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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 2004년 대선전망 3탄
- 존 케리 기선제압. 그럼 민주당 경선 끝인가?

2004.2.1.일요일
딴지 미국 특파원


또다시 공습이 시작되었다. 얼마 전까지 미국의 딘사모 돌풍이니 정치혁명은 시작되었느니, 하워드 딘 대통령 만들기에 덩달아 앞장섰던 울나라 언론들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존 케리 돌풍이란다(궁금하면 누질러보시라).


하기야 미국 언론들두 민주당 예비선거 관련해서는 존 케리로 일차적 관심이 옮기긴 했지만, 얘들이야 지들 선거인데다가 뭘 좀 알고 쓰는 거고, 울나라 언론들은 그거 받아 적는 모양인데, 내용이나 보는 눈 없이 적다보니 걍 이리왔다 저리갔다... 솔직히 본 우원 안타깝다. 한 달도 못된 시간에 기자들두 정신 없을거다.


사실 본 우원, 하워드 딘이 끝내 민주당 후보로 되기 어려울 것을 예측은 했으되 선거 초장인 아이오와 카커스에서 박살이 날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본격적으로 안티 딘세력이 민주당에서 결집되는 계기는 2월 3일이 될 거라고 생각했었고, 그리고 슈퍼화요일이 되어서야 딘이 본격적으로 무너지리라고 예측했던 게 본 우원의 예상이었다. 다행히 그전 기사에 적지는 않았었지만.


물론 하워드 딘, 딘사모, 새로운 정치혁명이라는 등 온갖 호들갑을 떨며 15시간 떨어진 울나라 국민들 정신을 현혹시킨 기존의 찌라시보다야 백 번 정확하다 하겠으나, 본 우원... 솔직히 실수를 인정한다. 물론 기사에 안 났으니 니들은 몰랐을 테지만...


우쨌든, 본 우원의 예상이 맞건 틀리건 간에 그간 기사의 주된 목적은 단 하나였다. 독자들이 생각하고 판단 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배경과 거리들을 정리해 주는 거. 그 내용을 통해서 본 우원 생각을 주입시키는 게 아니라 니들이 판단 할 수 있게 해주자는 거. 이 글도 그런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 글은 좀 짧게 하려고 한다. 자 그럼 간다...













 


득의만면한 존 케리


예상을 뒤엎고 아이오와에서 존 케리가 1위를 했다. 존 케리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지난번 딘 기사에도 잠깐 언급했었지만, 베트남 전쟁 영웅이요, 반전 용사이자, 상원의원활동도 썩 잘한 사람이다. 아니 별다른 과오 없이 해왔다고 하는 게 낫겠다. 그전 힐러리 기사를 눈여겨본 사람은 알겠지만, 상원에서도 민주당 넘버 3를 해왔을 정도니 지도부내 기반도 나름대로 튼튼한 편이고, 또한 마누라가 하인즈(Heinz) 식품(미국에서 첫째 둘째하는 케첩-마요네즈 메이커다) 가문의 상속녀인 까닭에 재력도 상당히 쌓은 편이기도 하다.


알려진 바로는 존 케리 부인의 현 재산은 약 5억 달러 정도 된다고 하던데, 1억 달러가 우리 돈으로 1100억 원 정도 되니, 약 55조원 가량의 어마어마한 재산을 존 케리 부인이 소유하고 있는 거다. 게다가 상원에서는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를 거치면서 국제관계에도 발이 넓은 편이기도 하다.


이런 존 케리가 하워드 딘을 두 번 이겼댄다. 아이오와에서 한번은 운이라고 해도 뉴햄프셔에서의 카운터 펀치는 민주당 후보군에 KO패를 먹이기에 충분한 것이겠다. 글치? 울나라 신문들 읽어봐도 "존 케리 = 2004년 민주당 후보" 등식 비스무리하게 끌어가고 있다.


정말 그럴까, 본 우원은 안 그런 거 같은데? 먼저 뉴햄프셔주 결과 먼저 보자.
























민주당 뉴햄프셔주 예비선거 결과


후보자 


득표율 (%)


John Kerry


39


Howard Dean


26


Wesley Clark


12


John Edwards


12


Joseph Lieberman


9


알다시피 역시 존 케리가 39%의 득표율로 하워드 딘을 15% 이상의 압도적인 수치로 따돌렸다. 6개월이 넘게 1위를 지켜오던 딘은 단숨에 24퍼센트의 허약한 지지세로 변모했고, 한창 떠들던 웨슬리 클락이니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도 보잘것 없는 득표율을 보였다. 조셉 리버만 상원의원? 말할 것두 없을 거처럼 보인다.


아마 여기까지가 니들이 울나라 언론에서 보아 오던 미 대선관련 보도일거다. 그치? 다른 자료를 하나 더 준비했다. 본 우원 뉴욕타임스에서 열심히 오려서 준비한 거다.





































































































































































































뉴햄프셔 주 민주당 예비선거 출구 조사 결과 (투표자 1848명 대상)

비율
(%)
항목별

지지후보

존 케리 하워드 딘 존 에드워즈 웨슬리 클락
투표자 정치성향
47% 진보적

43


64


38


43

44 중도적

49


31


54


48

9 보수적

8


5


8


9

교육 수준
15% 고교졸

17


10


16


21

26 전문대학

25


26


28


24

30 대졸

30


28


38


28

26 대학원이상

24


35


19


23

예비선거 얼마 전에 투표할 후보를 결정했나?
35% 투표일 3일 내외

29


34


46


38

19 투표전주

26


11


21


16

19 투표일전 한달내외

23


15


14


27

26 훨씬 전에

21


40


17


17

후보자에게 투표한 이유는?
33% 부시를 이길수 있을거 같아서

46


19


31


42

57% 나와 맞는 선거공약을 가지고 있어서

42


69


66


52

부시 행정부에 대한 생각
46% 화가 나있음

44


61


34


48

37% 화가 나있진 않으나 불만족스러움

42


29


45


33

13% 만족스러우나, 흥이 나진 않음

12


7


18


14

2% 신명난다 

0


1


3


2

당신의 투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이슈는 무엇인가?
28% 의료보험/
복지

31


30


32


15

22% 경제/실업난

27


16


30


18

19% 이라크 침공

16


28


4


26

10% 교육

11


10


11


11

후보자의 어떤 품성이 당신의 투표에 영향을 주었나?
29% 공약 진실성
(He stands up for what he believes)

16


50


11


18

20 부시를 이길수 있다

33


7


21


22

13 희망적인 공약을 가지고 있다

11


10


29


6



뭐가 다를까? 함 자세히 봐보길 바란다, 뭔가 느껴지는지.
 


(1) 투표자 정치성향.


존 케리, 존 에드워즈, 웨슬리 클락 이 세 후보의 경우 투표자 자신이 진보적이라 생각하는 이와 중도성향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고르게 분포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하워드 딘은? 자신을 진보적이라 생각하는 이들로부터 64퍼센트의 지지표가 나온다. 물론 딘 지지자의 31퍼센트는 자신들이 중도라고 생각한다지만...


여기서 기억할 거 하나는 존 케리-존 에드워즈-웨슬리 클락 이 세 후보는 지지 유권자층이 심히 겹치고 있는데 반해 하워드 딘은 위 3인의 지지층과는 다른 진보세력이 지지하는 경향을 띤다는 점이다.
 


(2) 교육수준은 뭐라 말할 수 없이 고르다.
 









고전중인 하워드 딘


(3) 지지후보를 언제 결정했는지?라는 질문에서 두 명을 눈여겨볼 만하다. 하나는 존 에드워즈, 다른 하나는 하워드 딘.


여기서 기억할 거 두 번째는, 존 에드워즈 지지자의 46퍼센트는 불과 투표 3일전 내외로 에드워즈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데 비해 하워드 딘의 경우는 이미 한달 전에 딘에게 투표하기로 맘먹고 한 이들이 40프로나 된다는 사실.
 


(4) 왜 그 후보에게 투표했는지?를 묻는 항목에서는 존 케리에게 투표한 이들 중의 46%가 부시에게 이길 수 있을 거 같아서라는 이유를, 나머지 42%가 케리의 선거 정책에 동의해서라는 대답을 주었다. 하지만 하워드 딘은 그의 지지자들 중 불과 19%정도만이 딘이 부시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그의 지지자 69%가량은 정책적 동의에 의한 투표였음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존 에드워즈의 경우다. 케리와 지지층이 상당히 겹침에도 불구하고 66퍼센트가 에드워즈의 정책에 동의함에 따라 표를 던졌다는 결과가 나온다는 거.
 


(5) 부시행정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단연 하워드 딘 지지자들이 다른 후보들 지지자들과는 현격한 차이로 부시 행정부에 화가 머리끝까지(Angry) 나있는 사람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61%). 다른 세 후보의 경우는? 도토리 키 재기로 비슷한 경향을 보여준다.
 









잘생긴 존 에드워즈


(6) 각 후보에 대한 투표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준 정책항목은?에 관한 질문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존 에드워즈다. 첫째는 네 후보 중에서 경제/실업률에 관심을 둔 지지자층 비율이 제일 높았다는 거, 그리고 이라크전에 관련된 에드워드의 정책이 곧바로 에드워즈에 대한 지지로 연결된 비율이 아주아주 작다는 거(4%). 눈 여겨 봐두시길.
 


(7) 후보자의 어떤 점 때문에 그 후보에게 투표를 했나여?라는 질문에서는 두루 함 보자.


하워드 딘 지지자들의 경우는 당선가능성보다는 정책적인 면에서의 연결 부분에 중심을 두고 투표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에 존 케리의 경우, 33%나 되는 그의 지지자들이 당선 가능성에 큰 무게를 두고 있다.


하나 더. 존 에드워즈도 함 눈여겨보자. 특이하게도 29%의 에드워즈 지지자들이 긍정적 캠페인과 희망적 메세지 에 점수를 주고 있다.
 


넘 길어지기 전에 짧게 하자. 본 우원의 분석 결과는 세 가지다.


첫째. 하워드 딘 세력은 아이오와-뉴햄프셔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상당기간 세를 잃지 않은 채 예비선거에서 선전해 나갈 것이다.


둘째. 존 케리의 현재 인기는 거품(?)이다.


셋째. 가장 본선경쟁력이 있는 후보는, 뜻밖이겠지만, 존 에드워즈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 의원 되겠다.


뭔 헛소리나구? 첫째를 보자. 하워드 딘이 나름대로 선전할 꺼라는거. 뉴햄프셔주에서 하워드 딘에게 지지표를 던진 이들의 성향을 요약해 보믄 (1) 진보적이며 (2) 이라크전과 의료보험 관련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3) 부시 행정부의 그간정책에 극도로 분노를 보이고 있으며 (4) 당선 가능성보다는 후보와 후보의 정책에 신뢰를 가지고 투표를 던진 사람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지지후보를 아이오와의 결과에도 흔들림 없이 이미 한달 전, 아니 그 훨씬 이전에 딘에 대한 지지를 결정해서 투표장까지 가지고 오는 흔들림없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이들을 딱히 지칭하면 고정 지지층, 더 심하게는 골수 지지층이라고 한다. 이런 이들의 투표는 주변상황이나 여론에 쉬이 흔들리지 않는 경향을 보여준다는 이야기다.


어쩌면, 하워드 딘은 민주당 후보군 가운데에서 가장 확고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고 그 골수 지지층은 딘이 후보군에 남아있는 한 다른데로 흩어질 표가 아니란 거다.


둘째 항목을 분석해 보자. 존 케리의 현재 인기는 거품(?)이다, 라는 거. 많은 이들이 황당해 할거 같은데 먼저 봐야 할 것은 존 케리-존 에드워즈-웨슬리 클락의 경우 세 사람의 지지층이 상당히 겹친다는 점이다.


중도성향의 고정 지지층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유동성을 띤 지지층을 서로 텃밭으로 한채 다투고 있다. 부시에 분노하고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불만족스러운 민주당원들이 기반이라는 점도 이런 분석에 날개를 달아준다. 케리의 현재 인기가 거품일수도 있다는 본 우원의 주장을 강력하게 뒷받침해주는 것은 다른 두 가지 사실이다.


(1) 케리에 투표를 한 이유로 부시를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해서 표를 던진 이들이 다수라는 거 (2) 무엇보다 2004년 대선 당선가능성을 케리의 최고 장점으로 꼽고 표를 던진 이들이 자그마치 33%나 되었다는 것.


무슨 이야기냐고? 뉴햄프셔에서 존 케리에게 간 투표자들 중 많은 이들의 심리는 부시를 꺾기 위한 대안으로서의 존 케리가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로써의 존 케리보다 앞서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다시 풀면, 곧 이어질 예비 선거전에서 존 케리가 고전하거나, 다른 민주당 중도파 후보가 급부상하는 경우 쉬이 다른 후보로 옮겨갈 지지층이란 이야기다.


마지막 셋째 항목. 위의 내용만 가지고는 추론해 내기 어려운 결론이자, 본 우원 만의 생각일수 있다. 하지만 존 에드워즈에게서는 다른 민주당 후보들에게 보기 어려운 여러가지 장점들을 발견 할 수 있고, 그것들이 2004년 본선으로 연결되어 질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


그런 점에 비추어, 먼저 존 케리의 2004년 본선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이 사람 훌륭한 사람이긴 하지만 치유할 수 없는 약점을 안고 있다. 뭐냐면, 부시의 이라크전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거다. 그리고 지금은 부시의 이라크 정책에 대해서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고.


거 뭐 문제 되냐, 라고 묻는 이들도 있을 꺼다. 많은 민주당 상원의원 뿐만 아니라 현 대통령 후보도 비슷한 견지를 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케리의 부시 행정부 비판은 고립-일방 외교에 대한 비판이라고, 변호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꺼다. 근데 케리의 경우 이게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바로 존 케리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의 91년 상원에서의 투표행적 때문이다. 이건 또 뭐냐구?


존 케리는 1991년에 미국주도의 걸프전쟁에 반대표를 던진 사람이다. 그는 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관련 미국군의 걸프 파병에 반대표를 던졌고 10년이 넘게 지난 2002년 가을 더더욱 명분 없는 미국의 이라크 일방침공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를 두고 독자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지? 본선에 나갔을 경우 두고두고 씹힐만한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의회 내 행적이었다. 존 케리의 이렇듯 일관성 없는 국가 중대사에 대한 투표행위는 케리 스스로 이번 민주당 예비선거 과정을 통해서 이라크 침공을 자신의 주요 의제로 삼아 홍보하고 다님으로 인해서 더더욱 강한 휘발성을 띄게 되었다.


존 케리가 안고있는 또 다른 약점은 Anti-Bush를 천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시 행정부에 대한 비난의 수위와 강도가 높아지면서 부시와 존 케리사이의 노선상의 선을 강하게 그을 수는 있을 지언정, 정작 미국 중도층과 보수계층의 표까지 끌어 올 수 있는 힘은 없다는 거다.


오히려 반대 급부를 가져올 위험도 있다. 특히 70퍼센트이상의 현 미국인이 조지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 과정에 오케이 사인을 보내고 있는 이 시점에서 Anti-Bush를 천명함으로서 존 케리가 얻을 수 있는 건 나머지 30%의 지지층과 투사적 이미지뿐이다.


특히나 중앙정치에 염증을 느낀 미국인들에게 상원의원 4선 경력의 존 케리는 오히려 부시보다도 신선하지 못한 대안으로 느껴 질 수가 있다. 스스로를 Washington Outsider라고 표방하며, 중앙정치 베테랑이었던 알 고어(Al Gore)와 대비함으로서 재미를 봤던 부시 현 대통령의 2000년 선거 캠패인을 생각하면 도움이 될 거다. 그리고 모든 주변 평들을 들어보아도 케리는 그다지 주변 친화적인 인물이 아니요, 대중 속에서 호감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은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내용이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존 케리는 북부출신 엘리트 민주당원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거다. 독자들이 얼마나 알지는 모르지만 미국도 나름의 남북 갈등이 있고, 특히 이 점이 정치판에서는 큰 영향을 미친다.


남북전쟁으로 갈려진 두 지역의 운명은, 북부는 남부를 굴복시킨 상공 엘리트 계층으로, 남부는 농업에 기반을 둔 낙후된 농촌인들의 이미지로 두 측에 심어주었고, 그 앙금은 100여 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북부출신의 정치인들이 남부로 내려와 선거전에서 승리하는 경우는 극도로 드물었다. 이런 상황에서 북부 매사추세츠 주 출신의 엘리트 존 케리는, 남부 지역에서의 득표전에 커다란 방해물로 작용될 것이라 예상되어진다.


그럼 존 에드워즈는 뭐 다른가, 라는 의문을 가지는 거 본 우원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간 존 에드워즈의 캠페인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사람으로 본 우원은 1992년의 아칸소 출신의 정치인 빌 클린턴(Bill Clinton)이 젤 먼저 떠오른다. 두 사람은 후보자 개인으로 보나, 주변 환경과 선거 전략 및 이슈면에서 더없이 많은 점을 공유하고 있다.


일단 첫 번째로 존 에드워즈가 가지는 장점은 남부 출신이라는 거다. 대대로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남부지역이 레이건 대통령을 거치면서 공화당 판이 되어 버렸다는 건 독자 여러분들도 대강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부 아칸소 출신의 빌 클린턴이 92년 그리고 96년 선거에서 남부 일부주의 지분을 차지할 수 있음으로 인해 민주당은 어렵게 나마 공화당을 누르고 집권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래서 민주당이 북부의 주요 주의 선거인단을 차지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부의 가능 몇 개 주에서의 승리다. 존 에드워즈나 웨슬리 클락은 둘 다 남부출신이라는 점에서 일정부분 남부지역의 지지를 담보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말많았던 2000년 미국 대선, 만약 알 고어가 자신의 고향이었던 테네시 주의 13명의 선거인단만 거두어들였다면 현재 집권당은 민주당이 되어 있었으리라는 거, 직접적인 예 되겠다.


두 번째는, 에드워즈의 젊음과 정치적 경험의 짧음이다. 어느 순간인가 미국도 중앙정치에 염증을 내는 국민들이 많아지면서 변화를 바라는 이들 사이에 워싱턴 외부에서 정치경험을 쌓았거나 경험이 일천한 정치인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이 생겼다. 그간의 대선에서 중앙정부에서 상하원의원으로 오랜 경험을 쌓았던 정치인들보다 변방의 주지사로 중앙정부와 거리를 두고 있었던 정치인들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경우가 월등히 많았다는 거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잘생긴 외모도 여성팬들에게 인기를 끌겠지만...


가장 중요한 세 번째로는 존 에드워즈만의 강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뉴욕타임스 여론 조사 결과를 보자. 아까 언급한 대로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서 존 에드워즈의 정책에 동의해서 직접적으로 표를 던진 사람들은 에드워즈 지지자의 4%밖에 안 된다. 그런데 에드워즈의 정책에 동의해서 그에게 표를 던진 사람들은 자그마치 66%나 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 존 에드워즈가 가진 정책의 핵심이 이라크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이라크침공 관련 문제 외에도 에드워즈가 정책적인 면에서 상대 후보들에 비해 강점이고 작용할 만한 부분이 많다는 이야기도 된다. 독자제위덜께서는 그것이 뭘꺼 같나?


맞다. 경제다. 경제와 실업란에 대한 대책이다. 존 에드워즈 홈페이지(www.johnedwards2004.com) 함 가봐라. 거기 가면 여러가지 내용들 중에 Real Solutions for America라는 책자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64 페이지나 될 정도로 두꺼운 이 책은 에드워즈의 정책 비전과 방향성을 꽤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여러 언론에서도 같은 민주당 후보군 중 정책적인 면에서 가장 준비가 잘 되어있는 후보는 에드워즈라고 진작부터 언급해왔던 터였다.


그 정책집 Real Solutions for America를 들여다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Jobs/Economy라고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복을 위한 에드워즈의 정책 지향성이 가장 앞부분에 위치하고 있고, 전체적인 글 속에서도 가장 강조되고 있는 부분이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현재 여론조사를 해보면, 부시의 지지율과 이슈면에서 비교해 봤을 때, 테러와의 전쟁에는 상당한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에 경제정책 면에서는 반도 안 되는 유권자가 지지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경제가 회복되는 것처럼 얼핏 보여도 작년 하반기에 일자리는 전혀 늘지 않았다. 실업률이 감소한 이유중의 하나는 일자리를 찾다찾다 아예 포기한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는 이유가 작용했다. 부시 행정부의 현재 정책은 한편으로는 세금감면정책을 통해서 예산 들어올 곳이 점점 줄고 있는 가운데에도 다른 한편으로 화성계획이니 하는 막대한 자금의 공약들을 마구잡이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인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단기적인 경기 회복에도 커다란 장애가 될 확률이 크고, 내년 하반기쯤 되면 부시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리라는 전망이다.


암튼 존 케리가 아무리 지금 선전을 하고 있고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을지언정 그에게는 여러가지 한계가 있다. 부시 행정부에 대한 지속된 비판은 미국인들에게 장기적으로 어필하는데 식상함을 줄 수 있고 더 나아가 케리 자신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거다. 일례로 남 비판하는 이야기만 하고 있는 넘 계속 보고 있으면, 짜증나지 않냐? 그런 이치다.


더구나 이라크 문제와 같은 경우, 중요하긴 하지만 미국인들 지들 먹고사는 일과 당장 눈앞에 닥친 실업에 대한 걱정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다. 뉴햄프셔의 한 정치전략가가 케리를 두고 한말이 있다. 케리를 이해 할 수가 없다. 조지 부시와 같아져서야 어떻게 부시를 대통령자리에서 끌어내릴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케리는 부시와 같지는 않지만, 지금 현재 부시와 대립각을 세운 채 그 다른 한쪽의 극에 서있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경우에 유권자의 선택은 양분되며 테러 공포심에 떨고 있는 미국인에게는 현 대통령인 조지 부시에 더 힘을 싣게 되어있는 것은 당연지사다. 케리가 얻을 수 있는 건 일정선의 안티부시 계층과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에 그칠 수밖에 없으며, 선거승리에 있어서 필수적인 중도층을 끌어안기는 더더욱 힘들어진다.


하지만 에드워즈는 이와 다르다. 그는 존 케리처럼 부시와 같은 종류의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상품을 판다. 것도 내년 11월까지 계속해서 집중적으로 팔 수 있으며 표를 던지는 유권자 하나하나가 이라크전보다 더더욱 절실하게 느끼는 것을 판다. 먹고 사는 문제다. 그리고 에드워즈는 그 상품을 희망이란 포장지에 넣어서 판다. 미래에 대한 희망, 경제에 대한 희망, 그리고 실업률 극복에 대한 희망.


정치는 희망을 파는 직업이다. 비난으로 상대 후보의 신뢰를 깎아 내릴 수는 있되, 그 비난으로 유권자들이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고 투표장으로 끌어 낼 수는 없다. 이런 점에서 현재까지 타후보에 대한 커다란 비판없이 꿈팔기 사업에 전념해 왔던 에드워즈는 더더욱 플러스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다시 뉴햄프셔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에드워즈 지지자 중의 46%가 투표 3~4일을 사이에 두고 에드워즈를 지지하기로 마음먹었다는 부분은 얇은 지지층을 보여주는 것이요, 표심이 부동적인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짧은 시간에 많은 이들을 흡입 할 수 있는 요소를 에드워즈가 가졌다는 이야기도 된다.


이거 민주당이 2004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대선전 본선에서 중도층의 지지를, 호소력있는 부시가 팔 수 없는 정책으로 끌어들이는 작업. 이를 1992년에 해낸 사람 이 바로 빌 클린턴이다. 민주당 후보 중 누구도 조지 부시 아빠를 이길 수 없다는 예상을 깨고 경제를 팔고, 희망을 팔고, 개인적인 친화력을 바탕으로 중도층을 자신의 지지층으로 돌린 사람. 지금 에드워즈가 가고 있는 길이 클린턴과 비슷한 길이다.


그럼 웨슬리 클락은 존 에드워즈와 무엇이 다르냐? 둘 다 남부 출신이요, 둘 다 정치신인급이며, 둘 다 친화력이 강한 인물들이다. 그리고 웨슬리 클락에게는 에드워드보다 더 큰 장점이 있다. 군장성으로서의 경험이 테러와의 전쟁 정국에 안정성을 심어줄 수 있다는 거다.


근데 웨슬리 클락은 아니다. 하나는 그의 정치적 정체성에 대한 의문들이 민주당 내에서 마구 튀어나오고 있다는 것이고(공화당원이라는 이야기도 듣고있다), 정치적 기반자체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는 점(기대고 뛰어오를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이 전혀 없다)과 그리고 하나 더.이라크 전쟁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는 거다.





2월 3일이면 민주당 7대주 예비선거가 미주리, 오클라호마, 아리조나, 델라웨어,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다코타, 뉴멕시코 주에서 일제히 시작된다.


존 에드워즈가 제 2의 클린턴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자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존 케리를 꺾고 승리해야만 한다. 그래야, 그의 표현대로 남부를 먹는 자가 대선을 먹는다라는 논리가 민주당 내부에서도 먹히기 시작할 것이다. 만약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진다면 그의 민주당 후보 도전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2월 3일의 결과가 기다려진다.


 
미국정치를 정리해보겠다며 무작정 이 일에 뛰어든
그냥그림(jspicture@hanmail.net)






덧붙여....) 그냥그림이 개인적으로 호감을 가지는 민주당 후보는 알 샤프턴(Al Sharpton) 목사다. 뚱뚱한 체구에 둥글둥글한 게 개그맨처럼 생긴 이 흑인 목사. 당선 가능성 제로이긴 하지만 정곡을 찔러대는 바른말과 뛰어난 유머 감각, 무엇보다 자기 하고픈 말을 시원스럽게 하는터라 민주당 경선 토론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인권운동 시절부터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뒤를 이어서 유색인종 인권보장에 대해 행동해 왔으며 사회적 불평등에 맞서는 사람이다.


본문과는 관계없지만 이 글을 읽는 이들, 혹시나 그냥그림 특정후보 홍보원 아닌가 의문을 가질까 싶어 적어본다. 본 우원이 바라는 건 하나, 부시가 2004년 선거에서 나가떨어지는 거. 하지만 객관성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