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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 의료보험 어드벤쳐 에피소두 1


2000.03.08.수요일
딴지 엽기 의학부 대표기자
GLOMerulus on SuperBoard

 의료보험은 만능인가?

한 쭈구렁 할무니와 점잖은 표정을 지으신, 글나 고난과 역경이라는 세월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할부지 한 분이 방금 호명되어 본 기자의 진찰실 문을 빠꼼히 열고 들어오신다.



본 기자: (중환(重患)이닷!)

할무니
:
이 영감이 요새 통 숨이 차고 밥을 전혀 못 먹어서..

본 기자
:
(문진 및 진찰 후) 가슴 사진을 찍어 볼까요?

(x-레이 결과 오른쪽 폐 2/3 이상이 허옇다. )

본 기자
:
할부지, 잠깐 나가 계시소. 할무니는 여기 앉아 계시고...

할부지
:
(나가신다.)


할아버지는 늑막에 물이 졸라 많이 고여 있는 병이다. 흔한 원인은 울 나라에서는 두 가지 되겠다. 폐결핵 혹은 폐암.(물론 그 외에도 다른 이유 많은 거 다 안다. 딴지 걸지 마시라.) 


전후사정으로 보아 본 기자는 폐암쪽이 더 의심스러웠다. 우쨌든 이 할부지는 진단과(암인지 결핵인지) 치료를 위해서는 병원에 입원하셔야 한다. 최소한 3, 4일이라도.(물 빼고, 조직검사하고 필요하면 CT 촬영까지.)



본 기자: (이상의 내용을 할무니께 말씀드린다.)


할무니: 무신 돈으로 입원을 해요. 그냥 약이나 주소.


본 기자: 꼭 병원에 입원하셔야 하는데..아드님은 어디 계시나요?


할무니: 묻지 마소. 어디서 죽었는지 살았는지...(눈물을 흘리신다.)


1년 전, 할무니의 아드님은 서울에서 하던 사업이 부도가 나서 소식이 끊긴지 오래다. 할무니, 할부지는 손바닥만한 밭뙈기와 천수답 약간이 가진 거의 전부다. 도시 근로자의 월수입으로 치면 한달 4,50만원 정도..



본 기자: (이를 우짜까..., 묵묵부답. 창밖의 산만 쳐다본다.)


결국 진단의 과정은 생략된 채 시험적으로 결핵약을 처방했다. 제발 결핵이길 바라며... 결핵이 아니면? 그땐, 진짜로 우짤까?다.





이 할부지는 누가, 무슨 돈으로 치료해야 하나?


바로 의료보험이 해주어야 한다. 혹은 공적부조의 한 형태인 의료보호가 맡아 주어야 한다(용어는 나중에 다 설명한다. 기둘리라). 그러나, 부양의무를 진 멀쩡한 아들이 국내 어딘가에 살아있기 땜에  의료보호는 해당 없단다.(머찐 제도지?)  또 이 할무니, 할아부지 꼬박꼬박 의료보험료 다 냈건만 입원, 치료 등에 드는 본인 부담금 도저히 감당 못한다. 소위 말하는 의료의 사각지대이다. 본 기자 하루에도 서너 번씩 경험하는 사례되겠다.


요런 경우 본 기자만 겪는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의사들 모두가 이런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또 다른 경우는 본지의 이전 기사를 함 보시라.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이라는거 사실 어디 가서 딴 나라 넘들한테 의료보험이라고 이야기하기 절라 쪽팔린다. 정확하게는 할인진료라고 하는게 맞다. 그러나, 첨단 코뮤니케이숑 이론에 정통한 본 기자,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걍 의료보험이라 부르겠다.


의료보험, 요거에 얽힌 스토리는 그 쟁점 및 분량이 거의 무한하다. 따라서 어떤 일정한 체계하에서 완결된 구조로 썰을 풀기가 대단히 어렵게 되겠다. 그래서 제목을 어드벤쳐라고 붙였다. 쉽게 말해 언제 끝날지 내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보건의료 분야는 어느 하나만 톡 건드려도 감자 줄기마냥 무한히 덩어리가 따라나오기 마련이라고... 


이것을 까발려 나가는게 이 어드벤쳐 시리즈의 목적지 되겠다.
그럼 첫번째 항해를 위하여, 자! 돛을 올리자..


 동의할 수 있는가? 그럼, 배에 오르라.


  - 의료는 공공재인가, 그리고 국민의 기본권인가? 


질병이란 건 인간이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글나, 인간이 병 자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되 질병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보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의료다. 


따라서 의료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여야 한다.


누구누구가 오데오데가 아프다면 그 즉시 치료를 받고 보살핌을 받는 것은 그가 졸부든 노숙자든, 높디 높은 고급공무원이든 다리밑의 춘삼이 똘마니든, 딴나라당 당원이던 오스트리아의 신나찌든, 피그미족이든 오스트랄로피테쿠스든,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아무 상관이 없다는 말 되겠다.


그런데, 바다 건너 신자유주의의 원조격인 미국의 레이건 형님은 일찌기 담과 같은 소리를 씨부렸다.



"양질의 의료서비수를 개인이 향유할 수 있을지 어떨지는 기본적으로 본인의 자조노력에 달려 있다."


이들은 보건의료라는 부문에도 시장과 경쟁과 효율이 대세요,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코드이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국민의 보건의료의 문제라 하더라도 빌어먹을 이윤을 내지 못하면 당근 퇴출 대상이 된단 소리다. 각종의 민간 병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보건소, 국공립 병원 모두 소위 말하는 효율적인 경영을 하지 못하면, 즉 돈을 남기지 못하면 바로 짤리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이들은 의료의 효율을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만 계산한다.



의료의 효율= (나온 돈/들어간 돈)


이러할 때 국가적으로 유일하게 없는 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질 수밖에 없는 공공의료는 이들로부터 천덕꾸러기로 대접받을 수 밖에 없다. 이윤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가진게 있고 부담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만이 의료(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는 것이 정당화된다. 이윤이 발생 하므로.. 의료보호 환자들(소위 영세민)의 마지막 희망인 국립의료원을 민간에 매각하겠다고 난리친 게 1,2년 전이다.


과연 울 나라의 의료는 국민들의 기본권인거 맞는가? 역시 같은 이유로 의료(자원)의 공공성은 향단이 걸레 빠는 소리가 되겠다. 


사회의 성원 전체의 건강을 결국 사회가 책임지는 것, 누구하나라도 의료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되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그 의료의 수혜에 있어 질적인, 혹은 양적인 차별이 전혀 없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의료의 공공성이다.


이것을 인정하는지 아닌지는 국민 혹은 국가의 철학의 문제다.(패러다임이라고 하던가...) 울 나라, 이거 인정하는가? 또 인정해야한다고 생각하는가?


제정신 박힌 의료에 대한 철학은 의료의 효율을 담과 같이 계산하라고 갈쳐준다.



의료의 효율 = [(나온 돈+ 회복된 잉간의 사회적, 문화적 노동력 + 회복된 가족과 사회 구성원의 용기, 그리고 증가된 사회적 연대감 등등)/들어간 돈]


하지만 현재 울 나라에서 의료의 효율을 이렇게 계산하는 인간, 무능력자로 퇴출되고 만다. 








누가 이들을 책임질 것인가.


의료의 공공성과 기본권으로서의 의료를 향단이 걸레쯤으로 여기고 의료를 개인의 책임에 맡길 때, 의료에 무자비한 시장과 효율을 들먹일 때, 그 나라의 빈민들이 얼마나 비참한 형국에 처하게 되는지 알기 위해서 멀리 갈 것도 없다. 앞의 할무니의 눈물을 보라.


울 나라의 의료보험, 외피는 전국민 개()보험이라는 엄청시레 멋있는 허울을 쓰고 있다.(미국? 6000만명인가가 의료보험에서 제외된 채로 건강에 대한 아무런 안전망없이 살아가고 있다. 울 나라 선진국이다. 암, 선진국이쥐.)


그러나 실제로는 울 나라 역시 400만 이상의 빈민, 빈농이 의료의 사각지대에 있고 1000만 이상의 국민이 제대로 된 의료서비수를 보장받지 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머지 국민들도 딥다 많다고만 느껴지는 보험료에도 불구하고 어떤 질환에도 돈걱정 없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의사 계층 또한 공공의 재산이요 권익인 의료를 행함에 있어 지가 배운바 대로 적정진료 및  소신진료를 꿈꾸는 것은 말 그대로 잘자! 니꿈꿔! 되겠다. 울 나라에서 아직도 의사 개개인의 성품이나 인격에 의해 의료의 질이 완전히 좌우된다고 나발대는 잉간덜.. 아직도 핵심이 무언지 모른다.


이것이 신자유주의 덕택에 암에푸로부터 극적으로 탈출한 울 나라에서 구현되고 있는 의료의 공공성의 수준이다. 개략적으로만 말한 이상의 부분에 대한 자세한 르뽀 기사가 본 어드벤쳐의 주요 내용이 되겠다. 기대하시라.


 항해를 시작하자


출항신고는 이것으로 마친다. 의약분업의 기사를 일독하면서 뭔가 이건 아니다라는 느낌 많으셨을 줄 안다. 제약자본, 병원자본, 의사, 약사들, 웃기고 자빠진 관행까지 갔었다. 그리고 이제는 결국 울 나라 의료의 시스템의 문제에까지 온 거다.


이제 의료보험에 대해 차근차근 항해를 해 가며 우리나라 의료현실과 체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담 기사 기대하시라..




 


- 딴지 금강이남 총국장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GLOMerulus on SuperBoard
 ( glom@hananet.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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