 제조까지 마치는 제주황울금이라면 농산물 시장 활성화 정도로는 성에 안 차는 조선일보 기자라도 올라가는 광대를 멈출 수 없을 것이다.
4. 조선일보 기자들의 지친 뇌에 영감을 주는 벙커깊수키 1년 정기구독
혹시 조선일보 기자들에게 벙커깊수키를 선물하고 싶다면 서둘러야 한다. 전통 방식(가내수공업)으로 연약한 체력의 한계를 느낀 본 그룹이 단행본 제도를 도입 예정 중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정기구독을 받지 않을지 모르니 혹시 조선일보에게 활자 은혜를 내려주고 싶다면 서두를 필요가 있다.
읽고 땡기는 조선일보 기자들은 벙커깊수키 백일장에도 참여할 수 있다
조선과 함께한 하루
조선일보의 고품격 기사 ‘한우의 한숨, 굴비의 비명’를 접한 건 오전이었다. 앞서 언급했듯 기사에서 느껴지는 5만 원 짜리 선물에 대한 걱정이 느껴져 휴머니즘의 본고장인 본지의 기자들은 조선일보 걱정에 점심시간에도 여느 때와 다르게 밥공기를 다 비울 수 없었다. 원래 휴머니스트들은 라이벌에게도 인간적 온정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닌가. 밥 한 숟갈을 남긴 채 마음을 다해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하니 실제로 온 우주가 도와주어 간신히 딴지마켓이라는 대안을 낼 수 있었다.
부디 조선일보가 딴지마켓으로부터 많은 위안을 얻기 바란다. 아무리 5만 원짜리 선물이 걱정되어도, 김영란법을 이제 와서 돌릴 수는 없지 않겠나.
본인들도 들어놓고 말이다
살짝 잊은 듯하여 조선의 보도를 친절하게 상기시켜주고자 한다. 요즘 살짝 헷갈리셔서 다른 소리를 하긴 했지만, 즙까지 짜며 토로한 가카의 진심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가카의 진심을 깜박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조선일보를 응원한다. 민족정론지 타이틀을 두고 경쟁해온 희대의 라이벌이자, 서로가 서로의 뮤즈가 되었던 본지와 조선일보가 이번만큼은 대화합을 이루었으니 독자들도 동참해주신다면 마음 훈훈한 가정의 달이 될것이다.
편집부 인지니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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