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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지’, ‘와이로 우아한 이름

 

뒤늦게 깨닫게 된 인생 최고의 진리는, ‘돈은 쫓아가면 멀어지고, 멀어지려 하면 어느새 붙는다돈의 역설이다.

 

이 '돈의 역설'엔  노력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노력과 상관없이 들어오는뽀지내지는와이로 같은 듣기에도 야릇한 뉘앙스의 불로소득들이 문제다. 그런 불로소득을 받는 세월이 쌓여 인생에 일정 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 사람이 후져진다. 그리고 나이 서른을 넘으면 얼굴에서 인생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고, 다른 이들의 얼굴을 보면서 어느 정도 사람의마음 대략 파악할 있게 된다.

 

세상이 정도로 각박해지고, 점점 사람들을 극단의 노동에 종속된 인간으로 만들면서, 노동의 대가도 누리게 만드는 , 어떻게 얻어진 돈이건 구분 없이 그저 많이만 있는 사람들이 떵떵거리며 호가호위하면서옳음으로 왜곡된 평가를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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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21세기에 인터넷, 핸드폰만 켜면 모든 검색하고 있는 시대에 80년대나 있을 법한 부처 전화번호부를 만들어 파는지 모르겠고, 그걸 누가 사는지 모르겠지만, 그걸 팔아서 챙기고, 돈으로 반포의 24억짜리 아파트에 살고, 공부 못하는 자식들 한국에서 대학 갈 수준이 아니어도 미국으로 유학 보내 어떻게든 영어로 논문 써도 석사학위를 받아 오게 만들고, 기사 딸린 벤츠를 몰고 결국 대기업으로 책을 팔고, 신문 구독을 늘리는 영업맨으로 살지언정, 그리고 영업하러 갔다가 온갖 무시와 괄시를 받고, 화풀이를 자신의 영업장에 와서 사원들에게 풀지언정, 오로지 돈이정의 된 지 오래다. 특히나 언론계는 그런 시절을 조금 일찍 맞은 탓에천박품위 구분조차도 재력에 따라 달라졌다. 오직 재력이 있는 자가품위 결정했다. 가난이 가질 있는 아주 가끔의 비루함은천박 된 지 오래였다.

 

기자였지만 아주 작은 소기업의 직원이었기에, 국세청 인사철마다 다니면서  조직의 인물변동과 전화번호를 굽신거리며 받아와야 했다그리고 사장한테 바로 엊그제 혼났는지도 모르게 욕을 먹고, 모욕을 당해도 다시 복도에서 세상 밝은 얼굴과 상냥한 목소리로사장님 안녕하세요~”라는 안부 인사를 건네야 했다.

 

그렇게 저렇게 자리를 잡아가면서, 영업하는 국장을 인터뷰 때마다 인터뷰 질문지까지 준비해 줘가면서, 바닥을 기면서 버티는 대가는 쏠쏠했다우선 대학원 공부를 있는 시간과 비용을 벌었고, 집에 계시는 부모님께는 그래도 건실하게 직장생활하는 자식으로서 일말의 사람도리를 있었고, 극심한 가난에서 벗어나 최소한의라는 사람의 존엄을 지킬 있었다.

 

그런데 어느 곳이나그들만의 세상 있고그들만의 세상에서는그들만의 있었다.

 

예를 들면 이렇다. 어느 부처에서는 출입처 기자들과 연말 송년회를 하면서 관세청장이 게임을 빙자해 5 원짜리  장씩을 현찰로 돌려도 문제가 되지 않고, 대부분의 기자들은 5 원짜리 장을 얻기 위해서 게임에 이기려고 애쓴다.

 

문제는 돈을 피해가려고 제대로 게임에 임하지도 않은 기자한테 돈이 먼저 떨어지는 일들이 벌어진다. 그럼 기자는 돈을 돌려주려고 하는데, 순간 분이기는 그대로’ 같이 된다. 그리고 출입처 사람들과 기자단 사이에서재수 없는 되고, 은근슬쩍 왕따를 당하게 된다.

 

그렇다돈의 역설이란 바로 이런 거다. 에피소드 개를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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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어느 기관장이 주최한 송년회 자리

 

잔이 돌고, 기관장이 자리에 일어서서여러분들 지금 테이블 위에 핸드폰을 꺼내놓아 보세요. 그리고 남편, 부인, 애인 사람에게 불러주는 대로 문자를 보내보세요. ' 하나뿐인 사랑,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이 세상에 최고입니다' 치셨죠? 전송!”

 

분위기 같이만들기 싫어, 애인도 남편도 없는 기자는 그저 서로 갈궈 대는 친구에게 보냈더니 곧바로 기겁하고 답장이 온다 그래도 세상 살기 힘들고 짜증 나는데 건들지 마라. 작작 쳐먹고.’라는 답장이 빛의 속도로 온다기관장이 문자를 보고 공개적으로 읽어주고는, 봉투에서 누런 5만 원  장을 꺼내서 건넨다돌려줄 돈이 아니니, 녹음이라도 떠서, 다른 매체 선배에게 보내 터뜨리라고 하려고 핸드폰 녹음기 어플을 돌리다가, 앞자리 앉아 있던 기관장 부하직원이 눈치를 챈다. 그리고 게임은 끝이 난다.

 

기자는 돈을 돌려주지도 못한 들고 오다 구세군 자선냄비에 넣는다그리고 출입처에서는 껄끄러운 사람이 된다. 결과적으로 소속된 매체에도 피해를 셈이다.

 

 

Episode 2 인사에 목매는 기관일수록 인사과 과장과 언론은 협업해야

 

국세청을 비롯한 공무원 사회에서는 오로지 인사가 최고다. 구성원들은 승진을 못 하면 숨죽이며, 소처럼 일한 지난 과거도 무용해지고, 조직에서 앞날 또한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단계 단계 밟아 올라가야 하는 공무원 집단에서는 일평생 현상유지란 있을 없다. 있어서도 되는 일이다. 물론, 장이 되거나 차장이 되는 일은 본인의 노력보다는 운이 좋아야 하고 팔자에 있어야 한다. 그건 권한 밖이니 정도의 인사 가지고 피를 말리고 하진 않는다. 문제는 제일 아래 단계부터, 고위공무원단까지 가는 인사의 계단을 적당한 올라서느냐 마느냐다.

 

그러니 인사과의 과장들은 인사철마다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인사를 한다고 해도, 물론 최종 결정자의 결재를 거쳐야 하지만, 내부에서는 불만자가 있을 수밖에 없고, 부처의 식구가 크면 클수록 더욱 그러하다. 지역, 학연, 파벌까지 나눠지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느 지역이 약진했다, 이번에는 어느 파들의학살 벌어졌다. 이번에는 어느 학교 출신들보다는 고시파들이 강세였다 등등의 분석이 가해지면, 드러나는 학살의 주범자는 인사과장들이기 때문에 일부 세력의 원망을 넘어서 때론 동귀어진 당할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그러한 원한을 외부적으로 누그려 주는 언론이다. 언론에서 이번 인사는 대체적으로 무난하네, 이치에 맞네 하는 식의 공평했다는 뉘앙스의 보도를 쏟아 내주면, 인사과장이 맞게 온갖 살의 방패막이 되어 주는 꼴이다. 결국 인사과장도 조직에서 수평이동을 하거나 수직이동을 하는 인사 대상자이기 때문이다.

 

그런 인사과장에게 받아먹은 없이, 특수한 관계가 아님에도, 나름 객관적으로 기사를 쓰다 보니 본의 아니게 인사과장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게 결과로 나타난다그럼 인사과장이 추석이나 인사이동을 집으로 선물이 날라 온다비서를 시켰는지 여직원에게 물었는지 모르겠지만, 백화점에서 유명한 외국 브랜드의 화장품 똥색병 특별 에디션 세트가 날라 온다.

 

이렇게 날라 선물들은 다시 돌려보내기도 힘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결국, 포장도 뜯고 쇼핑백 채로 어느 한구석에 놓아두었다가 누구 선물로 주던가, 화장품이 떨어질 즈음이면 뜯어서 쓴다떡을 만지다 보면 콩고물이 묻게 된다는 표현은 이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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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3 와이로의 품격

 

기자들이 출입처 기자실에 죽치고 앉아 공보실에서 나눠주는 과자와 커피나 먹으며, 배포된 보도자료나 베껴 쓰고, 되면 출입처에서 대접하는 점심, 저녁을 가리지 않고 반주와 곁들여 먹는 일이 전부인 알지만 그래도 오래 출입하다 보면 아무래도 안면도 익히고, 주워듣는 말도 많아지게 된다.

 

그리고 세월이 쌓이다 보면 내부자 한 사람을 학연, 지역 등등과 엮여서 특수 관계인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른바고급인 모르겠지만 고급 정보 쌓인다기자들은 이런 알아하고 기사로 아는 한다.

 

지켜보고 있던 출입처의 담당과의 인사들이 먼저 전화로 연락해 와서 만나자고 한다. 앉아서 자리만 지키고 있는 인사들이 돌아다녀야 들을 있는 정보들을 듣거나, 들은 정보를 확인하고 싶어서다. 이렇게 서로 출입처와 기자 사이에는 공생관계가 형성된다.

 

조금 한가한 금요일 시간 찾아가면, 차도 주고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정보를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한다. 그리고 돌아 나올 뭔가 하나 캐비닛에서 건네준다. 예쁜 포장지로 쌓인 상자다. 받으려고 거절하니 부담 갖지 말라며 oo청에서 만든 기념품이 남아서 주는 거라 한다.

 

들고나와 사무실에 돌아와 풀어보니, ooo 고탄력 팬티스타킹 10개짜리 박스다그걸 지켜보고 있던 부국장이 반만 달라고 한다. 중학생 가져다준다며. 그리고는 마디 거든다.

 

이야 센스 있는 사람이네. 여자한테 필요하면서, 부담스럽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성의 없지도 않게.”

 

그렇다. 이게 박스면 5만 원이 넘는다. 이렇게 정신 차리게 콩고물을 묻힌다. 역시 기자는 하수였다.

 

 

Episode 4 동네 반장선거도선거판 돈이 도는 판이다!

 

공직을 오래한 사람들이 은퇴하면 무슨 무슨 협회를 만든다. 그리고 세무사들도 협회를 만들고, 관세사들도 협회를 만든다. 본능적으로 혼자 있기보다는 뭉쳐 있어야 힘을 발휘하고우리끼리라도 해먹을 거리가 생긴다는 안다협회에서는 회비를 받기 때문에, 그리고 협회와 정부 기관이 유착해서 더하여 정치권과도 결탁해서 뭔가 일들이 생긴다. 그러면 돈이 돈다. 돈은 고이는 곳에 고이기 마련이다. 돈도 웅덩이가 있다.

 

협회장 선거는 상상 이상으로 치열하다. 선거판이 열리면 그대로 판이다. 협회에서 선거 임박해서 뭔가를 한다면 그건 사회적으로 의미를 가지거나 공익을 위한 아니다. 결국 선거와 결탁되어 있다. 그런 협회만큼은 관련 전문지 기자들과 관계를 해두어야 한다.

 

취재를 하면 뭔가 나중에 취재비 봉투가 따라온다. 워딩을 치느라 바빠서 늦게 자리를 지키고 앉아 정리를 하고 있는데 같이 갔던 수습기자가 와서 홍보팀장이 줬다며 봉투를 가져온다. 받는다고 돌려줘도 막무가내로 다시 받는다는 것이다. 이곳 룰이 그렇다면서같이 와서 취재하던 타사 취재 기자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챙겨간다열어보니 20만 원이 들어있다. 수습기자 끌고 가서 돈을 불우이웃 단체에 입금시킨다. 봉투 입장에서는 이쪽에서 불우이웃 돕기를 했는지, 소고기를 먹었는지 알게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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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5  ‘무엇이 윗길인가?’, ‘누가 하수인가?’

 

국장과 번도 가본 지방청을 가서 고위공직자 명을 만날 때다. 우리 매체가 서울에 있지만, 지방청인 너희들도 신경 쓰고 있다는 알려주고, 이미 신문이 들어가고 있지만, 끊기지 않기 위한 관리차원이다. 지방청장은 부재중이라 만날 없고, 대신 감사팀 팀장을 만난다.

 

녹차 한 잔 얻어 마시고, 일상적인 이야기 마디 나누고 나올 즈음 팀장이 국장한테 봉투 하나를 찔러 넣어준다. 국장도 거절한다.

 

아이~ 됐습니다!”

 

그런데도 주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은 거절을 거절로 받아들인다. 어쩔 없이 국장도 양복 자켓 안쪽 주머니에 찔러 넣어주는 대로 받아 나온다. 그리고 팀장은 밑에 직원을 시켜서 OO역까지 국장과 기자를 데려다주고, 지역 유명 빵을 박스씩 사서 선물로 들려주라고 한다.

 

OO역까지 우리를 내려다 주기 무섭게 직원은 빵집으로 뛰어가서 지역 명물 빵을 박스씩 사서 들려준다.

 

어정쩡 냄새나는 박스씩 들고 KTX 타자마자 국장은 하나를 꺼내 먹고, 손을 양복 재킷 안쪽 주머니에 넣어 봉투를 꺼내 주면서 말한다. 입에 들어간 빵을 우물우물 씹으면서.

 

이거 좋은 일에 써주세요. 우리 회식에 사용하던가, 편집국 간식으로 쓰던가.”

 

어쩔 없이 봉투를 받아들고, 돈을 열어보지도 , 들고 다니다가, 마감 회식비로 사용한다. 봉투엔 5만 원 6장이 들어 있었다.

 

 

Episode 6 ‘김영란법이란 무엇인가

 

명절상을 출입처에서 보내준 선물로 차려도 판이다. 명절이 가까울수록 출입처마다 주소 확인 문자가 온다. 처음 출입 신청할 적어둔 주소 변동 사항이 있냐는 문자다답변을 안 하면 전화가 온다맞다고 하면 집으로 전국 세관원, 국세청, 관세청에서 선물이 하나씩 도착한다. 거제도 마른 멸치, 호텔에서나 사용할 만한 두툼하고 수건 박스, 100% 압착 참기름, 태안 , 홍삼 엑기스, 사과박스나 박스, 케이크 상자 안 온 게 다행이다 싶다.

 

지금 같으면 죄다김영란법 걸릴 일들이다. ‘김영란법같은, 정말 전공자 입장에서는 최악으로 잘못 만든 누더기 법이 나올 만한 이유가 있었던 거다.

 

내꺼 아닌 돈에 관심 두려 하지 않고, 일부러 거리 두려는 사람들에게, 돈은 먹으라는 듯이 따라와 붙는다. 그것도 아예 십억 하는 큰돈도 아니고 사람 찌질하고, 추접스럽게 만드는 액수가 와서 똥물 튀기듯 튄다.

 

그게 바로돈의 역설이다.

 

기자를 하면서 내고 먹고, 내고 먹고, 돈으로 교통비 내고, 인간적인 예의를 표하는 수준의 부조금 내고 하는 , 이렇게도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박봉의 기자질이나마 회사 사정이 좋거나, 성질을 죽이지 못해서거나, 돈벌이를 못 할 때는 돈이 없어서 못했고, 기자 질을 때는 다른 의미로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