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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종 추천0 비추천0

 

 

 

 

[의문] 대구 참사 이것을 밝혀야 한다

2003.2.23.일요일
딴지 특별취재반

 

나는 전기, 계장 분야에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이번 대구 지하철 사고의 의문점 몇 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물론 수사결과가 발표된다면 풀릴 의문점들도 있겠으나, 최대한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생각해 봤으면 한다.

 

이번 사고 과정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이 단전이었다. 단전으로 인해서 전동차가 움직일 수 없었고, 또 밖으로 나온 승객들도 단전 때문에 깜깜해진 역사 내에서 길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단전이 되었는지에 대해서 아직도 너무나 많은 의문점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하철에서 사용되는 전기는

 

전동차주행용 직류전원설비 : 전동차주행을 위하여 직류전원을 사용하여 철로상부에 +선로와 철로 자체가 -선으로 작용하여 전원이 공급되는 설비

 

 역내설비용 교류전원설비 : 역사 내에는 별도로 교류 전원이 공급되는 설비가 존재하여 전등, 전열, 기타의 부하에 전원을 공급되는 설비

 

이렇게 두 가지로 분리되어 있다. 이 둘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각각 별개로 구분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고가 나자 이 두가지가 둘 다 나가버렸다. 그런 일이 왜 일어났을까?

 

이제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겠다. 

 

 

 

 전동차 주행용 전기 단전과 통신두절  

 

대구지하철 참사에서 만약 1080호의 주행용 전기가 단전이 되지 않았더라면 1080호 탑승객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열차가 출발하여 화재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단전이 되었다. 이에 대해 지하철 관계자는 처음에는 "연기감지에 의해 단전이 되었다"고 하다가 지금에 와서는 "1079호의 화재로 인하여 보호계전기가 작동했기 때문에 단전이 된 것이다"라고 말하며 뭔가를 숨기고 있다.

 

과연 그럴까?.... 그렇지 않다... 그것은 1079호와 1080호의 급전 구역이 달랐기 때문이다.

 

대구 지하철 홈페이지에 전기 설비 홍보를 보면...

 

전차선으로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공급방향을 세분화, 급전용직류고속도차단기를 5대 설치하여 4대는 방면별, 행선별로 급전하고 1대는 예비운전을 한다. (해당 내용 전문보기)

 

라고 되어 있다. 이를 통해 대구지하철의 지하철주행용 전력은 방면별, 행선별 4구역(혹은 그 이상)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1대는 고장 시 예비용)

 

- 잠시 용어설명 -

 

급전 : 전기를 공급한다.
단전 : 전기를 공급하지 않는다.
투입 : 급전하기 위하여 차단기를 ON하는 것
트립 : 차단기가 선로보호를 자동으로 OFF하는 것
급전구역4개 : 전기를 공급하는 구역이 4개 구역으로 분리되어 공급한다는 의미 이것은 차단기가 각각마다 1개씩이므로 차단기 4개가 각각의 구역을 담당하고 있다는 의미

 

또 중앙사령실 교신 내용 중에도 방면별로 급전이 다르게 된다는 내용이 나온다.

 

사령탑 : 현재 <반월당 신천간 하선> 단전으로 하선 열차 정상운행이 안되고 있으니까 상선 열차는 정상 운행을 하시고...

 

이 발언을 통해서 보면 1079호가 진행하던 방향(대곡->안심)을 하선(하행선)이라고 하고 1080호가 진행하던 방향(안심->대곡)을 상선(상행선)이라 칭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반월당 신천간 하선>이라는 구역이 있음을 알 수 있고, 이 구역이 당시에 단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교신내용을 보면 참사차량인 1080호 열차는...

 

(09시57분 경)
1080열차 : 예 1080 입니다. 지금 단전입니까?
사령탑 : 단전이니까 방송 좀 하시고

 

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1080호 열차는 단전상태였다가...

 

(10시2분 경)
사령탑 : 아니. 중앙로상선 열차는 지금 1080열차는 지금 급전돼 있어요. 지금 1080열차래요? 지금 보조계기가 제로래요? 아, 그럼 일단 판 내려갔고, 대기하고 있으세요

 

라고 말함으로써, 보드에 급전 표시등 램프가 점등된 것을 순간 확인하고서야...10시2분 당시 급전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1080호 기관사에게 급히 알린다. 1080열차는 운행이 가능한 상태였다는 뜻인데, 불행히도 이미 1080호 기관사는 이미 이때 열차 운전실에 있지 않았거나 통신이 두절된 상태였다. 어쨌거나 1080 열차가 있던 선로는 단전이 되었고, 한차례 투입 실패 후 5분만에 급전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인근에 정차하고 있던 1082호 열차는...

 

1082 열차 : 지금 단전되어 가지고 차가 칠성에 서 있어 못가고 있습니다.
사령탑 : 예, 지금 단전 상태이니깐요.

 

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1082열차는 운행이 불가능함을 알 수 있다. 1082열차의 위치는 <반월당에서 신천 하선> 범위 안에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인근에 정차하고 있던 1077호 열차는...

 

1077 열차 : 예
사령탑 : 예. 방촌에서 1분. 용계에서 1분 해 갖고 2분 연발해 가시오. 사유는 반월당에서 신천하선 단전되어 가지고 뒤차가 못 가니까 간격 조정입니다.

 

라고 했으니 1077열차는 운행이 가능함을 알 수 있으며 신천역을 벗어나 있으므로 <알수 없는 구역 - 하선>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도 짐작 할 수 있다.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은 급전구역과 상태임을 알 수 있다.

 

 

1079호는 <반월당에서 신천 하선>에 위치 / 운행 불가
1080호는 <반월당에서 신천 상선>에 위치 / 운행 가능(실제로는 5분간 단전)
1082호는 <반월당에서 신천 하선>에 위치 / 운행 불가
1077호는 <알수 없는 구역 하선>에 위치 / 운행 가능

 

이것이 교신내용을 바탕으로 한 당시의 열차운행 상황이었다. 자, 그럼 이제 의문점이 나타난다.

 

 

 

첫째. 1079전동차가 위치한 <반월당에서 신천 하선> 급전구역의 단전.

 

1079호 전동차가 위치한 <반월당에서 신천 하선> 급전구역은 1079호 화재로 인하여 화재 후 불과 4분만에 직류고압 절열물이 손상되었거나 파괴되어 누전이나 단락현상이 발생, 보호계전기 작동으로 급전이 불가능한 상태임을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화재가 발생할 경우 전기케이블을 타고 번지기 때문에 전원을 차단한다는 것은 매우 의심스럽다.

 

전기케이블을 타고 불이 번지는 경우는 과전류에 의해 케이블 속에 있는 구리선이 히팅(전기히터 처럼 벌겋게 달아오르는 것)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참고로 케이블은 내화케이블을 사용하게 되어 있다.

 

전동차 주행용 전원설비는 모두 불에 타지 않는 철 종류로 설비되어 있기 때문에 화재와는 무관하다. 과전류, 지락, 단락, 상불평형, 등에 대해서만 보호(차단기 트립)하도록 되어 있다. 어떤 경우라도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해서 자동으로 단전 되도록 설계하는 경우는 없다 (적어도 나는 보지 못했다).

 

그런데 화재 후 불과 4분만에 전동차 운행용 직류가 차단되었다는 것은, 누군가 일부러 스위치를 내렸거나, 아니면 성능 혹은 기술적으로 결함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둘째. 1080 전동차가 위치한 <반월당에서 신천 상선>의 단전.

 

위에서 밝힌바와 같이 1079호 반대편에 정차한 1080호는 직접적으로 화재에 노출될 시간도 없었다. 중앙로역에 들어와서 정차하자마자 단전이 되었기 때문이다. 또 단전되었다가 첫번째 자동(혹은 절체) 재투입이 실패하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5분이 지나서 투입(급전)이 되었다.

 

그 급박한 순간에 무엇 때문에 5분간 단전이 되었는가? 이 문제는 참으로 중요한 문제이다. 단전될 상황도 아니었고, 단전될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셋째. 통신두절

 

(10시 04분)
사령탑 : 1079 사령 이상. 1070 사령 이상 사령탑. 1081. 1080. 1080. 1082. 1082 나오세요. 1079 나오세요. 1080

 

이 문제는 사령실의 녹음 기록이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말하기가 어렵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공개된 기록으로 보면 사령관이 애타게 열차를 불러 보지만 10분 이상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통신이 두절되었기 때문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가장 긴박한 순간에 일어나고 있었다.

 

 

 

 

 

 역사용 전기 단전과 방재 설비의 의문점

 


모든 불이 꺼지고 암흑이 되었던 역사 내부

 

다음은 전동차 운행용 직류전원이 아니라 역사용 교류 전원의 단전에 관한 부분이다.

 

1079호 열차에 화재가 발생한 시점에서 3분30초 후 CCTV가 작동을 중지했다. 또 1080호 전동차가 중앙로 역에 진입할 때 터널등이 꺼져 있었다고 기관사가 진술했고, 그때 역내 조명등도 모두 꺼졌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떻게 화재 후 3분30초만에... 그렇게 쉽게 단전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사고발생 후 얼마지 않아 지하철 관계자의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화재가 발생하면 단전이 된다”고 말했다. 왜 이런 말을 했을까?

 

단전이 되지 않는다. 단전이 되도록 설계하는 엔지니어가 있다면 미친놈이다.

 

전기의 급전은 나무와 같이 줄기에서 가지로, 가지에서 또 가지로 뻗어 있는 것과 같다. 나무에 병이 생기면 병든 가지만 잘라 내듯이, 전기계통도 문제가 발생한 회로만 스스로 차단하도록 되어 있다.

 

화재로 인하여  누전이 발생한다면 전기계통은 누전된 회로만 단전을 실행한다.

 

소방설비의 골자는

 

  연기가 감지되었을 경우... 싸이렌과 신호를 통해 관리자에게 알리고, 배연설비가 자동으로 가동되게 하여야 한다.

 

  화기가 감지되었을 경우... 싸이렌과 신호를 통해 관리자에게 알리고, 스프링쿨러가 자동으로 가동되게 하여야 한다.

 

피난 유도등은 어떤 경우라도 점등이 되어 있어야 한다. 설사 단전이 되었다 하더라도 유도등 기구 속에는 닉켈 카드늄 전지가 내장되어 있어 평상시 충전된 전기를 이용하여 일정시간 동안 켜지게 된다. 만약 이번 대구참사에서 이것마저 제 기능을 못했다면 용서하기 어렵다.

 

싸이렌은 울렸는지? 역무실과 사령실에 경보는 울렸는지? 유도등은 켜졌는지? 배연설비는 작동했는지? 스프링클러는 작동했는지? 밝혀져야 한다.

 

대구지하철 홈페이지에서는 전력설비를 자랑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중단 없는 전력공급을 약속드립니다. 저희 대구지하철 전기의 가장 큰 특징은 중단 없는 전력공급입니다. 모든 전력공급 시스템의 실시간 원격감시제어를 통해 언제든지 즉시 전력을 공급합니다.

 

그러나 전기는 불과 3분30초만에 단전되었고 다시는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탑승객들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다.

 

 

 

 

 

 마스콘키의 의문점

 

1080호 전동차 기관사는 중앙사령실의 "화재 조심" 경고를 들었다. 중앙로역에 들어서는 순간... 터널등이 꺼져 있는 것을 보고 긴장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저 앞에 연기가 보인다. 트랩에 들어설 즈음에는 불꽃도 보인다. 기관사는 가슴이 철렁 했을 것이다.

 

그대로 통과하고 싶었지만 반자동으로 설정되었음을 알았을 것이다. 운전 모드(Mode)의 반자동은 서고 싶지 않은 그 곳에 서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기관사는 마음 속으로 곧바로 이곳을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열차는 정차했고, 반자동 모드이므로 문이 저절로 열리기 시작했다. 기관사는 마이크를 잡고 "즉시 출발하겠다"며 그 와중에 승객이 내리지 않도록 안심시켰고, 문을 닫았다.

 

기관사는 마음이 급했다. 빨리 출발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 출발버튼을 눌렀는데도 열차는 움직이지 않았다. 보조계기를 보니까 ‘0’였다. 단전이 된 것이다. 앞이 깜깜했을 것이다.

 

기관사는 급히 통신마이크를 잡고 사령탑을 불렀다.

 

기관사 : 예 1080 입니다. 지금 단전입니까?
사령탑 : 단전이니까 방송 좀 하시고
기관사 : 예
사령탑 : 계세요

 

기관사 : 아~~ 연기 나고 엉망입니다.
사령탑 : 79열차 화재가, 지금 79열차 화재가 났으니까
기관사 : 예
사령탑 : 거 저 뭐야, 안내방송 하시고
기관사 : 엉망입니다. 답답하니까 빨리 조치 바랍니다

 

기관사는 정말 답답했다. "하필이면 지금 이순간 단전이란 말인가? 기다려 보자" 그리고 기관사는 다시 방송했다. "승객여러분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곧 출발하겠습니다"

 

곧 사령탑이 1080기관사를 찾고 있었다.

 

사령탑 : 예 예. 1080열차 이상. 1080 열차 사령 이상
사령탑 : 예 사령이상
기관사 : 예 중앙로역입니다. 대피시킵니까? 어떡합니까?
사령탑 : 단전돼서 차 못 움직이잖아 지금
기관사 : 예
사령탑 : 그럼 일단 방송하시고

 

"또 방송하라고... " 기관사는 정말 앞이 캄캄해져 갔다. 그때 보조계기에 전압이 뜬 것을 보았다. 급전이 된 것이다. 솟을 구멍을 찾은 듯 기관사는 통신마이크에 대고 급전 보다가는 출발을 먼저 내뱉었다.

 

기관사 : 예, 지금 바로 출발합니다. 급전되었습니다.
사령탑 : 급전됐어?
기관사 : 예
사령탑 : 그럼. 발차
기관사 : 예
사령탑 : 조심해 나가세요

 

그런데 이건 또 뭔가? 보조계기에 전압이 다시 0으로 떨어졌다.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또 단전이 된 것이다.

 

기관사 : 아~~ 미치겠네.
사령탑 : 예? 사령 이상.
기관사 : 지금 급전됐다 왔다 갔다 하는데. 차 죽여 다시 살릴께요. 지금 급전됐다 살았다가 죽었다가 엉망입니다.
사령탑 : 침착하게. 침착하게 하세요. 아 여보세요. 치이이이~~~(통신 두절)

 

통신이 두절되었다. 눈을 딱고 봐도 보조계기는 0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피하는 수밖에 없다. 기관사는 마이크를 잡고 "승객여러분 대피하십시요"라고 내던지듯 말을 내뱉고, 그리고 문을 여는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나 안내방송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1번객차에만 소리가 들렸고, 문도 1번객차만 열렸다.

 

1번객차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리를 듣고 잠깐이 지났을까? 기관사는 습관대로 마스콘키를 뽑았다. 그리고 여느 승객과 마찬가지로 벽을 더듬으며 살고자 윗층으로 윗층으로 올라갔다. 열리지 않은 객차 속에 승객들이 꺼진 전등에 기겁을 하며 아수라장이 된 것도 모른채...

 

<이 양반아 1분30초만 더 기다렸다면 급전을 받고 출발 할 수 있었는데....>

 

이상의 상황을 보면, 1080호 기관사는 승객의 안전을 미처 돌보지 못한 책임이 있다. 그러나 그가 승객을 내팽겨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모든 잘못이 그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스콘키를 뽑으면 열려있던 문이 다시 닫긴다고 한다. 그런데 1번객차 문은 사고 후에도 열려 있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인가? 마스콘 키를 뽑은 것이 잘한 짓은 아니지만, 이미 그 시점에서는 뽑건 말건 상관없는 상황이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밝혀야 한다. 그래야 한다.

 

이번 사고는 예고된 참사요, 인재였다.

 

혹 입찰에는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개입되었고, 감독과 감리는 뇌물 때문에 눈 뜬 봉사가 되었으며, 지하철관계자는 구습에 젖어 흐느적거리고 있었으며, 설비는 엉망이었던 것은 아닌가?

 

사고가 발생하자...

 

지하철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단전이 된다"라고 거짓말하고, "단전이 되면 열차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거짓말하고, "1080호의 전동차 주행용 전기의 단전은 보호계전기가 작동했기 때문이다"라고 거짓말을 말하고 있다.

 

의도적인 거짓말이 아니고 혼란한 와중에 잘 모르는 직원이 한 말을 언론이 그대로 받아 쓴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구지하철은 사고 차량은 재빨리 현장에서 치우고, 사고현장도 재빨리 뭉개버리고 있다.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

 

중앙사령실에서는 무엇을 했는지?
역내 지하철 역무원은 그때 무엇을 했는지?
전동차 주행용 <반월당에서 신천 상선> 급전구역 전기가 왜 단전된 것인지?
전동차 주행용 <반월당에서 신천 하선> 급전구역 전기는 왜 단전된 것인지?
전동차 주행용 <반월당에서 신천 상선> 급전구역 차단기를 수 차례 투입 시도 3분 뒤, 성공했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역사용 전기가 단전된 원인은 무엇인지?
전체 전력계통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방재설비는 제대로 동작했는지, 그리고 계통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중앙감시실과 전동차간에 통신 두절은 어떻게 된 것인지?

 

밝혀야 한다.

 


사고 현장에 있던 한 문구

 

미국의... NTSB의 예를 좀 들어 보자.

 

NTSB는 수륙운수안전국, 항공안전국, 연구기술국, 안전권고국, 관리국의 체제로 되고, 일단 철도사고가 발생하면 약 25명의 구성된 수륙운수국의 철도부 전문가들이 현장사무소 설치, 사실보고서 작성, 공개심문 시행, 사실확정 및 원인분석, 보고서 완성 및 공개의 절차로 철저히 조사를 수행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이번 참사 이후 정부에서는 얼토당토않게 재난관리기구인가 뭔가를 신설한다고 한다. 정부에서 과학과 기술의 중요성을 멸시하는 한 우리나라는 영원히 업무상 과실치사만이 있을 뿐일 것이다.

 

 

황선종 (hg_e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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