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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실제치료


발화가 전혀 안 될 때에는 놀이치료(상호작용하는 놀이치료. 사회성을 기르는 놀이치료와는 다름)부터 시작하고 발화를 조금 할 땐 언어치료를 합니다. (감각통합치료나 인지치료는 부수적인 치료이므로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놀이치료(상호작용)는 주로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것을 가지고 놀면서 상호작용 및 발화를 유도합니다. 언어치료는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것에 대해 대화를 시도합니다. 학습해야 할 단어를 유도해서 말하고, 아이가 말하게 하는 작업이죠. [놀이치료(상호작용)은 어느 선생님이든 편차가 적은데, 언어치료는 선생님마다 편차가 있어서 잘 이끄시는 분도 있고, 잘 못하시는 분도 있더군요. 선생님이 별로다 싶으면 치료를 유지하면서 다른 센터나 다른 선생님을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장애인 복지관에서는 1회 2~4만 원, 사설언어치료센터는 1회 5~6만 원, 대학병원은 1회 6~7만 원 정도이며, 1회당 30~40분 정도 치료합니다. 1~5분 정도 선생님과 부모님이 상담을 하지요.


36개월까지는 놀이치료(상호작용)와 언어치료를 합하여(하나만 하는 경우 포함), 일주일에 적어도 2회 이상 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용은 한 달에 50~100만 원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 37개월~72개월에는 치료의 효과가 떨어지고, 72개월 후에는 치료의 효과가 급감하므로, 가능하면 36개월 이전에 해주세요. 특히 18개월~36개월까지는 세 달 차이가 하늘과 땅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입니다.


종합병원에서 진찰을 받으면 3~6개월도 대기하셔야 하니까 종합병원에 대기는 걸어두시되, 자폐 장애에 대한 상당한 의심이 드는 경우에는 의원급 소아정신과에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단은 종합병원이 더 정확한 편입니다. 비교군이 훨씬 풍부하거든요)


언어치료를 진행하며 관련정보를 찾아보면 다양한 게 눈에 들어올 겁니다. 제가 봤던 중에 볼만했던 정보엔 ABA(응용행동분석)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좋은 행동을 하면 보상을 해주고, 나쁜 행동에는 보상을 안 해주는 거지요. 시중에 책도 나와 있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어떤 지역에는 ABA를 적용한 사설치료센터도 있긴 합니다. 사설언어센터 중에 유치원처럼 운영하는 곳도 있었는데, 한 달에 120~200여만 원의 비용을 내고, 언어치료·놀이치료 선생님들이 꽤 오랜시간 동안 아이들을 봐주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말씀드렸지만 그러한 치료를 받더라도 목적은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상태가 괜찮다면 간단한 직업을 가지는 정도가 목표입니다. 큰 기대는 하지마세요.



5. 국가적 혜택


제가 종합병원의 소아정신과를 ‘진단과 검사’, 지역의 의원급 소아정신과를 ‘진단과 치료’로 말씀드렸는데, 실은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지역의 장애인복지관을 가시면 검사와 치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비용이 매우 저렴(검사 3천~1만 원, 치료 2~4만 원)하나 대기기간이 깁니다. 비용 문제가 있으시다면 장애인복지관을 이용하는 게 좋겠습니다.


언어지연이나 발달장애 진단을 받으면 진단서를 가지고 주민센터에 방문하세요. ‘발달재활서비스’를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월 22만 원, 차상위 계층은 월 20만 원, 전국평균소득 50% 이하는 월 18만 원, 50~100%는 월 16만 원, 100~150%는 월 14만 원을 지원해줍니다. 발달재활서비스는 장애인복지관이나 사설치료센터 중 일부에서 이용이 가능합니다.


18~19개월에 이런저런 치료를 받고자 한다면 적어도 6개월 전에는 병원이나 복지관에 예약해야 합니다. 그런데 12개월 즈음에는 (심한 경우를 제외하면) 부모도, 의사도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보통의 눈치 빠른 부모가 의심하는 시점이 18개월~20개월 쯤인데, 이 땐 바로 의원급 소아정신과에 가서 검사와 치료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최선인 듯 합니다. 그 후에 진단서가 나오면 동사무소에 발달재활서비스를 신청하고, 장애인복지관 등에서 다른 치료도 병행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저는 발달재활서비스를 이용하여 사설치료센터에선 놀이치료, 의원급 소아정신과(발달재활서비스 이용불가)에서는 언어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50~60만 원 정도 들어가고 있네요.


국가적 혜택 중의 하나로 장애인 등록이 있습니다. 이것은 장애인복지관이나 의원급 소아정신과보다는 종합병원의 소아정신과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종합병원의 소아정신과에서 장애등록을 하겠다고 하면 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합니다. 검사지와 함께 의사의 진단서를 가지고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건강보험공단에서 심사한 후, 주민센터를 통하여 장애인 등록을 해줍니다. 종합병원 진단->검사예약->검사->주민센터 신청->심사 후 등록까지 약 6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 같네요.


자폐성장애 판정기준



장애진단기관 및 전문의

의료기관의 정신과(소아정신과)전문의


진료기록 등의 확인
장애진단을 하는 전문의는 원인 질환 등에 대한 충분한 치료후에도 장애가 고착되었음을 진단서, 소견서, 진료기록 등으로 확인하여야 한다. (필요시 환자에게 타병원 진료기록 등을 제출케 함)


장애진단 및 재판정 시기
- 전반성발달장애(자폐증)이 확실해진 시점에서 장애를 진단한다.
- 수술 또는 치료로 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장애진단을 처치 후로 유보하여야 한다. 다만, 1년 이내에 국내 여건 또는 장애인의 건강상태 등으로 인하여 수술 등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예외로 하되 필요한 시기를 지정하여 재판정을 받도록 하여야 한다.
- 향후 장애정도의 변화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재판정을 받도록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재판정의 시기는 최초의 판정일시로부터 2년 이상 경과한 후로 한다. 2년 이내에 장애상태의 변화가 예상될 때에는 장애의 판정을 유보하여야 한다.
- 재판정이 필요한 경우 장애진단을 하는 전문의는 장애진단서에 그 시기와 구체적 필요성을 명시하여야 한다.

발달장애(자폐증) 진단 절차
발달장애(자폐증)의 장애등급 판정은 (1) 발달장애(자폐증)의 진단명에 대한 확인, (2) 발달장애(자폐증)의 상태(impairment) 확인, (3) 발달장애(자폐증)로 인한 정신적 능력장애(disability) 상태의 확인, (4) 발달장애(자폐증) 등급의 종합적인 진단의 순서를 따라 이루어진다.

- 발달장애(자폐증)의 진단명에 대한 확인
  -> 우리 나라에서 공식적인 발달장애의 분류체계로 사용하고 있는 국제질병분류표 ICD-10 (InternationalClassification of Diseases, 10th Version)의 진단지침에 따른다.
  -> ICD-10의 진단명이 F84 전반성발달장애(자폐증)인 경우에 발달장애(자폐증) 등급판정을 한다.


- 발달장애(자폐증) 상태에 대한 확인
  -> 진단된 발달장애(자폐증)의 상태가 발달장애(자폐증) 등급판정기준에 따라 어느 등급에 적절한지를 임상적 진단평가과정을 통하여 판단한 뒤 등급을 정한다.


- 발달장애(자폐증)로 인한 능력장애(disability) 상태의 확인
  -> 발달장애인에 대한 임상적 진단평가와 보호자 및 주위사람의 정보와 일상환경에서의 적응상태 등을 감안하여 등급판정을 내린다.


자폐성 등급의 종합적인 진단
- 발달장애(자폐증) 등급의 종합적인 진단
- 발달장애(자폐증)는 발달장애(자폐증)의 상태와 능력장애의 상태의 변화 가능성이 희박하므로 등급판정을 다시 받아야 할 필요는 없으나, 연령증가에 따라 장애정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의사의 소견에따라 일정기간 후에 재판정을 받도록 할 수 있다


(출처: 구로구청 사회복지과 장애인복지팀)


자폐장애엔 1급~3급이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2급입니다.


장애성.jpg

(출처: 구로구청 사회복지과 장애인복지팀)


장애인 등록을 하면 받는 혜택을 설명할게요. 국공립 어린이집엔 특수반이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우선순위로 대기가 가능하구요. 유치원에 갈 나이에는 특수학교의 유치부에 가는 것이 가능합니다(지역 교육청 소속 특수교육지원센터에 문의·신청해야 함). 또한 초등학교~고등학교까지 특수학교를 다닐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는 특수학교에 부설된 직업반 교육도 가능합니다(장애인 복지관에서도 가능).


부가적인 혜택으로는 자동차 취·등록세 감면(장애인에게 자동차 소유 지분 1% 양도가 필요), 자폐 1~2급은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 가능, 자폐 1~3급은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비 50% 감면, 전기세 매달 일정 감면, 가스비 매달 일정 감면 등이 있습니다.



6. 받아들이기2


부모는 마음이 참 어렵습니다. 여러 가지 심리적인 고통을 견디면서, 방법을 찾아나가면서 아이의 치료를 해나가야 합니다. 어느 자폐아 부모나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자고 일어나서 “나 그동안 꿈을 꿨나 봐. 무슨 일 있었어?”라고 말하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기도 하죠. 그러나 아이가 자라면서 보여주는, 점점 정상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면서 부모는 그런 상상을 하는 것을 점차 멈추게 됩니다.


18~24개월에 시작하면 치료효과가 뛰어나다고 말씀드렸지만, 그래도 일반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자라는 것에 비하면 속도가 매우 늦습니다. 수십 번에서 수백 번을 반복해야 겨우 하나 깨우치면 다행인 수준입니다. 24개월, 36개월, 48개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다른 아이들과 비교되는 모습에 절망합니다. 하지만 부모는 그 와중에도 계속 고민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대단히 무겁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것은 크게 나누어서,


장애인으로 키울 것인가. 비장애인처럼 키울 것인가.


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라는 것은 그 범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24시간 지속적인 감시 및 통제가 반드시 필요한 1급에서부터 자립적인 일상생활까지 지도가 가능한 3급, 일상생활도 가능하고 지능도 너무 낮지는 않아서 간단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정도인 경계성 장애에, 자폐적인 성향이 존재하나 조금만 노력하면 일반인들과 생활이 가능한 정상범위의 자폐도 있고, 자폐적인 성향만 존재할 뿐 정상범위 중에서도 일부 기능적인 부분은 비장애인보다 훨씬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상호작용에도 문제가 거의 없는 극소수의 우수범위까지 있습니다.


여기서 치료가 빠르면 한 단계 올라가기도 하고 치료 없이 방치되면 경우에 따라서 등급이 내려갈 수도 있지만, 선천적인 게 있으므로 등급이 올라가든 내려가든 한계는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한계의 범위가 점점 줄어들지요.


저희 아이 기준으로 말씀드립니다. 일반 아이들과 섞이면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대화도 안 통하고, 계속 딴소리를 합니다. 어느 부모가 자폐아를 도와주며 같이 놀라고 할까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도 저희 아이와 자기 아이를 놀게 하지 말라달라는 다른 부모의 부탁들이 들려옵니다. 이 쯤 되면 저희 아이는 어디서나 민폐입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도 방치됩니다. 그래서 다닐 수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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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합니다. 모든 부모들은 자기 자식걱정이 우선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말씀드렸듯이 첫째는 자폐2급(56개월), 둘째는 정상입니다. 첫째는 자기가 한 행위와 결과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자기가 가진 힘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행위 후에 둘째가 다치는 것도 잘 이해를 못하지요.


한번은 둘째를 밀어서 둘째 앞니가 거의 뽑힐 뻔 했습니다. 피가 철철 나더군요(이후에 병원에 며칠 다니고 2주, 3주가 지나서야 다 나았습니다). 첫째는 자기가 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상한 말을 하면서 혼자 놀고 있구요. 즉시 잡아서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렸습니다(저는 훈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땐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립니다).


첫째의 이상한 행동을 둘째가 모방하기도 합니다. 첫째와 둘째도 떼어놔야 하는 건 아닌지도 고민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애인 등록 없이 일반학교에 간다면? 나중에 군대라도 간다면? 일반 아이들과 경쟁해서 먹고 살 수는 있을까? 결과가 눈에 선하더군요.


저희 아이는 어린이집까지는 어떻게 다녔지만 유치원에서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장애인 등록을 하고, 특수학교 유치부에 넣었습니다. 예전에는 유치원 가기를 두려워하거나 싫어했는데 지금은 행복하게 다니고 있네요.


어느 정도 치료가 진행되면 부모는 아이의 성장을 눈에 그려봐야 합니다. 일반인으로 살 수 있을지 없을지를 판단하고, 일반인으로 살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국가적인 혜택과 주변의 배려를 받으면서 살 수 있도록 장애인 등록을 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장애인 등록이 어려운 경계성 장애의 경우엔 지역의 특수교육지원센터를 찾아서 어린이집의 특수반, 공립유치원의 특수부, 일반학교의 특수반을 알아보는 것이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바람직하리라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훈육, 다른 자녀교육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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