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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뷰] 대구 지하철 내부자와의 만남

2003.2.24.월요일
딴지 대구지하철사고 특별취재반

우리에게는 수십년동안 쌓인 노하우가 있다.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진행되는지 말이다. 대형사고가 터지고, 언론에서 속보로 방송을 하고, 반나절 지나면 오열하는 유족들의 모습과 함께 사건의 원인에 대한 뉴스가 나오기 시작하고, 조금 있으면 각 언론과 방송사를 중심으로 성금 모으기 운동이 시작되고, 눈물 속에 장례가 치러지고, 몇명이 국민적 비난을 받으며 구속되고, 신문에서는 "총체적 안전 불감증"이니 "인재"니 하는 말이 나오고, 그리고 한 일년쯤 지나서 구속된 사람들은 슬그머니 풀려나오고, 더 일년쯤 지나서 그제서야 그걸 알게 된 사람들이 분노하고, 그러다가 또 사건이 터지고, 이 과정이 반복되고....


놀라고 당황하면서도 우리는 사실 머리속으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다음 수순을 다 알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거대하고도 잘 짜여진 퍼포먼스, 혹은 대본대로 움직이는 연극인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가 주연인...


그런데 생각해보자. 항상 언론에서는 "안전불감증"이 원인이라고 한다. 과연 정말...? 이 사고의 원인이 안전에 무감각한 우리의 정신, 그러니까 하나의 "증세"라는 말인가?


안전불감증이 원인이라고 하는 말은, 어떤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편하게 갖다 붙이기는 좋을지 몰라도...


또 몇명에 대한 비난몰이도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 근무하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당장 눈 앞에 가시적으로 보이는 대상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이 사건을 책임져야 할까?


업무상 과실 치사라면 그 과실이 없었다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말일 터인데, 과연 그런지는 정말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사건이 터지면 항상 서민들이 죽고, 또 마찬가지로 힘없는 개인들이 처벌받는다. 그 개인들이 사건의 원인이 아니기에 처벌의 강도는 당연히 미약할 수 밖에 없고, 이제 얼마 지나면 이번에 구속된 책임자들이 전부 다 풀려났노라며 분노하는 목소리 또한 나올 것이다. 이제 그 고리를 찾아서 끊어야 할 때가 아닐까...?



시커먼 역사 내에서 허탈한 유족... 얼마 후면 이 슬픔은 미흡한
처벌에 대한 분노로 바뀔 것이다. 이제 이 꼬리를 끊을 때가 왔다.


기관사, 혹은 현장 근무자 개인에게 책임이 없는 것은 물론 아니겠지만, 지나치게 그들을 희생양 삼는 분위기에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 대구 지하철의 한 내부자와 이너뷰한 내용을 아래 올린다.


이 이너뷰는 어렵사리 성사되었다. 본지는 몇군데의 루트를 통해 지하철 기관사 혹은 현장 근무자의 목소리를 듣고자 시도했다. 그러나 대구지하철은 물론이고 서울과 인천 쪽의 현장근무자들도 섣불리 발언을 삼가하는 분위기였다. 익명을 조건으로 해서도 말이다.


아래의 인터뷰 대상자도 대구 지하철을 잘 아는 사람 정도로 써 달라고 했다. 대구에 간 본지 특별취재반이 그를 만났다.


 





 


- 사고 현장에는 가 보았나?


사고가 일어난 당일 저녁에 가 보았다. 그때까지도 연기와 열기가 가득했다. 완전히 다 타 버렸더라. 어떻게 이렇게까지 될 수 있는지 나 자신도 너무 놀랐다.


- 우선 사고 경위부터 얘기했으면 한다. 지하철 현장 경험이 있을텐데, 일반 시민들이 잘 몰라서 의문을 가지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지하철 운행 시스템을 잘 모르는 시민들이 "왜 역사에 진입했느냐"라고 하는데 그건 사령의 지시가 있어야 하는 사항이다.


전동차 운전방식은 MCS 방식, 세미오토, 오토, 이렇게 세가지이다. MCS 방식은 속도 코드를 받아서 속도를 조절하고 문도 직접 열어주고.. 한 마디로 수동이라 볼 수 있다. 서울에선 주로 이 방식을 쓰는 걸로 알고 있다. 대구에서는 세미오토 방식을 쓰는데, 이건 열차 속도도 자동으로 조종되고, 속도가 줄어들어 역에 정차하는 것, 그리고 문이 열리는 것까지 자동으로 된다.


- 그렇다면 승무원이 하는 일은 열린 문 닫는 것하고 출발하는 것 밖에 없게 되는가?


그렇다. 왜 운전방식을 바꾸지 않았냐는 의문이 있을텐데, 이걸 바꾸려면 정차된 상태에서만 바꿀 수 있다. 가면서 중간에 맘대로 조작하는 것은 아니다.


- 그러면 중간에 멈추는 것도 안 되는가?


비상제동을 하면 가능하기는 하다. 근데 대구역하고 중앙로역 사이는 곡선이 심한 구간이다. 직선이라면 일찍 발견할 수 있었겠지만 아마도 거의 중앙로역에 거의 다 가서 연기나 화염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때 비상제동을 했더라도 (역에 정차한 것과) 거의 비슷하게 밀려가지 않았을지 싶다. 승무원 본인도 4,50미터 앞에 가서야 연기를 보았다 한다.


그래서 기관사는 역에 정차한 후에 자동으로 문이 열리자 일단 얼른 닫았다. 연기가 들어오니까. 그리고 다시 출발하려고 하는데 그 순간 단전이 된 것이다.


- 그 선이 단전되면 전체가 다 나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1080호가 단전되었다면 그 라인에 있는 전체 열차가 다 멈춰야 되는 거 아니냐고..


아니다 그건 섹터별로 나뉘어져 있다. 전차선 단전이 아니고 그 섹터만 단전되었을 것이다.


- 전기를 끊은 상태에서는 열차가 출발할 방법이 전혀 없는가?


단전이 되면 안에 비상등 들어오고, 방송, 출입문 개폐, 기타 다른 설비.. 그 정도까지만 가능하고 발차는 할 수 없다.


어쨌거나 그 상황에서 사령실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다. 단전이 되었다가 다시 급전되려면 시간이 약간 필요한데, 그 때 기관사는 다른 키를 얼른 찾았다. 일단 닫힌 문을 다시 열려면 그냥 레버 조작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키를 하나 더 꽂아야 한다. 그 키의 정확한 명칭이 기억이 나지 않는데, CMS인가 CRS인가 그렇다.


- 일단 문이 한번 닫히고 나면 다른 키를 찾아서 꽂아야 문이 다시 열린다?


그렇다. 그게 되게 복잡하게 되어 있다.


승무원은 그걸 찾아서 문을 열었다. 아마 그 상황에서 자신도 당황했던 것 같다. 승객들은 나가라고 방송하면서, 아마도 대부분의 승객들이 빠져나간 것으로 인식했던 듯하다. 그런데 다시 들어와서 보니까 계측기가 1500으로... 참고로 1500볼트를 사용한다. 그 계측기가 까딱까딱하는 것이다. 전기가 다시 들어온 거다. 그래서 갈 수 있겠구나 싶어서 사령실에 간다고 연락하고, 사령실에서도 조심해 가세요 라고 했다.


그런데 차가 안 가는 거다. 이미 그때는 차가 기계적으로 결함이 있었을지도 모르고, 내 생각에는 단전이 되고, 전기를 다시 넣었는데 또 꺼지고 또 꺼지고 했던 것 같다. 누전 차단기를 보면 왜 누전되는 상황에서는 스위치를 넣어도 즉시 다시 꺼지지 않는가?


그래서 다시 문을 한번 더 열었던 것 같다. 그리고는 대피하라고 방송하고 자신도 대피했던 것 같다.


- 마스콘키 부분은 어떻게 된 것인가?


승무원이 잘못한 건 분명한데,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언론에서는 키를 뽑아서 도망갔다, 뭐 그렇게들 쓰던데... 승무원에게는 키를 뽑아서 나가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차에서 내릴때 습관적으로 키 뽑는 것과 비슷하다.


- 마스콘키를 뽑은 것과 뽑지 않은 것 사이에 실질적으로 아무 차이가 없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은가? 뒤쪽은 문 개폐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게다가 나중에 보니 1번객차 문이 열려있었다고 하는데, 제대로 기계가 동작했다면 마스콘키를 뽑으면 1번객차도 문이 닫겨야 정상 아닌가?


그건 정확한 사고 경위가 밝혀져야 할 부분인데, 어쨌거나 키를 뽑았기 때문에 희생이 더 커졌을 수 있다고 본다.


- 열차 운행을 얼른 포기했으면?


훨씬 나았다. 그러면 희생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승무원의 심리를 보면, 문을 닫고 간다고 결정했는데, 출발 버튼을 눌렀는데 차가 안 간다, 이러면 당황하기 시작하는 거다. 허둥지둥하게 되고...


- 지금 비난이 1080 기관사에게 집중되는 것 같다.


대처에 대한 상황판단 능력이 떨어진 건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그것도 지금 시점에서 생각하니까 그런 거지 막상 닥치면 누구나 그랬을 것 같다. 일선 근무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분이 수칙을 위반해서 결정적으로 사고를 키웠다거나 하는 건 없다.


- 열차 껍데기가 플라스틱인가?


스테인레스.


- 근데 상선 열차와 하선 열차 사이에 어떻게 불이 옮겨 붙을 수 있는가?


열차하고 열차 사이에 고무로 된 연결부분.. 열차가 들어오면서 거기에 옮겨붙은게 아닐까 한다.



역사 내부는 순식간에 폐허로 변해버렸다...


- 일선 분위기는 어떤가? 우리가 몇군데 찔러봤는데 다들 부담스러워서 나서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더라.


거의 죄인아닌 죄인 심정이다. 다른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본인이 잘못한 건 아니지만 이게 워낙 엄청난 사고라서...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자기가 그 자리에 없었다 뿐이지 그 상황이었어도 비슷하게 될 수 밖에 없었는데, 하는 생각이 있다. 사실 1080 승무원이 당황해서 대응을 제대로 못한 건 분명히 맞지만, 다른 사람이 있었다고 특별히 잘했으리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부상당해서 병원에 누워있는 사람들도 마음고생이 심한 것 같다. 시민들 눈도 곱지 않고... 직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살아서 나왔다는 것 자체에 죄책감도 느끼고... 어제 한 사람을 만났는데 울려고 하더라. 빨리 병원에서 나가고 싶다면서.


- 초기 2분간 연락이 없어서 사령실에서 알지 못했고 초기 대응이 늦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거기에 대해선 두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다. 우선 당시 1079 승무원이 얼른 불끄러 갔는데, 그 상황에서 불을 안 끄고 사령실에 연락하고 있었다면 그것도 문제 아닌가? 아마 그랬으면 더 큰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을 것이다. 이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겠지만 현재 인력배치상 구조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건 아직 언론에서는 안 나온 이야기인데, 승무원이 아니라 역무원에 의해서 사령 쪽에 연락이 갔다는 정보가 있다. 중앙로역에 근무하는 역무원에 의해서... 이건 사령실의 기록에서도 누락되어 있는 부분인데... 사령실에서 명백하게 잘못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아까 아래 내려가봤는데, 밖으로 나오려면 계단을 세번이나 올라와야 되더라. 나같으면 도저히 못 찾을 것 같다.


직원도 찾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열차 문 열어주고 승객 대피시키다가 너무 연기가 차오르고 깜깜해지니까 피신을 했는데, 더듬어서 가다가 사람이 잡히면 끌어올리고 겨우겨우 위층으로 올라갔는데 저기서 조그마한 불빛이 보이더란다. 소방관의 플래시 불빛이었는데, 직원도 그 정도였으니 승객들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1079 승무원이 올라왔을 때, 정확한 시간은 알지 못하지만 그때는 이미 소방관도 진입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 그러면 구조적인 문제를 좀 이야기해 보자. 이런 것이 있었더라면.. 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어떤 게 있는가?


우선 전동차 승무원은 역하고는 교신이 안 되고 사령하고만 연락할 수 있다. 그러니까 승무원이 사령에게 연락하고, 사령이 다시 역에 알려줘야 역에서 알 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고가 났을 때 대처하는 게 늦어질 수 밖에 없다.


CCTV를 역에서 조금 늦게 봤다고 한다. 보자마자 바로 뛰어내려가고 사령에 연락하고 그랬는데, 만약 사령에서 연락이 조금만 일찍 왔거나 역과 전동차가 바로 교신이 되었더라면 초기 대응이 더 쉬웠을 것이다.


- 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역에서는 모르나?


CCTV를 봐야되는데.. 인력이 부족하고 다른 역 업무가 있는 상황에서 계속 볼 수는 없다.


중앙로역은 가장 큰 역이라 6명이 근무한다. 그런데 당시는 2명이 휴가중이었고, 한명이 지원근무를 나와서 총인원이 5명이었다. 그중 매표소 근무가 두명이고 한명은 기계를 봐야하고... 그런 상황이었다. 그 넓은 지하3층 구조를 두명이 감당하기 벅찼을 것이다.


- 언론 보도를 보니까 CCTV를 봐야 할 사람이 다른 소소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고 나오던데, 보통 CCTV 보는 사람의 업무가 어떻게 되나?


CCTV를 보는 게 누가 따로 보는 건 아니다. 매표실 근무자가 있고, 안에서 행정업무 처리하는 서무자가 있고, 총괄책임자가 있고 대충 그렇게 나뉘어진다. 안에서 서무 보는 사람이 서무를 보면서 동시에 봐야 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니까 CCTV만 지켜보는 인력은 없다.


- 1인 승무원 제도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승무원이 두명이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지는가?


1079 열차에서 보듯이, 본인이 끌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달려가서 화재를 진압했는데 그 사이에 보고가 되지 않았다. 사령실에서 CCTV를 유심히 보고 있으면 알 수 있었겠지만 어쨌거나 보고가 되지 않았는데... 만약 승무원이 두 사람 있으면 한명은 보고하고 한명은 조치할 수 있으니까 완전 천지차이다.


보고를 먼저 하고 조치를 취하면 왜 얼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냐는 이야기를 듣고, 조치를 먼저 취하면 왜 보고하지 않았냐는 이야기를 듣고... 둘 다 질책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다.


또 두명이 있었으면 1080 열차의 경우도 결과가 엄청나게 달라졌을 것이다.


- 결국 인력이 문제라는 말인가?


그렇다. 그동안 공기업 인원이 계속 감축되었다. 행자부 지침이 내려오면 시에서는 짜를 수 밖에 없게 되어 있다. 각산역이라고 있는데 가장 수입이 적은 역이다. 하루에 16만원 20만원 그정도 들어오는 곳인데.. 기타 100만원 이하의 역에 대해서는 왜 용역 안 주냐고 감사원 지적이 내려온다. 또 행자부에서는 행자부에서는 임금 가이드라인을 줘서 그 이상 임금 못 올리게 하고, 인력감축 구조조정 하라고 하고, 개인성과급이라는 걸 통해서 직원간 경쟁심리를 유발하고...


공기업이 공공성을 잃은 상황에서 계속해서 민간기업의 경영마인드로 몰아붙인 게 지금까지 대구 지하철공사의 분위기였다.


조금만 인력이 더 있었어도 이번 사고 결과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었을텐데... 노사협상할 때 노조에서는 늘 인력충원 요구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공사 측에서 예산부족과 정부지침, 두 가지 얘기를 하면 더이상 얘기할 수가 없다.


아까 사령실 얘기가 나왔는데, 거기도 인력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거기서 사태 파악을 늦게 했다고 해서 그 근무자들이 뒤집어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세명이 근무하는데, 그 시간대면 상선 하선 합쳐서 열대 정도가 다니지 싶은데, 그걸 일일히 세명이서 보기도 힘들다.


- 지하철공사 전체 인력이 몇명이나 되는가?


대구 지하철공사가 처음 생겼을때 정원이 1600명 가까이 됐다. 그런데 지금은 정원이 1399명이다. 그것도 정원이 다 차 있는게 아니라 현인원이 1299명... 4분 돌아가셨으니 1295명..  그런데 본사의 정원이 210명인데 현원이 208명이다. 즉 본사는 정원을 거의 다 채웠으니 모자라는 인력은 다 현장인력이다.


열차 중정비하는 파트가 있는데, 역무를 보던 사람이나 검수하던 사람들을 그쪽으로 돌려서 충원을 했다. 그리고 자연감소자, 정년퇴직자 등을 충원하지 않는 방법으로 감원을 했다.


작년에 대곡역이라고 신설 역이 생겼다. 그러면서 새로 사람을 뽑는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인력을 빼서 배치했다. 그런 식으로 사람은 계속 줄어드는 거다.


- 사령은 소속이 어떻게 되는가?


사령은 사장 직속이고 노조의 가입 대상도 아닌 걸로 알고 있다.


- 노조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런 안전 문제 같은 것을 요구한 적이 있는가?


물론이다. 아까 이야기나온 승무원과 역무원이 통화할 수 있는 장치만 해도 그렇다. 그것을 계속 요구했지만 예산이 없다고 거부당해왔다. 평소 공사측은 현장에다가는 안전을 그렇게 강조하면서도 그런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막상 사고가 터지니 현장 근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 그러면 이런 문제나 혹은 임금 문제로 파업한 적이 있었는가?


대구는 파업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조금 쟁의가 심각해진 적은 있었으나 파업까지 간 적은 한번도 없다. 대구 지하철은 강경하게 하지 못한다. 아직까지 힘도 작고 대구지역 정서도 그렇고...


- 대구의 정서라는 건 뭘 말하나?


진보적인 말을 한다든지 그런 모습을 보인다든지... 노조 자체에 대한 시각이 굉장히 보수적이라서 노조가 말을 쉽게 꺼내지조차 못한다. 그런 거 신경쓰느라고 정당한 주장을 못할 때도 많다.


- 음... 결국 정치적 분위기가 이런 것까지도 연결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인원 말고 다른 쪽의 개선 사항 같은 게 있다면?


이번 사고 나고 나서 검수 쪽에 있는 직원들 얘기를 들었는데, 전에 바닥에서 불똥이 하나 튀었는데 새까만 연기가 피어오르더란다. 너무나 쉽게 불이 붙는다는 거다. 그런 자재를 쓴 책임이 우선 있을 것이다.


또 건설본부의 책임도 물어야 한다. 가장 혼잡한 역인데 그 좁은 승강장을 만들어 놓고, 이번에 화재 나니까 콘크리트가 다 떨어질 정도로 허술하게 만든다든가...


또 검수 주재소라고 있다. 몇군데 역에 배치되어 있다가 열차에 경미한 이상이 생겼을 때 얼른 뛰어내려가서 조치하는 응급조치반이라 보면 되는데, 이 검수주재소 사무실엔 CCTV 조차 없다. 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도 개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좁은 플랫폼을...


- 평소에 매뉴얼 같은 게 있는가? 사고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하라든가..


물론 있다. 객차에 불났을 때, 출입문이 안 닫힐 때, 독가스 발생했을 때 등등 대처요령이라고 해서 책자가 있다. 그리고 교육도 한다. 그런데 그 교육이라는 게 전문가가 와서 교육하는게 아니고, 매일매일 교육일지 보고, 읽어보고 사인하고, 그 정도 수준이다.


워낙 많이 봐서 머리속으로는 다 안다. 사망사고 발생하면 우선 119 연락하고, 차량에 연락하고, 밑에 내려가서 시신 수습하고, 열차운행은 얼른 정상화시키고, 사망 여부는 자기가 절대 판단하지 말고 의사가 판단하게 하고, 기타 등등... 근데 머리속으로만 아는 것이기 때문에 막상 상황이 닥치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 그간 다른 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었나?


가끔 사망사고가 발생한다. 달리는 열차에 뛰어들어서 생기는 사망사고이다.


그런 경우를 빼면, 차선이 단전되는 경우가 가끔 있었다. 검수쪽 직원의 이야기인데 그런 경우가 몇번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승객이 놀라거나 그런 건 없고, 승객들한테는 신호대기중이라고 하고 금방 다시 복구되고... 그리고는 15분인가 20분짜리 지연사고가 한번 있었고.. 그 밖에는 큰 사고가 없었다.


- 알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돌아가신 분들은 정말 안타깝고, 워낙 큰 사건들이 터졌기 때문에 언론에서 다소 선정적으로 쓰는 것도 이해가 가긴 하지만, 그러나 구조적인 문제에는 관심없고 개인의 잘잘못으로 몰고 가려 한다거나, 상부에서 책임지지 않고 현장 근무자들에게 뒤집어 씌우려고 하는 것은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죄인의 심정이긴 하지만,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구조적인 개편이 있어야 한다. 그건 지하철 공사나 노조의 힘을 벗어나는 문제이다. 어찌 생각하면 우린 무기력하다.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단 그는 이 말과 함께 겨울비 속으로 사라졌다.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고, 그것은 가령 유족들이 가진 분노와는 조금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말, 개개인의 잘못을 처벌함으로써 이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자칫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 단순히 상황대처 잘못이나 법령 미비, 부실 등등의 문제보다 훨씬 큰 구조적인 견지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은 옳다. 구조조정, 공기업 민영화, 노동조합, 나아가서 정치, 진보와 보수 등등의 문제와 지하철 사고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이 사건이 세상을 바꾸는 한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이상 기사를 마친다.



딴지 특별취재반
최내현(asever@ddanzi.com)
카오루(meanjune@ddanzi.com)
나뭉이(namung@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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