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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uelSeong 추천0 비추천0

2012. 12. 11. 화요일

 

사무엘성
 

 

 

 

1. 책 두 권

 

 

 

“The Goal”이라는 소설이 있다.


 

 

생산성 악화로 3개월 내에 눈에 보이는 개선 사항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자신을 포함한 수많은 이들이 짤릴 수 밖에 없는 공장의 공장장인 주인공 알렉스 로고는 학창시절의 은사의 조언을 얻어 대대적인 프로세스 혁신에 나선다. 그러나 공장을 살리기 위한 이러한 그의 노력은 갈등만 확산시키고, 자신도 이혼의 위기로 몰려간다.

 

 

그 상황을 극복하는 모습. 꽤 감동적이다. 이거 얼마나 실감나냐면, 80년대 후반에 생산성 위기에 처해있던 수많은 미국의 공장들이 이 소설의 내용을 단순히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성과를 얻었다는 것.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이 소설이 경영학 이론 중에 하나인 Theory of Constraint, 제약조건이론을 응용한 현장을 실감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소설은 인간이 만들어낸 어떤 시스템도 불완전하며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운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In Search of Stupidity”, 한국번역명 “초난감 기업의 조건”이라는 마케팅 관련 책이 있다. 사실 이 책은 “초우량 기업의 조건”이라는 책을 반박하기 위해 나온 건데, 확 깨던건 “초우량 기업의 조건”에 나오는 책들 중 상당수가 문을 닫았음에도 이 책이 대단히 감동적이라는 감상문이 아직도 올라온다는 것이다. 참고로 “초우량 기업의 조건”은 1982년에 나온 책이다.

 

 

“초난감 기업의 조건”이 이야기하는 것, 의외로 간단하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멍청한 짓을 하지 않으면 그 기업은 살아남는다는 것. 이걸 감안하고 “초우량 기업의 조건”에 달리는 감상문을 보면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일 것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멍청할 뿐만 아니라 ‘항상 제한된 조건’에서 쉽게 판단하는 존재다.

 

 

 

 

 

 

2. System vs System 파괴자

 

 

본 기자, 가카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이 양반들 좆망할 것이라고 떠들고 다녔다. 이 양반들이 우파라서 그랬냐고? 풉. 19세기의 위대한 사상가 중에 한 분은 인간을 판단할 때는 그의 행동을 보고 판단하라고 하신 바 있다. 이 양반들의 행동이 무엇인지 중요하지 머리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내 관심사 아니다.

 

 

 

 

내가 망할 꺼라고 봤던 이유는 이 양반들이 청와대 들어가서 처음 했던 일들 때문이었다. 이 아저씨들이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지난 5년간의 자료들을 덮어버리고 그동안 진행했던 메뉴얼 작업을 총리실로 이관시킨 것이었다. 그 이후는 독자님들께서 보신 것과 같다. 위기대응 상황에서 아무것도 돌아간 게 없다. 벙커에 잠바 걸치고는 자주 들어가셨어도.

 

 

그런데 이거, 가카의 성장과정을 보면 그럴 수 밖에 없다. 맨바닥부터 올라가야 했으니 누구든 이겨야 했던 거고, 이기려고 하니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할 수 밖에 없었을테니까. 무엇보다 이 분들에게 ‘실패’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사실, 대한민국의 주류에게 ‘실패’란 용서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그 결과? 역사를 덧칠한다. 그 결과 어떤 낯선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법을 모른다. 최소한 시스템은 실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들을 하고 그것을 어떻게 줄일 것이냐는 학습체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거 제대로 평가하는 우파, 본 기자 마흔 평생 동안 본 기억 없다. 평가 반성은 그 순간의 것일 뿐이고.

 

 

 

3. 108만명의 염원

 

 

 

11월 25일 마감된 이번 대선의 부재자투표 신청자가 108만명을 넘겼다고 한다. 본 기자도 그 들 중 하나다. 그러나 본 기자의 이런 사정은 인도에 있는 지인들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식당을 하고 있는 이 부부가 투표하기 위해선 만 삼 일을 버려야 한다. 그 넓은 인도 대륙에서 투표할 수 있는 곳은 몇 군데 없어서 12시간 동안 기차를 타야 하거든. 그 외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번 대선을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그런데…… 민주당과 문후보 열혈 지지자들만큼은 자기들이 왜 총선에서 개털렸는지 기억 못하는 것 같다. 아니, 자당 후보가 결정되었음에도 다른 후보를 지지할 자유를 달라고 하던 분들을 보면 정당이 맞긴 한지 궁금하다. 털린 이유 중의 하나로 꼽히는 시사돼지의 막말 파동도 그런게… 민주당 공천을 받았으면 그 공천을 준 넘들도 같이 책임져야 하는거 아닌가?

 

 

나 이해가 안되는게, 문후보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과를 모두 안고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바있다. 그런데 일부 지지자들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과’를 선거국면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부역행위’라면서 날뛰더라.

 

 

2002년에 노사모 회원들은 술에 이빠이 꼴은 상태에서도 자신은 노사모기 때문에 무단 횡단 같은 사소한 위반도 해선 안된다고 서로 격려했었는데 말이다. 기억들 못하는 것 같아서 말씀 드리는 데, 그러고도 50여만 표 차이로 간신히 이겼다.

 

 

 

 

지지자들만 정줄 놓은 거 아니다. 당 대변인이라는 분이 기자들을 모아놓고 "안철수 지지자 들이 결국은 우리에게 올것" 이라고 했다. 이 양반들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사실 안철수 후보 측에서 오만한 민주당이라고 했던 건 저런 대변인을 두고 했던 말이었다고.

 

 

첫 TV 광고전, 문재인이 졌다(링크).

 

 

 

 

 

 

열혈 지지자와 민주당은 대충 세종로 길가에 돗자리 깔아놓고 소주 한 병 까면서 이빨에 낀 순대안주 찍찍거리며 빨아 마시는 자세, 구두는 찌그려 신고, 바지는 걷어 양말과 살의 경계선이 보이는 그 자세에서 튀어나오는 “씨바 잣까고 니들이 별수있어? 그네가 대통령되면 더 잣가틀껀데?” 뭐 이러고 있는 거 아닌가?

 

 

당신들이 미래를 이야기한다고 해서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세력이 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잘못을 되돌아보면서 ‘실수’를 줄여나가는 체제를 만들었을 때나 스스로 ‘미래세력’이 되는 거다. 그게 돌아가신 노통이 이야기했던 ‘시스템의 기본’이고.

 

 

‘시바’나 ‘닥치고~’ 라는 말 쓰면 표 못 얻는다. 전라도 번호 붙은 차는 추월도 하지 않아서 97년에 신승했던 거고, 술에 꽐라가 되서도 무단횡단 한 번 하지 않아서 2002년에 간신히 이긴 거다.

 

 

지금부터라도 좀 잘하자.

 

 

사무엘성

 

 

트위터: @ravenclaw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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