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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1.23.월

국민조피해방지 운동본부 담당기자 조피해



이것은 시대의 아픔이다.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인간을 어떤 지경으로 몰고 갈 수 있는지 이만큼 리얼하고 처절하게 고발한 글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불가능하다. 21세기 명랑사회를 위해 자신의 치부를 과감히 공개하며 민족의 앞날을 열어갈 청년동지들에게 띄우는 아래의 메시지는 실로 감동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아래의 메시지는 한치의 거짓도 없는 실화라는 점에서 더욱 가슴 벅차다.


본지는 아래의 글에 노벨의학상을 수여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그 날의 기억을 학실히 하고자, 쓰라린 일기장을 꺼내, 전문을 여기에 실는다.





1995년 을해년 돼지띠의 해 1월 5일




또 한해가 가고 왔다. 중학교 때던가 읽었던, 지구종말에 관한 책이 있었다.  1986년이었던가. 그 당시 한창 베스터셀러 목록에서 날리던 책인데 제목이 "1999 년, 노스트라다무스의 대 예언" 이었다. 그 당시의 나는 종말즈음에 내 모습을 그려보곤, 알맞게 살다죽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곤, 당시 갓 태어난 내 조카를 측은하게 내려다 본 기억도 난다.

앞으로 5년이면 1999년이다. 과연 지구가 멸망하고 나는 죽을 것인가 ?


그런데 지구 종말보다 더욱 나를 절망케 하는 것은 중학교때의 나나 지금의 나나 전혀 변한 게 없다는 거다. 이것이 나를 죽고 싶게 만든다. 나는 변화를 결심했다. 그것도 아주 큰 변화를...


바로, 거시기(주:조까)를 결심했다. 곧, 실천으로...


오늘 밤에도 나는 잠을 설친다...


오... 거시기...



여기까지는 폭풍전야의 고요함이랄까... 뭐 대충 명상적인 내용의 일기였다. 그 다음날, 나는 포경수술을 실천했고 그후의 일기는 다음과 같다.


 





1995년 1월 8일 새벽 1:00




나는 지금 한없이 부어 올라있다. 나의 "거시기" (주:여기서는, 그냥 꼬추)가 한없이 부어올라있다. 나는 지금 불안한다. 혹, 터지지나 않을까...

그저께다, 내가 포경제거를 결심한것은... 씨바, 새해부터 나는 그렇다.



어째보면, 단순한 문장의 이 일기를 보면서, 본인은 지금도 코끝이 찡하고 가슴이 저며옴을 숨길수 엄따. 이 세상 웬만한 조즌 다하는 거.. 뭐가 그리 호들갑이냐.. 싶겠지. 그 쓰라린, 체험 조까현장의 전모는 다음 일기에서 까진다.


 





1995년 1월 20일





- 제 1 부 -


일본이 망가지고 있다. 전후 최대의 참사란다. 대략 4천명가량이 사망했다. 고베의 대지진, 진도 7.2. 어떠한 피해에도 까딱 엄따던 일본 건축물들이 깡그리 무너지고 말았다. 과연 지구가 이대로 멸망하려나...


이런 식이라면 미래는 극히 비인간적이고 비관적일수밖에 없다. 얼마 남지않은 이 땅에서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살고 싶은데... 근데 올해들어 내게 참으로 긍정적으로 살 수 없는 일들이 연속되고 있다.


여태껏 벼루어 왔었던 이쁘니수술(주:조까)를 결심한 것이 아마 1월6일쯤 이었을게다. 때늦은 나이에(주:때늦은 나이=28세) 그 일로 인해 병원문을 들어간다는 것이 적잖이 쪽팔렸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눈여겨 보아왔던 신문광고 " 이제 포경수술은 집에서 간단히.. 무 출혈, 저 통증.. " 이라는 획기적인 방법을 쓰기로 했다.


 


내게 있어 그것은 실로 눈물겨운 발명품이었다. 전화주문을 했다. 몇 시간 안에 조폭 스타일의 신체건장한 청년이 고것을 배달해 줬다. 웬지 찝찝한 마음이었지만, 일단은 신기한 발명품임을 애써 믿고 실행에 옮겼다.


실행에 옮기기 전 일단 부속품을 확인했다. 포장을 뜯는 순간 고사성어 하나, 실감나게 떠올랐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부속품을 보는순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시이바... 요게 모야...


집앞 문방구에서조차 흔히 볼 수 없는 조잡하기 이를데없는... 그런 도구들이었다. 그래도 그 제품을 애써 믿으려했다. 나는...


(애석하게도 참고자료가 실종된 관계로, 상세한 설계도면을 곁들이지 못한점 양해 바람다)



그래 그래 이렇게 간단한 시술도구로도 할 수 있는 것을... 나는 왜 여태... 까질 못했지. 햐.. 참.. 고놈.. 간단하게도 생겨먹었다.


 


바로 실행에 옮겼다. 우선은 바지를 훌러덩 벗었다. 급했다. 나는 조까는게.. 인류가 멸망하려 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곤 웅크렸다. 신중하게. 긴장이 덜 풀린 탓인지 손이 떨렸다. 다시 허리를 펴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촐싹대지말자" 이런 독백과 함께...


따지고보면, 내 일생 최초의 수술이자 최고로 중요한 수술인 셈인데, 안 떨렸겠는가.. 거기다, 이건 "야매"가 아니던가. 현대의학을 위협하는 야매의학의 눈부신 발전상을 평소, 동네 아줌마들에게 귀따갑게 들어왔었고 나아가서는 몇몇 처녀들의 충격적인 변모술의 원인이 야매였다는 사실을 알고..


" 야매는 의학이 아님다. 야매는 아틈다 "고 주장하던 나 아닌가. 평소 야매의학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나를 여기까지 끌고 왔는지도 모를일이다.



그럼 여기서, 이 수술의 시술요령을 한번 살펴 보고 넘어가도록 하자. 일단 졸라 간단해처먹은 도구들을 ( 도구 = 둥근플라스틱2개, 각각 지름이 다르고 가운데로 홈이 난 상태임 )들을 이용해 그 두개의 홈끼리 낑기는 곳 사이에 껍데기( 그거... 뻔데기 )가 들어간다.


그런 후 하루가 지나면 낑긴 껍데기가 붓고, 그 상태로 한 며칠 냅둬 버리면 낑긴 껍데기가 서서히 썩기 시작하고 - 피가 안 통함으로해써, 신경이 죽는다 - 다 죽어 말라 비틀어진 껍데기를 이미 제공된 최첨단 시술용가위로 잘라 내버리면, 시술은 완존히 끝나고 아름다운 조즈로 거듭나게된다.


가까스로 진정을 시킨 후.. 드뎌, 실행에 옮겼다. 웅크린 채로 이제는 마지막이 될 껍데기를 바라보며 잠시 침묵했다.


" 껍데기는 가아라..."


조용히 뇌까리며.. 껍데기를 잡는 순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떨고있는 껍데기를...


그 떨림으로 인해 내가 껍데긴지 아니면 껍데기가 난지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이 왔다.


그러나 잡념도 한순간... 조심스레 껍데기를 2개의 홈사이로 낑궜다.


" 아악! "


아.. 쪼께 아프다.. 설명서를 다시 찬찬히 읽으며 거시기와 설명서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진행된 상황에 대한 정밀한 감사를 한 후 제대로 된건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깨림칙 했다. 이거 아닌데..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직감인것이다. 조세관한...


일단 폼이 안났다. 조까하는데 무슨 폼인가. 하지만 이건 영 어색했다. 어디가서, 제대로 된 건지 물어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구입처에 가서, 홀라당 까발리고서 "이거 제대로 한거 맞지요?"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시술의 특성으로 인해, 다시 원 상태로 돌리기란 불가능했다. 많은 고통이 따를 거 같았다. 가끔씩, 노팬티로 볼 일을 보고, 쟉끄를 올렸을 때, 예를들어 청바지같은 옷을 입고서 여간 조심하지 않고서는 낑긴다. 쟉꾸에.. 그거.. 장난아이다..


남자라면 이런 낭패는 한두번쯤 당해봤을 것이다. 이 시술을 복구하기 위해 따를 고통은 그런 경우의 두세배라고 상상하시면 되겠다. 워쩌 것는가...


망연자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어색하게 낑긴 거시기를 바라보고 있기를 몇 분... 이거, 정확히 다 된거다 라는 최면을 건후 빤스를 사뿐히 올렸다.


" 그래도 비싼건데..." (주: 4만 몇천원했다)


당시, 공식적으로 까는 비용이, 8만원 정도 했으니 거의 야매가격인 셈이다. 보통 의료비는 약값이나, 시술도구 땜시 비싼 건 아니다. 의료 시술비가 비싼거다. 쉽게 말해서, 노가다비용이다. 그렇게 따지면, 나는 의료행위를 한셈이고 따라서, 내게도 마진이 떨어져야 한다.


근데, 나는 피박이다. 의료도구값으로 4만몇천원을 받기엔 그 도구들은 너무나 단촐했다. 너무도...


둥근 플라스틱 고리 2개, 수술용가위 - 말이 가위지, 거의 코털깍기용 그리고 암것도 엄따. 곰곰히 마빡을 굴리며 따져본 후.. 어... 이거 무늬만 조까 아녀요? (주:현상황에 맞게 새로고침)


그러나 무늬라도 조깟스면 다행이다. 이거이 바로 말로만 듣던, 의료사고임을 대반에 알아차리는 순간, 가소롭게 낑긴 거시기가 참을수 엄는 낑군 고리의 가혹한 조임을 하소연 하기 시작했다. 아... 그 고통이란...


그러나 까짓거 고통이야 견디면 되지만 혹시나... 이 사태이후의 발생할 상실된 거시기 권리는 과연 누가 찾아준다는 말인가. 밀려오는 외로움...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사건의 특성상 누구에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성질이 아니지않은가. 할 수 없었다. 내가 할수있는 일은 조용히 낑구고 잠을 청하는 일 뿐이었다. 전 날 이쁘니 수술의 기대로 인해 잠을 설쳤음인지, 이내 잠은 왔다.


허나 금새 잠은 갔다. 껍데기가 불렀다. 아프다고..


워쩌겠는가... 그냥 낑군채로 떼굴떼굴 뒹굴었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했던가. 신기하게도 새벽은 왔다. 비틀린 내 조세도 새벽은 왔다. 서서히 밝아오는 여명의 눈동자... 그 여명으로 확인해본 나의 조슨...


아... 차라리 말을 말자. 그저 긴 시간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내가 그의 이름을 조지라 부르기전엔, 전혀 조가치 생기지 못한 그가 날 바라보고 있었다.


아... 나의 껍데기...


풀빵이 되어 있었다. 믿기는가. 조지... 풀빵이라니... 무늬만 풀빵아녀여? 씨바 아이다. 기가 막혔다. 한때는 큰 게 조와서, 마냥 부어오르라고 비비던 적도 있었다. 근데 이건 아니다. 섬뜩했다. 내 태어나 조슬  보고, 이리 놀란 건 처음이었다. 그것도 내 조슬보고 내가 놀라다니.


세상살기가 이리 힘든 줄.. 남자노릇하기가 이리 험한 줄 내 미처 몰랐다. 아침이 와야 한다. 가능한 빨리. 선택의 여지는 이제 엄따. 결론은 하나. 비뇨기과.


집앞 덩그러니 놓여있는 비뇨기과 간판을 거시기와 함께 뚤버져라 쳐다보기를 몇 시간... 더 이상 참을수 없어 이윽고, 지친 껍데기를 달아매고, 아주 부적절하게 덜렁거리며 비뇨기과로 향했다.


역시 정도를 가야한다... 를 되뇌이며, 거친 폼으로 찾아간 비뇨기과.. 더한 절망이 껍데기와 나를 반기고 있을 줄이야..


일요일은 휴진입니다.


일요일, 씨바...
면목 없었다. 껍데기앞에서.


어떠한 위로가 도움이 되겠는가. 그는 이미 풀빵인데... 나는 더 이상 내 조심을 부인하고 싶었다. 순간 아랫도리 쪽에, 끈적한 무언가가 흐르고 있었다. 짜식 드뎌 눈물을 토하고 있는거다. 이미 조금씩 눈치는 채고 있었다. 풀빵이 터져, 물집이 흐른것이다. 힘겹게 집으로 돌아온 나는, 근처 비뇨기과는 모두 전화로 확인 했지만, 일요일에 조슬 보는 곳은 하나도 없었다.


일요일엔 좃 아프면 조땐다...


한참을, 흐르는 껍데기의 눈물과 함께 흐느끼다가, 구입처에다 전화를했다. 일요일인데도, 그들은 있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불법은 성실하다. 또 하나의 풀빵을 만들기위해선 휴일이란 사치인 것이다. 자세히 자초지종을 말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거였다.


" 내 조시 부었슴다 "


여태까지 5만개나, 팔아 쳐먹어도 그런 일은 내가 처음이란다.


그럼 내 조즌 호구 조진가 ?


풀빵이 된 연유를 따져 물었으나, 답변은 하나였다.


" 거 ..참 이상하네.. "


전화를 끊고, 곰곰히 생각해봤다. 과연, 내 조세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까. 글쎄, 남좃하는 일은 나도 했다. 고마고마한 좃틈에 별로 튈 좃도 꿀릴 좃도 아닌 그저 평범한 좃은 됐다. 어쩌면.. 시술도구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미숙한 의료행위를 탓해야 하는걸까.. 사실, 어릴적 조립식 장난감 같은 거 만들 때도 넘들 잘 돌아가는 모타도 내껀 유별시리 안되곤 했었다..


아~~ 낑구인 채, 숨통막힌 껍데기여... 바로 그때, 머리 속에, 사이렌 하나 울린다. 삐보. 삐보..


" 응급실 "


" 응급실에 포경수술! 웬말이냐 웬말이냐 !! "


하지만, 때론 본능이 상식을 앞선다. 결국, 나는 대한민국 서울 하늘아래 쌍계동 빽병원이란곳을 그것도, 응급실로 터프하게 낑긴 채로 방문하고야 만다.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되고.. 본론과 결론 또한 이제부터 맹글어지고 만다.


 





- 제 2 부 -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잊지 못하는, 몇 몇 순간들이 있기 마련이다. 좋든 싫든. 그 중 가장 쪽 팔렸던 기억을 꼽으라면 선뜻 떠오르는 기억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의 얘기는 무덤 속의 나를 일어켜 줄 참으로... 쪽 팔리는 얘기임을 밝힌다. 빽병원을 찾아간 나는 응급실이란 곳을 단지 조지 탱탱 부었다는 이유만으로 들어섰다...


여기서 부터, 나의 원초적인 쪽팔림은 의식을 잃어버린다. 여기서, 나는 하나를 깨우친다. 고통앞에선 어떠한 쪽팔림도 한낱 의식의 사치다 라는 것을...


응급실이란 곳이 어떤곳인가. 아는 사람은 알고 가 본 사람도 안다. 전장의 분위기가 감도는 실로 삶과 죽음이 로테이숑되는, 급박함의 극치를 달리는곳 아닌가.


대개가 그렇듯 쌍계동 빽병원도 예외가 아니어서, 탁트인 공간에 여러부류의 환자들이 뒤섞여있고 의사들이 왔다갔다... 간호원들도 왔다갔다... 다급히 환자를 업고오는 사람들... 급박함속에 애써 찾아보면, 경건함이 묻어있는 그런 곳이다.


그 곳에 내가 있었다. 조지 풀빵이 되어버린 갸륵한 사연하나 들고서 종합병원 응급실의 그 거대한 급박함 속에 뛰어든 것이다. 단지... 탱탱부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태초에 하나님이 내게 과거를 단 한번을 지울수있는 지우개를 주신다면, 나는 기꺼이 거기 서 있던 나를 지우고 싶다. 접수코너로 간 나는 5천 얼마를 주고 접수증을 끊었다. 접수원에게 오늘 비뇨기과진료 해요? 라고묻고 싶었지만 일요일 그것도 응급실까지와서 비뇨기에관한 얘기를 한다는 것이 그녀에게 내 상황에 대한 확대된 오해를 심어주는 행위같아... 기냥 "오늘 치과 하죠?" 이랬다.


그녀 왈 " 오늘은 진료가 없는 날입니다 " 한다. " 아.. 그럼, 비뇨기과도 안하겠네요? " 병신처럼, 나는 말해버리고 말았다... 눈치가 빠른 고마운 그녀는 응급실에 가서 비뇨기 의사분을 찾아보란다. 응급실로 엉거주춤 걸어간 나는 여전히 분주한 응급실 속에서 서성거렸다. 응급실엔 환자와 가족이 뒤섞여 있었다.


응급실이란 곳은 한 눈에, 저사람이 환잔지 가족인지가 구분이 갈 수 밖에없는 그런 곳이다. 그렇게 보자면, 나는 영락없는 환자가족 쪽이다. 말짱헌께...


그래서 누구도, 내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건 아니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와서 " 어떻게 오셨어요? "하고 물어줘야 하는 건 아닌가 하고 딴에는 생각하면서... 한참을 그런 무관심 속에 나는 탱탱부은 채로 서 있었다. 내가 그렇게 서성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때까지도 나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던 체면이라는 허위의식이었다.


그 많은 사들앞에서 내 풀빵 얘기를 서스럼없이 하기가 정말이지 곤란했다. 그래서, 나는 한 간호원을 쳐다봤다. 그 쪽도 나를 쳐다보기를 바라면서... 그래야지 무슨 말이라도 할거 아닌가. 뚤버져라 봤다... 근데, 시바 너무 바빴다 그녀는. 나를 전혀 의식하지 못한 듯 했다.


나 또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곤 또 다른 간호원에게 내 시선을 꽂았다. 몇 번을 그렇게 조지풀빵된 상태로, 표적을 바꿔가며 엉거주춤 노려보기를 시도한 끝에... 드뎌, 한 간호원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다가설수 있었다. 그리곤 태연하게 이랬다.



나: (목소리 깔았다) 저... 치료 좀 받으러 왔는데요.
그녀: 어디가 아프신데요?
나: 저... 그러니까... (순간, 나는 자살을 꿈꿨다..)
나: (괜한 웃음을 흘리며,별 대수롭지않게 말한다) 뽀경수술을 했는데, 부작용이 있어서요...


아... 나는 말해버리고 말았다. 그 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모든 환자와 그 가족들이 흥미어린 눈초리로 쏘아보는 것 같았고, 그런 느낌의 나는 내가 뱉은 말에 스스로 당황하고 있었다. 근데, 그 뒤의 반응은 쪽팔림의 한계가 어디쯤인지를 인식시키고 만다.



그녀: 수술기록을 찾아보죠.


그녀는 내가 그병원에서 수술을 한줄아는 모양이었다.



나: 여기서 한거 아닌데요.
그녀: 그럼 어디서 하셨는데요.


나는 미칠것만 같았다. 내 예상과는 다르게 자꾸만 대화가 길어지는것이 아닌가.



나: 저...집에서 했는데요...
그녀: 뭐요? 집에서요! 아니 그런 걸 어떻게 집에서 해욧!


나는 환장해 버릴것 같았다. 그녀는 내게 그 경위를 묻는것이 아닌가. 그것도 졸라 큰 소리로. 나는 그 간호원이 무서웠다.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대체 어떻게 그따위 경위를 설명할 것인가. 모든 인간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멀뚱멀뚱 쳐다들보고...


나는 어쨋든 대강의 경위를 설명했다. 근데 그 간호원은 주의 깊게 듣는 것 같지가 않았다. 나는 그녀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내 조지 탱탱 부을 수 밖에 없었던 비참한 얘기를 계속 해댔다...


그녀는 귀찮은 듯 잠시 앉아 있으라 했다. 의사를 불러다 준다는 것이다. 나는 거기서 한참을 또다시 기다렸다. 이미 내 인격을 상실해버린 나는 차라리 편했다. 가끔씩 얼굴이 빨개지는 것만 빼면 견딜만 했다.


한 번씩 마주치는 호기심어린 눈동자들과 어색한 미소로 눈인사도 나눌 정도가 되었다...


잠시 후.. 가운단추를 풀어헤치고 슬리퍼를 끌면서 내 나이 또래의 의사같은 넘이 왔다.


" 조부은(가명)씨! "


그 넘이 날 불렀다. 나는 반가운 심정으로 그 넘에게 다가갔다. " 어디가 어떻게 아프세요? " 하고 물었다. 나는 사람들 눈을 의식하며 조용조용 경위를 설명했다. 경위를 상세히 들은 그는 " 봐야하는데.. "라며 이리저리 왔다갔다 했다. 나는 특별한 환자라 탁트인 공간이 아닌 별실이 필요했던것이다.


근데 그런 곳은 거기서 눈을 딱고 찾아봐도 없었다. 결국 그는 " 그럼, 여기라도 들어 오세요. 할 수 없죠." 하며, 나를 커텐이 쳐진 창고 같은 곳으로 인도했다. 그 곳은 방금 죽어들어온 시체가 있는 곳이었고 어이없게도 나는 따근따근한 시체 옆에서 나의 거시기를 엉거주춤 까발렸던 것이다.


그 넘은 한참을 먹음직스럽게 부어오른 나으 풀빵을 관찰하더니, " 이거... 비뇨기담당의사가 봐야 알겠는데요.." 하는게 아닌가.


" 개쉐이 !!! "


그 자식은 이쪽 전공이 아니었다. 근데도 나으 적나라한 풀빵을 사심없이 관람했다. 시체옆에서... 단지 의사라는 이유만으로...


아.. 나는 다시 허망한 쪽팔림에 어지러워 했다. 더구나 그곳은 응급시체실이 아니던가. 순간 나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 내 생애 의사가 그리도 위대해 쳐보인적이 없었다.


시체실을 나온 나는, 다시 어색한 눈인사를 사람들과 나누고 아까 그 자리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이미 내 풀빵은 감각을 상실한 상태였고. 이런 사태에대한 스스로의 자아비판을 하며 기다리기를 몇 분여... 또 다시 나를 부르는 의사 하나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오리지날 비뇨기과 레지던터... 나는 사쁜히 자리를 박차고 그에게 달려갔다. 아니 안겼다. 그는 재차 이랬다.


" 어디가 어떻게 아프시죠? "


씨바 몇번짼가 의사들끼리는 말도 안하나. 아까 다 봤쟎은가. 그래도 풀빵은 나였으므로 다시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임을 믿고 좀더 상세한 나래이션을 펼쳤다. 그것도, 다부지고 자신에 찬 목소리로. 주위사람들은 더이상 나의 아픔과는 상관이 없었다. 근데, 그놈은 나를 또다시 그 시체실로 끌고 가는게 아닌가.


다행인 것은, 그 시체가 방금 나갔기에 거기에는 더이상 시체는 없었다. 하지만 그 넘은 내게 더한 주문을 하는게 아닌가. 방금전 그 시체가 누워있었던 곳에 나보고 올라 가라는것이다. 그것도, 아직 시체에서 묻어나온 나뭇가지들이 흩어져 있는 곳에말이다. ( 아마도 그 시체는 산에서 추락사 한것 같았다.) 기가 찼지만 나는 환자고 그는 의사아닌가. 더구나 내가 보통 환잔가...


나는 그곳에 사뿐히 걸터앉았다. 그 순간 시체의 영혼이 나를 노려보고 있는것 같은 섬찟함을 느꼈다. 평소에도 나는 시체의 영혼같은것을 믿는 부류였다. 나는 그 넘에게 아까 거와 똑같은 것을 보여줬다. 그 놈은 유심히 살펴보더니 또다시 어떻게해서 이렇게 된 거냐고 재차 묻는것이었다. 그 놈은 의사인데 환자인 내게 묻는것이다. 의사맞나? 싶었다.


그 넘은 분명 김치볶음밥을 급히 먹고왔음이 틀림없었다. 아직 넘기지 못한 새빨간 밥알들이 말할 때마다 튀어나왔다. 그는 내게 몇 가지를 묻고는 단념한 듯 지금 상태로는 어떻게 할수 없으니 , 내일 다시 오라는것이었다. 그 놈도 개쉐이였다.


" ..... "


잠시 말을 잊은 나는, 빤스를 무겁게 올린 뒤, 서로간 석연치않게 거기를 빠져 나왔다. 쳐진 풀빵을 힘겹게 이끌고 응급실을 빠져 나온 나는, 불현듯 이게진료 였나하는 의문과 함께, 대책없이 까발려진 나으 풀빵에 대한 보상심리가 발동했다. 다시 응급실로 발길을 돌렸다. 이유는 진료비 5천 얼마를 되받기위해서...


지금 생각하면 그 때의 내행동은 전혀 나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아예, 쪽을 들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꼴이 아닌가. 응급실로 들어간 나는 나를 기억하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간호원에게 나의 접수증을 달라고 요구했다. 응급실의 다급함 속에서, 그 분주함속에서 나는 얄밉게도 내 권리를 주장한 것이다. 그 우왕좌왕함 속에서 한 간호원이 내 것을 찾았다. 근데 이 간호원은 아까부터 나를 고자보듯 아니꼽게 보고있었던 그런 간호원이다.


전혀 간호원 답지않게 생겨먹은.. 언젠가 빠에선가 본듯한 인상.. 한마디로 표독스럽게 생겨먹었다. 근데, 고뇬이 왜 이걸 달라고 하냐고 따져들었다. 최대한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려 애를 써도 표독스러운게 드러나는 뇬이 무섭게 덤비는것이 아닌가. 흡사 마녀같았다. 순간 쫄았다.


" 진료를 안 받은것 같아서... 가져 갈라고요... "


나는 떨고 있었다. 그뇬은 바리 이랬다.


" 안보긴 뭘 안 봐요!의사가 봤으면 그건 본거에욧! "


나는 더러버서 병원을 나왔다. 언제가는 보게 될 나긋한 나이팅겔의 세상을 그리며... 그리곤 꽤나되는 거리를 걸어서 집으로 왔다. 그 불편한 몸을 이끌고... 그 다음날, 여태까지의 모든 일들을 잊기로하고 집앞 비뇨기과에서 수술을 했다. 수술이 쪽팔려서 한 짓이 몇 배의 쪽팔림과 더한 비용을 들게한 것이다.


나는 또다시 깨닫는다. 모든일엔 정도가 있다고...


수술을 끝내고 어언 2주가 다된다. 보통인간들은 그런 수술을 받고 일주일이면 완쾌가 된다는데, 나는 여지껏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한 쪽을 잘못 꾸맨것 같다. 터져 버렸다. 그래선지 그쪽만 유달리 아물지 않는다.


누군가의 말에 의하면 거시기는 울퉁불퉁... 흉하면 흉할수록 좋다는것이다. 남들은 일부러라도 흉하게 할라고 애를 쓴단다. 씨이바... 애를 쓸게 따로있지... 그래서 나는 염증이 생기더라도 그냥 이대로 참고 있기로 했다. 굉장히 울퉁불퉁해질것을 기대하면서...



이상은 쓰라린 날들의 나의일기였다. 지금은 또하나의 추억으로 남아버린 사연.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금은 현장에서 묵묵히 자기의 할 바를 잘해내고 있는 그에게 이 시간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글이 불법야매기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없이 섣불리 조까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것이라는 경종이 되었으며 한다. 또한 야매의료기 제조조합들은 앞으로 다시는 좃 갖고 장난치지 말아주길 간곡히 부타칸다.


마지막으로 기억을 더듬어 당시 시술도구를 그려보겠다. 다시는 나같은 고통을 당하는 사람은 나오지 않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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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조피해방지 운동본부 담당기자
조피해 ( artia@chollian.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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