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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올림픽 개최지가 리우로 발표되는 순간 브라질은 환호로 가득했다. 월드컵에 이어 올림픽까지 두 개의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연속으로 개최한다는 사실은 달라진 브라질의 위상을 말해주는 듯했다.


비단 올림픽과 월드컵 개최에 대한 기쁨만은 아니었다. 쭉쭉 올라가는 브라질의 경제성장률 지표와 핑크빛 미래에 대한 기대가 하늘을 찔렀다. 연일 코파카바나 해변에는 칵테일을 마시며 엉덩이를 흔들고 쌈바를 외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저들은 항상 즐거워 보였다.


월드컵이 지났고 올림픽이 시작됐다.


하지만 브라질의 분위기는 기대했던 바와 뭔가 다르다. TV에는 화려한 리우가 나오지만, 그 이면에는 전혀 다른 브라질이 존재한다는 것을, 필자 역시 죽돌기자가 글 쓰라고 협박하기 전까지는 잘 몰랐다.


지금 브라질은 생각보다 훨씬 더 절박하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경제적인 가사상태’에 놓여있다고 얘기한다. 시민들은 정치가 국민을 버렸다며 리우데자네이루의 파산을 공공연히 얘기한다. 수백만이 일자리를 잃었고, 학교는 문을 닫았고, 아기 엄마들은 지카 바이러스와 싸우며, 경찰은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리우가 아프다. 아픈 환자 집 안방에서 벌어지는 세계인의 축제, 이런 이질적인 아스트랄함을 지니는 이번 올림픽의 이면을 살짜쿵 디벼보기로 하자.



이타보라이(Itaboraí)


‘이타보라이’는 올림픽이 한창인 리우로부터 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브라질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이타보라이를 먼저 보는 것이 좋다.


바다에 인접한 평화로운 이타보라이에 어느날 유전이 발견됐다는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모두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사람과 돈이 이타보라이로 밀물처럼 들이닥쳤다.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건설경기는 날아다녔고, 호텔이 줄줄이 들어섰다.


브라질 최대의 정유공장 프로젝트가 2008년 첫 삽을 떴다. 매일 30만 배럴의 원유가 이곳에서 정제될 예정이었고, 정치인들은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핑크빛 약속을 날려주셨다.


하지만 약 10년이 지난 현재, 이타보라이의 경제성장 청사진 중 그 어느 것도 실현되지 않았다. 오히려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 조금 더 적당한 표현일 듯하다. 짓다가 만 정유공장에선 더는 망치 소리가 들리지 않고 수많은 건물은 올라가다 말았다. 완공된 비즈니스 센터조차 공실률이 75%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앞 다투어 문제의 원인을 분석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유가 하락, 브라질 최대 기업이자 정부가 절반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정유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비리까지. 어떤 이유든 밀물처럼 밀려들던 투자금은 들어올 때보다 더 빠르게 빠져나갔다. 남은 건 1,500개 이상의 빈 부동산과 앙상한 철골을 드러낸, 짓다가 만 건물들 그리고 사람들의 냉소뿐이다.


기름 팔아 잘살아 보겠다는 희망과 기대는 한여름 밤의 꿈처럼 사라졌다. 십 년 전만 하더라도 매년 7%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던 브라질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3.8%로 떨어졌다. 이타보라이에서 일어난 일이 브라질 전체에서 일어나는 것 같다.



경기장 건설


브라질 월드컵 당시 ‘경기장 건설이 지지부진하여 개막식 직전까지 애를 먹었다’는 뉴스를 기억하시는가? 피파가 경고를 때리고 브라질은 날림공사를 하다가 경기장이 붕괴해 사람이 죽었다. 그 때와 비교하면 이번엔 상당히 빠르고 깔끔하게 경기장을 건설한 듯 보인다. 그래, 그렇게 보인다.


올림픽 파크가 들어선 리우는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인구밀도가 꽤 높은 도시다. 경기장 건설을 위해서 많은 토지가 필요했던 정부는 주민들을 이주시켜야 했다. 이주 방식은 모두가 예상할 수 있듯이, 깔끔하고 빠르게 총을 든 경찰을 동원해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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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텔레그래프>)


경기장 예정부지에 살던 사람들에게 올림픽은 처음부터 악몽이었다. 주위에선 경기장이 들어설 예정지에 주민들을 내쫓고 좋은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라고 수군댔다. 주민들은 또 밀려 다른 빈민촌으로 들어갈까 걱정했다.


처음 정부는 아주 부드럽게(?) 주민들에게 나가라고 했다. 하지만 브라질의 무서운 횽들과 화끈한 누나들이 한 번에 말을 들을 리 만무했다. 곧 총을 든 경찰이 들이닥쳐 주민들을 내쫓았다. 다음 순서로 총으로 중무장한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포크레인이 주민들의 집을 무지막지하게 부숴버렸다. 주민들은 눈물 혹은 피를 흘리며 자신의 집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언론에 생생히 전달된 이 장면을 보며 사람들은 올림픽을 향한 정부의 단호한 의지와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빈민촌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아름다운 경기장, 새로 개발된 정리된 주거지역과 새로운 도시 인프라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등 결과적으로 보면 리우의 겉모습은 더 아름답게 바뀌었다. 변모하는 과정에서 약한 사람들의 의견과 권리는 철저히 배제되었다는 사실이 있을 뿐이다.


약한 사람을 짓밟는 위대한 정치. 그러나 이는 곧 잊힐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잠깐! 쓰다 보니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드는 느낌이다.



사리판 정치 상황


리우 올림픽 개최 한 달 전부터 백만이 넘는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사람들은 노랑과 녹색으로 된 축구 유니폼을 입고 브라질 국기를 몸에 두르고 거리 행진을 했다. 언뜻 보면 올림픽 축하 행사라도 하는 듯 보이지만, 그들이 외친 것은 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아닌 정치권에 대한 분노였다.


연일 터지는 대통령과 관련된 비리 사건들(비록 대통령의 직접적인 개입은 없었다 하더라도)과 정권을 잡고 있는 썩을대로 썩은 노동당에 대한 분노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갔다. 급기야 시민들은 ‘지우마 호세프(Dilma Rousseff)’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외쳤다.


보수당인 야당이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여론을 대표한다며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했고 브라질 정치권은 막장 드라마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정치권만큼 시민들 의견도 크게 갈렸다. 브라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반대통령 파와 붉은색 옷을 입고 거리로 나온 친대통령 파. 이들의 대립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이제는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서로를 믿지 않았다. 연일 터지는 스캔들. 그걸 덮기 위한 거짓말과 비방들. 수많은 말들과 폭로. 모든 것이 양측 지지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었다. 사실 이렇게 양측의 의견이 극단적으로 갈릴 수 있었던 것은 양쪽 모두가 썩었기 때문이다. 브라질 정치가 깨끗하지 않다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지만, 룰라 대통령 이후 엄청난 경제 성장을 하던 브라질의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더 썩어있었다. 


현재 브라질 의회와 주 정부 전체 공무원 중 약 절반가량이 범죄혐의로 재판을 받았거나 받고 있다고 한다. 죄목은 불법선거, 횡령, 비리, 돈세탁, 범죄단체 구성 등 다양하다. 정치권이 썩었으니 그만큼 시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높고, 정치인들의 대립과 갈등은 심각하다.


이러한 상황의 중심에는 앞서 이타보라이에서 잠깐 언급한 페트로브라스(Petrobras)가 있다. 너무 길고 복잡한 이야기니 자세한 것은 기사로 대체하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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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브라질 최대의 기업이자 절반은 국영기업인 페트로브라스는 석유 관련 기업이다. 정유부터 도‧소매를 전부 장악하고 있는 페트로브라스가 브라질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13%나 된다. 절반이 국영인 만큼 정치권은 페트로브라스와 깊이 연관되어 있고, 과거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고위 공무원들이 너도나도 숟가락을 들이밀며 수조 원을 해드셨다. 전‧현직이 모두 연루된 이번 횡령, 비리, 착복 스캔들은 너무 많고 깊이 썩어서 쉽게 손댈 수가 없었지만 여론과 반대파의 힘을 받은 검찰은 대규모 수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깜방에 들어갔고 “왜 나만 갖고 그래”라며 서로서로 폭로한 결과, 40여 명의 고위 관계자가 판사 앞에 서야만 했다.


브라질 역사에서 이 정도 대규모의 정치 스캔들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안 그래도 경제도 안 좋은 판에 정치권은 서로에 대해 정쟁만 일삼으니 시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호세프 대통령은 탄핵의 압박이 점점 강해지자 “이 모든 것은 정치적 음모”라며 개털 같은 항변을 했다. 하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아 지우마 호세프는 직무정지를 당했고 대법원의 판단만 남겨두고 있다.


그렇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막장 드라마를 찍고 있는 브라질의 상황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똥차 떠나자 쓰레기차 온다고, 정권을 넘겨받은 부통령의 삽질이 시작됐다. 흑인의 비중이 높은 브라질에서 그는 대통령 권한 대행을 시작하자마자 ‘백인’과 ‘남성’만으로 내각을 구성했다. 이 중에는 이미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도 포함되어있다. 양측의 지지자들은 아직도 서로를 헐뜯으며 싸우고 있다.


이런 막장 드라마 제작비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버린 브라질, 당연히 다른 곳에는 쓸 돈이 남아있지 않았다.



갑갑한 지카 바이러스


올림픽 개막식 이전 가장 뜨거운 감자는 지카 바이러스가 아닐까 한다. 그래, 바이러스 생길 수도 있다. 모기가 옮긴다는데 어찌할 수 없잖은가? 잘 치료받고 백신 개발에 힘을 쏟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하지만 막장 드라마 제작비와 올림픽 경기장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 부어 당장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너무나 적은 게 문제였다.


정부는 이미 올림픽 경기장을 지을 쯤 추진하던 병원 건설의 대부분을 멈춰버렸다. 도시에 살지 않는 부모는 병원에 가기 위해 아이를 업고 수십 킬로를 가야 한다. 그나마도 부족한 병실과 의료 서비스 때문에 하염없이 기다리다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아픈 아이를 가진 부모는 ‘정치권이 모든 예산을 올림픽 경기장에 써대느라 의료 서비스가 너무도 약해졌고, 아픈 아이들은 어떠한 도움도 받을 수 없다’고 호소할 뿐이다. 실제로 병원 증설 계획을 멈춘 것이 올림픽 때문인지 아닌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아픈 아이를 가진 부모 입장에서 저렇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도 형편없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분노도 나날이 높아져 가고 있다.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몇 년이 걸릴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모기를 조심하는 것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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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2016, 하지만 우린 병원이 없어요.

(출처: <ZDF>)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국과 달리 브라질의 8월은 상대적으로 모기가 적은 시기라고 한다. 1년 중 나름 건조하고 시원한 날씨가 이어지는 만큼, 이 기간에 새로운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많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뭐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학교가 비었다


리우의 학교들이 올림픽 기간 동안 문을 닫아 버렸다. 학교는 비었고 학생들은 없다. 선생님들은 강당에 모여 파업을 하고 있다. ‘빨갱이’나 한다는 파업 말이다. 그것도 신성한 올림픽 기간에.


선생님들은 불평등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파업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 시절 교육에 대한 인프라를 어느 정도 구축했지만 교육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교실 벽면은 현재 필자가 글을 쓰고 있는 벙커1마냥 벽이 다 벗겨지고 천장에서 시멘트 가루가 떨어져 내린다고 한다(물론 벙커1은 이를 컨셉이라 우기고 있는 중이다).


운동장은 만들다 멈췄고, 담벼락은 무너졌지만 모든 돈이 올림픽에 들어가 교육환경을 개선할 돈이 없단다. 학교 상태가 이렇게 메롱인데 선생님들의 처우라고 좋을 리 없다. 교사 월급이 우리 돈으로 7-80만 원이라, 집을 얻고 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시내의 월세를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한다). 선생님들은 파업기간 동안 아이들을 모아놓고 룰라 대통령이 이루어 놓은 것들이 다시 부서져 버린 현재 상황을 교육시킨다고 한다. 뭔가 ‘종북 좌빨’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다.



가난, 폭력, 마약, 파벨라(Fav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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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라 나무에서 유래한 ‘파벨라(Favela)’는 브라질의 빈민촌을 나타내는 단어로 쓰인다. 현재 브라질에는 1,000개가 넘는 파벨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빈부격차가 어마어마한, 부자와 가난한 자의 대립이 극한에 이르는 브라질을 이야기 할 때 항상 나오는 말이 이 파벨라다. 빈민촌 문제가 해결되면 브라질의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빈민촌 문제는 정말 답이 없다.


파벨라 구제를 위해 정부, 경찰 등 브라질 사회가 움직이는 건 없다. 파벨라에서 진행되는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이라든가 환경개선 프로젝트는 대부분 해외의 원조 하에 근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가난, 폭력, 마약으로 대표되는 파벨라에 사는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은 주로 ‘마약 딜러’라고 한다.


“큰 총으로 무장 하고 있으면 더는 겁먹지 않고 살 수 있다.”


파벨라 내부에서 혹은 외부에서 나름 어린이 스포츠 프로그램이나 교육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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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루어왔던 브라질의 경제적 도약, 이곳 사람들에겐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만큼 고립되고 오로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파벨라에선 경찰도 목숨을 걸고 일한다. 이곳 경찰에게 공공연히 통하는 파벨라의 법칙은 ‘일단 쏘고, 그 다음 물어본다’다(지난 5년간 브라질 경찰이 죽인 사람이 11,000명이라고 한다). 경찰 역시 ‘내가 먼저 쏘거나 내가 먼저 죽거나’하는 마음가짐으로 일한다고 한다. 매일 일어나는 갱단 사이의 전쟁, 경찰과 갱단의 전쟁은 빈민촌에선 일상일 뿐이다.


지난 월드컵이 있기 얼마 전, 브라질 정부는 대대적인 파벨라 소탕 작전을 펼쳤다. 군대를 동원한 것 같은 작전에서 마약의 씨를 말려버리겠다며 정부는 의지를 활활 불태웠고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 결과, 파벨라엔 아직도 마약이 있고 갱단이 있다. 당시 정부가 마약과 갱단을 정리하겠다고 했을 때 모두는 계획되고 체계적인 작전을 예상했다. 하지만 군대 규모의 작전을 한 번 펼친 후 브라질 정부는 파벨라 문제에 또다시 눈을 떼버렸다. 어떠한 후속 대책도 없었다. 파벨라 지역에 남은 것은 살아남은 갱들과 화력이 모자란 경찰뿐이다. 그동안 법이 미치지 못하던, 갱들이 지배하던 세계에 단 한 번의 ‘범죄와의 전쟁’으로 이곳이 변할 것으로 생각했던 걸까? 아니면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작전에 불과했던 것일까?


그렇다고 변화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경찰이 순찰을 하기도 하고 어느정도 분위기도 변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금만 더 계획적이었다면 아무리 버려진 빈민촌이라 해도 훨씬 좋아질 기회가 있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제는 개판이고 정치권은 지들 앞가림하기 바쁜 상황에서 이곳에서 일하는 경찰들도 상당히 열악하다. 월급이 밀리는 것은 예삿일이고 월급을 할부로 받기도 하고 절반만 받기도 한다. 정부의 금고가 텅텅 비었으니 어쩔 수 없다. 그런데도 파벨라의 경찰은 오늘도 목숨을 걸고 총으로 무장한다. 그리고 죄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사람들을 일단 쏘고 물어본다.



거기 희망은 있냐? 


약 13조가 투입된 이번 올림픽. 수많은 것을 희생하고 포기하면서 밀어붙인 이번 올림픽이지만, 이번을 기회로 브라질이 다시 일어서길 바라는 브라질 인들이 많다고 한다. 이 올림픽의 열기와 특수가 브라질에 최대한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다는 희망과 함께 말이다.


일각에선 지난 월드컵에서 독일에 7:1로 지던 브라질처럼 현재 브라질엔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 당시의 독일전이 아직도 끝나지 않고 브라질에서는 계속되는 것만 같다고, 너무 절망적이라고.


어느 방향이든 이번 올림픽도 단지 빚만 남기는 남의 잔치가 된다면 브라질은 더욱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이 피땀 흘려 이룩한 멋진 과정, 결과가 빛나야 할 올림픽이 누군가의 빚잔치로 의미가 퇴색되지 않길 바란다. 어제 축구도 재밌던데 말이지.





타데우스

트위터 : @tadeusinde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