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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법] 정일이성 카운터 먹다

2003.3.16.일요일
딴지 국제부

 

 

무현이성이 드뎌 특검법을 통과시켜부렸다. 그래 졸라 말이 많다. "니배신이야..." 이라 그러믄서 말이다.

 

자 함 디벼보자. 무현이성이 정말 한나라당과 붙어먹은건가 아님 동꼬를 간질이는 뭔가가 있는지 말이다. 본기자 이번 특검법 통과는 유치발랄한 남북관계를 맹글기 위한 대중할배와 무현이성의 초강수 합동 화이바 굴리기라는 냄새를 맡고야 말았드랬다.

 

(이렇게 얘기하면 독자들은 무슨 음모론 쯤으로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절대 아니다. 읽어보시라.)

 

그게 무엇이다냐? 타이밍을 보자. 지난 1월 27일 임동원 특사가 원대한 꿈을 싣고 북한으로 향하였다. 당빠 남한 대통령의 특사자격으로 말이다. 근데 어째쓰까나. 정일이성은 지방 지도사업을 한다는 명목으로 완전히 쌩까버리고 만 것이니. 당빠 쪽당한 것이었으리. 이게 말이나 되는감? 아무리 남한이 zot밥으로 보인다손 치더라도 대통령 특사를 그런 식으로 쌩까다니.

 

근데, 바로 이 타이밍(1월 30일)에 현대가 2000년 6월 2천 235억을 북한에 송금했다고 감사원이 발표를 때리고, 곧바로 대중할배가 통치권의 일환이었으니까 개기지 말라는 고백이 터져나온 것이었다. 참 졸라 묘한 타이밍이였드랬다.

 

국제관계이론에 "양면게임(two-level game)"이란 요상야릇한게 있겠다. 뭐냐면, 국제협상에 있어서 각 국가의 협상력의 크기는 그 국가내부의 각종 상황에 달려 있다는 게다. 그 구체적인 상황중 하나는 담과 같다. A와 B국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에 있어서 그 문제에 대한 이견이 B국 보다 A국이 더 크다면, 협상력은 오히려 A국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내부 이견이 많을수록 지도자의 협상력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가령 A국가의 협상대표는 협상과정에 있어서...

 

"울나라에 하두 딴지거는 넘들 많아서리 나두 워쩔 수 없어야... 니가 이해혀." 

 

라는 아주 상큼달콤한 변명을 해댈 수 있다는 게다. 이럴 경우 B국가는 바로 울며 겨자 먹는 상황에 직면한다. 대놓고 A국가를 깔 수도 없구... 그렇다고 A국가에 딴지거는 인간들을 다 잡아 죽일수도 없고... 참으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라는 거다.

 

이런 상황은 다원화된 국가와 독재국가의 협상에서 주로 나타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다원화된 민주국가의 협상대표들은 의도적으로 이런 전술을 구사하게 된다. 즉, 협상중인 문제가 국내적으로 이슈화가 되고 이견이 존재한다는 것을 졸라 부각시키면서 자신의 협상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반대로 다원화와 거리가 먼 독재국가의 협상력은 언뜻 보기에 매우 높아보이지만, 실은 이런 양면게임에서는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변명거리가 없다는 게다.

 

대표적으로 양키애덜이 이런 전략을 잘 쓴다. 걔네 행정부는 외국과의 협상에 있어서 틈만나믄 의회의 의견이 분분하네 그러믄서 자신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것을 계속 부각시킨다. 그럼 타국은 속으로야 띠바띠바 그러지만 겉으로 어쩔 수 없다.  "개네들 다 쓸어버려" 이렇게 얘기할 수도 없고 말이다.

 

예는 얼마든지 있겠다. 70년대 소련과의 핵무기 감축협상에 있어서 미국협상 당사자들은 끊임없이 소련의 핵무기 위협을 의도적으로 확대재생산하면서 핵감축 문제를 내부적으로 이슈화시켰고 그 결과 대소련 협상력 제고를 도모하였다. 그뿐이겠는가? 21세기 맞짱 상대로 지목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언론과 공화당 껄떡쇠들(실은 이들 졸라 적다)의 중국위협에 관한 초울트라 근심걱정을 가끔씩 이슈화시키면서 행정부 자체의 대중정책을 교묘히 빽업시키고 있는 것이다.

 

가까운 우리의 예만 보아도 그렇다. 작년 12월 촛불시위의 물결이 일어나고 십만명씩 모이고 난리가 나니까 끽소리 못하던 우리 정부도 미국에 대고 "씨바 안되겠다 니들이 소파 개정해 줘야 쓰겠다"라고 한 마디라도 던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963년 한일회담 당시 거센 반대 물결 속에 한국측 협상력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까지 따라온 독자제우 여러분은 이제 왜 무현이성이 특검법을 통과시켰는지 감이 올게다. 97년 시작된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빛나는 업적이라고 본기자 틈만 나면 거품물어 왔다. 후세사가들은 분명 남북한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연 햇볕정책을 굵직한 역사로 기록할 것이다.

 

문제는 남한이 주도적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는 시발이다 보니 겉으로는 북한에 끌려다니는 형국이 연출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즉 정일이성의 땡깡을 다 받아줄 수밖에 없었다는 거다. 이걸 보고 남한내 수구꼴통들은 "왜 퍼주냐?"며 거품을 물어왔고 말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무현이성은 이젠 좀 더 "세련된 햇볕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었다. 위에서 말한 "양면게임"의 논리를 적절히 이용하면서 말이다. 이것은 정일이성에 대한 조용하지만, 그러나 매우 강력한 메시지 되겠다. 이제까지 남북협상에 있어서 북한이 남한을 끌고 갔지만 이제부터는 북한을 남한이 끌고 다니겠다는 그런 메시지 말이다.  

 

북한으로서는 당빠 미치고 팔짝뛸 상황이다. 아니나 다를까, 작년 대북송금문제가 불거져 나왔을 때부터 최근까지 송금문제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매우 전례없이 민감하였드랬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나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등의 상보를 통해서 남한의 대북 송금은 민족 화해에 큰 기여를 했으며, 고로 그 문제를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나라당의 대북밀사설을 주장하는 등의 막판안간힘을 땡기고 말이다. 북한은 이제 점점 남한의 밥이 되어가고 있다. 대중할배가 최초 미끼를 던졌고, 정일이성이 드뎌 그걸 물었으며, 무현이성이 낚아채려는 형국되겠다.

 

본기자 평소 햇볕정책을 고단수 대북전략이라고 거품물어왔다. 평화적방법으로 북한을 연착륙 시켜라! 어떻게 보믄 북한으로서는 졸라 기분나쁜 정책이다. 부강한 남한이 가난한 북한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기 때문에 말이다. 첨엔 햇볕정책의 그런 의도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 상술한 바 일단 물꼬를 터야 됐으니께롱. 근데 이젠 점점 그 의도가 드러나고 있으며, 그 정점에 대북문제의 투명성 확보가, 글구 그 투명성 확보의 구체적 예가 이번 특검법 공포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남한 내 수구꼴통들은 여전히 삽질하고 있다. 그들은 지들 주장이 수용됐다고 거품물면서 좋아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들은 특검을 통해 평소 아니꼬왔던 넘들 몇 찍어낼 궁리만 하고 있는데 이젠 포크레인까지 써가며 삽질하고 있는 중이다. 그들의 잔대가리는 역시 남북관계라는 큰 틀을 아우를 수 있을만한 굵은되가리가 되기에는 분명 부족하게 보인다. 그들은 대북협상력 제고의 도구이며 마루타일 뿐인 것이다. 왜 그들을 꼴통이라 부르겠는가?

 

앞으로 어떻게 될까나? 본기자 현실주의자다. 어차피 남북문제는 밥그릇쌈이라는 게다. 민족화해... 뭐 이런말은 그냥 졸라 착한 사람들이나 쓰는 말 되겠다. 통일이란 문제가 정말 밥그릇 쌈이 아니었다면, 해방 이후 반세기가 넘어까지 왜 남북한이 이리도 지지고 볶고 하면서 통일도 못했냐 말이다. 남이든 북이든 맨날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라믄서 거품물어 왔는데 말이다.

 

햇볕정책이 고단수 전략이라는 것은 당최말이지 통일문제를 밥그릇쌈으로 보이지 않게 맹글면서도 실은 그 어느 것보다 실리를 따진다는데 있겠다. 글구 무현이성 정부에서 더더욱 그럴 것으로 보여지고 말이다. 당빠 깨물어주고 싶은 정책되겠다.

 

북한이 여태껏 줄타기 전술을 구사했다면, 남한 역시 송금문제를 통해 대북 줄타기 전술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완전히 까발리지도 반대로 완전히 덮지도 않고... 기냥 중간쯤에서 계속 텐션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럼 정일이성 무던히도 속탈 거다.

 

원래 한대 맞았으면, 카운터 날릴 때도 있는 게다. 그러면서 사이는 더 긴밀해 진다. 진정한 남북화해가 귀둘린다는 거다. 졸라!

 

 

딴지 국제부
서홍대사(oktime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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