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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자칭 "올바른 역사교과서" 최종본이 공개된 김에 현대사 부분 집필진을 조금 털어보겠다.



1. 최대권(1937년생,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 헌법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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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1일자 문화일보 칼럼 "근현대史는 역사학자 전유물 아니다"에서 '5.16 군사 정변'을 '군사혁명'이라 기재했다. 1948년 8월 15일에 '건국'된 대한민국이 공산주의와의 체제 경쟁에서 승리한 자랑스런 역사를 갖고 있는데 기존 교과서 집필자들은 죄다 좌편향된 서술을 하고 있다는 식이다. 뉴라이트 인사들의 공식과도 같은 논리 전개라 식상하기 이를 데 없지만, 지면에 대놓고 5.16 군사반란을 '혁명'이라 기재하는 저 믿음은 참으로 건실하다.




2. 유호열(1955년생,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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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6일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최순실 파문으로 국가가 혼돈에 빠졌습니다. 벼랑 끝에 몰린 대통령님 곁에 책임지는 측근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사면초가, 지금이야말로 국가와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할 때입니다. 신앙과 정파에 관계없이 대한민국과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기도를 댓글에 올려 오늘 우리가 겪은 아픔과 수모를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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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을 맞고 죽은 그날, 박근혜가 부모를 모두 총탄에 보낸 바로 그날,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한 당사자를 위해 기도하자고 제안한 의리의 사나이.




3. 김승욱(1957년생,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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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국정화를 강력히 주장한 바 있는 우파 단체이자 전경련으로부터 20년간 거액을 지원받기도 했던 자유경제원이 수여하는 '자유교육상'을 2016년 12월 7일 수상한 경제학자. 같은 해 11월 7일에는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전태일 생애 바로보기-누가 전태일을 이용하는가' 전태일 분신 46주기 세미나에서 다음과 같은 주장을 했다.


"청년 전태일에 대해서는 인정 할 것은 그가 약자를 동정했다는 사실이다. ... 1960년대 후반에 한국의 노동자들이 낮은 임금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고, 근로조건이 매우 열악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 시대에 그런 아픔을 겪은 이유를 자본가의 착취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본가와 결탁한 공무원과 정부가 고의적으로 근로기준법을 어겼기 때문에 노동자가 착취당했다는 견해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따라서 전태일 사건은 그의 올바른 상황 인식에서 시작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다. 당시 근로조건이 나쁘고 임금수준이 낮았던 것은 한국 경제의 발전단계가 그 수준밖에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가 강조하는 근로기준법은 당시 한국 사회가 지킬 수 없는 법이었다. 그것을 단순히 법을 지키라는데 뭐가 나쁘냐는 식으로 인식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인식이었다. 젊은 전태일은 그렇게 주장할 수 있지만, 그의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그 동시대인들을 모두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 ... 초, 중, 고 각급 교과서를 통해서 전태일을 알리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공부하자는 수준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서 마르크스주의적 세계관을 주입시키고, 현재 그리고 미래 한국 사회를 그들의 관점에서 변화시키려고 하는 의도 때문이라는 것이 지적되어야 한다."


전태일을 세상 물정 모르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행동을 한 사람으로 격하시키는 것도 모자라 이를 기술하는 것을 두고 "마르크스주의적 세계관"을 주입시켜 "계급투쟁"과 "혁명"을 선동하는 거란다. 이쯤 되면 막 나가자는 거다.




4. 김낙년(1957년생,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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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민족주의 사학의 주류였던 '식민지 수탈론'의 아성을 뿌리째 흔들었던 소위 '경제성장론' 내지는 '식민지 근대화론'의 핵심 연구자. 복학생 시절 이 이론을 비판하는 소논문을 써야 했는데, 방대한 연구 자료들 앞에서 한없이 무기력해졌던 기억이 있다. '수탈과 투쟁'이라는 단순한 구도 속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수치들. 그의 선배인 안병직과 이영훈은 한때 진보적 학자이자 운동가였으나 지금은 '뉴라이트'를 비롯한 수구기생충들의 이데올로거가 돼 버렸다.


김낙년은 2015년 말 발표한 ‘한국의 부의 불평등 2000~2013’ 보고서에서 2000년대 이후 부의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분석한 바도 있다. 작년 말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병훈과 같은 노골적인 뉴라이트 인사와는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을 하며 국정 교과서에 참여한 것은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난 진짜 '팩트'를 주고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고 말했다. 글쎄, 그렇다면 검정 교과서 집필 참여로도 충분히 가능한데 굳이 국정 교과서에 참여한 것은 마음은 있는데 기회가 없어서였나? 모호하다. 모든 것이.




5. 김명섭(1963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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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진영의 대표적인 학회인 한국현대사학회의 창립준비위원 출신. 공교롭게도 1980년대 운동권 학생들의 필독서였던 "해방 전후사의 인식"의 저자로 참여해 '분단의 구조화 과정과 한국전쟁'과 '해방 전후 북한현대사의 쟁점' 꼭지를 저술하기도 했다. 연세대 이승만 연구원 원장을 지내며 이승만에 우호적인 강연이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고 반공에 대한 강한 신념을 바탕으로 한국의 좌파는 '공산좌파'가 아닌 '반공좌파'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합리적이고 중립적인 학자인 양 행세하는 이면에는 엘리트주의의 냄새가 강하게 나는 인사.




6. 나종남(1970년생,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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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계열 한국현대사학회 회원으로 알려져 있다.(현재 멤버인지 확인하려고 했으나 한국현대사학회 홈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 역사교과서 편집자 시절엔 분명히 있었는데...)


모 매체에 나종남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4년 4월에 올렸던 ‘박정희의 모든 것을 파헤친다!, 박정희의 날조에 대한 모든 것을 반박하고 일생을 조국과 민족을 위했던 박정희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라는 제목의 글 내용이 나와 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박정희를 찬양하는 외국 인사들의 말들을 늘어놓은 거다. 하버드나 예일대 교수들, 엘빈 토플러나 카터 전 대통령의 수석 비서관이 박정희를 찬양하니 묻고 따질 것도 없이 박정희는 조국의 영웅인가. 이거 좀 유치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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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색 몇 번으로 현대사 부분 집필진의 면모가 너무 대놓고 드러나 내가 다 당황스러울 정도다. 동국대 김낙년 교수가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긴 하나 그 역시 '식민지 근대화론'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감안하면 죄다 극우적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대부분 참여를 꺼렸다고는 하나, 현대사 전공자는 한 명도 없다. 박근혜에게 더없이 "올바른 역사교과서"는 이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어이가 없다. 






쫄깃한 기타


편집 : 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