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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무려 1년하고 반년 만에 돌아온 이 구역의 게임 리뷰어 챙타쿠입니다. 저번 리뷰에서 멋대로 ‘어김없이’라는 부사를 써버렸는데요, 당당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으로는 ‘어김없이’를 쓸 일이 없다는 게 어김없습니다.


리뷰할 게임은 <롤플레잉 헬조선2 ~공무원 하기 좋은 날~>입니다. ‘롤플레잉 헬조선’ 뒤에 2편을 의미하는 숫자 ‘2’가 붙어있는 게 신경 쓰이신다면 매의 눈입니다. 이번 ‘~공무원 하기 좋은 날~’은 1편이었던 <롤플레잉 헬조선 ~취업하기 좋은 계절~>의 후속작입니다.


<롤플레잉 헬조선2 ~공무원 하기 좋은 날~>로 말할 것 같으면, 1편처럼 헬조선의 공무원준비생(이하 공준생, 공시생)이 되어보는 본격 현실반영 게임입니다. 게임설명부터 보겠습니다.


취업희망자의 1/2이 공무원에 도전하는 still 헬조선, 언제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미래 속에서 그들은 오늘도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낙타가 되기를 꿈꾼다. 본격 현실반영 게임 <롤플레잉 헬조선2 ~공무원 하기 좋은 날~>을 통해, 그들 중 하나가 되어 보자. 무엇을 상상하든, 아니 상상조차 사치란 걸 깨달을 것이다. 


오픈월드도 아니고 선택형 게임 주제에 여전히 살벌한 설명입니다만, 모르는 척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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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처럼 화형당할 것 같은 시작화면이군요. '현실반영'이라는 소개말이 생각남과 동시에 '탈조선'을 누르면 정말 화형을 당하는 거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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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준생'과 '김시생', 두 캐릭터를 고를 수 있군요. 둘 다 크게 고르고 싶은 느낌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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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준생'부터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취업을 하다가 공무원준비로 돌아선, 장이 좋은 초시생(공무원준비 첫 해인 공시생)이네요. 공무원 시험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스펙 정도가 눈에 띕니다. 욕을 잘한다니 몸에 화가 많으신 분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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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시생'입니다. 캐릭1인 '흙준생'과 다르게 시험을 본 경험이 있답니다. 작년에 3문제로 떨어졌다니 올해라면 합격할 지도 모르겠네요. 라고 말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 윤동주 문학관이 종로에 있고, 김수영 문학관이 도봉구에 있는 것까지 알고 있어야 붙을 수 있는 게 공무원 시험인데, 3문제 차이로 떨어진 거라면 찍신이 들리지 않고서야 다음 시험은 보장할 수 없는 거 아닙니까?


보다 합격권에 가깝다고 에둘러 말할 수 있어 '김시생'을 선택하고 싶었지만, 기왕 하는 거 초심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버려, '흙준생'을 선택하였습니다. 네, 사실은 제가 공무원 준비에 대해 1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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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전업백수를 택하지 그랬냐는 마음이 물씬 드는 프롤로그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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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행위에 가까운 '계획짜기'를 하려는 모양입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계획짜는 단계에서 자주 포기하는 편이라 차라리 질러놓고 보는 편입니다. 이런 저에게 절친 ㄱ은 '노답'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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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도 답은 없어 보이네요. 아무 것도 안 함으로써 지력이 깎이다니 슬픕니다만, 초장부터 혼구녕 날 짓을 하긴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화면 왼쪽 상단에 있는 '스탯'에 대해서 언급을 안 했군요. 스탯은 체력/지력/노오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체력'이야 공부가 체력싸움이니 있는 거겠고, '지력'은 슬프지만 공부는 머리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노오력'은 '공무원 준비=공부*∞'라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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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선택지라고 할 게 나왔습니다. 흙준생이도 공무원 시험이 처음인데다 유저인 저도 처음이니 정보부터 수집하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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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체력이 또 깎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의외로 쉽게 찾았네요.


준비할 것들을 나름 깔끔하게 정리해놨습니다. '시작 전'에 할 것들은 (일반)취업준비랑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것 같네요. 직렬 뒤에 써 있는 행정, 공안, 기술 따위의 구분이 와닿지 않아 찾아봤더니,


행정직: 일반행정(흔히 마주하는 공무원) / 세무 / 관세 / 교육행정 / 사회복지 / 감사 등

공안직: 교정 / 보호관찰 / 검찰사무 / 마약수사 / 출입국관리 / 철도공안 등

기술직: 기계 / 전기 / 화공 / 토목 / 환경 / 건축 등


이런 느낌입니다. 평범한 시민 입장에서, 흔히 만나는 공무원은 행정직이고, 나쁜 짓을 하거나 외국에 도망갈 일 있으면 만나는 게 공안직이란 말이죠? 공각기동대의 공안9과가 조금 생각나서 스펙터클한 느낌입니다. 기술직은 저 같은 문돌이는 접할수도, 도전할 수도 없는 직렬 같네요. 실제로 다른 직렬에 비해 난이도는 낮지만 관련 자격증(ex. 기사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응시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나머지 부분들은 모든 공부에 다 적용할 수 있으니 패스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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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생각하기 싫어서 그런 건 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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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팅하는 저와 달리 우리의 준생은 나름 계획을 세우는 모양입니다. 선택하는 게 아니고 준생이가 자발적으로 해줘서 다행입니다. 준생이는 어떤 직렬을 택해야 할까? 몇 급을 봐야 할까? 선택과목은 뭘 해야 할까? 학원에 다녀야 할까? 몇 년 안에 할 수 있을까? 같은 걸 캐물었다면 지체없이 컨트롤+F4를 누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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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생이는 딱 봐도 다른 직렬을 선택할 재주는 없어 보이니 일반행정직을 택했습니다. '선택과목(수능의 탐구영역처럼 여러 과목 중 몇 가지를 선택해서 시험 보는 것)'이 있는 걸 보니 9급 시험을 보려는 것 같습니다. 주워들은 바에 의하면 7급은 선택과목이 아예 없거나 혹은 있어도 하나라고 들었그든요. 가장 중요한 걸 알려주지 않고 추측하게 만들다니 이런 불친절한 게임이 다 있습니다. 


목표기간은 패기 넘치게 1년으로 잡았네요. 선택과목은 무난하게 고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준생이는 문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행정법 총론 / 행정법 개론 / 사회 / 과학 / 수학


(9급 일반행정직의) 선택과목 다섯 개 중 문과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앞의 세 개 뿐이니까요.


마지막으로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노량진 소재의 공무원 학원이 아닌 독학+인강을 택했군요. 얼추된 것 같아서 진짜 이제는 진짜 시작 좀 해보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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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강의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큰 벽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설명충 등판하자면, 학원은 보통 두 가지 형태로 인터넷 강의 수강권을 판매합니다. 


패스: 한 번 끊으면 한 학원에서 모든 과목을 다 들을 수 있다. 종합학원st. 단과를 과목별로 결제하는 것보단 저렴하나 해당 학원에 원하는(본인에게 잘 맞는다던가 잘 가르친다던가) 선생님이 없으면 fail.


단과: 말 그대로 과목별. 보통 선생님을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음. 패스보다 비싸지만 한 학원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다. 


요즘은 '붙을 때까지 무한수강'이니 '교재무료'니 워낙 자체 프로모션을 잘해서 대부분 패스를 끊는 편입니다만, 부족한 과목은 단과를 따로 끊기도 합니다. 늘 그렇듯 돈 문제라는 게 슬픔 따름이죠. 


고민을 많이 한 뒤 골라도 한 번 쯤은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원 내에서 프로모션을 워낙 자주 하니까요. 큰 돈 들여 패스를 결제했는데 한달도 안 지나 콧구멍만큼 더 좋은 조건의 NEW! 패스가 나와버립니다. 혹은 약관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아서(이걸 다 읽어보라고 하라니!) 생기는 문제도 있습니다. 분명 '합격할 때까지' 수강할 수 있다고 해서 샀는데, 트렌드가 반영된 따끈따끈한 강의는 수강할 수 없거나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거나하는 조항이 숨어있었던 거죠. 따흑, 할 수 있는 건 아파오는 머리를 싸매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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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연유로 결론은 '생각하기 싫음이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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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생이는 고민하느라, 저는 설명충 빙의하느라 힘이 다 빠져버렸습니다. 게임 캐릭터랑 동기화된 건 처음이네요. 다른 걸 선택하면 스탯 혹은 목숨 깎이는 건 둘째 치더라도 무조건 추천 받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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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읏, 긁어버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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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ㅅㅂ... 체크카드 들고 나댈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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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부터, 아니 전작부터 느낀 건데 아무래도 이 게임 답정너스러운 데가 있습니다. 인간적으로 '이거 선택하면 너도 모르는 새에 30일이 지나있어!'를 어떻게 선택합니까? 거기다 바로 지력 10 줄 거면 방금 왜 뺏어갔는데. 답정너에 되도 않는 밀당이라니 미연시가 아니어서 참말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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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준생이는 누군갈 발견했습니다. 저 작은 실루엣만으로도 알 수 있는 얼굴과 후광. 자세는 바뀌었지만 분명 저 놈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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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이자 전작인 <롤플레잉 헬조선 ~취업하기 좋은 계절~>에 나왔던 금수저였더랬습니다... 벌써 기빨렸다... 벌써 자기반성했다... 벌써 정수 떠놓고 귀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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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의 '흙수저'도 그렇고 얘도 그렇고. 성이 '흙'인 애들은 운도 지지리 없습니다. 이 정도 망한 인생이면 3회차 정도는 살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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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오... 아... 예... 잘 알았구요... 살다살다 공무원 시험을 대비한 고급 족집게 과외가 있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투 머치 인포메이션 아주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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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주거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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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앗... 팩트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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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뭐라구요? 뭘했다고 1막이 끝난 거죠? 공무원준비생 게임 아니었나요? 펜도 못 잡아 보고 1막이 끝났는데요? 무슨 게임이 이렇죠? 한 594막까지 있는 걸까요? 저는 이 게임을 리뷰만 하다가 죽는 걸까요? 아니 리뷰하기 전에 완결은 볼 수 있어요?


그 와중에 사람 구미는 당기게 '힐링창고'라는 게 있네요. 전편에서도 딱 1막 끝나고 힐링창고가 등장했던 것 같은데 모두 모르는 척 해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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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구성이 70%, 품목이 35%, 도합 105% 전편하고 똑같은 '힐링창고'라는 사실 역시 모르는 척 하겠습니다. 지금 그럴 때가 아니라구욧!


체력 40 / 지력 60 / 노오력 40


현재 스탯이 위와 같으니, 깔끔하게 체력 아이템 하나, 노오력 아이템 하나를 고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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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지력, 노오력 모두 사이좋게 60이 되었습니다. 당장 죽을 간지는 아니지만 문제는 겨우 1막 하나 끝냈다는 사실입니다. 준생이는 공무원은커녕 공무원준비생도 되기 힘들지 싶은데요. 


이게 뭐라고 리뷰하는데 한나절이 걸렸네요. 2막 이후에선 준생이가 각 잡고 공부할 수 있길 바라며 겨우 1막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나머지는 다음 시간에 하는 걸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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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

~취업하기 좋은 계절~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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