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1-11 00:00
[보건] 생방송 심심토론 2004.1.11.일요일
진행자 : 안녕하십니까. 생방송 심심토론입니다. 우리 사회의 핵심적 이슈들을 짚어보는 이 시간, 오늘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쇠고기 추가 수입 문제와 관련한 문제를 토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론분열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대립해 있는데요, 오늘 네 분의 토론자 모시고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분씩 소개해 드리면 간단한 모두 발언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우선 국빵 과학 연구소의 소영선 소장 나오셨습니다. 국가의 빵을 연구하는 자리에 계신만큼 국민의 식생활과 관련된 이 문제에 의견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소영선 : 네, 햄버거나 샌드위치에서 보듯이 쇠고기와 빵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지금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거 같은데, 조금 후에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만 단순히 쇠고기가 위험하니까 먹지말자는 것보다는 전향적인 자세에서, 무엇이 국가 이익인가를 고려해서 판단해야 하지 않나 하는 게 저의 입장입니다. 저는 미국이 고심하고 있는 이 때, 혈맹이자 동맹국의 입장에서 이럴 때일수록 쇠고기를 적극 수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진행자 : 네, 자세한 말씀은 다시 듣기로 하고, 그 맞은편에 국회 국빵위원회의 장용달 위원장 나오셨습니다. 장용달 : 네, 이 문제에 관해서 저희 당의 입장도 아직 불분명하고 국회 국빵위원들도 좋아하는 빵 종류가 다르니만큼 아직까지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국회의 국빵위원회를 대표해서 발언하기는 조금 곤란하고,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린다면 비감염육 위주로 수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기도 어렵고, 또 국제사회에 우리 대한민국이 건강 애호국임을 과시하는 것의 절충점은 결국 비감염육 수입이다 하는 게 저의 입장입니다. 진행자 : 비감염육과 감염육을 구분할 수 없다는 게 문제 아닐까요? 장용달 :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우리의 근본 취지는 건강 애호국임을 알리는 것이고, 또한 전세계의 소에게도 우리는 건강한 소의 친구다 하는 점을 널리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비감염육 위주로 수입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네, 알겠습니다. 소영선 소장 옆에는 재향군인회 현광얼 안보정책위원 나와주셨습니다. 현광얼 : 사실 비감염육이냐 감염육이냐 하는 구분은 무의미합니다. 그런 무의미한 명분론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이럴때 일수록 화끈하게 미국을 도와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대한민국의 60만 군대, 속된말로 까라면 까고 먹으라면 먹는 조직 아니겠습니까? 6.25때 미군 4만명이 목숨을 잃으면서까지 우리를 도왔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보은할 차례입니다. 그 과정에서 약간의 희생자는 발생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정도 희생은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미국이 감동할 것입니다. 진행자 : 네... 그 반대편에 건강 네트워크 정육식 대표 나오셨습니다. 정육식 : 저는 이번 쇠고기 수입에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이 쇠고기 파동이 도대체 왜 일어났습니까? 끝없는 팽창정책을 추구하는 미국의 축산업계와 부시 행정부가 결탁한 결과 일어난 것 아닙니까? 왜 우리 국민이 미국 축산업계를 배불리는 데에 희생이 되어야 합니까? 아무리 제 이름이 육식이라지만 돼지고기 닭고기 먹고도 살 수 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서 단 한 사람이라도 목숨을 잃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아마 전국적으로 채식운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는 육식업계의 성장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사태가 아닙니다.
소영선 : 미국 축산업계가 무슨 음모가 있는 듯이 말씀하시는데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안 됩니다. 미국 부시 행정부와 축산업계는 전세계 국민들에게 쇠고기를 공급하기 위해서, 단가를 낮추고 인류 영양섭취 증진을 위해서 노력해온 당사자들입니다. 맥도널드도 피나는 가격경쟁을 통해서 고기와 기름기 대중화에 앞장서온 공로자들입니다. 그것을 마치 무슨 비도덕적인 행위인 양 호도하면 쇠고기 사태의 본질을 전혀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정육식 :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의 압력이 없다면 왜 얼마전에 미국에 다녀온 쇠고기 조사단이 엉터리 보고서를 냈겠습니까? 미국 워싱턴주의 농장에 단 6시간 들러서는, 미국 관계자의 안전하다는 말 한 마디 듣고, 소 몇 마리 만나보고 돌아온 게 전부 아닙니까? 미국이 그처럼 건강 애호국이고 인류 영양섭취 증진에 이바지할 목적이라면 왜 이런 압력을 넣겠습니까? 소영선 : 저는 압력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거니와, 설사 그런 압력이 조금 있다 하더라도 대승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은 미국이 없으면 당장이라도 무너지게 되어 있어요. 현재 주식시장에 들어와 있는 돈의 절반이 외국 자본입니다. 지금 미국 경제가 이제 겨우 살아나려 하는 시점에서 쇠고기 때문에 경제가 휘청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럴때 미국의 비위를 거슬려서 얻을 게 무엇입니까? 국익을 위해서는 당연히 쇠고기를 수입해야 합니다. 또 한걸음 나아가서 요즘 신용불량자들이 많아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사람들 미국산 쇠고기 먹기 아르바이트 시키면 얼마나 좋습니까? 집에서 놀고 있느니 그런 일 하면 국가에도 도움되고 개인적으로도 돈을 벌고,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현광얼 : 소 소장님 말씀에 부연설명하자면, 현재 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은 비감염육 3천톤 수입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안 됩니다. 남을 돕는 것은 어려울 때 돕는 것이고, 내 이익 다 지키면서 돕는 것은 돕는 것이 아닙니다. 친구가 어려울 때, 그것도 화끈하게 도와야 생색을 낼 수 있는 겁니다. 일각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것처럼 감염육 비감염육 가리지 않고 9천톤 내지 1만톤 정도 수입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장용달 : 지금 논점이 잘못되고 있는거 같은데, 미국을 감동시키기 위해서 수입하는 건 아닙니다. 전세계의 미식가들과 건강애호가들에게 우리는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건강 애호국이다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훨씬 큰 이익입니다. 또 전세계의 소들에게도 우리는 당신들의 친구다 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봅니다. 광우병에 가장 고통받는 소들의 곁에 우리가 있다는 것, 우리야말로 광우병을 반대하고 소들과 고통을 나눈다는 것, 이것이 바로 국익 아니겠습니까. 정육식 : 아니 자기 잡아먹는 사람들을 친구로 생각하는 소도 있습니까? 소를 위해서 수입한다니요, 그런 어불성설이 어디 있습니까?
장용달 : 소라고 다 같은 소가 아닙니다. 소 중에는 순대의 맛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대파와 사골의 맛에 중점을 두는 사골파가 있습니다. 또 황소 젖소 염소 등 종류가 많습니다. 물론 우리가 수입을 하게 되면 일부 소들은 싫어하겠지만 어디까지나 우리가 건강 애호국이다 하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면 전세계 소들에게 호응받으리라 봅니다. 진행자 : 예, 그 논쟁은 일단 멈추기로 하구요, 제가 잠깐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3천톤이든 1만톤이든 수입을 하게 된다면 결국 돈 문제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수입에 찬성하시는 쪽은 주로 국익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국민의 세금이든 아니면 시장에서 사먹는 것이든 결국엔 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일텐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현광얼 : 이건 전체적으로 국익이 있느냐 없느냐부터 따져야지 돈이 얼마나 들어가느냐를 따진다는 것은 좀... 장용달 : 그래서 UN 결의가 중요한 것입니다. UN이 중심이 되어 UN 건강유지육을 주도적으로 운영한다면 우리는 비감염육 감염육을 따지지 않고 수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번 유엔 건강보장위원회의 결의안은 결국 미국 중심의 다국적육만을 인정한 것 아닙니까? 그렇게 된다면 그 비용은 순전히 우리가 다 부담해야겠죠. 정육식 : UN 건강보장 이사회의 결의라는 것도 아무런 알맹이가 없는 겁니다. 그럼 UN이 미국산 쇠고기 팔아도 좋다 했다 해서 우리 국민을 광우병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겁니까? 이번 결의안에 찬성한 프랑스와 러시아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UN 결의라는 것도 UN이 인증하고 주도하는 건강유지육 설치 문제는 의제에 올라오지도 못했고 단순히 미국이 중심이 되는 다국적육을... 소영선 : 잠깐만요. 다국적육이 건강을 유지하는 고기가 아니다 라는 건 아주 무식한 얘깁니다. UN이 주도하는 건강유지육은 콜레스트롤 불포화지방 등 16가지 측면의 콘트롤 기능이 있구요, 다국적육이 담당하게 되는 영양섭취도 그 중 하나입니다. 다만 표현이 어떻게 다르냐일뿐 결국은 비슷한 겁니다. 명분을 자꾸 따지는데 명분이 약하지도 않고, 또 여러가지 실익 차원에서도... 정육식 : 아니 지금 광우병 쇠고기가 영양섭취에 도움된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 같은데... 소영선 : 제가 지금 말하는 중입니다. 말하는 데 끼어들지 마세요. 정육식 : 지금 굉장히 이상한 논리를... 소영선 : 제 얘기 다 끝나면 하세요. 미국은 전세계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위해서 싸고 저렴한 기름기를 공급한다는 목적이 있는 겁니다. 인류 공생번영의 대의를 추구하는 명분이 있고, 또 영양섭취와 고칼로리라는 실익이 있는데도 수입을 반대하는 것은 전 이해할 수가 없어요. 정육식 : 미국의 축산업자들과 정부의 검은 고리는 생각 안합니까? 미국은 오로지 영양섭취 시켜주기 위해서만 쇠고기 수출을 하는 겁니까? 소영선 : 자꾸 미국을 이상하게 몰아붙이는데, 그 소 키우는데 사료값이 더 들어갑니다. 전혀 남는 장사가 아니예요. 수입을 반대하는 것은 단순히 이 기회에 육식을 말살하고 채식을 어떻게든 확산시켜보려는 일부 급진주의자들의 의도적인 상황 호도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정육식 : 아니 제 이름이 육식인데 채식주의자라니... 소영선 : 그리고 또 있습니다. 여태 미국소 덕분에 싸게 영양섭취를 했는데 이제 그런 거라도 안 먹어서 체력저하로 북한이 쳐들어오면 어떡할 겁니까? 또 우리가 수입을 안해서 미국 축산업계가 타격을 받았을 때, 주한미군을 빼서 소 키우는 데 투입하겠다고 하면 어떡할 겁니까? 제발 현실을 좀 알고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광얼 : 제가 좀 덧붙이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비용이 많이 드냐 안 드냐, UN 결의가 있었느냐 없었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게 역사적 맥락입니다. 미국은 우리의 맹방이고 미국의 도움이 없었으면 오늘날 대한민국이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과거 해방직후 경제원조를 받던 시절에 우리는 미국 소들의 엄청난 은혜를 입었습니다. 미국 소가 없었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 굶어죽어가고 있는 북한과 별 차이가 없었을 것입니다. 또 미국과 우리는 군사 조약을 맺고 있는 동맹국입니다. 친구의 나라 소가 위험에 처했는데 동맹국 사람들이 목숨을 두려워해서야 되겠습니까? 알다시피 미국은 6.25때 3만명 4만명이 목숨을 잃어가면서 우리를 도왔습니다. 우리도 그것을 갚기 위해서는 뭔가 큰 대가를 걸고 지원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 그럼 그 과정에서 광우병 걸려서 우리 국민이 죽어도 괜찮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현광얼 :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쇠고기를 먹었는데 아직 죽은 사람은 몇 명 안 되지 않습니까? 설사 그런 일이 있다 하더라도, 전쟁을 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겁니다. 죽는 걸 두려워하면 오히려 더 위험합니다. 진행자 : 그래도 먹다 죽는 사태라도 발생하면... 현광얼 : 뭘 먹어도 식중독에 걸릴 수 있는 겁니다. 생선회 먹다가도 상한거 먹고 죽을 수도 있고 간디스토마 걸릴 수도 있습니다. 떡 먹다가 숨막혀서 죽은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쇠고기 먹다가 죽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런 경우를 미리 가정하고 얘기하면 안 됩니다. 진행자 : 그럼 제가 한가지 여러분들께 묻겠습니다. 여기 참석하신 분들이라면 미국산 쇠고기 드시겠습니까? 국익을 위해서 광우병 소를 드셔야 한다면... 소영선 : 질문이 잘못됐습니다. 광우병 소라고 단정하면... 진행자 : 그럼 그 부분은 빼고, 미국산 쇠고기를 드시겠습니까? 장용달 : 비감염육만 골라서 먹겠습니다.
정육식 : 광우병 쇠고기가 건강 증진에 도움된다는 해괴한 논리는 여기서 처음 들은 거 같습니다. 전 절대로 먹지 않습니다. 현광얼 : 전 장렬하게 먹고 죽겠습니다. 진행자 : 소영선 소장께선...? 소영선 : 에... 그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가정해서 묻는 것은 잘못된... 진행자 : 가정해서 묻는 겁니다. 소영선 : 그러니까 질문이 잘못된 겁니다. 아직 수입되지도 않은 고기를... 마치 이미 수입된 것처럼... 우물쭈물... 어쨌든 국가 이익을 위해서 수입해야 합니다!! 진행자 : 네,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서 마쳐야 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수입해야 한다는 의견과 수입하면 안 된다는 의견, 비감염육만 골라서 수입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서로 팽팽하게 맞선 채 의견접근은 되지 않았습니다만, 시청자 여러분들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그럼 이상으로 생방송 심심토론을 마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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