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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lude.

95년 발매한 '크로노 트리거'는 'F.F'의 유산을 물려받았다. 그 유산을 토대로 한층 발전된 모습과 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이듬해 스퀘어는 한 해 동안 '슈퍼 마리오 RPG', '루드라의 비보', '트레져 헌터 G'라는 게임을 연달아 발표하면서 'SFC'가 표현할 수 있는 한계치까지 전부 보여주고 있었다. 쿼터 뷰 고정의 3D 모델링도 보여 주었고 적, 아군 할 것 없이 모든 캐릭터의 풍부한 움직임도 표현해 보였다.


하지만 시대도 사람들 요구도 다른 곳에 있었다. '슈퍼 마리오 RPG' 이후 발매된 두 게임들이 '슈퍼 마리오 RPG'의 1/10밖에 안 되는 판매량을 보였다는 것에 진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다른 곳에 있다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들은 93~95년에 발매한 버추어 파이터와 철권같은 게임을 통해 진짜 3D 게임이 무엇인지 알기 시작했다. 인기도 폭발적이었다. 일본보다 조금 뒤늦게 접한 한국도 반응은 마찬가지이었다. 더욱이 94년도에는 차세대라는 단어와 함께 카트리지가 아닌 CD-ROM을 장착한 세가 새턴,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이전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콘솔 기기가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아케이드 게임(소위 오락실)과 콘솔 게임기 간에 격차가 없었으면 하는 욕구도 점차 새로운 기기를 통해 채워지기 시작했다.


한편 다른 한쪽에서는 오랫동안 이상한 분위기가 돌고 있었다. 바로 닌텐도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파열음 때문이었다. 오랜 기간 콘솔 부분과 휴대용 부분에 뚜렷한 경쟁자 없이 왕좌를 차지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시대의 흐름에 닌텐도는 더디게 반응을 보였다. 결국, 이런저런 문제가 켜켜이 쌓여 많은 게임 제작사들이 닌텐도를 떠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제작사는 닌텐도의 설레발로 탄생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정착하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스퀘어도 포함되어 있었다.


스퀘어의 이주는 파격적이었다. 데모 시사회까지 닌텐도 플랫폼으로 선보였던 스퀘어였다. 사람들은 당연히 새로 나올 파이널 판타지는 닌텐도 회사의 새로운 콘솔 기기로 발매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스퀘어는 새로운 파이널 판타지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독점 발매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하고 저 위의 게임들을 마지막으로 닌텐도와 결별하게 된다.


참고.

(본 주제가 'F.F'이고 이 부분에 대해 글을 쓰자면 당시 90년도 중, 후반과 N64이라는 기기 이야기까지 너무 많은 양의 이야기를 해야 하므로 넘어가는 점 양해 바랍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닌텐도64나 닌텐도에 대한 관련 서적이 풍부하니 검색해 보시면 쉽게 접하실 수 있습니다)




4. CD-ROM & 3D


Final Fantasy V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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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년도 : 97년, 97년 10월(인터네셔널 판)

대응기종 :  PS1, PS 3,4(PSN), PSP(PSN), Android, iOS , PS4(Re 예정)

프로듀서 : 사카구치 히로노부

디렉터 : 키타세 요시노리

캐릭터 디자인 : 노무라 테츠야

일러스트 : 아마노 요시타카

음악 : 우에마츠 노부오

시나리오 : 키타세 요시노리, 노지마 카즈시게


줄거리 :

모든 생명은 별에서 태어나고 다시 별로 돌아가는 세계. 이 세계에는 '마황'이라 불리는 에너지를 이용해 강력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거머쥔 '신라(神羅)'라는 기업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신라'는 미드갈이라는 곳을 기점으로 세계 곳곳 마황로를 건설하고 마황 에너지를 유통하면서 전 세계를 잠식하고 있었다. 이 기업은 사설 군대와 '솔저'라고 불리는 특수 전투 집단을 조직해 기업과 견해차를 넘어 분쟁으로 치닫는 순간 물리적 힘과 언론조작으로 반대 세력을 제압하기에 이른다.


'마황'이라고 하는 것은 별의 근원이자 모든 생명의 근원인 별의 에너지를 땅속에서 퍼 올려 인위적으로 가공한 에너지를 뜻한다. 별과 생명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 에너지를 통칭 '라이프스트림'이라고 부른다. 그들은 과도한 '마황' 에너지 사용 때문에 별이 죽어가고 있다고 믿는 집단이다.


한편 '아바란치'라 불리는 반신라 단체는 별을 살린다는 목적으로 미드갈의 있는 마황로 파괴 계획을 세운다. 그 안에는 한 명의 용병이 고용되어있었다. 그 용병의 이름은 '클라우드 스트라이프'. '신라' 내에 몇 명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솔저' 1st class 출신이었다.


이윽고 마황로를 파괴하기 위해 움직이는 '아바란치'. 이 행동을 시작으로 별의 운명은 그들의 바람대로 달라질 수 있는지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체 'F.F'의 7번째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개 :

위 화면은 15년도 L.A E3 발표회장이다. 2층까지 꽉 찬 이 발표회에서는 오랫동안 풍문으로 돌았던 7편 작품의 리메이크 소식을 기정사실화 했다. 본토인 일본을 넘어 7편의 세계적 실제 인기를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97년 당시 'F.F7'의 발매는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게임 자체의 변화, 게임계에 제작 방향의 변화, 게임으로 인한 대기업으로 변화, 게임으로 인한 게임 시장의 변화 등 큰 과도기 속에서 변화의 핵심에 있는 게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발매 이전 게임 시장은 콘솔 게임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차세대'라는 말이 생기면서이다. 당시 왕좌에 앉아 있던 닌텐도 중심의 시장은 이미 많은 기수 가문들의 이탈이 생긴 상태이었다. 만년 2인자 세가와 새롭게 게임 시장으로 건너온 세계적 기업 소니가 94년 자신들만의 새로운 깃발을 올리면서 경쟁을 가속 시켰다. 반면 닌텐도는 2년이나 지난 후 'N64'라는 종전과 같은 방식의 시스템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썩어도 준치라고 했던가 강력한 3D 기술의 완성도를 보여 준 '슈퍼 마리오64'는 다시 한번 왕좌에 앉아 있는 기업이 누구인지 알려 준 사건이었다. 이렇게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세가도 소니도 위험할 수 있었다.


(96년도 당시 마리오64는 3D 액션 게임의 선두 주자이자 교과서 같은 게임이었다. 하지만 완성도에 비해 버그가 엄청난 수준이었다. 그렇지만 재미가 그 많은 버그를 무시할 정도였고 그 버그조차 하나의 재미로 여겼다. 사견이지만 슈퍼 마리오의 가장 무서운 점은 압도적인 몰입감이다. 특히 부드럽고 직관적인 조작감은 몰입을 방해하지 않고 큰 학습 또한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민심을 한 번에 휘어잡을 더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때 소니와 손을 잡고 있었던 스퀘어에서 새로운 'F.F' 게임을 완성 시켰고 97년 1월 본격적인 발매를 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엄청났다. 민심이 소니로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후 가정용 콘솔의 왕좌는 소니가 차지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소위 5세대 콘솔 시장 왕좌의 게임이 닌텐도에서 신흥 강자이었던 소니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F.F7'은 당시 PS1을 왕좌에 앉게 한 1등 공신이란 말과 함께 역사에 남게 된다.


게임 본연의 이야기로 돌아와 전편에 비해 엄청나게 변한 'F.F7'의 대해 몇 가지로 요약을 해보면.


1. 화려한 CG MOVIE 도입.

2. 2D에서 3D로

3. 새로운 성장 시스템 마테리아

4. 두드러진 세대 교체


이 정도로 최대한 축약 할 수 있다.


7편은 재미의 유, 무를 떠나 언급할 부분이 정말 많은 게임이다. 제작 방식부터 외형까지 이질감을 느낄 정도로 크게 바뀐 모습. 제작 규모는 전편보다 3배 이상. 신, 구 유저를 가르며 세대를 구분 짓게 만든 게임. 콘솔 시장의 판도를 바꾼 게임 등. 7편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부 풀자면 2D 시대 내용 전부를 넘어갈 만큼 양이 많아진다. 그만큼 얽히고 설킨 게 많은 게임이다. 거기에 7편은 그 인기를 나타내듯 수많은 스핀오프 작품들과 관련 컨텐츠들이 시리즈 통틀어 가장 많기도 하다.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 보면 일단 7편은 이전 카트리지 방식에서 CD 매체로 바꿔 발매한 첫 타이틀이다. 그것도 한 장이 아니라 총 3장에 달하는 콘솔 시장에 유례없는 용량이다. 이 이야기는 이전보다 용량이라는 압박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를 얻었다는 말로 해석할수 있다. 예전 음악 부분에서 강조했지만,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에 물리적 제약과 한계가 있다는 것은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다. 의도와 다르게 왜곡되어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였다는 것은 용량에 신경 쓸 부분을 좀 더 게임 자체에 원하는 방향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매체가 바뀌면서 지향점 중 하나인 게임 속 영화 같은 느낌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그 느낌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CG로 만든 영상을 게임 속에 넣기 시작했다. 관례처럼 CG 영상을 시작으로 실 게임 속 첫 전투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된 모습을 선보인다. 특히나 음악 부분까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이 장면은 지금까지도 7편의 상징적이자 대표되는 부분으로 높은 균형감과 완성도를 보여 준 신선한 시도였다. 전통적인 스텝롤 오프닝은 게임 시작 전 대기 데모 화면으로 따로 빼놓았다.


위 영상처럼 게임 진행 중 자연스럽게 CG 영상으로 전환되는 부분을 군데군데 배치해 영화적 연출을 느끼며 몰입감 높은 게임을 할 수 있게 해놨다. 7편의 CG 연출은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높은 수준의 CG 영상 제작에 가속화를 불렀고, 게임 속 필수 요소로 자리 잡게 한다. 총 40~45분 정도 담겨 있으며 1분가량 만드는데 몇 달을 소비했다고도 한다.


참고로 첫 시작 무대인 미드갈이라는 도시는 피자 형태에서 따왔다고 한다. 게임 속에 관련 대화도 존재한다.


7편의 구조는 완전한 3D 형태라고 할 수 없다. 당시 2.5D라는 말도 있었다. 그 이유는 맵, 던전, 전투 3가지 형태가 다 다르게 제작되어있기 때문이다.


맵 화면은 폴리곤으로 구성된 배경과 캐릭터로 되어있다. 3등신으로 표현된 캐릭터를 기준으로 거리, 높이 등 원근감이 느껴지게 표현했다. 시점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여러 탈 것도 존재하는데 전부 3D 폴리곤으로 제작 됐으며 큰 거부감 없이 잘 표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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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던전은 세세한 표현이 담긴 CG 일러스트를 고정된 배경으로 하고 맵 화면과 같은 폴리곤으로 제작 된 3등신 캐릭터가 그 위에서 행동하는 형태이다. 시점은 고정된 상태이다. 최대한 원근감이 느껴지게 제작에 역점을 두었다고 한다. 물론 기기 자체 스펙이 높아졌기 때문에 전편보다 색감을 비롯해 표현력이 탁월하게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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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 배경과 캐릭터 간에 위화감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그 중 하나로 무작정 섞으면 캐릭터와 배경이 완전 따로 놀기 때문에 과거 제작 방식도 가져다 접목했다고 한다. 이런 첫 제작 시도는 몇 가지 문제점을 발생시켰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캐릭터를 시점에서 놓치기 쉽다는 것이었고 가야 할 공간이나 입구가 불분명하다는 것이었다.


이미 제작 단계에서 문제가 되었던 이 부분은 select 버튼을 이용해서 언제든 위치를 알려주는 표시를 띄워 해결했다. 그다음 문제는 위의 사진처럼 입구 표시를 따로 해주는 것으로 인터네셔널 버전에서 해결했다. (인터네셔널 버전은 몇 가지 요소가 추가 된 제품이라 보면 된다.)


한 줄로 정리하면 7편은 2D, 3D, CG 일러스트 제작 방식의 조합이라 보면 된다.


자연스럽게 전투 분야로 넘어가 가장 크게 바뀐 점은 폴리곤으로 제작된 8등신 캐릭터와 배경이다. (정확히는 6, 7등신이 아닌가 생각한다) 캐릭터 등신은 처음부터 3, 8 등신으로 제작할 생각은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카구치는 처음부터 등신을 최대한 올리기를 원했다. 그 요구에 노무라 테츠야는 여러 등신 비율의 캐릭터를 제작하였고 최종적으로 전투는 8등신 비율로 작업 하자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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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나 소환수 등 전투 속에 나오는 여러 대상의 크기와 비율도 알맞게 조종되고 풍부한 움직임을 가지게 한다. 예를 들면 위에 병사는 총, 톤파, 폭탄을 사용하는 다양한 공격 동작을 보여준다. 특히 전작에서 존재감 낮은 소환수 위치는 다시 격상되면서 화려한 3D 연출로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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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도 전작과 다르게 전투 내에서 잘 드러나게 표현 된다. 무기에 한정적이지만 외형도 종류에 따라 바뀌게 되었다. 이렇게 전투 속 모습은 3D지만 맵 화면 처럼 자유롭게 시점을 변경할 수는 없다. 대신 전투 관련 카메라 옵션이 존재한다. 자동으로 해 두면 전투 상황마다 실시간으로 다양한 카메라 움직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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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마법이나 특수 기술을 사용 할 때 카메라가 돌아가며 캐릭터를 다양한 각도에서 비추거나 확대하는 방식이다. 고정은 말 그대로 카메라 시점이 고정된 상태를 말한다. 언제든 변경할 수 있다. 그 외 전투 배경 화면도 대폭 늘어나 전투가 일어난 장소의 이질감과 반복되는 지루함을 최대한 줄이려고 했다.


전투 시스템은 전작의 ATB 방식과 같다. 살짝 다른 부분은 적 난이도에 따른 자동 변환 모드인 Recommend 모드가 준비 돼 있다. 당연히 Wait 모드도 포함.


전투 인원은 안타깝게도 3명으로 줄었다. 가장 큰 이유는 매체 로딩 때문이라고 한다. 상황 창은 좀 더 크기가 시원하게 커졌다. 또한, 새로운 부분이 추가되었다. 하나는 물리, 마법 방어막이고 나머지 하나는 '리미트'라는 이름의 초필살기 칸이다.


7편의 핵심 부분 중 하나인 리미트기를 언급하자면 6편에서 처음 만들어진 일발 역전 필살기를 'Limit Break'라는 구체적인 이름과 함께 전투 시스템으로 정착해 놓았다. 기본적인 것만 소개하면, 일단 사용하기 위해 리미트기 게이지를 채워야 한다. 채우기 위해서는 피해를 입으면 된다. 그 비율 계산은 다 다르지만 쉽게 말해 치명상을 입으면 그 만큼 채워지는 폭이 커지게 된다.


그렇게 리미트 게이지가 다 차면 '싸우다'라는 커맨드가 '리미트'로 변화하고 캐릭터마다 등록 돼 있는 리미트기를 선택해서 사용하게 된다. 사용하는 순간 전투에서 무조건 발동 1순위가 되어서 가장 먼저 행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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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된 리미트기를 사용한다는 말은 캐릭터마다 여러 레벨의 리미트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종류를 원하는 대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밑에 화면을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사용하고자 하는 리미트기 레벨을 셋팅 한 후 실 전투에서 사용하게 되는 거다. 그리고 캐릭터마다 존재하는 리미트 개수와 구현 방식은 다 다르다. 이 시스템의 목적은 재미 외에도 다양하고 풍부한 동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이고 싶은 제작진들의 욕심도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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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구체적으로 정립한 리미트기는 전투에 활력 요소가 되고 다양한 캐릭터 사용과 성장 재미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이후 이 시스템은 전통으로 남아 계속 변주하면서 남게 된다. 사람들에게 리미트 라는 이름은 고유명사처럼 남아 'F.F' 속 필살기 관련 명칭을 리미트기 라고 편하게 부르게 된다.


한편 장신구 요소는 많이 축소되었다. 7편으로 넘어오면서 무기 한 개, 방어구 한 개, 액세서리 하나 딱 3가지 형태로만 변형되었다. 액세서리는 기존의 6편 같은 개념이지만 종류와 함께 능력도 대폭 축소된 말 그대로 보조 수단 정도로 바뀌었다. 무기와 방어구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무기는 캐릭터마다 전용 무기 한 종류만 존재한다. 이 말은 무기를 수집하는 재미가 좀 떨어졌다 볼 수 있다. 그래도 각 캐릭터마다 궁극의 무기가 존재하며 이걸 얻기 위한 이벤트나 여정은 존재한다. 인기가 있던 이도류 삭제도 특징 중 하나이다.


장신구를 보면 이전과 다른 생소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무기나 방어구 마다 개수가 다른 빈 구멍들이 표시되어있다. 바로 이 부분이 7편의 또 다른 핵심 '마테리아'를 장착하는 곳이다. 즉 방어구와 무기의 큰 사용용도 중 하나가 마테리아 장착을 위한 도구이자 수단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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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설정 속 '마테리아'라는 것은 마황 또는 라이프 스트림의 응축 에너지 구체라고 설명한다. 그 안에는 고대 종의 지식이 담겨 있어 특별한 힘을 발휘할 수가 있다. '마테리아'는 자연에서 간혹 생성되기도 하지만 보통은 '신라'에서 전투 보조용으로 제작 보급 된다. 일부 보편적인 '마테리아'는 구매도 가능하다.


마테리아 시스템은 5편의 잡 시스템, 6편의 고유 스킬, 마석, 액세서리 시스템 전부를 하나로 합친 시스템이라 생각하면 쉽다. 각각의 마법, 소환, 각종 기술, 보조 마테리아가 존재한다.


이 마테리아들은 AP(Ability point)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위 사진에 파이어 마테리아를 장착하면 파이어 마법을 사용하는 대신 힘, 마력, 최대 체력, 최대 마법 용량의 변동이 생긴다. 성장을 시키면 파이어 2, 파이어 3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위에 장신구를 보면 서로 공간이 붙어 있거나 떨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말은 이어진 곳은 각각의 능력을 합성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마법 파이어 마테리아와 전체라는 보조 마테리아를 같이 붙여 놓으면 파이어를 전체화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공략을 보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스스로 많은 마테리아를 조합시켜보며 전투에 활용한다면 이전과 다른 다양하고 색다른 재미를 가져다줄 수 있다. 참고로 장착하는 것에 제한은 없다. 또한, 각 캐릭터 능력에 기본 설정값은 있지만 무관하게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꾸밀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전사, 마법사처럼 하나의 특징을 강조해서 만들 수도 있고 아니면 완전 만능형으로도 만들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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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리아는 게임 속에 핵심 설정 부분이기 때문에 관련 이야기가 꽤 존재한다. 무기와 마찬가지로 희귀하고 강력한 마테리아를 구하기 위해 몇 가지 여정과 이벤트가 배치 되어있다. 강제인 것도 있고 자유로운 것도 있는데 대체로 자유로운 편이다. 이런 부분은 보편적인 방식이지만 게임 속 세계를 탐험하고 즐기게 하는 가장 좋은 요소라 생각한다.


마테리아 시스템은 이전 시리즈에 익숙함과 조합의 자유로움을 가지고 장비용 아이템처럼 편하게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사카구치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약간의 호불호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반응을 끌어낸 시스템이라 볼 수 있다. 비하인드 이야기로 처음 이 시스템을 가칭 '스피어' 시스템이라 붙였다. 후에 사카구치가 마테리아라고 확정하고 정리했다. 시간이 한참 지나 '스피어'라는 이름은 다시 사용하게 된다. 참고로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것 중 하나가 아이디어는 버려지지 않고 기록해 두며 언젠가는 다시 쓰인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7편을 상징하는 단어 중에 세대교체라는 단어가 가장 강조된 게임이 아닌가 싶다. 일단 더욱 현대적인 느낌의 배경과 3D로 제작된 게임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세대가 있고 반대로 크게 이질감을 느끼는 세대로 나뉘었기 때문이다. 제작 논의에서도 이런 현상은 있었기에 설득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필자도 폴리곤으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어색하고 처음부터 확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던 사람 중 하나였다. 반면 동갑내기 친구는 처음부터 극찬을 아끼지 않으며 게임을 했다. 큰 변화라는 것에 대한 각자의 태도를 게임을 통해 한번은 가질 법한 계기가 되었다.


사견이지만 만약 시작부터 9편 정도의 모습으로 게임이 나왔다면 조금 받아들이는 상황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어 물리적인 세대교체 의미로 제작자인 노무라 테츠야를 들 수 있다. 5편부터 두각을 나타낸 노무라 테츠야는 7편에 와서 큰 기회를 얻게 된다. 그는 디자인 뿐만 아니라 시스템과 시나리오에도 크게 참여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더욱 넓히기 시작했다. (주요 인물, 몬스터 디자인, 소환수 연출 초안, 리미트 시스템 정립, 시나리오 참여)


노무라 테츠야를 필두로 제작된 7편은 팬들에게 큰 분기점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아마노 요시타카를 대표하는 팬과 노무라 테츠야를 대표하는 팬으로 나뉜다고 보면 쉽다. 그렇다고 극단적으로 갈라지듯 나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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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들은 대체로 많이 반기는 분위기였다. 결과적으로 제작의 편의성을 포함, 노무라 스타일을 좋아하는 팬이 전 세계 규모로 대거 새로 생겼고 게임 관련해 여러 컨텐츠(캐릭터 산업) 시장 또한 반응을 크게 보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노무라가 만든 '세피로스' 캐릭터의 인기가 가장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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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도 변화의 바람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끊어지지 않는 음악과 첫 음성 삽입이었다.


오랫동안 우에마츠 선생은 큰 불만이 있었다. 그는 음악이 게임 속에서 끊어지지 않고 한 곡 전체가 흐르게 하고 싶어했다. 다시 이야기해서 공간이 바뀌면 음악이 무조건 처음부터 재생되는 것에 불만이 있었다. 그는 매체가 바뀐 것을 계기로 자신이 가진 생각을 타진하기 시작했다.


7분 정도 되는 주제곡이자 월드 맵 음악을 준비한 그는 관련 프로그래머에게 자기의 생각을 전달한다.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최대한 노력한 결과 그의 제안을 구현 하게 된다. 음악이 멈춘 것보다 약간 뒤에서 다시 재생 되게 만들었지만 큰 위화감이 없었다. 우에마츠 선생 본인도 결과물에 크게 만족하게 된다. 이어서 프로그래머에게 또 문의한다. 이번에는 음악과 함께 담길 음성 사용에 대한 문의였다. 가능은 하지만 굉장히 제한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도전 의식이 불타올랐는지 자신이 세운 계획을 이뤄야 기분이 풀리는지 알 수는 없지만, 철저하게 계산을 한 그는 기어코 코러스 형태의 음성을 음악에 삽입하게 되었고 그 결과 최고의 인기곡 중 하나인 '편익의 천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 곡은 지금까지도 관련 음악회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곡으로 그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


다른 부분도 있다. 이전 시리즈는 감정 표현에 한계가 있어 음악이 그 빈 부분을 메꿔주는 역할을 했었다. 하지만 7편부터 그 사정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전 시리즈보다 음악을 뒤로 물리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멜로디 부분을 빼거나 절제하고, 어떤 장면에서는 효과음만 남기는 식이었다. 즉, 보이는 것이 많아 이전과 같으면 게임이 지저분하고 집중도가 흐트러질 수 있다고 판단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급해야 할 것은 팬들의 재미있는 분노와 집착을 발생시킨 작품이기도 하다는 것. 약간 스포일러에 가깝지만 디렉터 키타세는 6편의 이어 팬들에게 큰 충격을 다시 한번 선사했다. 그는 게임을 하는 사람에게 큰 절망과 시련을 주고자 하는 집착이 있는 것 같았다. 여하튼 그 충격적인 장면을 맞이한 팬들은 재미있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항의하는 팬, 그 이벤트를 피할 수 있다 여기는 팬, 숨겨진 반전 코스가 있다고 믿는 팬 등 정말 오랫동안 루머가 끊이지 않게 만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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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도에는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 다른 인터뷰를 통해 알려진 이야기로 한동안 키타세와 노무라는 팬들로부터 엄청난 공격에 시달렸다고 한다. 이 말을 정리하면 그만큼 7편의 몰입도는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흐르는 7편의 모습은 전편보다 한층 깊이감 있는 전개를 보여 주었다. 거기다 6편이 가진 장점도 잘 접목했으며 독자적인 세계관과 전개도 위화감이 크지 않게 잘 풀어냈다고 여겨진다. (다만 한국은 한글판이 없던 시절이라 이야기 전개에 대한 오해가 많이 발생했다.)


이런 7편의 게임 구성은 사카구치 본인의 말처럼 이전 시리즈의 장점 부분과 제작진들의 다양한 생각을 최대한 집어넣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전보다 더 풍부하고 자유로운 즐길 거리만으로도 그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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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시기와 큰 변화라는 요구가 맞물리던 때에 'F.F 7편'은 이것이 시대의 요구이자 답이 아닌가 하며 손에 쥐고 있는 패를 보여주었다. 마치 익숙함과 변화라는 갈림길에 팬을 던져 넣은 것 같았다.


다른 시각으로 분명 이전보다 한층 편견의 벽을 넘은 건 확실하다. 환상이라는 이름 앞에 정해진 건 없다는 뜻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현대적인 물건을 더욱 부각하며 전면에 내세운 게임이 아닌가 생각한다. 수 많은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고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게임이라 감히 단언할 수 있다.


7편은 개인의 호불호를 떠나 게임 시장과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으며 수 많은 팬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한 게임이었음에는 틀림없다. 그 사랑으로 스퀘어는 대기업으로 성장하게 되고 사카구치 히로노부와 그의 팀원들의 지위도 크게 달라진다.


이제 20년이 지나 역사에 남겨진 이 게임은 팬들의 염원으로 소환되어 다시 태어나려고 한다. 그저 바람이 있다면 좋은 추억을 간직한 팬들 마음에 상처 입지 않게 잘 만들어 세대를 이어주고 아우르는 게임으로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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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l fantasy V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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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년도 : 99년

대응기종 : ps1, pc, ps3(psn), psp(psn)

EX 프로듀서 : 히로노부 사카구치

프로듀서 : 신지 하시모토

디렉터 : 요시노리 키타세

캐릭터 디자인 : 테츠야 노부라

일러스트 : 요시타카 아마노

음악 : 노부오 우에마츠


줄거리 :

마녀라고 불리는 존재가 있는 세상. 마녀는 초자연적 현상을 일으키는 힘, 즉 마법이라 불리는 힘을 간직하고 사용할 수 있는 불멸에 가까운 존재를 지칭하는 단어이다. 태고적부터 이어져 온 마녀는 때때로 선한 자로 혹은 악한 자로 세상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어떠한 마녀에 의해 한 국가는 군사 독재체제로 탈바꿈하게 된다. 곧이어 마녀는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고 세계를 전란의 소용돌이에 몰아넣는다. 사람들은 이 사태를 마녀 전쟁이라 일컬었다. 이로 인해 마녀는 다시 한번 공포의 상징이자 경멸의 대상이 되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긴장이 최고조로 달한 시점에 마녀는 갑자기 종적을 감춰버리고 전쟁을 일으킨 국가는 세상과 단절을 해버린다. 전쟁이 종결되고 17년의 세월이 흐른 후 바람(Balamb) 지역에 있는 바람 가든 용병 양성 학교에 한 소녀가 찾아온다. 이 소녀는 이 학교 용병의 지원을 받고자 어떤 의뢰를 하기 시작하는데...


소개:

7편의 엄청난 성공으로 회사 내부에 많은 변화가 다시 한번 일어났다. 'F.F' 창시자 사카구치 히로노부는 7편을 마지막으로 조직 관리나 여러 대외적 조율을 담당하는 임원으로 일을 하기 시작한다. 게임 제작에 그의 손길이 닿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게임 제작보다 회사 임원으로서 활동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었다.


제작진들에게도 변화가 일어난다. 전통인 변화라는 것과 전작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다만, 7편의 세계적인 인기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의 취향을 염두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제작진들은 다시 한번 모든 것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인원수는 내외 통틀어 전작의 2배로 늘고 제작비는  2배가 넘게 들었다. 같은 기기에서 발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뚜렷한 변화와 진일보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압박도 몇 배 이상 늘어났다.


이런 모습은 게임 업계에 대작 열풍과 게임 제작에 엄청난 자본을 들여 경쟁하는 시기를 낳게 된다.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도 그 일환이고 그 경쟁적인 홍보가 곧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것도 비슷한 시기이다.


8편을 떠올리는 많은 팬은 여러 부정적인 단어를 먼저 떠올릴 것으로 생각한다. 그 이유는 큰 성공이라는 강한 빛 뒤에 실망이란 그림자가 짙게 깔린 게임이 'F.F 8'편이기 때문이다.


8편은 '메탈기어솔리드'라는 게임과 함께 데모라는 생소한 형식으로 먼저 접한 게임 중 하나였다. 첫 느낌은 감탄의 연속이었다. 많은 게임잡지도 큰 기대감에 발매 전까지 많은 소식을 담아내기 바빴었다. 머지않아 결과물이 나왔고 그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말 그대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순식간에 보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점차 지나자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기 시작했다.


가장 많은 논란의 시리즈 중 하나이자 극과 극이란 단어가 꼬리표 처럼 달리는 게임 'F.F 8' 그 게임의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을 한번 나열하자면.


1. 8등신 

2. 효과음 

3. 정션 시스템

4. 첫 보컬이 들어간 주제곡


정도 이다.


가장 먼저 언급을 안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8등신이다. 이전 편과 다르게 8편은 모든 부분에 있어 캐릭터를 8등신으로 통일시켰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의외인데 바로 해외 사람들의 취향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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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를 이루는 표현은 '텍스쳐'라는 것을 입혀 전작보다 좋아졌다. 각진 부분도 많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8등신 비율로 인해 마을이나 던전 속 전체적인 시점과 비율, 구도도 자연스레 변화를 하게 된다. 새로 디자인한 배경은 전작의 가장 큰 문제이자 지적을 받았던 캐릭터 위치와 목적지 위치를 대폭 개선하게 된다. 그로 인해 던전이나 마을의 크기가 전작보다 간소화된 점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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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를 못 채고 지나칠 자연스러운 변화가 하나 있는데 지도 화면을 제외한 장소에서 파티 인원이 전부 표시 되는 것이다. 시리즈 역사상 첫 시도이다.


7편으로 시작된 CG 영상 연출은 게임 시작부터 전작과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을 보여 준다. 당시 인형에서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한 캐릭터의 표정 연기와 기술적 진보는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8편의 영상은 모션 배우를 동원한 첫 'Motion capture' 방식이 도입된 작품이기 때문에 전작과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남다른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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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자랑 부분이면서 제작진들이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CG 영상 전환도 더욱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8편의 CG 영상 부분은 동시대에 큰 화젯거리이자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 있다. 초반 달빛이 비치는 수면 위로 전투정이 지나가는 부분이다.



여기서 샛길로 잠깐 빠져서 메인 디자이너 노무라 테츠야는 이 시리즈의 일러스트이자 상징인 아마노 선생과 그 팬을 위해 아마노 선생 스타일의 캐릭터를 한 명 만들어 넣는다. 이전 7편을 작업하면서 설정까지 남겨둔 캐릭터로 이름은 '이데아'이고 그녀는 마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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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미 말고 다른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바로 아날로그 패드 대응이 시작된 게임이기 때문이다. 옵션에서 아날로그 민감도에 대한 지원도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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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패드에 대한 설명을 잠깐 하면 3D 시대가 오면서 360도 공간감을 표현하는 게임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 십자 키라 불리는 디지털 방식은 많이 어색하고 불편하며 세세한 조작감을 주기 힘들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사용된 아날로그 방식을 콘솔 패드에 다시 탑재하기 시작했다. 소니도 그런 흐름에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프로토타입의 아날로그 패드를 내놨다가 반응을 보고 제품을 개선하게 된다. 개선 된 제품의 이름은 '듀얼쇼크'라 지어졌다. 아날로그 스틱 외에도 한층 강화된 진동 기능을 탑재해서 게임 시장의 필수 제품으로 자리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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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부분이 나온 김에 관련 내용 몇 가지 더 언급을 이어보자면 전작의 적 기량에 따라 자동으로 모드가 바뀌는 부분은 없어졌다. 카메라 조정은 퍼센트로 바뀌었지만 실제로는 25%씩 4단계로만 조정할 수 있다. 전작보다 세세한 카메라 조정 환경을 지원하는 이유는 전투에서 카메라 움직임이 몇 배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카메라 옵션을 최대로 올려보면, 기본 마법 사용에도 전작보다 다양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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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진동 부분. 아쉽게도 모든 부분에서 지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특수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강조한 옵션이었다. 그래서 8편의 진동 부분은 조금 심심하게 지원된다고 보면 된다. 첫 지원의 의의를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조금이라도 시도한 이유 중 하나는 진동 시스템으로 인한 게임 속 간접 체험이 당시 게임계 화두 중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전투 부분으로 넘어가면 ATB 방식에 큰 변화는 없었다. 위의 옵션을 보면 알겠지만, 모드 추천 항목은 삭제되었다. 전투 그래픽 부분이야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모든 부분에 있어 화려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가장 주목할 점은 적, 아군 할 것 없이 치명타에 대한 표현이 세세하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뒤로 확 밀린다거나 움츠러들고 주저앉는 모습 등을 제대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약간은 어색하거나 끊어지는 듯한 전작의 공격 동작도 많이 개선 됐다. 이런 이유로 공격 동작에 무게감과 유연함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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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투 화면 자체를 보면 뭔가 커졌다거나 시원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전투 상황 창에 대한 간소화 때문이다. 시리즈 상 가장 간소화된 첫 사례이다.


리미트기 관련 창도 전부 삭제되었다. 시스템 자체가 없어진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방식만 바뀌었을 뿐 시스템이 사라진 건 아니다. 방식은 간단하다. 체력이 적거나 위기 상황일 때 확률적으로 각자 특수기를 사용할 수 있게 변경됐다. 이전에 있던 레벨 방식만 사라지고 동료마다 사용 방식과 특수기 수가 다른 건 그대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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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를 하다 보면 뭔가 다른 점을 또 느낄 수가 있다. 정확히는 게임 시작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그건 샘플링 작업을 기본으로 한 전체적인 음질의 향상 때문이다. 첫 영상 속 효과음이나 게임 일상 속 발걸음 소리 또는 전투에서 사용 되는 각종 효과음 등은 그래픽만큼이나 급격하게 좋아졌다. 이런 음질의 향상은 게임을 한층 고급스럽게 만들고 알게 모르게 몰입도를 크게 높여주는 효과로 작용한다. 효과음 작업을 위해 미국 할리우드까지 갔다고 하니 말 다했다고 본다. 거기다 8편은 돌비 서라운드가 지원되는 게임으로 공간감 있는 음향 또한 즐길 수가 있다.


이제 이 게임에 가장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타내는 부분이 나올 차례다. 바로 정션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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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전 마테리아 시스템의 변주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테리아가 하고 있었던 장비 방식과 일부 기능을 소환수로 대체 했다고 보면 된다. 마테리아도 성장을 시키듯 소환수도 육성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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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의 왼쪽 목록은 젤이라는 캐릭터가 어떤 소환수를 장비 했는지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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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에 오른쪽 목록은 소환수가 배우는 어빌리티 목록이다.


가장 먼저 소환수를 원하는 캐릭터에게 장비시키면 '공격' 커맨드는 고정인 상태에서 어빌리티 지정 화면으로 바뀌고 1차 정션은 일단 끝이 난다. 어빌리티는 사진을 보듯 전투에서 직접 사용해야 되는 커맨드 어빌리티와 자동으로 발동 되는 보조 어빌리티로 나뉘어 있다. 보조는 예전 액세서리 부분이라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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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장착한 소환수마다 각 캐릭터의 능력치가 활성화가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능력치에 각각 알맞은 마법을 장비하게 되면 그 능력치가 상승하게 되고 2차 정션은 끝나게 된다. 마법은 적에게서 'DRAW' 커맨드를 통해 100개까지 축적할 수도 있고 소환수를 통해 정제(생산)할 수도 있다. 그 외에 특정 장소에서 일정 시간마다 얻을 수도 있다. 이 말은 MP 개념이 없다는 말이면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방법은 마법 종류와 개수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체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체력 부분에 능력치를 활성화 시키고 체력과 밀접한 마법인 백마법 계열을 장착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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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션 설명 첫째 사진에 AUTO 부분이 있다. 활성화 된 능력치를 하나하나 설정하기 어려워하는 사람을 위한 공격, 마법, 방어 세종류의 자동 설정 시스템이다. 조심해야 할 부분은 어떤 능력치에 정션이 된 마법을 대략 10개 이상으로 사용하게 되면 올려놓은 최대 능력치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설명을 해도 정션 시스템이라는 것은 한 번에 확 이해되는 시스템이 아닐 거다. 지금 설명 한 부분 말고 응용도 있다. 예를 들면 속성 공격, 속성 방어 이런 식이다. 이런 응용 부분까지 생각하면 상당히 복잡하고 뭔가 마법에 사용에 대한 답답함도 느껴지게 될 것이다.


즉, 이런 부분이 문제가 되어서 이 게임의 평가와 후기가 극명하게 갈리게 된 것이다. 성장 시스템에 대한 공감과 이해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지적사항이었다. 게임의 가장 큰 적은 시작부터 이해하기 어렵게 학습을 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것은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고 단계적으로 거부감 없이 재미있게 익히는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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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부분도 달라졌다. 무기를 구매하거나 여행을 통해 얻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아예 장비한다는 개념조차 없다. 무기는 캐릭터마다 고정이고 이 고정 된 무기를 개조하는 방식이다. 무기 관련해 어떤 메뉴도 존재하지 않는다.


주 목적은 전투에서 보이는 디자인과 무기를 통해 얻어지는 특수기라 할 수 있다. 무기를 통한 공격력 향상은 8편에서 무의미하다. 공격력을 올리려면 '힘' 부분의 마법을 정션을 해서 올리는 것이다. 또 하나, 방어 장비 관련 사항 자체도 없다. 방어도 방어 장비를 통해 올리는 것이 아니라 오직, 정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건 블레이드라는 매력적인 무기를 상징적으로 남기기는 했다. 이 게임 속 무기의 인기는 밑의 영상으로 대신 하면 좋을듯 하다.




시스템 설명을 계속 보면 이런 질문이 생길 수 있다. 레벨 시스템의 역할은?


극단적으로 말해 레벨 시스템은 곧 난이도라 할 수 있다. 아군의 평균 레벨이 70~ 80 이상이라고 가정 한다면 적의 레벨은 그 이상이고 체력은 상상을 초월하며 공격력과 사용하는 마법들의 수준도 최고 수준으로 바뀌게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보스급 상승치는 더한 수준으로 올라간다.


그래서 레벨은 있으나 마나 한 것으로 신경 쓰지 말고 해야 한다. 성장에 관련된 것은 역시 극단적으로 말해 소환수만 신경 쓰면 된다.


참고로 게임 속에서 소환수는 G.F(Gudian Force) 라고 불린다. 전투에서 소환수 사용에 제한은 없다. 단, 소환수를 사용하려면 대기 시간이 필요하다. 대기하는 동안 소환수 체력이 표시되고 공격이 들어오면 소환수 체력이 대신 감소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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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쉬어가는 부분으로 가장 매력적인 소환수는 시바 누님과 사이렌 누님이라 생각하고 재미있고 유쾌한 소환수는 브라더스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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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로 이 모든 것을 정리하자면 7편을 기준으로 '캐릭터 능력치 레벨, 무기 능력치, 방어 능력치, 각종 마테리아, 액세서리' = '소환수, 마법'으로 정리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게임의 가장 큰 시도이자 유명하게 만든 부분이 있는데, 바로 가수가 직접 부른 주제곡이 첫 삽입 된 시리즈라는 것. 제목은 'EYES ON ME'. 우에마츠 선생이 만든 이 곡은 '중경삼림'의 그녀 '페이 웡' 혹은 '왕정문'이라 불리는 유명한 배우이자 가수가 불렀다. 아마 당시 20살 이상의 분들은 영화 캐릭터 '페이'를 보고 가슴이 쿵 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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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카우보이 비밥의 '페이' 모티브 모델도 이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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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은 내부 음원이 아닌 효과음 제작과 같은 스튜디오 녹음으로 만들어 게임 속에 그대로 담겼다. 게임 중, 후반에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이 곡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엔딩 곡도 아니고 게임 이벤트 도중에 흘러나오니 더 놀랄만도 하다. 이 곡은 CG 영상과 함께 엄청난 명성을 얻게 한 부분이다. 쉽게 말해 'F.F 8' = 'Eyes on me'를 떠올릴 정도이다. 물론 가수가 가진 유명세가 한 몫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탄생 배경은 제작진의 기획 의도이지 우에마츠 선생의 기획은 아니었다. 그런 이유인지 이 곡의 당사자인 선생의 반응은 항상 미적지근하다. 참고로 08년도에는 한국 가수 '메이비'가 리메이크했다.



이 게임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글에서 뭔가 빠진 것 같다 생각할 수 있다. 바로 시나리오 부분을 언급 안 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이런 말로 정리하면 어떤가 싶다. 점이 모여 선을 이루듯. 모든 컨텐츠의 기본 구성을 이루는 텍스트, 즉 글이 모든 것의 시작이고 기본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마무리 하면서 디렉터 키타세는 연이어 이어진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벗기 위해 컨셉을 밝게 잡았다고 했다. 이 작품은 분명 밝게 빛났다. 하지만 강하게 빛난 만큼 그림자도 짙게 생긴 작품이라 생각한다.




Final fantasy 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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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년도 : 2000년

대응기종 : PS1, PSN, Android, ios, PC

EX 프로듀서 : 타케치 토모유키, 스즈키 히사시

프로듀서 : 사카구치 히로노부

디렉터 : 이토 히로유키

디자인 : 미나바 히데오, 무라세 슈코, 이타하나 토시유키

일러스트 : 요시타카 아마노

시나리오 : 아오키 카즈히코, 카와 노부아키

음악 : 노부오 우에마츠


줄거리 :

푸른 별 가이아. 이 세계에는 각양각색의 다양한 종족들이 한대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그 중 기계 기술이 발달한 나라 '린드블룸' 공국에는 비공정이자 극장인 '프리마비스타'를 타고 세계를 이동하며 공연하는 극단 '탄탈라스'가 있었다. 그들에게는 또 다른 이름이 있었다. 도적단 '탄탈라스'. 어느 날 그들에게 비밀스러운 의뢰가 들어온다. 의뢰 내용은 '알렉산드리아' 왕국의 공주 '가넷'을 납치해 달라는 것이었다. 단장 '바쿠'를 중심으로 납치 작전을 세우는 도적단들. 그와 동시에 비공극장 '프리마비스타'는 서서히 '알렉산드리아' 성에 가까워지기 시작하는데...


소개 :

전작들보다 못한 판매량. 뒤늦게 재평가받은 게임. 발매 시기가 너무 안 좋은 게임. 8편의 그림자로 팬들이 외면한 게임 등. 9편을 설명하면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수식어가 가장 먼저 붙게 된다. 일단 9편을 잘 모르거나 뒤늦게 접한 분도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막상 구매해 놓고 한참을 안 한 사람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당시 9편 자체 존재감도 가물가물하실 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이 게임이 정말 어중간한 시기에 발매했기 때문이다. 왜 어중간이라는 말을 썼냐면 일단 이 게임이 출시할 때 상황이 또 한 번 큰 변화를 가지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등으로 대표 되는 PC방 문화가 유행이었고, 일본에서는 5년 만이자 첫 PS 발매인 드래곤 퀘스트 7이 다음 달 발매였다. 거기다 스퀘어는 PS2 발매에 맞춰 관련 기종으로 신작 'F.F' 제작을 발표 한다. 그 바람에 9편이 받아야 할 관심이 전부 흩어지게 된다.


또 다른 이유로는 7, 8의 디자이너 노무라 테츠야가 아니라는 점과 공략에 관계된 정보를 틀어막아 놓은 점도 있었다. 정보 관련된 것은 유명한 일화로 엄청난 비난을 받은 사건이다. 관련 정보나 서적을 독점하려고 한 것인지 아니면 순수하게 스스로 게임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인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이유이든 9편의 관심사를 줄이는데 영향을 끼친 것은 확실하다. 관심사를 여러 방면에서 끝없이 노출 시켜야 한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9편의 인기는 어떤 것 하나 때문에 영향을 받았다 단정 할 수는 없지만,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 주목받기 어려운 시기에 나온 것은 확실히 부정하기가 어렵다.


개인적 경험을 얘기 하자면 9편부터 'F.F'를 하는 것이 좀 지치기도 했었다. 음성 부제를 시작으로 조금 시대에 뒤처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공통으로 지적하는 부분인 긴 로딩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흐름이 늘어져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게임 이야기로 돌아와 9편의 재미있는 부분이면서 잘 안 알려진 것이 있다. 9편은 7편 개발 시기와 비슷하게 조금씩 프로젝트가 잡히고 있었다. 거기다 제작이 일본이 아닌 하와이에서 따로 제작된 게임이다. 그런 이유인지 모르지만 유독 북미 번역이 잘 된 게임으로 유명하다. 하나 더 이 게임의 디렉터인 이토 히로유키는 'ATB' 시스템을 탄생시킨 사람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기본 컨셉만 잡고 있다가 8편의 개발이 끝난 직후 이토를 포함 팀원이 하와이로 넘어가 9편을 본격적으로 완성하기 시작한 작품이다.


자 이 게임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1. PS1 죽는다

2. Back to the Old school


바로 감을 잡으신 분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PS1 시대에 마지막 'F.F'인 9편은 그 말 그대로 PS1 성능을 쥐어 짜내는 수준으로 게임이 돌아간다. 이 부분과 연계이자 외전으로 소개하려다 취소한 게임이 있다. 그 게임의 이름은 '베이그란트 스토리', '크로노 크로스'이다.


스퀘어에서 만든 이 두 게임은 9편보다 조금 앞서 나왔지만 9편과 함께 PS1이 가진 모든 것을 쥐어짠 게임으로 유명하다. 베이그란트는 CG 일러스트를 쓰지 않은 풀 폴리곤 게임으로 PS1을 쥐어 짜냈고, 크로노 크로스는 사용할 수 있는 색감 전부와 전투 속 풀 폴리곤 그래픽으로 PS1을 짜냈기 때문이다. 참고로 '크로노 크로스'는  '로도스도 전기',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로 알려진 '유우키 노부테루'가 디자인을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크로노 크로스' 경우에는 전작과 함께 관련 음악이 해외에서 굉장히 유명하다.


다만 글에서 뺀 이유는 워낙 매니악한 부분이 많아 소개하기 애매해서 그랬다.



9편의 이야기로 돌아와 첫 시작 6~7분동안 CG 영상(스텝롤)  - 실제 게임(전투) - 다시 CG 영상(스텝롤)이어지는 독특한 시작 장면은 스퀘어가 PS1을 통해 쌓은 노하우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 생각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PS1 본체를 만져보면 열기가 후끈 달아올라 터지기 일보직전이라 할 수 있다.



하나 당황스러운 부분이면서 ps1의 한계구나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첫 전투 로딩 속도이다. 이전 시리즈보다 거의 2배에 가까운 로딩 시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외 전투 속에 화려한 연출이나 뭔가 화면에 꽉 찬 연출은 순간 게임이 끊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처음 경험한다면 기계 이상으로 여길 수 있다. 전체적으로 9편은 기본적인 로딩이 좀 긴 편이라 게임 진행이 전체적으로 늘어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제작진들도 PS1 스펙의 한계를 넘겼다는 것을 제작 단계에서 알았다. 이런 현상은 최대한 타협을 본 결과라 했다. 쉽게 말해 부족한 부분이 노출돼도 표현하고 싶은 것을 보여 줄 것인가 말 건인가 하는 정도를 말한다.


제작 비화 중에 PS2 가 PS1을 호환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염두하고 몇몇 부분을 거기에 맞춰 재조정 했다고 말했다. 이 말은 PS2에서 이 게임을 하는 것이 좋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 이유인지 국내외 전부 공공연하게 PS2에서 플레이 하기를 권장했다. 개인적으로 확 체감할 정도로 달라지지는 느낌은 없었다. 둔감했을지도.


이 게임의 주제 중 하나는 원점회기라 알려졌다. 오해 소지가 조금 있는 부분이 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이 게임은 하나의 독립된 프로젝트로 개발된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편을 기준으로 원점으로 돌아간 게임으로 생각하는 것은 시기 상 조금 어긋나는 이야기고 개발진 인터뷰에서도 전편 때문이라는 말은 정확하게 없었다.


정리 하자면 과거 시절을 대비하면서 작업했다는 디렉터 말은 있었다. 즉 7, 8 편과는 다른 노선을 생각하면서 출발 했다는 말이다. 완전히 7, 8 편의 반응 때문에 과거로 돌아가자는 말은 아니다.


여하튼 일러스트 상징부터 음악까지 모든 부분에 있어서 과거 SFC 시절에 가까워진 건 맞다. 7편부터 이어진 현대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SF 적인 요소는 없다. 오히려 4~ 6편을 혼합한 느낌이라 하면 될 듯하다. 특히 시나리오 부분에서 4편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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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해진 메뉴만 봐도 확고히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시스템 옵션은 7편과 거의 같다. 새로운 점이 있다면 기본 움직임을 걷다와 뛰다라는 편의성 메뉴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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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구 관련된 것은 더 과거로 돌아갔다. 기본 장비는 총 5가지로 무기, 머리, 팔, 몸 그리고 액세서리로 되어있다. 대신 각 캐릭터의 특성에 따라 전용 장비가 준비돼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한 가지 계열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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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주인공 기준으로 무기 종류는 2가지 계열이 존재하고 방어구는 천이나 가죽 종류가 준비돼 있다.


장신구 언급을 이어 보면 9편은 직업, 즉 특징이 미리 잡혀있는 상태이다. 그리고 그 특징을 벗어날 수 없게 고정시켜놨다. 이 말은 옛날처럼 기사면 기사, 마법사면 마법사의 관련 고유 기술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캐릭터 모습도 직업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재미있는 점은 마법사도 백마법, 흑마법, 청마법을 완전히 구분해 놨기 때문에 체감 난이도가 이전보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런 부분은 확실히 과거의 향수가 진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관련된 특징으로 고유 기술을 과거시절 처럼 2가지로 고정해 놓았다. 예를 들면 주인공의 직업은 도적이다. 고유기술로는 훔치다와 비기(skill)가 존재한다. 훔치다는 말 그대로 훔치는 기술이고 비기는 8개 정도의 MP를 소모하는 특수 기술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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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과거만 있는 것은 아니다. 7편에서 정립된 리미트기는 9편에서도 존재한다. 명칭은 '트랜스'이다. 발동 개념은 7편과 같다. 피해가 누적되면 붉은색 트랜스 게이지가 차는 방식이다. 다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트랜스'가 자동으로 발동된다는 것이다. 즉 내가 임의로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이다. 계산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무척 어렵다. 한 마디로 계륵 같은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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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의 특징은 직업과 관련된 능력치가 상승하고 고유 특기 부분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흑마법사는 마력이 상승하고 연속 마법을 쓸 수 있는 식이다.


분위기를 빼고 가장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있다. 바로 전투 인원이 4명으로 바뀐 점이다. 사실 4명의 인원으로 로딩과 늘여짐이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긴 하다. 그만큼 읽어야 하는 데이터가 많아졌다는 이야기이니까. 하지만 한 번에 다양한 동료를 사용해 볼 수 있다는 장점도 무시하기는 어렵다.


다른 반가운 점으로 초코보 관련 놀거리가 부활 했다. 노가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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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눈에 띌 뜻 안 띌 뜻 새로 생긴 특징이 있다. 그건 바로 아이콘 사용이다. 셀렉트 버튼을 누르면 모든 지정되어 있는 목록의 설명이 나온다. 단순히 글만 나오면 재미없을 부분을 모그리 효과음과 모그리 아이콘을 통해 아기자기 한 표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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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이 정도면 특징이라 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모든 아이템 이름 앞에 아이콘이 붙어있다. 기본 사용되는 아이템에서 각종 장신구 전부 아이콘이 붙어있다. 전체적으로 특징을 잘 살린 아이콘이 붙어 있어서 한 눈에 확연히 들어온다. 역시 글보다 그림이 눈에 확 잘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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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서도 과거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특히 전투 음악이 가장 눈에 띄게 과거 냄새가 난다. 또 8편과 마찬가지로 효과음도 좋고 보컬 주제곡도 들어가 있다. 제목은 'Melody of life'이다. 일어와 영어 두 버전이 존재한다. 9편의 총 곡 수는 CD 4장의 5시간 가까운 엄청난 분량이다. 과거의 'F.F' 향기가 곳곳에서 묻어 나오는 전형적인 우에마츠 선생의 분위기다. 어느 하나 따로 놀지 않고 게임 장면과 잘 맞아떨어진다.


이제 게임 핵심이자 특징인 시스템 부분에서는 2가지 디벼 볼 게 있다. 바로 어빌리티와 ATE 시스템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전편들의 '마테리아'나 '정션' 같은 독자적인 개념은 강하지 않아서 이해시키는 데 어려움은 적은 편이다.


어빌리티는 말 그대로 어빌리티이다. 간단히 설명을 해보자면 어빌리티는 전투에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액션 어빌리티와 보조 역할을 하는 서포트 어빌리티가 존재한다. 액션 어빌리티는 말 그대로 전투에 사용되는 기술 종류이기 때문에 MP를 전투 속에서 소비하며 쓴다. 서포트는 각 캐릭터마다 레벨에 비례해서 어빌리티 포인트(마석)가 주어지는데 이 포인트를 소비해서 장신구처럼 장착 또는 활성화해 놓는 것이다.


익히는 방법도 단순하다. 모든 어빌리티는 장구류에 붙어있다. 예를 들어 밑에 사진을 참조해서 설명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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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공주가 장착한 액세서리는 '쉘'이라는 백마법 액션 어빌리티와 '비스트 킬러'라는 비스트 계열의 몬스터에게 더 큰 타격를 주는 서포트 어빌리티가 담겨있다. 가넷은 백마법사이자 소환사이기 때문에 쉘 마법만 익힐 수 있다. 그래서 비스트 킬러는 활성화가 되지 않는다. 즉 익힐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상태로 전투를 하면 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장비를 풀면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쉘 옆에 보이는 '0/35' 포인트를 전투를 통해 다 채우면 별 표시로 바뀌면서 장비와 무관하게 쉘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바뀐다.


서포트도 같은 개념이다. 단, 어빌리티로 가서 관련 소비 포인트를 사용해야 하는 게 다른 점이다. 물론 한번 소비하면 끝이 아니다. 장착을 풀면 포인트는 환원이 되니 언제든 자신 마음대로 꾸며 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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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다. 끝. 아! 하나 팁이 있다. 5가지 장신구 중에 같은 어빌리티가 있다면 포인트가 중첩되어서 익히는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예를 들면 아까 이야기한 쉘 마법이 5가지 장신구 중 2개에 담겨 있다고 하자. 전투를 통해 1포인트를 얻으면 쉘 마법을 익히기 위한 포인트가 2/35 가 되는 것이다. 말 그대로 2배. 5개 장신구에 쉘 마법이 다 담겨있다면 5배가 되는 것이다. 참고로 이 서포트 어빌리티 방식은 후에 노무라 테츠야가 어떤 게임에 가져다 적용 시킨다.


다음은 ATE 시스템. ATE는 Active Time Event 의 약자이다. 스타오션이라는 RPG 게임이 있는데 여기서 모티프를 따온 게 아닌가 생각된다. 쉽게 말해 동시간 대에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를 뜻한다. 이야기 전개 속에 이음새 역할 하는 정도라 보면 쉽다. 우리말로 하자면 '한편 어디 어디에서는'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 싶다.


화면에 ATE 관련 표시가 소리와 함께 뜨고 -강제는 없을 것이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고 글을 쓰기 전에 확인 차 플레이를 하기는 했는데 꼴랑 3시간 조금 넘게 했는지라 강제로 전개되는 게 있는지 지금은 생각이 안 난다. 여하튼 이야기 흐름을 매끄럽게 이해하려면 보는 것이 좋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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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하나 놓친 것이 있다. 소환수 관련된 것이다. 7편부터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건 소환수 연출이 길고 지루하다는 점이다. 7편이야 최대 5회까지 제한이 있다 치지만 8편은 그런 제한도 없기 때문에 두세 번 반복하다 보면 지겹게 느껴진다. 그런 의견이 반영되었는지 이번에는 소환에 관련된 부분을 조정하게 된다.


shot cut 버전과 full 버전이 생겼다. 숏컷 버전은 말 그대로 결과 부분만 후딱 보여주는 것이고 풀 버전은 등장부터 공격까지 전 소환 과정을 다 보여주는 것이다. 사용 방법은 랜덤이다. 그리고 공격력이 다르다. 숏컷은 70% 정도? 절반 약간 넘는 피해를 주고 풀 버전은 말 그대로 100% 피해를 준다.


응원(Boost)이란 명칭의 서포트 어빌리티가 존재하는데 이 어빌리티를 활성화시켜 두면 풀 버전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하나 더! 특수 능력이 있는 액세서리를 장비하면 연출이 바뀌는 소환도 있다. 참고하시면 좋다.


정리하면서... 동화 같은 느낌,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판타지스러운 분위기를 잘 보여준 9편은 자칫 역사 속에 묻히는 작품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갈수록, 그리고 사람들이 과거를 그리워 할수록 입소문의 입소문을 타서 다시 재평가받기 시작했다. 스마트폰과 PC 버전이 발매 되면서 숨겨진 레트로 명작으로  많은 판매가 이뤄지기도 한 9편.


9편을 두고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개성이 없다, 개성감을 버리고 안정적인 것만 추구했다. 이 말에 전적으로 틀렸다 할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말을 하나 보태서 균형을 맞추자면 가장 전통(클래식)적인 'F.F'를 표방하는 균형감 좋은 작품이 9편이 아닐까?


자, 이제 PS1 시대의 'F.F'는 여기서 끝이다. 시장은 또다시 세대교체를 크게 하기 시작했다. 소니는 PS2라는 이름을 걸고 다시 한번 정상 고지를 공고히 하려고 힘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PS을 왕좌에 앉게 만든 스퀘어와 사카구치 히로노부 부사장도 본격적인 PS2 시대를 선전하면서 차기 'F.F'와 자기 운명의 또 한 번 큰 영향을 끼칠 무언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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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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