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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초고속 인터넷, 그것을 알려주께!

2000.3.20.월요일
딴지 골초 벤치팀

 현재 초고속 인터넷의 문제점

 

 의지가 문제다. 

 

케이블모뎀을 사용하는 뇬넘들은 어떤 때는 졸라 빠르다가 갑자기 느려진다는 호소를 많이 하는데, 이건 앞에서 설명한 초고속통신망이 운영되는 방식 자체 때문에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다. 같이 떼거리로 묶여 있는 사람들이 그 시간에 몰리면 느려지고, 잠깐 쉬는 동안에는 또 졸라 빨라진다. 그러니까, 속도 편차가 심한 것은 원래 그럴 수 밖에 없다가 거의... 정답 되겠다.

 

그렇담. 이용자들은 원래 그러니까 포기해야 하나. 

 

노. 노. 노.

 

그 심한 편차라는 것도 용인할 수 있는 범위라는 것이 있다. 일반 모뎀과 속도가 열 배, 백 배 차이 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자체의 최고속과 최저속의 차이가 열 배, 백 배씩 차이 나버리면 이건 용인할 수 없는 편차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은 아무리 그 서비스가 구조적으로 편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서비스라 하더라도, 그 서비스의 품질을 일정한 편차 범위 내에 묶어 낼 의무가 있으며, 그런 의지가 없다면 그 기업은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 100의 속도를 기대 했는데 10의 속도가 난다면, 아니 때론 1의 속도가 난다면 그걸 어떻게 정상적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냔 말이다. 

 

이런 경우, 그런 편차가 발생하는 이용자들에게는 요금을 감면하거나 보상해주어야 한다. 아니면 속도를 일정 편차 내에 두기 위해 투자를 하던지. 정 그런 기술력이나 현실여건이 따라주지 못하겠다면 적어도, 흡연은 폐암과...라는 식으로 속도의 편차라 심할 수 있다는 정직한 문구라도 광고에 반드시 삽입해야 한다. 

 

그 모든 것이 무시된다면 그건 그 기업이 최소한의 기본 자세가 안되어 있다는 말이며, 그런 기업은 망해야 한다.

 

 콩나물 교실을 기억하는가?

 

위에서 말한 것은 사용시간대의 중복에 따른 속도 편차에 대한 문제다. 이와 연관된 문제가 또 있다. 초고속 통신의 <떼거리 방식> 구조를 이해한 독자라면 이 것 한 가지는 이해했을 것이다. 






 
 

너무 몰아넣지 말란 말야!

 

씨바, 그럼 한 쎌에 인간들이 많이 물려 있으면 사용시간대에 상관없이 평균 속도가 졸라 느려지겠군.

 

똑똑한 넘. 

 

그렇다. 

 

예를 들어, 등록된 사용자 중에서 항상 사용하는 사람의 비율이 10%라면 사용자당 1Mbps 정도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론적으로는 셀당 100명 정도를 묶는다. 이보다 셀당 인원이 적으면 빨라지는 거고, 이보다 많아지면 느려진다. 간단한 산수다. 그러니까 사용시간대의 중복에 따른 속도편차 문제 말고, 사용자 수가 도대체 셀당 얼마나 많이 묶여 있느냐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여기서 그 비율을 몇 %로 하고 그 때 적정 속도를 얼마로 설정하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업체 맘이다. 그리고 업체에서는 이 숫자를 공식적으로는 절대 안 밝힌다.

 

한 셀에 묶여진 가입자가 너무 많으면 셀을 증설하는 공사를 한다. 그런데 이 셀 증설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망 소유권자가 한다. 즉, 두루넷이 하는게 아니라 한국전력이 한다는 말이다. (근데도 욕은 두루넷만 먹는다) 현재의 케이블 모뎀 방식은 모두 업체간 제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덜끼리 잘 협의해서 풀어야 할 문제다. 이래서 업체간 적극적인 제휴와 협력이 중요한거다. 아무튼...

 

국내의 경우는 어느 나라보다도 온라인 게임 인구가 많다. 그리고 인터넷이나 통신을 통한 비됴 다운로드와 용량 큰 파일 다운로드가 많다. 그래서 업체들은 고속인터넷 가입자를 유치할 때 겜방 안가도 되요, 인터넷으로 테리비 봐요, CD 한 장을 휘딱 보내요 등의 광고를 한다. 당근, 여기에 혹한 가입자들은 그 정도의 속도를 기대하며 초고속 인터넷망에 가입한다. 달랑 웹 서핑이나 하자고 비싼 돈 내고 가입하는 거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업체의 이윤을 위해 셀당 가입자 수를 과도하게 수용함으로 해서 사용자들이 기대한 속도를 전혀 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정 시간대에 사용자가 몰려서 속도가 안 나는 것도 문제지만, 워낙 셀당 가입자를 너무 많이 받아 속도가 평균적으로 확 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기준 속도 역시 명확하게 해서 그 속도를 광고해야지, 이상적인 최대 속도를 실제 그런 속도가 나는 양 광고해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짓거리를 일삼고 있는 데, 이런 것들 본지가 앞으로 실시할 로드테스트를 통해 모조리 디벼주겠다.

 

현재 자기가 쓰는 셀에 몇 명이 접속해있는지 알고 싶다면 수퍼스캔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더 알고 싶다면 여기(주3) 클릭.

 

 짧은 고속도로에 졸라 긴 골목

 

앞의 그림에서 보믄 DSLAM이라는 장비가 있다. 이게 전화국이나 아파트 통신실에 있는 놈이다. 여기서 연결된 인터넷망부터의 속도가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해 보시라. 서울서 부산까지 가는데 서울~대전 구간은 뻥 뚫려 있어서 졸라 달렸다. 근데 대전 ~ 부산 구간부터 차선도 좁고 차도 많아서 꽉꽉 막힌다. 그럼 길 다 막힌다. 길이 이렇게 좁아 터졌는데 똥차로 달리든 기까난 스포츠카로 달리든 아무 차이가 없어진다.

 

우리 집에서 전화국까지 그리고 전화국에서 한국통신 서버까지 그리고 그런 다음에야 내가 가려는 사이트로 연결되는 구조에서, 한국통신 서버에서 내가 가려는 사이트로 연결된 길이 좁다면 그 중간에 아무리 빨라도 전체적으로는 느려 터질 수밖에 없다.

 

인터넷은 여러 서버를 거쳐(연동망) 정보가 전달되기 때문에 중간에 충분한 선로가 확보되지 않으면 속도 저하가 반드시 일어난다. 그러니까 인터넷 망끼리의 속도가 충분히 나지 않으면, 여기를 거쳐가는 속도가 당연히 떨어지게 되어 있다. 이거 해결하는 방법은 업체간의 적극적인 제휴와 망 확충이 다. 투자를 하거나 제휴를 하거나. 

 

지금의 평균 접속 속도가 얼마냐구? 전자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한국통신 자체적으로 오는 상반기까지 대대적인 기간망 증설을 통해 평균 인터넷 접속 속도를 300Kbps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보도했다. 300Kbps라니... 이건 아무래도 단위를 잘못 쓴 것으로 보인다. 만약 300Kcps의 오타라면 대략 2.5~3Mbps가 된다. 아무리 그렇다 쳐도 목표가 300이다. 300...

 

(bps는 bit per second의 약자로, 1초에 몇 비트를 보내느냐는 거고, 우리가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 단위는 cps-Character per second다. 이게 1초에 몇 바이트를 보내느냐는 거다.)

 

 김밥 아줌마

 

또 하나는 서버의 능력 문제다.






 
 

 

10초마다 싸(?) 드립니다

 

10초에 김밥 한 개를 말아주는 김밥마녀란 아줌마가 있다. 이 아줌마가 말아낼 수 있는 김밥은 1분에 6개, 1시간이면 360개나 된다. 매우 훌륭한 아줌마다. 

 

이 아줌마는 한 시간에 1,000명이 지나가는 길에서 장사를 한다. 10초에 깁밥 하나 말아드립니다.는 간판을 걸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조리 다 김밥을 사 먹지는 않을테니까 한 시간에 360명은 커버할 수 있다. 

 

근데 이 아줌마한테 100명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김밥 하나씩 달라고 그런다. 그럼 아줌가가 아무리 초절정 김밥마녀라 해도 100번 째에 주문한 넘은 1,000초(16분 40초)를 기다려야 김밥을 손에 쥘 수 있다. 씨바. 

 

근데 이 아줌마와 달리 김밥을 싸는 김밥컴퓨터는 약간 다르게 움직인다. 100개의 김밥을 싸고자 할 때, 김 100장을 깔고 밥 100 주걱을 얹고, 단무지 100개 늘어뜨리고, 쏘세지 100개 끼우고... 그리고 100개를 완성하면 한꺼번에 내놓는 거다. 이런 식으로 하니까 100명은 전부 16분 40초를 기다려야 깁밥을 먹을 수 있다. 

 

이럴 때는 10초에 김밥 하나 말아내는 아줌마를 더 고용해야 한다. 아님 5초에 김밥 마는 아줌마로 바꾸든지... 서버도 김밥 마는 것하고 똑 같다. 속도가 안 나온다면 서버를 더 늘리거나,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이게 제대로 안 이뤄지고 있는 거다. 일단 가입자수 확보에만 목숨 걸고 있다.

 

고객의 돈을 받아 벌어 먹을라믄 니네들부터 돈을 투자해야지.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서비스다 !

 

사실, 기술적인 것은 부차적인 문제다. 문제의 핵심은 업체의 서비스 마인드다. 셀 당 가입자 수를 줄이고, 망 속도를 높이고, 서버 용량을 확충하면 대부분 해결될 문제들이다. 뭐 획기적인 기술개발을 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접속을 위해 업체는 늘어가는 사용자 수에 맞춰서 지속적으로 회선과 용량을 늘려나가야 한다. 이건 기본 중의 기본이다. 만약 망 속도 높이고, 서버 늘리는 데 돈이 많이 들어서 못하고 있는 것이라면, 당장 현재의 환경으로 수용할 수 있는 만큼의 가입자만 받던지. 그 어떤 것도 변명이 될 수 없다. 가입자들이 뭐 베타테스터인가, 아님 업체 먹여 살리는 자선사업가인가 말이다. 

 

아울러 가입자를 대하는 태도 또한 개선되어야 한다. 수많은 가입자들이 업체들의 불성실한 태도에 항의하고 있다. 속도 서비스가 제대로 안되면 고객 서비스라도 좋아야 할 것 아닌가. 

 

각 초고속망의 안티사이트(참고로 안티 사이트들의 링크는 여기-주4)에는 이런 문제에 대한 제보와 함께 적극적인 해결책 모색, 문제점들을 정리하고 있다. 주된 문제는 회선 속도와 안정성, 허위광고, 가입/해지에 대한 불만 등이 대부분이다. 내용을 약간만 정리하자면,

 
 



 
 회선 속도와 안정성

한통 ADSL - 최고 속도가 4Mbps밖에 나오지 않는 헌대 모뎀으로 인해 약 2만여명이 속도 제한을 받고 있음. 현재 리콜이 진행중. 헌대는 그래봐야 속도 개선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그런다.

 

두루넷 - 구조적인 속도 제한(셀당 가입자)으로 인해 정상 속도에 훨씬 못 미침. 현재 지속적인 셀 증설을 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서비스 중단이 잦음.

 

드림라인 - 업체측은 기술적으로 속도 제한이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일부 사용자에게 FTP 운영의 불법 운영으로 속도 제한을 걸었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함. 사용자에게 속도 제한을 걸고 있다는 의혹.

 

 허위광고

 

모든 업체가 기술적인 최고 속도만을 강조하고, 실제로 필드에서의 속도는 명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정확한 제품 정보를 알려주지 않고 소비자에게 과다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사기 행위다.

 

 가입과 해지에 대한 불만

 

역시 모든 업체가 마찬가지다. 이동통신 가입 시 의무 사용기간은 불법이라는 유사 판례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가입자에게 장기 계약을 유도하고, 해지시 위약금을 물도록 하여 해지를 어렵게 만들었다. 또한 가입 상담원들이 사용자가 원하는 기간을 제대로 입력하지 않는다는 불만도 높다.

 

 

 
 

이런 문제는 실험실을 떠난 필드에서의 직접적인 테스트가 필요하다. 해서, 본지 초강력 벤치마크 테스트를 준비 중이다. 구체적인 테스트 방식은 당분간 비밀로 하겠다. 만약, 테스트는 이렇게 해야 한다며 거품물고 전재산 바쳐 지원하겠다는, 혹은 국내외 유사 벤치마크 결과를 알려주실 독자제위들은 여기로 메일 쎄리주시기 바란다.

 

소비자들에게 환상만 심어주고 사용자 확보에만 열 올리리며 서비스는 꽝인 니네들, 진짜루 서비스가 제대로 되고 있는 지 아주 학실히 디벼주겠다. 제대로 하는 곳이 있다면 본지가 오히려 홍보해 줄 것이며, 사기꾼들이 있다면...

 

니들에겐 돌아갈 건 듀금 뿐 ! 

 

졸라! 

 

 

 

 

- 딴지 명랑 윤락부 겸 벤치팀장 bigmouth
(bigmouth@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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