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파토 추천0 비추천0



 이제 활동과 관련된 질문을 하겠다.

서태지가 미국으로 간 후 국내 음악판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삼류 아류와 철저히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기획상품 일색으로 채워졌다.

가요계의 제작자와 방송간 유착구조는 더 심해졌고 음악의 질은 물론 표절과 일상적인 립싱크에 대해서도 무감각해진 상황이다.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양질의 음악이 대중들에게 전달된다는 것은 향후 십년간은 요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요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지만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는 있을 것으로 본다. 지금의 가요계 상황에 대한 본인의 진심은 무엇인지, 가요계가 어떻게 변해야 할지에 대해 의견을 말해 달라.


대충은 알고있지만 자세히는 몰라요. 미국에서 일부러 관심을 끊었죠. 조용히 있고 싶었기 때문에요. 제 음악을 만드는 데는 한국 소식들이 솔직히 도움이 안되었어요. 매일 일 터지고 정신이 없으니까는.

지금의 가요계에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긴 해요. 그것 땜에 다시 나온 것도 조금은 있어요

[현 가요계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이 컴백의 요인 중 하나였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쳤다.]


제가 나온 기회를 타고 언더밴드들이 많이 올라와서 치고 올라갈 수 있다면 정말 바랄 것이 없겠죠. 숨어있는 많은 음악들이 보여지고 인기를 얻을 수 있다면. 제가 전폭적으로 나서진 못해도 소개라도 해서 더 잘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싶죠.









 


  걱정할 것 없다. 벌써 나와 있으니까...


실은 이런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많이 걱정했어요. 기타 메고 댄스하는 팀들이 따라 나오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서 나름대로 걱정도 많이 했죠^^;


실은 인디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리저리 알아보고 함께 라이브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그 사람들의 음악을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보여주고 팬들이 그들의 음악이 어떤지 느끼게 해줄 수 있도록 공연을 많이 가질 생각이구요. 
11월 중순부터 한달가량 그런 공연들을 할 생각이에요.

[는 나름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인디밴드들과의 합동 라이브의 형식이 될 듯한데, 기획 방식에 따라서는 상당한 파급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계획이
! 그럼 11월달에 미국으로 돌아가진 않을 모양이다.

그러다 보면 머 12월 말까지는 있을 듯 해요. 12월 중순이 넘어야 콘서트가 마무리 될 거고 비디오 편집까지 하면 아무래도 시간이 좀... 되는대로 마무리짓고 가야죠.

 음반 레이블을 만든다는 소문이 돌았을 때, 아티스트로의 활동 외에 이와 관련된 어떤 모종의 결심을 하고 온게 아닌가 하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적으로 지금의 대중음악계 상황과 서태지가 가진 특이한 위치에 비추어 많은 기대와 무게가 주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당면한 현실이기도 하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가지고 있는 힘을 대중음악 전반의 발전에 투자할 당위성이 있다고 보는데...

사실 <괴수대백과> 그건 그냥 제 레이블 이름이 없으니까 만든거죠. 근데 기대들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아주 막연하게 여러가지 생각을 가지고는 있어요. 음반을 만든다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막상 만든다고 말 해놓고 마땅한 밴드가 없으면 너무 황당하니까 쉽게 말은 못해요. 

밴드들이 어느 정도 음악이 되고 사랑을 받을 수 있어야 되는데, 밴드 스스로도 그런 준비작업들이 많이 필요하죠. 음악적인 모습보다는 단순히 포장 잘 해서 보여지게 되는 게 너무 싫어요. 


여튼 지금으로는 인디밴드들의 진정한 모습을 절대 대중들이 볼 기회가 없고,제대로 전달이 안되요. 절 타고 올라와서라도 알려져서 제대로 인정 받았으면 합니다.


 
본기자도 캐나다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조용한 생활이 마음의 여유와 창의성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은 한다. 하지만 상대하는 곳이 한국 시장이고 팬들이 한국인인 만큼, 미국에서 주로 생활한다는 것은 본인 스스로 국내 가요계에서 ‘예외자’ 로 남겠다는 입장같이 보인다. 국내 상황을 서태지가 존재해야 하는 현실로 받아들이며 몸으로 겪어냄은 물론, 스스로도 음악하기에 좋은 풍토를 이곳에서 만드는데 노력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예외자... 그건 절대 아니에요. 미국에서 산다는 것은 제가 음악을 할 수 잇는 최대한 편한 환경일 뿐에요. 어느 나라든지 상관없이 그냥 조용히 작업할 수 잇는거, 그게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해요. 미국이든 한국이든 일본이든.


하지만 한국은 일단 주위에 귀찮게 하는 사람들이 좀 많은 편이라... 그런 사람들 없고 집중 잘 되고, 방해하는 사람 없는 그런 곳이 제게는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또 제가 하는 음악이 미국 음악인 것도 이유가 되죠. 한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점이 많은데 미국에서는 많이 접하고 들을 수 있으니까요. 암튼 조용히 음악을 할 수 있다면 미국이건 한국이건 제게는 중요하지 않아요.


...근데, 제가 정말 신비주의라고 생각하세요?


[의표를 찌른 질문이었다. 잠시 황당해하던 본기자, 이미 딴따라딴지 지면을 통해 밝힌 바 있는 입장을 다시 되뇌었다. ]

 울나라에서도 이제 좀 열린 맘을 갖고 연예인들을 봤으면 좋겠다. 언론에서 지나친 신비주의 운운하는 관점 자체가 선정주의가 아닌가 싶.


근데... 사실 저 진짜 좀 신비주의거든요? 마이클 잭슨한테서 배운건데.^^:



 그 정도는 머 개인의 선택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그걸로 국민의 알 권리 운운하는 소리는 기사거리 못 받은 기자들의 유치한 복수심일 뿐이다.  


맞아요.


[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의 표정은 장난끼가 역력했다.]

 인디 밴드들중 일부는 태지씨가 보여준 음악에 대해 비판적이고 이는 웹사이트와 안티 서태지 공연등을 통해 표면화되었다.

주최측인 문화사기단의 주요 인물과 이야기해보니 이런 반감에는 서태지의 ‘역할’ 에 대한 아쉬움과 섭섭함이 상당히 자리잡고 있었다. 그들의 주장은, 자마이카의 밥 말리처럼 서태지 본인이 창작을 통해 음악적 역량을 발휘함은 물론, 가능성있는 음악인들을 발굴하고 같이 연주하는 등의 성숙한 모습이 우리나라 대중음악 씬에서도 필요하다는 거다. 인디 연주자들의 이런 시각에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

안티 자체에 대해서는 일단 나쁘게 생각안해요. 








 

제 3세계인 자마이카 출신의 밥 말리가 전세계적인 존경을 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솔직히 그런 비판을 받으면 내가 고쳐지는 면도 있어요. 가만히 비판하는 것을 들여다보면 찔리는 면이 있는 경우가 있죠 그런걸 지적해주는 것이 좋을 때도 있고, 제가 이건 아니다 싶으면 아닐때도 있는 거구요.

우선 제가 언더에 있어봐서 알아요. 힘들다는 것... 그래서 국내의 언더음악을 많이 많이 구해서 들었어요. 가요는 거의 안들었지만 언더 음악들은 미국에서도 많이 찾아 들었죠.

언더음악은 현실과 부딪혀 싸워야되는 점도 많죠. 싸워야 하구요.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은 일단 순수하게 다 만들어놓고 마케팅에도 신경을 써야한다고 생각해요. 어떤식으로든지 알려야죠. 


[이 대목에서 어조가 강해졌다.]


어떤 언더밴드들의 음악은 정말 훌륭해요. 아까워서라도 꼭 사람들에게 다 들려주고,알려주고 싶어요. 이번에 제가 준비하는 공연같은 것이 기회가 되었으면 하고요.


밥 말리라... (웃음) 하지만 전 제작자가 되기는 정말 싫어요. 제작을 해서 수익을 남기는 거 계산하고 그런거는 싫어요. 만약 양군기획 같은 데서 음반을 제작하고 저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그런 것은 몰라도요.


아마도 언젠가는 괴수대백과에서 음반을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언젠가 낸다면 잘 만들고 이익도 그 밴드에게 돌리고 그러고 싶긴 하죠. 하여간에 걸리는 게 너무 많아요. 그리고 사실  제가 제작자 하는 것은 좀 위험해요. 팀에게 역효과를 줄 수도 있어요 오히려.


 

  서태지가 없는 동안 국내에서 여러 가수들의 팬 클럽 활동이 더욱 조직화되고, 때로는 조폭 집단을 방불케하는 행동 강령을 공유하는 경우도 있다. 팬 문화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듣고 싶다.

그래요? 와... 강령 같은게 있다는 건 정말 놀라운데요. 첨 들어요.


저도 우선은 음악을 좋아하는 팬의 입장이고..미국에서 공연장가서 자주 놀았었고 그랬죠. 저 같은 경우에도 좋아하는 음악인들의 공연 밤새서 기다려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자신의 일을 하지도 않고 매일 밤새면 곤란하죠. 그냥 음악을 음악으로서 즐겼으면 좋겠어요. 


신나게 놀때는 놀고..하지만 자신은 지키면서.


 서태지와 아이들은 밴드형태를 잠시 띄긴 했지만 실제적으로는 어려웠다고 보고, 지금의 밴드는 철저히 백밴드 이상이 아닌 것 같다. 앞으로 음악 스타일에 걸맞게 본격 밴드를 조직해서 활동할 생각은 없는가.

제가 원하는 음악은 밴드형태에요. 멤버를 많이 찾았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 많이 없어요. 실력도 아직은 좀 안되는 것도 있고... 편곡 같은 것도 맡기거나 같이 작업하고 싶어요. 누가했던지 음악이 좋으면 되는 거잖아요?






  지금의 서태지밴드는 전적으로 공연만을 위한 팀이다.

계속 언더 쪽에서 보고있기는 한데 일단은 대안이 없어서 혼자 하는거구요


제가 특이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저를 좀 힘들어 하더라구요. 사실 미국에서도 많이 찾아봤지만 아직은 못 찾은 것 같아요.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완벽주의적인 면 때문에 아마 아직 같이 할 사람을 못 만난 것 같아요. 밴드멤버를 만나 음악을 하게 되면 무언가 음악이 UP이 되는 게  있어야 되는데 안되니까는 대안이 없어서 혼자하는 거죠. 


 저도 혼자하는 거 사실은 정말 지겨워요.^^


[멤버 구하는 게 쉽지 않을것 같았다. 밴드를 하면서 제일 어려운 것이 마음에 맞는 멤버를 찾는 일이다. 실력은 물론 여러가지 조건이 맞지 않으면 멤버로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간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로는 서로간에 양보도 필요하다. 그러나 완벽주의와 민주적 양보는 양립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은가.]


 마지막 질문이다.

딴따라딴지는 그동안 대부분의 언론에서 정식으로 언급을 회피하고 있던 티비와 대중음악의 결탁구조 및 가요계의 저질화에 대해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있으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뜻있는 음악팬들의 우리나라 가요계에 대한 인내심도 사실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의 힘을 모아 어떤 형태로든 가시적인 움직임을 가질 생각이다. 이런 식의 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끌거나 가능한 방법으로 동참하여 힘을 실어줄 용의는 없는가?


[그의 의지를 시험하는, 연대의 끈을 마련해놓고자 의도한 질문이었다. 본지, 태지한테만 니가 이거해야 돼! 하고 떠 넘길 생각 아니다.] 


우선 봐야죠..저랑 맞는지 안 맞는지는 아직은 모르니까. 


사실 음악을 하던 사람들이 모여 티비권력에 대해서는 많이 논의하고 뭔가 해볼려고 한 적도 있었는데 흐지부지 된 적이 있었어요. 아시죠?

 

 머 대충은 안다. 하지만 음악하는 입장에서 티비하고 원수지긴 힘들지 않겠는가.


사실 저 같은 경우는 벌써 원수에요. ^^; 엠비씨하고도 잘 가는 것 같아도, 그게 사실 그렇지만도 않아요.

[그의 말대로, 결국 조성모와의 갈등이 빚어졌던 엠비씨 음악캠프의 방영은 취소되고 말았다.]

꼭 해야 하는 일인데, 저 같은 경우 사실 음악을 전달할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딴따라딴지에서 하세요. 그런 일 꼭 해야 되요.계획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면 얼마든지 도와야죠!














태지와의 인터뷰는 여기서 끝났다.

중간중간에 재미있는 대화와 농담도 많이 오고갔고, 분위기는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처럼 편안했다. 인터뷰는 따로 마련된 방에서 단독으로 이루어졌으며 태지측 배석자도 없었다. 이 내용 외에 극히 인간적이고 소탈한 대화도 다소 있었지만 off the record 약속을 지키기위해 공개하지는 못함을 양해하시기 바란다.

본 인터뷰의 제목 나? 이렇게 할꺼다! 는 태지가 손으로 쓰고, 대화가 끝난 후 태지 스스로 생각해 낸 제목이다.

가요계에 대해, 음악판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그는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런만큼 조심스러웠다. 기자는 일부 사람들처럼 태지가 투사 나 운동권 이 되길 바라지는 않는다. 모든 사회문제에 대해 발언하길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단지 스타 로서 만족하지는 않았으면 하는거다. 개인으로만 남지 말고, 가지고 있는 힘을 음악계의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사람이 되어주었으면 하는거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그런 의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천명했다. 언더 밴드들하고 같이 라이브도 하고, 언젠가 음반도 내고 - 태지 스스로가 직접 제작자로 나서고 안나서고는 중요한 게 아니다 - 이번 이너뷰처럼 발언도 하고... 사실 기대 이상이었다.

이너뷰가 끝나고 잠시 여담을 나누는 동안, 본 기자는 아티스트의 사생활과 개인적 선택을 존중하는 딴지의 취재 관점에 대해 말했고, 태지는 최고다라고 화답했다. 의례적인 인사말일 수 있곘으나 그간 기성언론의 유치하고 천박한 행태에 지친 그의 솔직한 느낌인듯 사실 인간적으로 조금 안스러웠다.

딴지는 그저 당연한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합리적으로 양심에 비추어 명랑하게 사고하는 것, 그런 다음 할 말은 하고, 들을 말은 듣는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제시하는 옳은 길로 가는 것이 바로 그 원칙이다.

태지, 본지 그리고 독자열분들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그렇게 가면 되는거다. 그 이상 무엇이 있겠는가. 이상 






딴따라딴지 전임 논설위원 파토
(pato@ddan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