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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처분 재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이나 아파트, 주택에 묶여 있는 와중에 정부 정책으로 인해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다? 이거 정말 일반 서민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지해주고 믿어주고 표까지 찍어서 정부 수장의 자리에 앉혀 놓았더니 내 인생의 전부를 걸어서 하나 장만한 아파트 가격을 떨어뜨리겠다고 하면 눈 돌아가고 지지 철회하는 건 한순간입니다.

 

정의고 미래고 나발이고 당장 내 집 값 떨어지고 있는데 정의가 무슨 소용이고 아이들의 미래가 보이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노무현을 잃었고, 쥐를 만났습니다. 그 뒤에 닭까지 만난 건 함은정.

 

10년을 전세살이, 월세살이하다가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다고 어쩔 수 없이 대출 70% 넘게 땡겨서 산 아파트, 은행 이자 내는 거나 월세 내는 거나 똔똔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3억, 4억 주고 산 아파트. 하루 자고 일어나면 2천만 원, 일주일이면 5천만 원. 한 달이면 1억씩 오른다면 비록 내 손, 내 통장에 당장 들어온 돈은 아니지만 세상 모두가 아름답게 보이는 돈 뽕에 취하게 되실 겁니다. 그런데 그 반대가 되면 어떻게 될지 따로 쓰지 않아도 블루레이입니다. 지옥이 펼쳐지는 거죠.

 

요행에 대해서는 그것에 대한 기쁜 감정을 애써 부정할 수도 있고, 요행은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행복이 아니라고 치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이겨내기에 정신적 희생은 물론 금전적, 물리적 희생도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행이라는 감정을 이겨내기 힘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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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이 아주 뜨겁습니다. 길게 설명할 거 없이 두 가지만 생각해 보시죠.

 

'지방이나 경기도 부근에 사는데 서울 아파트 가격이 뜨겁다고 해서 모든 재산 정리하고 서울로 입성해 볼 생각인데 괜찮을까요?' 괜찮긴요. 이게 바로 금리 인상기에 대출 블랙홀에 다이빙하는 거죠. 지방에서 서울로 가려면 약 3배~4배 정도의 아파트 구입자금이 필요합니다. 경기도에서 올라가도 2배 이상은 준비해야 하고요. 이 정도 금액 차이면 단순히 담보 대출로는 해결이 안 된다는 겁니다. 2금융, 3금융, 나아가 사채나 지인 찬스까지 모조리 사용해야 겨우 가능할랑가 말랑가 입니다.

 

평수를 줄이면 부담이 약간 덜하겠지만, 잘 아시다시피 평수를 늘려가는 건 괜찮아도 평수를 줄여가는 건 금전적 부담을 줄이는 것보다 생활 환경의 축소로 인해 육체적, 심리적 압박감을 벗어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일반 서민의 경우 가격 상승기 재산증식의 욕망과 최소한 같은 평수는 되어야 한다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충족시키면서 지방, 경기도에서 서울로 아파트를 옮기는 건 그야말로 소득 대부분을 아파트에 올인 한 것이 됩니다. 여가생활은 꿈도 못 꾸고 애들 학원, 식생활까지 줄여야 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반대로 서울 사람이 오른 아파트를 팔고 가격이 싼 지방으로 이주한다라는 걸 가정해 봅시다. 뭐 마음먹고 다 털어내고 지방으로 내려가서 조용히 살고 싶다고 과감하게 정리하시는 극소수도 있겠지만 역시나 대부분은 서울에 한 번 입성하면 사업이나 집 안이 망해서 도피성으로 어쩔 수 없이 떠나지 않는 한 지방으로 낙도는 매우 일어나기 힘든 일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여가 시설, 공연 서비스, 교육환경과 접근성 그리고 주거 환경에 대한 주변의 동경, 이 모든 것을 두고 떠나다니요.

 

경기도나 지방에서 서울로 입성을 꿈꾸는 것은 인생 올인해서 가능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엄청난 원리금 상환의 압박을 이겨내야 합니다. 또한 서울 입성으로 인해 늘어나는 생활비와 서울 교육 시장에 걸맞은 교육비의 추가 지출도 고려해야 합니다. 서울을 떠나는 분들은 약간 과하게 말하자면 두 번 다시 서울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지방으로 괜히 내려왔구나' 반성의 시간을 갖는 이 순간에도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오르고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서울에서 누리던 것들 지방에서 누리기는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서울살이에서 오는 만족감을 대체하기에는 항상 부족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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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상으로 확연하게 미분양 아파트들이 늘어나고 있고, 정부 정책에 따라 주거 양극화 또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요. 각 지방의 최중심지로 자금이 모이고 전국적으로는 서울 집중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세금 부담과 정부의 감시, 그리고 더이상 자유로운 담보 대출이 불가능해지면서 확장할 수 없는 자금들이 어쩔 수 없이 가장 확실한 한곳으로 모이는 것입니다. 이는 정부 정책의 실패가 아니라 정부 정책이 제대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석해야 맞습니다.

 

현 정권의 기조가 이어지고 이후 정권 또한 같은 기조를 유지한다면 아파트 가격 자체를 떨어뜨리는 것보다 한 곳으로 모인 투기세력들의 보유 아파트에 대한 세부담을 늘려가는 것이 정부의 세입에 유리할 뿐 아니라 물가지수, 부동산 지수, 나아가 GDP 지표 유지에도 도움이 됩니다.

 

현 정부의 부동산에 대한 정책 기조를 당장 아파트를 구입해야 하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관망해 보면 이렇습니다. '부동산 가격 자체는 건드리지 않고 거래가와 공시지가 커플링을 통해 세입 규모와 구조를 개선함과 동시에 공공 임대 주택 확대로 낮은 금액으로 초장기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주거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쓴다.' 이는 매우 조용하지만 치밀하게 부동산과 아파트에 대한 기저 인식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아주 획기적인 정책입니다. 그러니까 적폐들이 미치고 환장하는 겁니다.

 

부동산 양극화는 필연적입니다. 한번 오른 아파트 가격은 국가 부도나 그에 준하는 경제적 위기가 닥치지 않는 한 인위적으로 떨어질 수도 없고 부동산 가격 지수는 국가 GDP와 매우 밀접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떨어뜨려서도 안 됩니다. 정권의 힘에 의한 인위적 하락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으니까요. 하지만 현재 기레기들과 적폐들이 쏟아내고 있는 서울 부동산 폭등 소식은 많지 않은 거래량과 있는 돈 없는 돈 긁어모아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인생 자체도 걸어야 할 만큼 매우 위험하고 힘든 접근성에 비해서 과도하게 부풀려진 감이 매우 큽니다.

 

선량하지만 언제든 이 독이 든 성배에 가까이 갈 수 있는 흔들리는 욕망을 가진 서민들이라면 현혹되기 아주 쉽습니다. 현재의 가격 상승이 누구에 의해서, 진정으로 무엇 때문에 오르고 있는 것인지 우리는 선택을 하기 전에 진실에 더 가까이 가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두 정권 9년 동안 월급 20% 오를 때 아파트 가격 200% 올랐습니다. 그러니 이제 월급 200% 오를 차례인 거죠. 최저시급, 월급, 연봉부터 차근차근 올려서 마지막에 올라야 할 부동산 가격을 금수놈들이 대출로 투기꾼들 부동산 시장 교란하게 방관하고 선량한 서민들 꼬시고 불안하게 만들어 억지로 집 사게 만들고, 지표 조작질로 오버슈팅 해 놓았으니 소득을 올리고 늘려서 정상화 시키는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월급을 더 과하게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오른 부동산 가격에 맞게 정상화 시킨다는데 도대체 뭐가 잘못됐다는 건가요? 부동산 시장 몰락 후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극복하는 데 미국도 실패했고, 일본도 실패했고, 유럽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들이 모두 실패했습니다. 이 실패의 원인에는 제대로 된 소득 분배의 실패에 그 첫 번째 원인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 어떤 선진국도 가지 않았던 길, 성공하지 못했던 길인 소득주도성장의 험난한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방해하는 자, 그자가 바로 적폐입니다.

 

 

 

 

 

 

편집부 주

 

위 글은 자유게시판에서 납치되었습니다.

딴지일보는 삼진아웃 제도의 유구한 전통을 이어온바,

톡자투고 및 자유게시판(그 외 딴지스 커뮤니티)에 쓴 필자의 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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