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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2.7.월

딴지 싸이비 외교부



무한경쟁시대다. 아시아적 가치로는 더 이상 자본과 시장이 지배하는 21세기를 살아남을 수 없다고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암에푸에 한방 먹은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야하는가.

과연 우리가 갈 길은 무엇인가.





배가 침몰했다. 거대한 배가... 타이타닉하고 삐까삐까할 정도로 거대한 배였다. 배이름은 묻지 마시라. 그런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하여간...


선상은 아수라장이 됐다. 승객들은 저마다 살기 위해, 이미 거의 소실되고 몇개 남지 않은 구명정에 올라타기 위해 목숨을 건 경쟁을 했다. 목숨을 걸고.. 결국 진정으로 생명력 강한 자들만이 살아 남았다.


몇 개 남지 않은 구명정 중 10명이 정원임에도 15명이 탄 구명정이 한 척 있었다. 10명은 승무원의 노력으로 미리 배에 오를 수 있었던 여자와 어린애들... 나머지 다섯은 목숨을 걸고 탈출에 성공한 건장한 남자였다. 영국사람, 이란사람, 이태리사람, 일본사람 그리고 한국사람 한명...


구명정은 점점 가라앉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모두 죽고 말 것이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어느 누구하나 나서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 점점 가라앉아 가는 배.. 이제 물이 찰랑거리며 들어차기 시작했다..


그때...
영국사람이 천천히 일어났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사람들을 둘러보며 " 신사도 영원하다" 고 조용히 뇌까리고는 배에서 뛰어내렸다. 명예롭고 장렬한 죽음이었다. 흐느껴 우는 여자들...


그러나...
그걸로 부족했다. 배는 여전히 가라앉고... 이때 이란사람이 터번을 벗더니 메카를 향해 절을 하고 눈을 지긋히 감은체 일어난다. " 인샬라 ... "
그도 갔다. 종교는 위대했다.


야속하다..
배는 그래도 가라앉고 있었다..
이때 이태리 남자가 일어난다. 하늘을 한번 쳐다보고 속삭이듯 말했다.
" 먼저 간 나의 사랑 베아뜨리체여.. 이제 내가 간다.. "
그는 구해내지 못한 그의 애인 곁으로 떠나갔다. 아.. 사랑의 힘이여..


세명의 남자들 뛰어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여전히 가라앉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모든 남자들이 여자와 어린이를 살리기 위해 장렬한 죽음을 선택한 것을 본 남은 두 남자... 이젠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이 시점에서.. 한국남자가 벌떡 일어났다. 목이 터져라 외쳤다.


" 대일본제국 천황폐하만세, 만세, 만세 !! "


그리고 일본사람을 번쩍 들어 물에 던져 버렸다..

이제 배는 더 이상 가라앉지 않았다...


 


이게 실리외교다. 이상.



- 딴지 싸이비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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