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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아시아의 트럼프라 불리고, 그보다 더한 파격적인 기록을 보유한 대통령이 취임식을 갖는 날이 바로 내일로 다가왔어. 많은 기대와 많은 우려가 교차하는 하루가 되겠지. (*편집자 주: 이 글은 6월 29일에 작성되었습니다)

 


그가 음식으로 말하는 방법

 

일본 만화 <대사각하의 요리사>란 만화책에 보면 대접하는 음식은 종종 외교적 메세지를 담게 된다던데, 메세지를 전달하는 기능을 음식이 할 수 있다는 것에 흥미를 느낀 적이 있었지. 와인의 선택이나 주빈을 배려하는 메뉴선정 등 우리나라의 외교행사에서도 종종 그런 메세지 작업의 중요성이 노출되거든.

 

새로운 필리핀 대통령이 취임식 이후 만찬 음식으로 어떤 메세지를 전달할지 그래서 궁금했어. 피가 줄줄 흐르는 초레어의 스테이크쯤을 상상하는 게 맞지 싶고. 허허허.

 

장소는 오늘 발표가 되었을 텐데... 어제까지 보도는 어디에선가 필리핀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고, 그 취임식 후 파티 음식을 담당한 건 당선자 고향의, 한국으로 치면 김밥천국 같은 작은 식당 아주머니라고.

 

메인디쉬로 발표된 게 "몽고"라고 불리는 음식이야. 녹두와 돼지고기 튀긴 걸 섞은 스튜 비스무리한 점도의 음식이거든. 딱 보면 멕시칸 요리인 칠리콩까네의 녹색 버전쯤? 꽤 좋아하던 필리핀 음식 중 하나이고 고소한 맛의 갈지 않은 녹두죽쯤이라고 기억하지. 우리나라로 치면 순두부찌개쯤이겠어. 그 메뉴의 포지션이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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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ilipinovillage>

 

그러니 여느 취임식 이후 파티에 나오던 그 전의 화려 무쌍한 음식에 비해 무척 소박한 데다 요리 책임자가 "깐띤"이라 불리는 음식점의 주인아주머니니깐. 난다긴다하는 쉐프들을 엿먹이고 나타난 서민음식점 주인장인 거지.

 

서민층의 호응도는 더욱 높아졌고 부자층의 불안함은 한층 강해질 거야. 결코 허례 따위로 잘 지내보잔 메세지를 전달할 의지가 없음을 말하는 거랄까? 취임식 음식을 통해 전하려는 메세지는 단호하게 서민적이지.

 

아마도 음식을 통해 말하고 싶은 메세지는 이런 것일 거야.

 


 "나 쉽게 변하는 만만한 놈 아님!!"

 



부통령, 빅엿 드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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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 당선자는 기존 여당에서 나왔고, 혹시 모를 유고를 가정하여 여당 쪽에 당선자를 몰아주느라 무려 500만 표 이상의 이상 집계를 자랑하는 전자투표 코드의 변칙적용으로 추정되는 파동을 겪고, 결국 어찌어찌 당선시켰어.

 

차점자인 봉봉 마르코스의 원통함이 잔뜩 배인 자리를 여당의 온건파가 움켜쥐었지. 봉봉마르코스의 인지도와 호감도는 더더욱 상승해서 정치적인 영향력은 정점인 상태고.

 

대통령인 두테르테는 이전의 대통령처럼 부통령의 적당한 인사권과 지분을 챙겨주고 협상하기 마련인 전통을 깡그리 무시. 전달받아 들은 카더라 통신을 통한바, 아무런 이권과 인사권을 보장하지 않고 "니 꼴린 대로 해 처먹는 건 셀프"라고 한 모양.

 

결국 모든 보직에 다바오의 협소한 인맥을 통해 인력배치를 하는 모양이더라고. 한국으로 치면 쥐새끼가 했던 영포회의 전진배치쯤이겠지. 빈약한 인재군으로 나라를 운영함에 있어 많은 삐걱임을 예고하는 태도겠지.

 

전임이자 오늘까지 현직인 아키노 대통령의 경우도 집안일 돕던 마름쯤이던 사람들로 교통국장, 세무장관 등을 시켰으니 이쯤은 뭐 필리핀의 평범한 수준인 걸까? 현재 풍문으로는 아키노 대통령 집권 중 돈을 많이 챙긴 사람들은 모두 미국행을 해버렸다고.

 


최전방 타겟인 범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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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수많은 마약사범이 사살되고 있고 죽기 싫은 범죄자들은 총알 날아들기 전에 자수를 하는 상황. 차라리 임기 중 깜방에 있다 나중에 임기 후 탈옥하겠다...라는 계획이겠지. 필리핀 감옥은 꽤 탈옥하기 쉽거든. 이렇게 흥미진진한 뉴스들이 한국에 있는 나로선 시트콤처럼 펼쳐져... 흥미로울 뿐이지.


취임식 행사 위치조차 여기저기 자주 바뀐 모양이라 아마도 전통적인 마닐라가 아니겠나 싶지만, 서로 목에 걸어놓은 돈도 돈이겠지만 이 대통령을 거부하고 싶은 기득권 재벌층의 욕구로는 어디가 되었든 프로킬러를 동원해 치우고 싶을 테니 향후 모든 행사의 대통령 위치정보는 특급비밀로 간주되겠지.

 

나라 안의 적이 무척 많고, 더욱 늘어날 형편인 두테르테 당선자에겐 내일 이후의 핵심 정책들이 가동되면 더욱 안전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된 날들이 다가올 거야.

 

어차피 힘든 일상 모두에게 가혹할지도 모를 강력한 왕 같은 존재를 뽑아버린 필리핀의 대중에게 어떤 기쁨의 시간과 절망의 시간이 겹쳐 흐를지 하루 전인 지금 아무도 모를 거야. 나 또한 전혀 모르지. 다만 초기 임기 동안 분명히 모든 범죄 배후에 있는 기득권 세력의 경각심은 높아서 잠시쯤 꽤 유의미한 변화들이 있을 거란 기대쯤은 하지.

 


반드시 후퇴할거야, 민주주의여

 

민주주의가 어쩌면 이 세상의 답이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많은 정치현상들이 있어. 불변이나 절대의 진리는 없는 거겠지만 꽤 긴 시간 동안 사람들이 생각한 이상적인 정치의 모습이 가장 그 제도의 앞에 서 있던 미국과 영국에서 의미 없는 쓰레기가 되어 어이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요즘.

 

더더욱, 어쩌면 이 제도의 수명은 다한 것인가 싶고. 어쩌면 잠시간의 착각 같은 것인가 싶은 현상이 워낙 많은 시절이니깐.

 

두테르테 신임 대통령은 시장 시절 헌법을 무시하고 즉결처형과 사병 조직을 통한 도시치안의 확립을 주된 장기로 가진 사람으로서 당선 이후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헌법 따위 개나 줘버려~! 느낌의 발언이 많거든. 그러니 필리핀의 헌법은 높은 확률로 무시될 테고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많은 제도와 법령들은 바닥에 내팽개쳐질 거야. 그리고 왕처럼 군림하는 군주제의 모습을 띨 거라고 생각해.

 

그런 현대국가의 급변하는 모습이 어찌 흥미롭지 않겠어? 외부 관찰자에겐 한편의 과격한 블랙코미디 베이스의 시트콥이 될 거라고 감히 예언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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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의 대선 공약

 

이제 6년간의 시트콤이 먼저 시작되고 미국의 대선 전 반년의 시간쯤과 그로부터 1년 뒤, 한국의 또다른 삽질 타임이 기다리는 동안 대리만족을 하게 될지 우려 가득한 재앙 드라마를 시청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어. 일단 시작은 시트콤인데. 허허허.

 

내일부터 펼쳐지는 그 흥미로운 드라마에. 모두 같이 집중해 보자고.

 

얼마나 한 나라의 대통령이 추법적 행위를 통해 대중의 카타르시스를 끌어낼 것인가와 기득권의 군대까지 동원 가능한 저항의 저력이 터지느냐 잠드느냐의 긴장감 터지는 힘겨루기를 관전 포인트로 삼자고.

 

장담하는데...

상상 그 이상을 보게 될 거야.

 

메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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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비


편집: 딴지일보 coc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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