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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통보안의 상징, 방패를 든 블랙베리의 두 번째 안드로이드폰 DTEK50이 소리 소문없이 국내에서 직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매대행업체에 따르면 (과연 누가 살까 싶은데도) 조금씩 수요가 생기고 있다는, 이 녀석을 한 번 질러봤습니다. '나라도 써 봐야지, 아니면 누가 이걸 사겠어'하는 마음에 지른 블랙베리 빠의 2주간 체험 내용을 간략하게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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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의 소설 '발가락이 닮았네'라도 인용해야 되려나 싶을 정도로 기존 블랙베리와 닮은 점을 찾기가 힘든 이 녀석은 블랙베리의 공식 소개에 따르면 '가장 얇은 블랙베리'입니다. 


그러나 대외적인 평가는 좀 다릅니다. 프랑스 알카텔을 인수한 중국기업 TCL이 만든 아이돌4를 블랙베리가 ODM으로 판매하는 제품. 쉽게 말하면 입양된 자식으로 불릴 뿐이죠. 그래서 저도 거의 기대를 안한 제품이었습니다. 이유가 어떻든, OEM도 아니고 ODM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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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딱 쥐는 순간, 웃음이 나더군요. 이건 빼도 박도 못하게 블랙베리인 겁니다. 단단하게 마무리된 테두리의 메탈과 뒷면의 재질에서 그야말로 블랙베리 특유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었으니까요. 분명 입양된 자식임을 알고 있는데, 디자인도 개선한 부분 없이 그대로 갖고 온 건데, 어쩌자구 손은 블랙베리를 느끼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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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SKT LTE를 쓰는데요, 홍콩판으로 나온 다른 외산폰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서울시내에서는 문제 없이 잘 터집니다. 마이크로SD 확장도 뭐 상당히 크게 된다고 해서인지 내장 메모리는 겨우 16GB만 달고 나왔습니다. 중저가폰 시장을 노리는 제품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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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출시직전 시제품을 먼저 만져보았습니다만 그 때는 프레임 색깔이 이렇지 않고 무광의 블랙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광 블랙이 더 좋았는데, 블랙베리 본사에서는 그래도 좀 번쩍거려야 제맛이라고 판단한 것인지, 실제 출시된 제품은 이렇게 크롬처리된 것처럼 보입니다. 독특한 것은 전원버튼이 왼쪽 상단에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전작인 프리브도 왼쪽에 파워버튼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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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파워버튼을 위치시키는 곳에는 퀵 버튼이 대신 달려있습니다. 원하는 앱을 하나 지정해 두면 이 버튼으로 실행시킬 수 있습니다. 원래는 블랙베리의 통합 메시지 시스템 '블랙베리 허브'를 호출하는데 사용되는데요, 전 카메라로 맞추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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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과거 출시직전 시제품을 찍어본 것입니다. 메탈 테두리가 무광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 이 쪽을 선호하지만 실제 출시된 반짝이는 프레임도 살짝 들고 움직일때마다 은빛 메탈이 반짝거리는 게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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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앞주머니에 넣어도 두껍게 튀어나오지 않는 두께는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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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단종된 블랙베리 클래식의 뒷면은 확실한 블랙에 나름의 문양이 찍혀 있었다면 이 녀석은 블랙이라기보다 그레이에 가깝고 문양도 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쥐어보면 느낌만큼은 영락없는 블랙베리이니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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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EK50이 인기없는 블랙베리가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물리 키보드가 없다는 것인데요, 풀터치로 사용하는 요즘 폰들의 장점을 살리면서 클래식의 디자인을 좀 보강한 안드로이드 폰을 내놓으면 잘 팔릴 거 같은데, 왜들 자꾸 딴 걸 내놓나 모르겠습니다. 국내 블랙베리 동호인들이 '클래식에 안드로이드 얹어서 팔아라~'는 목소리를 더 크게 내면 들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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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키보드는 제법 쓸만 합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단어 예측과 추천이 구글 키보드와는 완전 다른 방식인 것 같습니다. 쓰면서 재미있기도 합니다. 한영 전환을 쉽게 하는 구글 키보드보다 살짝 번거롭게, 그러니까 입력전환키를 누르면 화면에 이게 뜨고 여기서 다시 선택하는 방식이어서 좀 귀찮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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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샤오미 미5와 갤럭시 S7을 함께 놓고 촬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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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인치 샤오미 미5, 그리고 5.2인치 갤럭시 S7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크기의 이 녀석은 겉모양으로는 그리 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없는 것도 몇가지 있는데요, 요즘 추세인 USB-C 단자가 아니라는 점, 스냅드래곤 820보다 못한 CPU라는 점, 또 지문인식이 되는 물리적 홈버튼이 없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급기 치고 괜찮은 전면 스테레오 스피커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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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다른 어떤 것보다 지문인식이 없어서 일일이 비번 누르는게 좀 번거로웠지만 그거 말고는 (워낙 성능이나 이런 것에 대한 기대감이 없었는지) 만족스럽게 잘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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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팅 화면은, 아무래도 기본 안드로이드보다는 오래 걸립니다. 블랙베리 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켜고 바로 짠 하고 부팅되는 게 아니라 뒷단에서 뭘 그리 꼼꼼하게 점검하는지 부팅 시간이 제법 걸리는 편이었습니다. 블랙베리 안드로이드는 자체 OS 부팅 시간보다는 훨씬 짧지만, 일반 안드로이드 폰보다는 오래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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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DTEK이라는 이름은 제품명 이전에 블랙베리 프리브에 장착된 보안 앱의 이름이었는데요, 이번에는 제품명으로 둔갑을 했지요. 디텍50. 저는 이 제품명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습니다. 프리브도 그렇고 어쩌면 그리 네이밍을 못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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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화면은 꾸미지 않으면 그냥 '나 비즈니스 용 폰이야'라고 말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구글 기본 안드로이드 6.0.1의 아이콘 팩 적용 기능을 이용해 세팅을 거치면 제법 깔끔하게, 예쁜 화면으로 새단장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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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상단의 구글 위젯은 없애고 홈버튼을 위로 밀어올려서 구글 나우도 쓰고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해서 블랙베리 허브도 쓰고 있습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블랙베리 허브는 각종 이메일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하나의 화면에서 보여주는 통합 메시지함 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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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커스터마이즈해서 세팅을 끝낸 디텍50. 제법 괜찮아 보이는데 그렇게 느껴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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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방패든 안드로이드의 두 번째 버전, 블랙베리 DTEK50의 겉과 속을 모두 살펴봤습니다. DTEK50은 국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해외에서도 별 인기가 없는 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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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만져보면, 전작 프리브에서 사용하던 소프트웨어가 그대로 들어와 있는 것을 볼 수 있구요, 블랙베리 프리브의 엣지화면 오른쪽에 있던 생산성탭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으니, 키보드가 빠진, 얇고 슬림한 저가형 프리브라고 보셔도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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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폰들, 솔직히 뭘 사도 다 괜찮죠. 터지지만 않는다면요. 그런 면에서 볼 때 블랙베리의 보안은 무쓸모 기능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업무상 어떤 의미로도 해킹 당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기존 폰의 보안이 위험하다 생각하신다면, 그러면서도 별도의 불편함 없이 쓰면서 비용부담도 줄이고 싶다면 디텍50은 제법 괜찮은 선택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블랙베리가 새로 하나 나왔으니까 내가 하나 사준다'하는 마음으로 질렀다가 지난 번 리뷰를 위해 질렀던 넥스트비트 로빈을 팔고, 이 녀석을 메인으로 써버리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제 맘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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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얼마전부터 블랙베리는 다시, 한글 메뉴얼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글로 블랙베리를 공부하시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help.blackberry.com/ko/

 

이상 리뷰의 깊이는 부족 하지만, 사진을 도배해서 이를 감추어 본, 알투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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