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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초계기 사건으로 우리 국방부가 제대로 화가 난 모양이다. 각국의 언어로 영상을 번역해 유튜브에 뿌렸다. 이와 같은 분쟁상황이 있을 때마다 철저한 사과와 반성을 하는 독일과 그렇지 않은 일본을 비교하게 된다.

 

독일과 일본의 공통점부터 보자. 두 나라는 부강한 선진국이다. 그리고 군국주의 국가였으며 2차대전의 패전국이다. 두 나라의 경제가 급격히 회복한 것을 넘어 그 이상의 성장까지 이룬 첫 번째 이유엔 여러가지가 있지만 패전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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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일본은 패전 덕분(?)에 빠른 성장을 토대를 갖게 됐다. 일본을 접수한 맥아더 장군의 G.H.Q 군정은 승자의 권리를 휘두른다. 즉 패배자를 채찍질해 미국식으로 길들이는 과정이다.

 

"이것들 봐라 귀족과 평민이 있네? 왜 농부들이 죄다 소작농이야? 농토는 땅 위에서 땀 흘리는 자들의 것이야!"

 

자영농이 된 일본의 소작농은 더 낳은 환경에서 자식들을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키워 도시로 내보냈다.

 

"다시는 진주만 공습처럼 개기지 못하게 만들어주겠어."

 

미국은 일본에 민주주의 시스템을 강제하고 군사국가에서 문치주의 국가로 개조했다.

 

일본의 입장에서 G.H.Q의 '명령'이 굴욕적이었을지는 몰라도, 굴욕 없이 지금의 일본이 되었으리라고 보긴 어렵다. 미국이 강제한 조치는 내적인 발전으로 성취하기에는 숱한 시행착오와 시간이 걸리는 가치들이다. 실패하고 퇴보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군국주의는 국력을 빠르게 키워놓는 데는 효율적이다. 그 다음이 문제인데, 일본은 간단하게 미국식 자유주의 국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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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독일은 히틀러 아래 전국민이 집체화된 파시즘 국가였다.

 

"이게 나라야 군대야? 하지만 자유의 채찍을 맞고도 전처럼 당당할 수 있을까? 받아라 지방자치제!"

 

독일은 현재 연방법에 의한 지방자치제가 가장 모범적으로 자리잡은 국가가 되었다. 민주주의 채찍을 맞고 나서는 청렴하고 효율적인 정치체계를 확보했다. 나치독일은 강대국이었지만 결코 선진국은 아니었다. 전후의 독일은 강대국이자 선진국이다.

 

(반면 2차대전의 진정한 패전국은 영국이다. 영국은 엄밀히 말해 전쟁기에 파탄난 경제를 아직도 회복하지 못했다. 나라 밖으로는 광대한 식민지를 모두 잃다시피 했으며 국내에선 중산층이 붕괴하고 노동계층이 몰락했다)

 

뿐만 아니다. 미국과 소련은 무릎 꿇은 독일을 내려다보며 다시는 군사적으로 고개를 들 수 없게 밟아주겠노라 미소를 지었다. 그 결과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대서양 안보에 제발 독일도 도움을 보태면 안 되겠냐고 성화를 부린다.

 

"아녜유! 지는 근본이 읎어서 총들구 집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놈이에유!"

 

"대서양과 태평양 안보로 잘 먹고 잘 사는 수출국이면서! 군대는 몰라도 돈은 보낼 수 있는 거 아냐!"

 

"지가 2차대전에서 죄짓고 매맞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유! 지같은 게 상전들 노는 데 겸상하려구 하면 못쓴단 말에유!"

 

어라? 반성의 대가가 참 실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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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건국과 중동전쟁, 현재의 팔레스타인 탄압에 가장 명시적인 책임을 지닌 나라는 영국이다. 애초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쪽에 공수표를 남발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책임은 당연히 독일에 있다. 나치독일이 홀로코스트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유대인들은 어떡 죄악을 저질러서라도 국가를 가져야겠다는 결심을 굳히지 않았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나치의 수제자다.

 

중동에서 벌인 인종청소는 나치의 방식을 빼다박았다. 중동전쟁의 전차전은 나치가 창안한 전격전을 그대로 모방했다. 이스라엘이 선호한 무기조차 독일제거나 독일제의 카피품이 많았다. 무엇보다 사상에 있어 시오니즘은 나치즘의 후계자다. 나치의 전쟁범죄를 정당화한 사상은 독일민족의 생존공간, 즉 '레벤스라움' 확보다. 독일민족에게 부여된 피할 수 없는 숙명이므로 그 과정에 전쟁범죄와 학살이 있어도 묵묵히 나아갈 수밖에 없다(책임은 당연히 독일을 소외시킨 다른 열강들에게 있다. 마찬가지로 중동전쟁의 책임도 유대인에게는 없다).

 

독일민족의 숙명을 하나님의 명령으로, 레벤스라움을 가나안 땅으로 바꾸면 나치즘은 그대로 시오니즘이 된다. 그럼에도 독일은 이제 와서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지는유 애초에 뭘 떠들 자격이 없어유."

 

그야말로 전가의 보도다.

 

중동 문제는 지도 위에 선을 긋고 소유권 게임을 하던 서구 열강의 책임이다. 유럽이 무슬림 난민에 쩔쩔매는 이유는 그 자체도 문제적 현상이지만 자기들이 지은 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도 난민을 나눠 받아주면 안 되겠냐는 말에 우리는 코웃음을 쳐 주면 된다) 이스라엘의 깡패짓도 책임소재의 큰 부분은 전통 유럽 열강에 있다.

 

이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는 입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나라가 있다. 독일은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사과밖에는 할 게 없다. 맞다. 그리고 사죄엔 돈도 책임도 들지 않는다.

 

독일은 잊을 만하면 사죄하고 또 사죄한다. 독일 총리가 유대인 학살지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감동적인 모습이, 독일도 이스라엘-중동문제에 역할을 좀 해야하지 않겠냐는 국제사회의 볼멘소리가 나올 때마다 연출되는 게 우연일까? 세상에 그런 우연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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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언행과 태도는 부도덕하다. 독일의 사죄와 뚜렷한 대비를 이루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독일의 개과천선이 100% 순수하기만 하지는 않은 것이다. 독일의 사죄 퍼포먼스에 국제사회의 반응은 한국인의 체감에 비해 심드렁하다. 잘못한 놈이 또 사죄를 하겠다는데 무슨 할 말이 있으랴. 은근히 얄미워도 말이다.

 

독일의 '진심어린 사죄'에는 또다른 실리적인 이유가 있다. 동서독 통일을 국제적으로 승인받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잘 보여야 했다. 통일을 위해 프로이센의 고토(古土)도 영구적으로 포기하는 마당에 사죄는 일도 아니다.

 

일본의 전쟁범죄가 독일만큼 비난받지 않은 이유엔 인종적인 이유도 있다. 백인국가인 승전국들은 피해자의 절대다수가 동양인인 일제의 범죄에 독일에 대해서만큼 충격받지 않았다. 일본과 동일한 조건에서도 독일의 태도가 지금같을까. 특별히 착한 민족과 악랄한 민족이 따로 있을까. 그럴리가 없지 않을까?

 

일본이 욕먹을 일이지, 독일이 칭찬받을 건 아니다.

 

PS. 일본의 과거사 왜곡과 군사적 욕망은 남북한과 중국이 함께 풀어가야 할 난제다. 가만히 있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이는 일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지금처럼 강한 경계심을 표출하는 국방부의 방침은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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