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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2.7.월

강제임명된 남아공특파원 누운소 "蝸牛"



이제 한여름을 향해가는 남아공에서 남아공 특파원 독자제위께 인사드림다. 꾸벅.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힙입어 아푸리카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기회가 닿는대로 사정없이 공개하도록 용써 보겠슴다. 짐바브웨, 모잠비크, 앙골라 이런 나라는 그나마 이름은 알만한 분들이 대충 있을겝니다만, 사실 남아공 주변 나라들은 이름도 생소한 나라가 허벌 많슴다. 레소토, 보츠와아, 스와질랜드, 나미비아... 몬 들어봤죠?


지난번에 기사에 가장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 하신 점...


"근데 넌 거기 왜사냐...?"


왜 사냐면 웃지요...


아무튼 이번 호의 이야기로 들어가서....





우선 남아공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어 거기에 대한 이야기 잠깐하고 오늘의 주제로 넘어갈까 한다. 남아공의 인구가 한국과 비슷한 규모인 4천만인데, 공식통계가 그렇다는 것이고 아프리카 특성상...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람도 한 3백만은 될 것이다.


사람이 이렇게 몰려서 사는데는 이유가 있기 마련인데, 아프리카에서 이렇게 몰려 사는 나라는 딱 세 나라로. 이집트, 나이지리아, 남아공이다.


나이지리아에는 왜 그리 몰려사는지 본기자도 잘은 모르겠지만, 위험하기로치면 나이지리아에 비해 남아공은 안방이다. 1억이 넘는 넘들이 나이지리아에 디글거리며 지지고 볶고 사기치며 살아가는 골때리는 나라인데 그래도 거기는 석유가 나서 그 인구 먹여살릴 여력이 된다. 한국의 옥수수 박사가 거기서 슈퍼옥수수를 전파해 추앙을 받았었다...


이집트는 허허벌판 사막에 나일강을 끼고 있어 강주변에서 몰리다 보니, 그리고 마누라를 여러명 두고 골고루(이거 중요하다) 이뻐해야 하다 보니 인구가 기냥 늘어 버린거다. 이 학설은 본기자가 경험적으로 체득한 학설로 학문적 정확성 같은 건 따지지 말고 아닌 거 같아도 니가 걍 참기 바란다.


그런데, 남아공은 왜 도대체 인구가 이렇게 많은가. 일단 여긴 자원이 많다. 금, 백금, 크롬, 망간 매장량이 세계 최대다. 돈이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마련 아니겠는가. 흔히들 생각하는 다이아몬드는 사실 순위 안에 못든다. 또 기후가 덥도 춥도 않아 짐승도 많고. 그렇게 사람이 많이 비비적대며 사는 것은 살기 좋다는 반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범죄율만 빼면.


흔히 아프리카하면 허허벌판에 벌거벗고 진흑으로 지운 집을 떠올리겠지만,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고층빌딩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진으로는 실감이 안나겠지만 하여튼 대단하다. 우리나라에도 저렇게 멋들어진 미적감각을 자랑하는 빌딩들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물론 지난 기사에서 설명했듯이 범죄율 끝내주고 살기 힘든 요소가 있긴 하지만 그것도 백인이나 본기자 같은 토종이 아닌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이고, 본토박이 흑인들에게는 이야기가 다르다. 자기들끼린 불안하지 않다는 말이다. 당근이다. 지들 고향이니까. 따라서 시내는 흑인들의 천국으로 변해 요즘 요하네스버그의 고층빌딩들은 반을 채우기도 힘들다고 한다.


여하간 지난 기사와 연결해서 이제 대충 남아공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 그려질 것이라 보고... 본격적으로 남아공에서의 볼거리를 함 소개해 볼까 한다.본기자 이 기사를 작성하면서 남아공에서 소개할 만한 유명한 것은 무엇일까 고민 해봤다.


똥고를 맞댈 사람이 없는 관계로 혼자서.. 외로운 짝똥꼬..





남아공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만델라다. 그 뒤가 케이프 타운일 것이고 그 다음으로 크루거 내셔날파크(사파리 공원)가 있다. 아마 케이프 타운까지는 들어봤어도 크루거 내셔날파크 부터는 생소할 것이다. 바로 이 파크에 대해 이번 호에선 떠들어보자.


크루거 내셔날 파크, 한마디로 진정한 동물의 왕국이다. 그 크기가 남한크기다. 뻑간다. 우리나라 땅덩이 만한 곳에서 온통 동물들이 먹고 싸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이게 공원이다... 쩝...


아프리카에서 사파리 관광객을 가장 많이 유치하는 곳도 바로 이곳이다. 관광객 수로 케냐, 탄자니아를 능가한다. 일년에 사파리 관광객이 3백만을 넘는다나 어쨌다나...


이 곳은 사진처럼 그냥 들판에 길이 있는 구조로 길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데, 그 길을 다니다 보면 짐승들이 튀어나온다. 그렇다고 여기서 차 없다고 마구 달리면 얄짤없이 딱지다. 제한속도 60킬로/시.


근데 짐승들을 보는 것이 생각만큼 수월하지가 않다. 타잔을 떠올리며 울부짖는 사자와 코끼리떼를 쉽게 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면 엄청 실망한다. 그런 정글이 이 주변에는 없다. (아마도 타잔은 아마존강가에서 찍은 것 같다).


차안에서 꼭 에버랜드 사파리마냥 돌아다니면서 짐승 구경하는데 짐승을 만나는 것, 이건 진짜 운에 달렸다.


볼만한 짐승이 빅5라고 해서 사자, 코뿔소, 표범, 물소, 코끼리 이 다섯 종을 꼽는데 이거 하루에 다 보면 엄청 운좋은 거다.


흔한 것은 기린, 임팔라(영양과의 뿔이 이쁜 짐승), 그리고 원숭이들.. 그런 것들이다.


본기자는 한시간 정도 보다가 지루해서 자버렸다. 새벽에 서두르면 사자식구가 밥먹는 것을 구경할 수도 있다고 한다.


어떤 아저씬 차밖으로 내렸다가 표범이 맛있게 먹었다고 하고, 또 중국 관광객들 사진찍는다고 내렸다가 사자가 포식한 적도 있다고 한다.


공원 자체가 국경인데 공원을 넘어 밀입국하려다 사자밥 되는 사람들도 많다고.


얼마나 넓냐면 최소 2박3일은 달려야 이리저리 대충이라도 짐승구경 할 수 있다..


아 씨바.. 졸라 좁은 우리나라..


근데 이런 사파리를 보려면 진짜 전문 레인져가 인도하는 그런 패키지를 따라가야 돈이 안아깝다. 본기자가 갔을 때 무늬만 안내원이 한다는 지 나름대로 안내한다는게 이런식이다.


" 자 여러분 창우측을 보십시오. 보입니까. 저 풀무더기같이 생긴게 코키리 똥입니다. 엄청나게 크죠... 똥이 김이 나는게 누고간 지 얼마 안된 거 같습니다. 좀 작은 거는 새끼똥. 앗! 좌측에 독수리가 나타났습니다... 독수리도 큽니다... 정말 크죠... 앗 ! 전면에 기린... 큽니다.. 네.. "


씨바.. 큰데 우짜란 말인가. 하여간 전문가가 인도하지 않으면 그저 크죠.. 작죠.. 앗 뭔가 나타났습니다.. 뭐 이런 소리만 실컷 듣고 온다. 싱거워서 디비 자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또 워낙 공원이 커서 짐승들의 이동 경로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 안내 자체가 힘들다. 어떤 동물은 어디에 많고 이런 것을 훤히 아는 가이드랑 가야 사파리의 진수를 볼 수 있다. 기린이나 영양만 보고 오려면 상관없지지만.


 그럼 그 공원에 어떻게 가느냐! 그것을 알려주마.

우리나라처럼 어디서 무슨 버스를 타고... 이런 식으론 불가능하다. 관광사를 통해야 한다. 남아공에 아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한가하면 뎃구 가줄 수도 있겠지만. 그러니 가는 법은 따로 알 필요가 엄따. 그냥 관광사에 가서 돈내고 차안에 앉아 자면 된다. 참고로 한국의 겨울에 사파리를 노려야 한다. 그때가 여기 여름이니까. 물도 풍부하고해서 남아공쪽 남반구로 짐승들이 몰리니까 당근 더 많은 짐승을 볼 수 있고 일광욕도 좀하고...


그러면 남아공 까지는 어떻게 오는가? 비행기로 케세이퍼시픽과 싱가폴에어라인이 연결노선을 운항하는데 싱가폴보다는 홍콩 경유가 갈아타는 시간도 적게 걸리고 요금도 좀 싸다. 주 5회니까 걱정없이 일정을 잡을 수 있다. 요금은 제대로 주고 사면 이코노미 클래스가 4백만원이 넘는다. 여기서 포기하지 말자. 여행사에 잘 말해서 날짜 안 바꾸고 날개 옆에 시끄러워도 된다고 때를 쓰면 한 140만원 수준에서 왕복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 반드시 왕복항공권이 있어야 입국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럼 비싸게 남아공에 왔는데 짐승만 보다가 가면 좀 서운하다. 요하네스버그에서 볼 거리 다른 것이 소웨토다.


흑인들이 사는 가장 큰 동네인데, 몇 명이 사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엄청 많이 산다.


여기에 가면 만델라가 살던 곳과 투쟁당시의 여건 등등을 볼 수 있다. 흑백차별에 대해서 그 실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최근에 관광상품이 개발되어 잘 안내를 한다고 한다. 당근 안내는 영어다. 그런 소리보다 흑인이 집권한 지금도 흑백간에 삶의 차이를 직접 느낄 수 있다. 이런 집도 없이 사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지붕이 있는 집에서 사는 인구가 70%정도 이라고 하니깐.


그럼 이것만 보면 좀 칙칙하다. 이런 사람을 위해 또하나 가볼만한 곳이 썬시티다. 이거 무슨 왕궁인가 생각하면 맞다. 이름이 팔래스 호텔이니깐.


1박에 보통 3백달러 정도 한다고 한다. 그냥 박하지 말고 풀장만 입장료 내고 가서 남아공의 여자들이 이쁜가 안이쁜가 확인하면 되는데 이것도 귀찮아 싫은 사람 위해 답을 말해주면 이쁘다.


자세한 이야기는 담에 뇨자에 대해서 말할 기회가 아마 있을거다. 아무튼 죽이게 이쁘다. 여기는 미스유니버스 대회를 했던 곳으로 2번인가 했을 거다 아마. 여긴 또 도박, 그러니깐 카지노로 유명한데 라스베가스와는 또다른 분위기에서 자연의 엄숙함을 느끼면서 졸라 돈을 꼰다. 이러고 알거지가 되면 이제 귀국하면 되겠다.


참고 : 근데 나 총수한테 새우깡 못받았으니깐 남아공 독자중 자꾸 새우깡 나눠 먹자고 메일주는 사람들은 자제해 주기 바란다. 총수도 이거 보면 느끼는 바가 있으리라 믿는다.


추신 : 승철아 미안하다 이번에는 너이름 못 실었다.



 


- 강제임명된 남아공특파원 누운소 "蝸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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