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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0.12.월

논설우원 안동헌



언제나 감동적이고 즐거운 배변문화 창달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본지는 이번호에서 공중화장실을 청소하며 거침엄씨 욕을 토해내는 화장실 욕쟁이 아줌마.. 그 누구도 정확한 정체를 알지 못하는, 그 화장실 청소 아줌마의 정체를 국내 최초로 밝혀본다.

이런 거 우리가 안하믄 누가 하겠는가.


말리지들 마시라.


 





< 화장실 욕쟁이 아줌마.. 정녕 21세기 명랑사회의 반란자인가 > 라는 가설앞에 본지 기자단은 또다시 데스크 앞에 똥꼬를 맞대고 모일 수 밖에 없었다. 아! 21세기 명랑사회구현을 위해 딴지가 해야할 일은 넘 많다.


서로가 일에 지친 항문마사지를 해주며 화장실 욕쟁이 아줌마를 취재할 취재단을 구성하고 있을 즈음.. 또 다시 한통의 전화가 본사사옥을 때렸다. 하루일과 중 하나인 총수 똥꼬털에 무스를 발라 빗으로 빗어 넘기기를 하던 본우원이 몸 날려 받았다.



본 우원 : 명랑표정 안우원임다.
전화한 넘 : 아자씨.. ( 꺼져가는 목소리였다. )
본 우원 : 여보스.. 말씀해주셔야 함다. 어디 아프심까 ?
전화한 넘 : 흑흑.. 아줌마가 문을.. 흑흑.. 잠궈버렸어여.. 살려주세요..
본 우원 : 도대체 무슨 말임까 ? 아줌마가 문을 잠그다니 시방 장난함까 ?
전화한 넘 : 지금 휴대폰으로 하는 거예여.. 여긴 신촌의 모 화장실 3 사로에 있어여.. 엉엉.. (이젠 통곡이다) 2시간이 지났어여.. 꺽꺽..
본 우원 : ( 2시간이면 똥독이 이미 오를대로 오른 시간이었다, 넘 다급했다. ) 좀만 기다리면 되겠슴다.


이제 출동만이 남은 것이다.


그러나 똥독이 올랐으리란 예감에 용감무쌍하다던 본지기자들이 다들 마사지하던 항문에서 가스를 내뿜으며 슬금슬금 내빼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건 본 우원과 총수뿐. 그러나 역쉬 예감했던대로 총수가 가리마 타다만 똥꼬털을 휘날리며 발라버렸다.


아, 이번에도 홀로 다 취재해야 하는구나.. 온 몸에 향수를 뿌리고 베이비분을 뒤집어쓰고 홀로가서 똥독으로 사경을 헤매던 전화한 넘을 구할 수 있었다. 그 넘을 통해 그간 전설로만 세간에 알려졌던 화장실 욕쟁이 아줌마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제 부터 그 실체를 까발리겠다.


 욕쟁이 아줌마의 대사를 알려주마


세간에 떠도는 욕쟁이 아줌마는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질펀한 사투리가 특징이다. 주로 영호남사투리를 근간으로 하고 있으나 최근 두각을 보이는 사투리는 경기도 사투리다. 혹자는 강원도까진 어찌 해보겠는데 경기도만큼은 사투리 특징을 도저히 알 수 없다고 고개를 젓기도 하지만 본 우원 결단코 말하건데 경기도 사투리는 있다.


국내언론사상 최초로 경기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욕쟁이 아줌마의 일갈을 공개한다. 아, 가슴이 또 벅차오른다.



" 이런 예에기.. 우라질노므.. 똥꾸녁이 삐뚜루 달렸어~어 에유, 못살어~어 "


글로 표현하는 한계가 있지만 이 간단한 일성에서 경기도임을 본 우원은 직감했다. 먼저 문장 끝 억양을 길게 함 늘이고 짧게 마무리하는게 경기사투리의 특징이다. 의성어로는 예기(제기럴) 이나 우라질 등이 자주 활용된다.


호남쪽도 욕쟁이 아줌마의 총본산답게 막강하다.



"이게 뭐다냐.. 똥덩어리 아닝가? 이런 싸~가지없는 것들 보소.. 아따 징해부요"


뭐 이런식이다. 경상도는 또 어떤가.



"이노므 자스기.. 가운데 몬앉꼬서리.. 콱 다리몽댕이를 조 쌔려 빠뿔라"


실로 엽기스런 일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욕쟁이 아줌마의 강한 억양과 톤은 자뭇 그 안에서 열라 힘주는 우리 백성들의 항문괄약근을 바짝 긴장시켜 나오던 똥을 끊기게 하여 한국표준형 아이스크림형 똥에서 줄줄이 비엔나형 똥으로 똥형상의 역사를 심히 왜곡시키고 있다는 게 취재도중 밝혀졌다.


 욕쟁이 아줌마는 과연 누구인가.


지금껏 베일에 싸여있던 욕쟁이 아줌마의 정체를 파헤친다는 건 본 우원 홀로 넘 벅찬 일이었다. 본 우원이 화장실 아줌마의 비밀을 파헤친다고 하자 도처에서 뒷감당하기 힘들일을 한다, 어쩌려고 저러냐, 넌 이제 공중변소 다 갔다는등 취재 중단을 종용하였고 가족들까지 동원돼 본 우원을 한 목소리로 말렸다.



" 델센아빠.. 그 비밀을 알면 가족들도 다쳐요.. 애 생각을 해서라도.. "


그러나 내가 누군가. 자랑찬 딴지일보의 논설우원 아닌가. 가족이 잠든새 눈물을 삼키며 욕쟁이 아줌마가 창궐한다는 신촌의 모 공중변소로 달려갔다.


그러나 앉아쏴 자세로 기다려도 아줌마는 나타나지 않았다. 어떤 쉐이가 정보를 빼돌린게 틀림없었다. 방법은 하나, 아줌마가 자주 출몰하는 또 하나의 장소 K대 공대 화장실로 가야했다. 6일을 공대화장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기다린 끝에 마침내 욕을 하며 나타나는 아줌마를 만나는데 성공했다. 그 아줌마의 첫 일갈은 이랬다.



" 이 호로새끼들.. 낙서를 못해 얼어죽은 귀신이 붙었나.. 배운 것들이 웬 낙서지랄들이야.. "


이 아줌마를 통해 본 화장실 욕쟁이 아줌마의 표준형은 다음과 같다.























145-155cm여야 함.
몸집 똥똥해야 함.
얼굴 동굴넙적해야 함.
하의 몸빼바지나 원색의 쫄바지여야 함.
상의 하의와 색조 매치가 절대 안되어야 함.
인상 인상한번 구김으로 여러 장정들을 압도해야 함.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생각한바를 그대로 표현하는 입씸(조디파워)이다. 이 입씸의 강약에 따라 욕쟁이 아줌마냐 기냥 아줌마냐가 판가름난다. 또한 주로 청소용역업체에 소속되어 있고 구청에 상용원으로 취직되어 비교적 암에푸에도 고용환경이 안정되어 있어, 더욱 자신감 넘치는 조디파워를 구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욕쟁이 아줌마의 청소과정을 함 살펴보자.


 오전청소기 : 대개 5시면 일어나서 변소로 달려간다. 출입구에서 전체윤곽을 쫘악 측정해 전날밤 상황을 추리해보고 각 사로별로 문을 하나씩 열어 세부 점검작업을 시작한다. 이때, 간혹 사로안에서 알콜냄새 풍기며 똥이 범벅된 채 웅크려 자고 있는 넘이 발견되는데 비짜루로 휘둘러 내쫏아 버린다. 통상 이때 첫 일성이 터진다.



" 여기가 뉘눔 안방인지 알어, 이 누무 자슥아 ! "


고스란히 남아있는 똥덩어리, 사방에 튀긴 똥가루, 덕지덕지 붙은 코딱지등을 함 살피고 물통에 물을 받아 사로별 청소작업 및 전체 청소를 실시한다. 손님이 없는 새벽에 시작해 출근시간대인 8시 이전에 끝낸다. 휴지는 뭐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걸기도 하고 안걸기도 하는데 대개 당근 없음이다.


 점심식후청소기 : 점심식사 전후 몰려드는 화장실 인파로 잠시 휴식기를 갖다가 1시를 조금 넘겨 중간청소를 실시한다. 이때의 점검은 주로 휴지통이다. 오전중 찼던 휴지통을 말끔히 비우고 변기 구석구석의 잔해물을 닦아낸다. 물 안내린 넘, 휴지를 삐뚜루 던져 바닥에 흘린 넘들을 열라 씹으며 바닥에 떨어진 신문쪼가리를 줏어들고 정치, 경제에 대한 스터디를 함으로써 오후청소를 마무리 한다. 시간이 좀 남거나 기분이 좋으면 변기나 세면기에 광약도 좀 친다.






본지기자들은 공중화장실
방뇨시 욕쟁이 아줌마들의
파상적 대걸래 공격에 대비
위와 같은 특수복장으로
신체노출을 극소화하고 있다..

밤청소기 : 저녁 후 퇴근을 앞두고 하는 대청소의 시기다. 아침점심 땐 비교적 묵묵하던 아줌마의 입에 서서히 욕발동이 걸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 낙서는 염병헐 누므 낙서야. 손꾸락지를 뿐질러야혀.. 똥덩어리가 떨어지질 않네.. 도대체 뭘 쳐먹은거야 "


류의 욕을 갈기며 나타나는 아줌마땜에 소변보던 넘들은 오줌발이 뒤틀리고 대변보던 넘들은 똥줄기가 다시 항문으로 쑥 들어가는 되새김을 몇번 경험하거나 일정길이에 도달하지 않았는데 끊겨버리는 무시무시함을 경험하기도 한다.


심지어 소변보는 곳으로 대걸래질을 하며 파상적으로 접근하는 아줌마로 인해 한쪽다리를 들었다 놨다하며 위태롭게 소변을 끝낸 경험으로 공중변소 기피증에 걸린 자들의 피해사례도 속출했다.


 욕쟁이 아줌마는 왜 그래야 하는가.


본 우원이 취재하는 도중 오피스텔화장실 전문 청소부를 자처하는 면목동의 한 아줌마로부터 편파적 취재라는 항의가 들어왔다. 그쪽 입장도 함 들어봐야 진정한 명랑사회를 이루리라는 판단으로 만나서 아줌마들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아줌마들의 입장은 아래와 같은 넘들땜에 자신들의 입이 걸어진거라 주장하며 이런넘들을 21세기 명랑사회의 5적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욕을 쌔리겠다고 했다. 아.. 쌔린다는 표현에 본 우원은 예를 갖추지 않을 수 없었다.



똥구녁이 삐뚜루 달린 넘 : 똥을 때릴때(아, 멋진 표현이다) 변기에 흔적을 남기는 넘들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한순간의 실수나 너무 힘을주다 혼수상태에 빠져 변기 좌우측으로 순간적으로 치우쳐 때리는 우발적인 케이스와는 다르게 허구헌날 옆으로 흘리거나 파편형의 똥을 사방으로 분사하는 상습범을 뜻한다.


벽화를 그리거나 소설 쓰는넘 : 널리 알려진 벽화엔 WXY 세로로 그리기, 몸통이 째진 날아가는 갈매기, 꼬리에 털달린 울고있는 물고기가 있으며 소설은 옆집누나를 아시나요나 옆집 아줌마 훌러덩 벗었네류의 옆집시리즈가 과거부터 오늘날 까지 전통을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주로 화장실문을 켄버스 삼아 오로지 그림으로 대화하며 공동릴레이 작업을 하기 때문에 스승과 제자가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점조직으로 적발하기가 넘 어렵다. 항상 조각칼을 소장하고 다니며 덧칠한 검정페인트 위에 음각판화를 그리는 엽기적인 넘과 아줌마가 옆칸에서 청소하는 도중에도 과감하게 일필휘지로 휘갈기고 나오는 매직팬 서예가들이 본 우원이 취재 도중 기억에 남는 넘들이다.


피자나 빈대떡 찍는 넘 : 밤에 피자나 빈대떡을 열라게 찍고 물을 절대로 안내려서 아침에 완성된 한판을 고객들에 선보여주는 엽기적인 넘들이다. 이 부류는 변기 뿐 아니라 세면대, 거울, 심지어 문짝에까지 찍어내 그 기술에 절로 고개를 떨구게 한다. 간혹, 빈대떡을 찍다가 혼수상태에 바져 담날 아침에 빈대떡을 뒤집어쓰고 발견되는 경우도 있는 등 꼬투리를 잘잡혀 아줌마들이 비교적 적발하기 쉬운 상대다.


변기를 막아버리는 넘/뇬 : 아줌마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넘들이다. 다른건 아줌마 선에서 해결되지만 이 경우는 변기뚫는 업체 등과 연계해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기 때문이다. 주로 굵고 단단한 오래 묵은 똥을 싸는 넘들 땜에 발생하지만 신문지로 닦고 뭉쳐서 변기에 버리거나, 간혹 여자들이 생리대를 무심코 변기에 내던져 버리는 엽기행각으로 변기가 막힌다고 아줌마들은 전한다.


도적질해가는 넘 : 화장실 안에 있는 쓸만한 물건 뿐 아니라 전혀 쓸데가 없을듯한 물건까지 쎄벼가는 넘들이다. 거울을 뗘간가든지 세면기의 수도꼭지를 뽑아가기도 하고 걸어놓은 화장지는 당근 쎄빈다. 본 우원이 목격한 바로는 똥 묻은 휴지를 다 엎어놓고 휴지통을 가져가버리는 천하에 불한당 같은 넘도 있었는데 그때 놀란 항문이 아직도 닫혀지질 않고 있다. 이 추즙한 넘들 얘기를 하면서 아줌마가 일갈했다.


" 거지똥구녁에서 콩나물을 뽑아먹어라 "


이상의 욕쟁이 아줌마 취재를 하며 느낀점은 21세기 명랑사회에 대한 심한 회의감이었다. 똥오줌도 못가리는 백성들이 창궐하는 마당에 무슨 사정이고 개혁이고 빅딜을 해 명랑사회를 이룬단 말인가.


결국 욕쟁이 아줌마를 창궐케 한것도 똥오줌 못가리는 우리 백성들땜이 아니었던가. 아.. 김데중님은 이 순간 뭐하고 계신단 말인가. 이런 백성들을 방치해 두실건가. 어서 일본에서 돌아와 전국적인 화장실 개혁을 해 주셔야 할줄로 안다.


취재를 마치고 기거하던 화장실에서 짐을 꾸리던 중 한 아줌마가 본 우원에게 급박한 메시지를 보냈다.



" 나가..신촌의 변소에 갔다와야 쓰갔는디.. 글씨, 며칠전 드릴로 여자화장실 옆칸벽에 구녕을 뚫던 놈을 적발하고 문을 잠가버렸당께.. "


아.. 나는 변태를 구해줬구나..



 


- 논설우원 안동헌 ( p7170@mail.hite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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