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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주 


아래 기사는 5월 1일에 작성되었습니다.

노동절이라 하루 늦게 업뎃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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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에이스 영한사전>

현행 선거법에 따라 19대 대통령선거 6일 전인 5월 3일부터는 여론조사를 해도 공표를 할 수가 없다. 따라서, 각 정당, 기관, 언론사 등은 여론조사를 하되 자신들만 결과를 알고 있어야 하며 유권자들에게 알릴 수가 없으므로 그 기간에 발생하는 여론의 동향을 유권자들은 알 수가 없다. 이 기간을 정전 상태에 빗대어 블랙아웃(Blackout) 기간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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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인위적으로 정보의 비대칭 상황을 만드는 것인데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쟁점이 있다. 하나는 여론조사 결과가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방지하여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법의 취지이고, 다른 하나는 이 법이 정상적인 여론형성 과정을 방해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위헌 논란이 있었으나 98년 헌법재판소에서는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 법은 지지율이 높은 쪽을 지지하는 편승효과(Band Wagon), 지지율이 낮은 쪽을 지지하는 동정표효과(Underdog), 자신의 신념과 다수여론이 같으면 더 강하게 주장하고 다르면 침묵하는 침묵의 나선 이론(Spiral of Silence Theory) 등 여론조사 결과가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현상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지금처럼 여론조사를 엉망으로 하고 불공정한 보도를 하는 언론도 멀쩡히 장사하는 환경에서는 타당한 방법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중의 여론과 자신의 신념을 비교하여 신념을 확고히 하거나 바꾸기도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여론형성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 법은 오히려 유권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여 건강한 여론형성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매우 불합리하다. 그런 이유로 많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여론조사의 결과를 선거 직전까지 공개하여 자신의 신념에 따르든 전략적 판단에 따르든, 주권자에게 선택권을 준다.

그 뿐만 아니라 선거 판세를 정당, 특정 기관, 언론사만 알고 유권자들에게 감추면 유권자가 모른다는 점을 이용해 정당이나 특정세력이 ‘작전’을 쓸 수 있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특히나 지금처럼 모든 언론이 불공정하게 편파적인 상황에서 유권자에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더욱 그러하다. 누군가는 그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하거나 도박을 해서 돈을 벌 수도 있고 누군가는 정권연장의 꿈을 꾸며 작전을 할 수도 있다. 그들이 비대칭 정보로 유권자를 조종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그들의 선의에만 의존해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처음부터 그런 환경을 만들지 않기 위해 언론을 똑바로 감시하고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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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은 자신들이 만든 절차에 따라 선출한 자신들의 대선후보에게 홍준표, 안철수와 단일화를 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4월 28일 오전, 33명 중 20명이 유승민에게 후보 단일화를 하라고 요구하였고, 이 중 이은재 의원은 오후에 홍준표를 지지하며 자유한국당으로 복귀 했고, 5월 1일 밤 14명의 의원들도 홍준표를 지지하며 역시 복귀를 선언했다. 이제 18명의 의원만 남아있다. 일반적으로 단일화가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을 기준으로 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건 그냥 사퇴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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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 또 나왔다, 주특기!>

유승민은 ‘도와주기 싫으면 그냥 가만히나 있으라’고 하며 저항하다가 14명의 복귀선언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끝까지 간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보다도 토론을 그렇게 잘하는 ‘합리적 보수’라고 광고를 신나게 하면서 단일화를 요구한 33명 중 20명도 설득 못 하면 도대체 뭘 할 수 있을까 싶다. 최근 사드를 더 들여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걸 보니, 합리적 보수가 지난겨울에 다 얼어 죽지 않았다면 이제 그를 합리적 보수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른정당과 유승민의 지지자들은 그동안 새누리당을 지지하다가 최근 박근혜 일당의 지랄을 보고 대놓고 지지하기는 좀 창피했던 사람들로 생각된다. 물론, 그들이 민주당을 지지할 리는 없고 문재인의 집권은 막아야 하기 때문에, 유승민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다른 후보를 찍을 가능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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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의원 수 39명으로 규모는 바른정당과 비슷하지만 자기 당 후보를 흔드는 바른정당과 달리 아이돌 후보인 안철수를 중심으로 뭉쳐 현재까지 2위의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사실 안철수를 중심으로 뭉친 건지, 안철수의 인기를 중심으로 뭉친 건지, 박지원을 중심으로 뭉친 건지, 자신들의 지역 기득권을 중심으로 뭉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대로 계속 가면 적어도 2등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공통점은 둘 다 거대 기득권 정당에서 떨어져 나왔다는 점이고, 차이점은 하나는 당선된 후 갈라져 나왔지만 다른 하나는 나와서 당선되었다는 점이다. 당선된 후 갈라져 나온 당은 본점 없이 스스로 다음 선거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적지만, 나와서 안철수와 호남을 기반으로 당선된 당은 본점 없이도 살아남은 경험이 있다는 차이가 있다. 이게 별 의미 없는 차이일 수도 있겠으나 어쩌면 이것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서로를 언젠가는 다시 합쳐야 할 대상으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서로를 꼭 다시 합칠 필요까지는 없는 상대로 보게 만드는 이유인 것 같다.

현재까지 안철수 본인은 단일화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바른정당에서 단일화를 추진한다고 하고 있으니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변에서 단일화 요구를 받게 될 게 뻔하다. 사실, 유승민과 달리 안철수는 단일화에 응해도 현재 지지율을 기준으로 보면 당연히 안철수로 단일화 되는 데다가 그동안 유승민이 가진 ‘합리적 보수’의 이미지 덕분에 호남에서도 최근 돼지 발정제를 이용한 강간미수사건의 공범으로도 알려진 홍준표만 아니라면 받아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국민의당과 안철수의 지지자들은 ‘정치하는 놈들은 다 특권이나 누리려는 똑같은 놈들이지만 안철수에게는 뭔가 다른 것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거나, 호남에서 새누리 짓을 일삼던 민주당, 그것도 ‘친문세력이 장악한 민주당’이 싫었던 사람들로 생각된다. 아마도 그들은 안철수가 홍준표와 단일화하기 전에는 민주당을 지지할 리도 없고 투표를 안 하면 안 했지 문재인을 찍을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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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군사독재 기간은 박정희가 18년, 전두환이 8년, 노태우가 5년으로 합치면 30년이 넘고 이것은 한 세대가 넘는 기간이다. 말이 한 세대지, 현재 나이로 60살인 사람은 인생의 절반 이상을 독재정권에서 살아온 셈이다. 따라서, 독재 사회에서 익혔던 전체주의적 사고가 특별한 교육이나 계기가 없이 그렇게 쉽게 바뀔 거라고 기대하는 게 무리라고 본다. 이것은 남북이 통일되면 독재 치하에서 평생을 살아온 북한 주민을 만날 때 아마도 똑같이 겪게 될 문제일 것 같다.

자유한국당은 현재로써는 원내의석수도 두 번째로 많고 따라서 돈도 많다. 박근혜가 삽질해서 지금은 지지율이 빠지긴 했어도 인생의 많은 부분을 군부독재와 전체주의 속에서 살아온 골수 지지자들이 갈 데는 별로 없기에 계속 지지하는 모양이다.

돼지 발정제를 이용한 강간미수사건의 공범이었다고 자백한 홍준표는 ‘이제 홍준표는 끝났군.’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지지율이 오히려 꾸준히 오르고 있다. 게다가 지금까지 벌어졌던 TV토론에서 보여준 막말로 인해 보통사람들에게는 ‘술 취한 꼰대’로 보였겠지만 온갖 매체를 가리지 않고 막말을 하는데도 계속해서 지지율이 오르는 걸 보면, 그것 또한 대단한 전략이 아닐까 싶다. 일종의 ‘취권’이랄까. 무엇보다도 그는 뇌물사건으로 인해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이기 때문에 자신이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는 처지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법제도가 막 그렇게 공정하거나 정의로운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그가 얻는 지지율에 따라 대법원 판결이 무죄가 되느냐, 유죄가 되더라도 집행유예가 되느냐 아니면 혹시 사면(?)까지 노려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자유한국당과 돼지 발정제를 이용한 강간미수사건의 공범인 홍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한국은 독재가 필요하다고 믿으며 박근혜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사람들과 지금 이대로 사는 것이 마냥 행복한 부자들일 것이다. 자신은 폐지를 줍고 단칸방에서 힘들게 살지만 김대중-노무현이 종부세 걷어서 북한에 퍼준 걸 생각하면 아직도 분통이 터지는 분들일 것이다. 따라서, 하늘이 두 쪽이 나더라도 문재인이 당선되는 것은 막으려고 할 것이다. 아마도 그들의 주님께서 함께하실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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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문재인이 대표 시절에 자신들과 약속했던 선거법 개정만 했어도 이렇게 달랑 6명으로 외롭게 싸우고 있지 않았을 것이라는 정당한 피해의식이 있다. 이번 선거는 무조건 야권이 이기는 선거고 그동안 진보정당에 쏟아지던 단일화 요구도 없으니, 돈 걱정을 빼면 큰 부담 없이 자신들의 정책을 홍보하고 지지를 받아낼 수 있는 선거다.

특히나 이번 선거는 별일이 없는 한 문재인이 가져갈 건데 국회 구성상 연립정부를 만들어야 하고 마침 정의당에는 참여정부 출신들도 꽤 있으니 당선 되지는 못하더라도 지지율을 많이 얻으면 연립정부에서 자신들의 많은 정책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겉으로는 ‘장관하려고 나온 거 아니다’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정의당의 인물이 내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지지율이 높을수록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노동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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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계속 달리는 거다>

정의당 지지자들은 독재와 싸우며 수십 년째 까칠하신 진보 어르신들, 참여정부와 내내 신자유주의 논쟁하던 진보 어르신들, 기본소득과 최저임금을 찾아온 진보 청년들처럼 단단한 지지층도 있지만, 민주당이 너무 많은 삽질을 하는 통에 어쩔 수 없이 온 사람들도 많다. 지역구는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을 찍더라도 비례 표는 꼭 정의당에 주는 사람들은 정의당이 조금만 삽질하거나 민주당이 조금만 개혁하면 민주당으로 옮겨갈 수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정의당에는 문재인을 절대로 찍을 수 없는 사람들과 상황에 따라 문재인을 찍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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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선거여론조사결과에 대한 보도통제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말도 안 되는 막장 시나리오다. 만약, 이것을 보고 특정 후보들이 떠오른다면 그건 전적으로 읽는 사람의 세계관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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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이 시작되면 정당, 기관, 언론 등 선거와 관련된 모든 이들이 가장 바쁘게 전략을 짜고 움직이는 시기가 된다. 더 정확한 여론조사가 필요하고 더 많은 작전이 필요하다.

Y의 지지율은 더 오를 기미가 없는데, 오른다고 해도 당선이나 꼬마보수당 의원들과 당원들로부터 H, A와 단일화를 하지 않을 거면, 지금 당장 사퇴하라는 압박은 협박에 가까워진다. 절반이 넘는 의원들이 H지지 선언을 하고 복당. 결국, Y는 사퇴하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막장 후보 H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지는 않지만 그의 소속당은 보수 재집권을 위해 절반은 H를, 절반은 A를 지지하며 갈라선다.

A의 지지율은 계속 내려가고 뾰족한 수가 안 보인다. 여태까지 A의 주변에는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뿐이었기 때문에 정치에 뛰어들면 바로 대통령까지 할 줄 알았는데 컴퓨터나 돈으로 부리는 사람이 아닌 정치인과 유권자를 다루는 일은 운도 따라주지 않았고 세력에도 한계가 있었다. 늘 보수적이었지만 보수라고 하면 무식하고 낡았다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똑똑하고 깨끗하다고 믿었던 자신이 그렇게 분류되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지난번 대선에서 M에게 넘겨주고 사퇴한 것이 아직도 분한데, 이번에도 진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다고 계속 적폐세력으로 규정하며 비난했던 보수 후보들과 단일화를 할 수는 없다. 특히나 젊은 시절 약물을 이용한 강간미수 사건의 공범이랑 단일화를 한다면 근거 지역의 표가 다 날아갈 지경이다. 따라서 합리적 보수의 자리를 가진 Y와 미치광이 H의 표를 가져오지만, A의 표를 날리지 않을 묘책이 필요하다.

H의 지지율은 막말을 하면 할수록 올라가는걸 보니 전통적인 보수세력의 지지가 모이는 것 같다. 선거 초반에 H는 가능한 한 많은 표를 받고 보수의 아이콘으로 남으면 뇌물사건에서 유리한 판결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지금까지 M과 중도보수당에 던져놓은 막말이 너무 많아서 표를 많이 받는 것 정도로는 그것도 어려울 것 같다. H로서는 Y의 표와 A의 표를 합쳐서 받으면 좋겠다만 Y의 표는 몰라도 A가 가진 표의 절반은 가져올 수 없을 게 분명하다.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 한다.

바로 이때, A의 캠프에 K노인이 등장해 A가 대통령이 되면 자신에게 인사 추천권과 내각 구성권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다.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간파한 H는 K노인에게 A가 대통령이 되면 검찰과 관련기관에 압력을 넣어서 자신의 뇌물사건 판결을 유리하게 하고 그게 안 되더라도 즉시 사면하는 조건으로 단일화를 제안한다.

H의 표는 M의 당선을 막기 위해 A에게 갈 이유가 충분하지만, A의 표는 꼭 그렇지 않기 때문에 H와의 단일화는 득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K노인은 본능적으로 안다. 따라서,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서 H의 표를 가져오는 단일화 효과를 내는 방법은 하나, H가 A를 지지하지 않고 사퇴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H의 사퇴가 A의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유권자들은 몰라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H의 표가 A에게 몰린다는 것이 알려지는 경우, H의 지지자들은 M을 이기기 위해서는 누구든 찍을 것이므로 상관없지만 A의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적폐세력과 같은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밀실 거래가 알려지는 경우 A의 정치 생명은 끝날 것이다. H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A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 유권자들에게 알려질 경우 A의 지지율은 고착되고 H의 숨은 지지자들은 어차피 M이 이길 선거이기 때문에 투표를 안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H의 지지자들을 모두 끌어모으려던 A의 작전이 먹혀들지 않게 된다. 따라서, 작전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확한 여론조사 결과를 반드시 정당, 기관, 언론사만 알고 있어야 한다.

K노인은 H에게 단일화를 하면 A가 가진 표의 절반이 날아가서 당선 가능성이 없으니 지지하지 말고 사퇴할 것을 제안한다. K노인은 H에게 사퇴 시기는 반드시 블랙아웃 기간이어야 하며, 너무 빨라도 안되고 너무 늦어도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H는 거래가 성사되었음을 확인하고 선거일 사흘 전, 눈물의 사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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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에게 피 냄새는 그들의 축제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것을 신호로 그동안 M의 표를 분산시키기 위해 S를 띄워주기까지 하던 찌라시들이 발광한다. 보수당 출신 패널이 나와서 S를 칭찬하는 중간에 “선거법상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는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A후보께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가짜뉴스를 생산, 전파한다. 이제 포털, 게시판, 각종 SNS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가 떠돌지만, 선관위는 적발하거나 제지하지 않는다. A와 관련된 주식값이 오르고 주식갤러리에는 ‘증권가 찌라시에서는 A가 몇 % 정도 앞서고 있다’는 글이 돌아다닌다. 그동안 있었던 여러 차례의 토론에서 H의 질문에 대한 M의 답변은 왜곡, 조작, 편집되어서 어르신들의 카톡에 전달된다. 민감한 주제에 대한 H의 질문에 M의 답변이 H가 바라던 답변이 아니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들에게 그냥 ‘M은 동성애를 옹호하며 국가의 중대사를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하는 종북 치매 노인’으로 전파될 뿐이다.

A의 지지자들은 ‘H와 Y가 사라졌으니 어차피 정권은 교체되는 것’이라며 A를 더욱 지지하고, H와 Y의 지지자들은 M이 되는 것은 막아야 하니 A를 지지한다.

선거 이틀 전, 초조해진 M의 지지자들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M의 지지자들은 ‘그러다 A가 되면 책임질 거냐’라며 S를 비난하고 S의 지지자들도 역시 ‘사드 배치나 친재벌정책을 보면 A나 M이나 똑같은 놈들 아니냐”라며 싸운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진다. 여기에 중도보수당 내부 경선 때 나왔던 얘기들이 다시 떠돌며 '니들은 M한테 져서 어차피 A찍을 거 아니냐'는 싸움도 벌어진다. M의 캠프에서는 뒤늦게 나서서 ‘우리가 한 여론조사를 보면 M이 이길 수밖에 없으니 안심하셔도 된다’라고 하지만 지지자들의 동요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M이 안심하라고 한 걸 보니 어차피 M이 될 모양이군.’이라며 너무 안심한 나머지 투표율이 낮아진다.

A는 근소한 표 차로 승리하고 M의 지지자들은 또 다시 멘붕에 빠지며 M을 공개 지지했던 단체들은 그대로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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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ㅆㅂ 다 죽자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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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선거여론정보는 차단되고 독점되어야 하는가? 혹시 그 법을 만들고 유지한 기득권 정당들은 국민을 사리분별 못 하고 그저 여론몰이에만 휘둘리는 머저리 또라이로 보고 있는 건가? 뭐, 요즘 여론조사를 보면 그런 멍청이들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만, 그래도 이제 주권자에게도 정당, 기관, 언론사들만 아는 여론조사 결과 같은 것 좀 알려주면 안 되나? 따지고 보면 근본적으로는 언론이 문제라서 그렇긴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바로잡아야 할 문제고.

어쨌든, 니들이 뭔데 유권자를 왕따시키나? 우리도 좀 알자고... ㅆ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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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는 동안에 이런 기사가 떴다.

<[단독]국방부 '국방망 해킹 사건 조사결과' 2일 기습발표···정권 말기 '털어내기' 의혹-경향신문>
기사 원문 - 링크

이제 슬슬 공작의 용광로에 불을 지피는 것 같다. 블랙아웃 기간에는 더 많은 게 쏟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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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향의 오류에 빠져서 정권교체가 당연히 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표도 한 표, 인생의 절반 이상을 군부독재가 옳다고 믿으며 살아와서 침묵하는 보수의 표도 한 표다. SNS에서 지들끼리 칭찬하고 즐기며 좋아하는 것은 시험 끝나고 틀린 답을 서로 맞춰 보며 안심하는 태도로 보인다. 그 답이 맞으면 다행이겠지만, 그게 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은 항상 필요하다. 나는 한국 사회의 기득권 세력이 겨우 박근혜 하나 날아갔다고 해서 그냥 가만히 앉아서 민주세력에게 정권을 내줄 거라고 보지 않는다. 어쩌면 지금 국회의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춤추는 거 보면서 서로에게 감동받고 그럴 때가 아닐 수도 있다는 느낌이다.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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