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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0.월요일


논설우원 파토


 

 


 

 

 

마, 이 시리즈로는 오랜만에 찾아 뵙는다.


 

 

이래저래 딴 걸로 바빴고 또 댓글에 하도 난리가 나서 귀찮아 그만 둘려다가 석 달 만에 다시 돌아왔다. 이 연재는 우원이 여러 해 전에 썼던 진지한 역사물과는 달리 - 이거 오랜 작업 끝에 금방 책으로 엮어져 나온다. 나오면 다시 공지 드림 - 소재가 소재다 보니 가정과 추리가 많이 작용하고 오락적인 요소도 없지 않다. 그렇다고 <외계문명과 인류의 비밀>수준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것도 내 맘이고, 암튼 좀 편하게들 즐기시라 제발.


 

 

그럼 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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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피라미드의 기하학적 형태의 극적 단순성과 이를 그림으로 표현해 내지 못하는 이집트 미술 양식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그리고 이 피라미드의 원조가 되는 벤벤의 사각뿔 형태가 가진 자체의 의미와 중요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지적했다.


 

 

피라미드 형태의 의미 같은 이야기를 하면 이제 ‘피라미드 파워’ 같은 게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종이나 막대로 피라미드 형태를 만들어 놓고 그 속에 음식물을 넣어놓으면 썩지 않는다던가 무뎌진 면도날이 예리해 진다던가 머리가 맑아지고 건강해진다는 등의 주장이다. 관련 서적을 보면 마치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처럼 써놨지만 실은 제대로 증명된 현상은 아니고 논란의 여지가 많다. 요 이야기는 나중에 하게 되면 하자.


 

 


 물건을 썩지 않게 하고 면도날을 날카롭게 유지하며


정신을 맑게 해 줄뿐 아니라 건강까지 지켜준다는


 피라미드의 형태 에너지(?) 관련 상품.


 

 

머 그런 힘이 존재하던 아니던, 이제 이 이질적이고 낯설고 지나치게 세련된 디자인이 어디서 왔는지를 생각해 볼 차례다. 우원은 이 지점에서 열라 평범한 접근을 함 해 볼란다. 그건 어떤 신비한 맥락으로 이집트인들이 이 벤벤의 디자인, 피라미드와 오벨리스크의 사각뿔을 창안한 게 아니라, 단지 오래 전부터 전해져 오는 뭔가를 보고는 그저 비슷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거다.


 

 

이집트 문명이 발전시킨 이후의 회화나 건축과의 확연한 스타일/디자인 차이를 설명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이 피라미드 형태의 기원 자체가 아예 다른 곳에 있다고 보는 거다. 단지 오래되었다는 점 뿐 아니라 이집트를 초월하는 너머에서 전해온 무엇 말이다. 그들에게도 신비하게 여겨지던 다른 세상에서 온 것. 그럼에도 가장 성스럽고, 수천 년에 걸친 이집트 문명으로서도 훼손하거나 망각할 수 없는 무게를 가진 것. 그것을 모방한 형태.


 

 

하지만 고대 이집트보다 더 오래되고, 한편으로 훨씬 더 세련된 시대라는 게 존재할 수 있을까. 기자 피라미드가 만들어진 시대가 이미 알려진 인류 문명의 여명기나 다름 없는데?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역사에 따르면 이는 정당한 의문이다. 그러나 우리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실은 4,500년전 기자 피라미드가 만들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지금까지 수천 년 동안 끈질기게 하나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


 

 

그것은 인류 문명의 역사가 실은 알려진 것 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다는 것, 고대 이집트인의 관점에서도 까마득한 옛날이라고 할 시대가 존재했고, 그 세상은 이후 대부분의 시대보다 훨씬 세련된, 아니 어쩌면 지금의 과학기술 문명에 필적할 만큼 발전된, 하지만 다른 성격의 문명을 일구었을지도 모른다는 것.


 

 

그리고 그 시대와 이후를 가르는 경계선에는 하나의 대사건이 있었다는 거다.


 

 

…대홍수라는 이름의.


 

 



 

 

인간 세상을 거의 멸망시켜 버렸던 거대한 홍수.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남은 극소수에 의한 새로운 시작.


 

 

이런 이야기는 구약성서의 창세기, 그리고 최초의 서사시인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쉬 이야기’에 상세하게 남아 있다. 이 두 기록은 인류 문명이 남긴 가장 오래된 기록들이라는 점에서, 대홍수와 그 이전의 세상 이야기가 얼마나 깊은 뿌리를 갖는 것인지 알 수 있다. 이후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아틀란티스라는 이름으로 언급한 고대 문명의 멸망 역시 홍수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 하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일단 아래 비교표를 통해 두 기록의 유사성을 확인해 보자.


 



 

 

이런 유사점들을 보면 두 이야기는 사실상 같은 사건을 묘사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런데 길가메쉬 이야기에 4,800년전 우르크의 왕으로 묘사된 길가메쉬 본인에게도 대홍수는 전설로나 전해들은 옛 이야기로 등장한다. 이것은 5천년 전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 문명 초기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도 이미 대홍수는 까마득히 오래된 사건이었다는 뜻이다. 플라톤이 아틀란티스가 멸망한 때로 지목한 11,500년전 이라는 시점이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흥미로운 점은, 대홍수 관련해 가장 유명한 기록이라고 할 노아의 방주 이야기가 실린 가 약 3,300년전에 살았던 모세에 의해 쓰여진 것에 비해, 길가메쉬 이야기는 그보다도 더 오래 전인3,800년 전에 쓰여진 문헌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길가메쉬 이야기가 원전이고 모세가 이 스토리를 차용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머 바빌로니아는 넓게 보면 이스라엘 땅을 포함하는 지역이니 길가메쉬 이야기가 창세기에 영향을 준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구상의 전혀 다른 지역들에도 비슷한 대홍수의 기억이 남아 있는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래는 홍수 신화가 전해 내려오는 주요 지역들을 흰 동그라미로 표시한 지도다.


 



 

 

보는 것처럼 중동 지역은 물론 중국, 영국, 러시아, 인도, 하와이, 스칸디나비아, 미국, 수마트라, 알라스카, 멕시코, 페루, 브라질, 폴리네시아, 호주, 아프리카 등 지구 곳곳에 독립된 형태로 대홍수의 전설이 남아 있다. 그 전승들의 종류는 물경500종에 이르고 각각의 내용들도 대동소이한데, 살아남기 위해 배를 만들고 암수 한 쌍의 동물을 모으고 물이 빠진 것을 알기 위해 새를 내보낸 것 등 구체적인 부분에서까지 동일한 경우도 꽤 있다.


 

 

그러나 지구 전체에 퍼져 있는 이 기억들이 특정한 한 곳에서 일어난 동일한 사건을 가리키는 것은 아닐 거다. 바빌로니아에서 뜬 방주의 스토리가 대서양이나 태평양을 넘어 하와이나 캐나다의 원주민들에게까지 알려지는 것은 근대 이전에는 불가능했고, 살아남은 노아의 후손들이 그 기억을 품은 채 저렇듯 지구 반대쪽에까지 퍼져 나가 번성했다고 생각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전승들은 같은 시기에 발생한 지구 차원의 대홍수에 대한 각 지역별 경험들이 가까운 지역 내에서 분화된 것으로 보는 게 논리적이다. 예컨대 바빌로니아와 노아가 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칠레와 페루가 같으며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가 같은 식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대홍수 전에는 하나의 문명권에 속해 서로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전승에 따르면 노아를 포함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홍수가 일어나기 전에 이미 사전 경고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이런 거대한 재앙에 대한 사전 인지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의 취합 및 분석이 요구되는 학문적 작업 - 진짜로 신이 말해준 게 아닌 한 - 이고, 따라서 그런 작업이 많게는 수십 곳에 달할지도 모를 각각의 지역에서 개별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건 결국 홍수로 인한 대파국이 발생하기 직전까지는 지구 반대편 간에 빠르게 소통이 가능한 네트워크가 작동하고 있었다는 뜻인데, 어쩌면 다가오는 재앙에 대한 문명 차원의 대비가 권역별로, 조직적으로 이루어 진 것이지도 모른다. 물론 홍수 직후 그 통신 라인은 전면 붕괴됐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경고 후 거대한 방주를 만드는 등 준비를 갖출 시간이 꽤 있었다는 것은 이 사태가 갑작스러운 지진 등 예측불허의 재앙이 아니라 적어도 몇 달 전에는 예측이 가능한 형태의 무엇이었다는 점을 추정케 한다.


 

 

그렇다면 이 홍수는 대체 왜 일어난 걸까? 구약 성서에 묘사된 것처럼 40일 동안 비가 내렸다는 식은 아닐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물이 지상에서 증발해 구름을 형성해야 하니 결국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가 되어 대륙이 집어 삼켜질 정도의 해수면 증가는 불가능하고, 국지적인 홍수는 가능하더라도 지구 전체 규모에서의 재앙을 초래할 수는 없다.


 

 

그래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소행성 충돌이다. 단 육지가 아닌 바다에 떨어진 경우다. 만약 육지에 떨어졌다면 홍수가 아니라 다른 형태의 재앙이 기록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폭발로 인한 불바다, 원자폭탄을 연상케 하는 충격파, 수년간 계속되는 화산 폭발과 지진, 대기를 뒤덮은 먼지 구름에 의한 끝없는 겨울 등이 그것이다.


 

 

그나마 운 좋게 깊은 바다에 떨어진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대신 엄청난 충격 에너지에 의한 가공할 물보라와 수면파로 대륙 규모의 해일이 발생하는데, 소행성이 지나치게 크지 않은 한 전멸은 피할 수 있다. 공중에 뿌려진 물방울 때문에 구름이 만들어져 창세기의 묘사처럼 오랫동안 비가 올지도 모른다.


 


 이게 만들어낼 파도의 크기를 함 생각해 바라


 

 

그러나 전승들의 맥락을 보면 소행성 충돌이 일어났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이 불덩이에 대한 이야기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미리 경고를 받았다면 어디선가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것을 관측하고 충돌을 계산했다는 건데., 이런 중요한 부분이 전승에서 하나같이 누락될 리가 없다.


 

 

그럼 이제 지구 내부에서의 원인을 찾아보자. 일단은 극지방의 얼음이 녹는 사태. 남북극의 얼음이 전부 녹으면 해수면이 약 60미터 정도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다. 모든 바다의 수면이 이렇게 높아진다면 지구상의 웬만한 지역들은 물에 잠기고도 남는다. 그 직접적인 충격과 이어지는 간접적인 여파를 고려한다면, 인류가 멸종하지는 않겠지만 문명의 중추는 쉽게 재생이 어려울 정도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일이 가능할까? 남극만 따져도 얼음 두께가 3km에 이르고, 이 얼음의 양은 전세계 담수의 70%에 달한다. 따라서 지구온난화 같은 걸로 ‘전부’ 녹으려면 아무리 정도가 심해도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전승들은 아주 빠르게 진행되는 홍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플라톤도 거대한 문명 아틀란티스가 하루 아침에 괴멸되었다고 했다. 즉, 물은 갑작스럽게 도시와 사람들을 덮친 것이지 느릿느릿 천천히 차 올라 온 게 아니다.


 

 

다른 가능성으로는 동시다발적 대지진 등으로 엄청난 규모의 해일이 일어나 바닷물이 육지를 휩쓴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수천 킬로 떨어진 해저의 지진으로 수십만 명을 순식간에 죽일 수 있는 것이 지진해일, 쓰나미의 힘이다. 만약 무슨 이유에서인지 대규모 지각 변동이 지구 곳곳에서 발생한다면 몇 해 전 동남아 쓰나미의 수천 배가 넘는 강력한 해일이 사방에서 밀어닥칠 수도 있다. 위의 지도를 다시 보면 홍수 전승이 전해지는 지역의 상당수가 해안이나 만, 큰 강 주변에 밀집해 있다는 사실도 확인된다.


 

 

그러나 역시, 이것만으로 전지구적인 거대문명이 아예 사라질 수 있을까? 해일이라는 것은 아무리 크더라도 결국 치고 빠지는 완펀치다. 특성상 일단 육지 깊숙이 들어온 물도 며칠 지나면 다시 제자리로 빠져 돌아가게 된다. 따라서 아무리 큰 해일이 일어난다 한들 산이나 내륙으로 도망갔던 사람들이 돌아와 무너진 터전을 재건, 문명을 회복시키는 게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그럼 뭐냐?


 


 이런 해일이 온다면 해안가의 도시들은 초토화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문명 전체가 괴멸될까?


 

 

위 두 가지 재앙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하나 있다. 그건 미국의 찰스 햅굿 교수가 20세기 중반에 주창하고 아인슈타인의 공감까지 얻었던 ‘지각이동’이다.


 

 

햅굿의 지각이동설은 원래 하나였던 남미와 아프리카가 1년에 몇 센티씩 멀어져 두 대륙이 되었다는 류의, 판 구조론에 의한 대륙이동설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극지에 과하게 쌓인 얼음의 엄청난 무게 때문에,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원심력이 작용해 지각 전체가 맨틀 위에서 한꺼번에 미끄러져 버린다는 개념이다. 무거운 극지가 회전속도가 빠른 적도 쪽으로 이동하게 되는 거다.


 

 

이렇게 지각이 통째로 움직이는 경우는 대륙 사이의 간격이나 서로간의 상대적 위치는 전과 같은 상태에서 지구 자오선, 적도 등에 근거한 위도와 경도만 바뀌게 된다. 예컨대 북위 37도쯤에 위치한 한반도가 거의 제 형태를 유지한 채 적도나 북극권으로 이동하는 상황을 상상하면 된다. 한반도만 가는 게 아니라 옆의 일본 중국도 같은 방향으로, 같은 거리만큼 움직인다.


 

 

오랜 세월 축적된 원심력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그 움직임의 속도도 상당히 빠르다는 게 햅굿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이 실제 벌어졌을 때 야기되는 지진과 해일 등 그 충격은 상상조차 어려운 규모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륙의 모습이나 상대적인 거리 등은 그대로지만, 동식물의 생존이라는 구체적인 면을 들여다보면 말 그대로 대 파국이 벌어지는 거다.


 

 

게다가 이렇게 되면 단지 지진과 해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지각이동의 최종 결과 극지가 온대 지역으로 바뀌고 반대로 온대 지역이 극지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원래 극지에 쌓여 있던 엄청난 양의 얼음이 빠른 시간 안에 모두 녹아 내리는 사태가 벌어진다. 결국 지진이 땅을 가르고 해일이 육지를 할퀸 데 이어 해수면이 수십 미터 높아지는 거다. 이런 2중, 3중의 재난이라면 현대 문명도 얼마든지 괴멸될 수 있다.


 

 

물론 결국은 극지에 얼음이 다시 얼겠지만 빙하의 대부분은 바닷물이 아니라 수천 년간 내린 눈이 쌓여 얼어붙은 것이기 때문에, 졸지에 온대지방에 떨어진 빙하들이 녹는 것 보다 결빙 속도는 훨씬 느리다. 그렇다면 그 동안에는, 적어도 수백 년 이상 해수면은 과거보다 수십 미터 높은 상태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


 


  햅굿의 주장에 따른 지각이동 이전의 지구.


 북극점은 지금의 캐나다 중남부였고 호주는 남극권에 속해 있었다.


 남극 대륙은 지금의 호주 정도 기후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당시 이곳에 문명이 있었다면 지금은 3km 의 빙하 아래에


 묻혀 있을 것이다.


 

 

이것이 대홍수의 원인이었다고 가정해보자. 당시 학자들 중에서도 (햅굿처럼) 이를 미리 예견한 사람들이 있었을 테고 그들은 조만간 대재앙이 온다고 경고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경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묵살되고 일부 심각하게 받아들인 소수나 특정 집단만이 대비책을 세우고 살아남은 것 아닐까. 그리고 이것이 노아를 비롯해 신의 경고를 귀담아 듣고 거대한 방주를 만들어 살아남았다는 사람들의 실제 스토리가 아니었을까.


 

 

이런 재앙이 남기는 트라우마는 엄청나다. 찬란하게 번영하던 문명의 뜻하지 않은 멸망, 그것은 공포와 절망의 기억이지만 한편으로는 자연에 대한 두려움과 외경심을 끌어내기도 한다. 여하튼 아무리 긴 세월이 지나도 절대 잊을 수 없는 종류의 기억이다. 그래서 아직도 500가지나 되는 전승으로 남아 있고 길가메쉬 이야기나 구약 성서에도 기록되어 전해지는 것이다. 지금도 그럴진대 수천 년 전 고대인들에게는 우리보다 훨씬 더 생생하고 실제적인 느낌으로 남아 있었음에 분명하다.


 

 

자, 근데 그럼 이 홍수 이야기와 우리의 주제 피라미드는 대체 먼 상관이냐?


 

 

혹시 지난 시간에 드린 말씀 기억들 하시는가? 이집트 신화에서 피라미드 모양의 거대한 벤벤은 다름아닌 ‘혼돈의 바다에서 솟아오른’ 언덕이었다는 것을.


 

 

혼돈, 바다, 언덕.


 

 

…방주.


 

 

- To be continued


 

 

 

논설우원 파토


@pato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