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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가능성이란 말은 이제 집어쳐라!!!
- <원더풀 데이즈>

2003.8.3.일요일
딴지 애니메이션 분과

 

 

 

 

 

하나, 이 사실은 분명하게 밝혀야겠다. 내 취향은 절대로 특이하지 않다.

 

<멋지다 마사루>를 좋아하긴 하지만 칭송하진 않는다. <미스터 빈>을 보고 웃을 줄도 알고 <선생 김봉두>를 잘 만들었다고 칭찬할 줄도 안다. 주성치 영화는 싫어하지만 <소림축구>만큼은 기분 좋게 즐겼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보다가 졸 뻔했지만 <로보캅>에는 광분하다시피 했다. 이 정도면 열광적인 SF 매니아라기보다는 평범한 일반인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주관적으로 재미없다고 판단되는 영화는, 극단적인 독단과 편견에 치우쳐 처절무쌍한 비판을 퍼붓는다. 영화 평론으로 밥 먹고사는 사람도 아니고 영화판에 잘 보여야 할 이유가 터럭만치도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요,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인간으로서 극복할 수 없는 한계이기도 하다.

 

둘, 애니메이션 판에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X모씨의 증언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제작비만 따져보면 일본 못지 않은데 퀄리티가 훨씬 떨어지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다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고 나서거든요. 그럼 애니메이터도 고용해야죠, 작업장도 마련해야죠, 장비도 마련해야죠. 밑준비 하는데만 몇 억이 들겠죠? 난생 처음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 노하우가 있을리 없죠? 십억, 이십억 들여도 제대로 된 애니메이션이 나올 리가 없죠.

 

결국 그 제작사는 애니메이션 하나 만들고 엎어지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고...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기 때문이라고요."

 

셋, 평생 가도 잊혀지지 않을 청춘의 한 조각. 그것은 <블루 시걸>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을 구원해야 하지 않겠냐는 사명감에 불타올라, 애니메이션엔 쥐뿔만치도 관심 없던 친구 이모 군을 꼬드겨 극장까지 찾아갔다. 영화를 보고 난 다음, 나는 이모 군 앞에 넙죽 엎드려 용서를 빌었다. 그는 그 날 저녁을 푸짐하게 대접받은 다음에야 화를 풀었다.

 

넷, 나는 <원더풀 데이즈>에 처음부터 악감정을 품고 있었다. 그것은 한국 영화판과 애니메이션 판에 씻을 수 없는 불신을 품게 된 이유와 동일하다.

 

몇 년 전, 모 애니메이션 회사는 <원더풀 데이즈> 기획을 스리슬쩍해서 자기네 걸로 하려고 했다(물론 당시에는 이런 상황을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알게 모르게 여기 휩쓸렸다가 별의별 황당한 꼴을 당하고 말았다.

 

꿈과 희망에 가득찬 미소년(우욱!)이 불신과 증오심에 가득찬 불평분자로 변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원더풀 데이즈>에 씻을 수 없는 편견이 자리잡았음이야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 SF평론가 고장원님의 소개로 <원더풀 데이즈>의 김문생 감독님과 만나서 대화를 나눌 수가 있었다. 그 결과 둘 다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편견은 말끔히 씻겨져 내렸다. <원더풀 데이즈> 후반 작업 물량을 보면서는 은근한 기대감마저 부풀어올랐다.

 

다섯, 가능성만 보는 건 싫다.

 

태초에 <블루 시걸>이 나왔으며 <아마게돈>이 뒤를 따랐다. <돌아온 영웅 홍길동>에 뒷통수를 맞고 <철인 사천왕>에 초죽음을 당했다. <아기공룡 둘리>가 한줄기 빛이었다고는 하지만 미약하기 그지없었다.

 

한가지로 묶어 산업쓰레기로 분류해야 마땅한 물건들을 놓고, 우리들의 고매하신 평론가 나으리들은 ...한 가능성을 발견했다면서 추켜세우기 일쑤였다. 평론가들이야 공짜로 시사회 갔으니 그렇게 말할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귀한 돈과 시간을 한꺼번에 날려먹은 불쌍한 사람들은 어쩌란 말이냐.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가능성이 어쩌구저쩌구 하는 평론가들은 반 죽을 때까지 두들겨 패고, 숨 좀 고른 다음에 죽도록 패고 싶다. 그렇다, 국 끓여먹지도 못하는 가능성 따위 필요 없다.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은 제대로 된 결과물이 필요할 뿐이다!

 


 

 

자,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오늘 나는 <원더풀 데이즈>를 봤다.




 
 

 

<간첩잡는 똘이장군> 이래 한국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은 선배 한모 씨는 <원더풀 데이즈>를 보러 가자는 제의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표 값을 내가 부담한다는데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오후 6시 50분, 나와 한모 씨는 불꺼진 극장에 앉아 팝콘을 먹으면서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시간 삼십분이 지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나와 한모 씨는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세로줄 무협지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그것은 광소(狂笑)였다. 절대적인 강자 앞에서 심리적인 무기력함을 이기지 못해 터져 나오는 미칠듯이 허탈한 웃음!

 

십 초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무인시대>의 이덕화를 능가하는 금강야차의 눈빛이 쏟아지니 등골이 절로 오싹해졌다. 나는 오체투지(五體投地)하며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었다.

 

"미안해, 형. 내가 내일 점심까지 책임질께!"

 

"...내일 저녁은 축구 한일전을 하지. 맥주까지 책임지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우정이냐, 재물이냐? 사나이라면 마땅히 우정을 선택하지 않겠는가!

 

"...예."

 

일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가. 어쩌다가 <블루 시걸>보다도 혹독한 시련을 당하는 처지에 몰렸는가.

 

말이야 바른 말이지,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의 대립을 상징하는 선진도시와 노예도시의 갈등 구조는 프리츠 랑의 <메트로폴리스>이래 반세기 이상 우려먹은 구닥다리 설정 아니던가. 애니메이션 쪽에서도 이미 <미래소년 코난>, <푸른 바다의 엘피> 등 무수한 작품이 이 설정을 써먹지 않았던가.

 

은근히 환경문제를 꺼내는 건 <녹색전차 해모수>와 <라젠카>이래 한국 애니메이션의 전통이 되다시피 하지 않았던가. 허나 흔해빠진 설정이건 구닥다리 이야기건 재미만 있으면 무슨 상관이랴. 문제는 이 설정이 전부였다는 사실이다. 완쯔이 완쯔이 완완쯔이(萬歲萬歲萬萬歲)!

 

멋진 드라마는 애당초 없었으며 긴장감은 코빼기도 뵈지 않았고 짜릿한 반전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러브 스토리는 무덤덤할 뿐이었다. 이렇게 단순 무식한 스토리로 1시간 30분짜리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여기 비하면 <푸른 바다의 엘피>는 대서사시요 <미래소년 코난>은 대하 드라마다.






 
 

 

카리스마 제로의 수하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있으리란 기대도 접어야 했다. 주인공 수하(푸하!)는 불명확한 성격과 종잡을 수 없는 행동으로 보는 이를 혼란에 빠트린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을 함께 재현하는 역할을 떠맡은 제이(옛날 노래 생각난다)는 짜증나리만치 감정 표현이 부족했다.  

 

악역으로 나선 경비대장 시몬의 이미지는 <달로스>의 알렉스 사령관과 흡사했으니 나머지 엑스트라급 레지스탕스에 대해서야 일러 무엇하리오(에너지 공급 시스템의 이름이 델로스란 사실은 이 애니메이션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번 의심을 품게 만든다).

 


 

 

그래도 영상만큼은 대단했다. 처음 10분 정도는 그랬다. 하지만 20분쯤에는 짜증이 나더니 30분 지나서는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야심차게 만든 공중전 장면은 십여 년 전의 애니메이션 <에어리어 88>의 타이트로프 씬보다 박진감이 떨어졌고, 총격전 장면은 이십 년 전의 <람보>나 <코만도>보다 나을 게 하나도 없었으며, 땅바닥 위를 굴러간다기보단 미끄러지는데 가까운 액션을 선보인 오토바이와 트럭에 이르러선 삼십 년 전의 <프렌치 커넥션>이 그리울 정도였다.

 

 

여기서 끝나랴. <트론>과 <비너스 전기>의 오토바이를 반반씩 섞은 듯한 오토바이들은 아무런 개연성 없는 질주를 되풀이했다. 미니어처와 컴퓨터 그래픽스로 만든 장중한 배경은 시도 때도 없이 화면을 장악하며 관객을 압박했다. 15초에서 20초 가까이 뜬금 없이 계속된 비 내리는 장면은 대체 무엇을 상징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삭갈리기만 한다(설마하니 수하의 정력을 상징하는 것인가? 오오, 대단한 놈!).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오로지 클라이맥스를 위한 예행 연습에 불과했다.

 

운명의 순간, <자이언트 로보>의 바슈탈 참극 장면에서 나옴직한 웅장한 음악을 배경 삼아, 수하와 시몬이 극단적인 슬로우 모션 상태에서 무려 3분 여에 걸쳐, 천천히 피를 흘려대며 서로가 서로에게 총을 겨눠대며 제이를 주고받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얼이 빠지고 넋이 나간다. 이쯤 되면 오우삼의 <첩혈쌍웅>과 서극의 <상해탄>은 예술로써 추앙 받아 마땅하리라.

 

정말이지, 허무하고도 맹랑했으니 둘을 합쳐 허무맹랑했다. 30분 짜리 단막극을 만들기도 부족한 함량 미달의 시나리오를 1시간 30분으로 늘렸으니 뭐가 나오겠는가. 30초 짜리 CF나 5분 짜리 뮤직 비디오에나 나옴직한 화려한 영상의 반복에 그쳤다. 그나마 죄다 어디선가의 영화나 어디선가의 애니메이션에서 본듯한 장면들 일색이었다.  

 

 

 
 

 
불행히도, 너무나 불행히도, 이 영화는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것은 컴퓨터 그래픽스, 셀 애니메이션, 미니어쳐 실사 촬영을 결합한 토탈 애니메이션(가칭)의 가능성이다. 그 모든 것이 하나로 결합된 영상의 충격적인 결과마저 부인할 수는 없었다. <원더풀 데이즈>의 결과물은 기술적인 면에서 아직 미숙했지만 노하우가 쌓이고 기술력이 올라가면 한국 애니메이션이 몇 단계 앞서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되기에 충분했다.

 

허나 그 사실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다.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만든다. 이 영화가 대성공을 거둔다 할지언정 제작자들이 이런 류의 대작 애니메이션에 투자를 계속하리라 기대하긴 어렵다.

 

 

실패한다면 말할 것도 없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공들인 토탈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은 국내에서는 완전히 잊혀져 버릴 가능성이 높다. 그리하여 미국과 일본, 중국이 자기들 나름대로 <원더풀 데이즈>의 성과를 소화해 내는 동안, 한국 애니메이션은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처럼 끝도 없이 헤메리라.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어차피 나하곤 상관없는 일이다. 극장 문을 나서니 구멍 뚫린 하늘에서 굵은 빗줄기가 쏟아진다. 안 그래도 우울한 우리들의 마음은 깊이 깊이 가라앉는다. 분통을 이기지 못한 한모 씨는 우산대를 휘두르며 힘껏 외친다.

 

"<똘이장군>이 25만 배는 더 재미있겠다!"

 

내 어찌 이대로 물러서겠는가. 한차례 폭소(爆笑)하며 이렇게 응수했다.

 

"그 반민족적인 극우 꼴통 만화영화가? 말도 안 돼! 25만 배라니! 2천5백만 배는 더 훌륭했어!"

 

 

 
딴지 애니메이션 우원
DJ. HAN (djhan@thru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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