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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18. 월요일

견인차







 

 




시작하기에 앞서 지난주 휴재였는데 기다려 주신 분들이 있어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개인적 사정으로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빼빼로 데이의 존재를 부정하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 11월11일 월요일에는 연재할 수 없다!’ 분명 딱 한 주 빼먹었는데 왠지 한 달을 빼먹은 것 같은 기분이네요. 사파리매거진 2580이 제 삶에 끼치는 영향이 참 큰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벌써 겨울이 와서 집밖은 눈이 잔뜩 쌓여 있는데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

 

그럼 오늘은 아프리카의 폭풍간지 담당 검은 코뿔소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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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은 코뿔소는 검은 색이 아닙니다.

 

보통 코뿔소에 대한 기사나 다큐멘터리를 보면, “이 검은 코뿔소는…” 혹은 “흰 코뿔소의 특징은…” 이라고 설명하는 것을 많이 듣곤 하죠. 하지만, 이 이름과 코뿔소의 색은 실제로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검은 코뿔소도 회색이고, 흰 코뿔소도 회색이죠. 흑백논리가 안 통하는 동물 입니다. 회색분자죠. 반동분자다!!!!!! 빨갱이다!!!! 이러고..ㅋㅋㅋ

 

그럼 여기서 객관식 문제

 

 

1) 다음 중 검은 코뿔소는? [5점]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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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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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a) 입니다.

 

틀리신 분들 저한테 누드 빼빼로 한 통씩 보내세요. 맞으신 분들은 잘 했어요. 우쭈쯍. 


제가 이번 빼빼로 데이에 하나도 못 받아서 이러는 거 절대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날 동정하지 말아요. 혼자 있게 다들 나가 주세요.

 

 

검은 코뿔소와 흰 코뿔소를 비교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입을 보시면 됩니다. 


검은 코뿔소의 입은 > 요론 요양이고 흰 코뿔소의 입은 ] 이런 모양 입니다. 입 모양이 다른 이유는 두 종류의 코뿔소들의 식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검은 코뿔소는 긴 풀이나 과일을 따먹고 흰 코뿔소는 비교적 짧은 풀을 뜯어 먹습니다.

 

매해 성묘 갈 때 흰 코뿔소 한 마리 데려가시면 제초 작업은 금방 끝낼 수 있어요 :) 단, 검은 코뿔소 데려가면 주변 과수원 변상해 주러 다녀야 함...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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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끝이 뾰쬭하죠?

 

이 와중에 이름이 검은 코뿔소와 흰 코뿔소가 된 것은 흰 코뿔소를 처음 발견했을 때 네덜란드어로 wijd 코뿔소, 즉, 넓은(입을 가진)코뿔소라고 불렀는데 영어로 번역하던 때에는 사람들이 한번도 코뿔소를 본 적이 없던 시절이라, 번역하던 사람이 실수로 하얀이란 뜻의 White로 번역한 덕분에 어찌저찌하다 보니까 white rhinoceros가 되고 흰 코뿔소가 아닌 다른 코뿔소는 엉겁결에 검은 코뿔소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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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캥거루 이름의 유래와 비슷합니다. 모른다구요. I don’t know

 

그럼 이번에는 객관식 & 주관식 문제

 

 

2) 다음 중 흰 코뿔소가 아닌 동물은? 그리고 그 동물의 이름은? [5점]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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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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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안알랴줌.

 

정 궁금하시다면 바다 악어편으로 고고.

 

 


2. 코뿔소는 야행성 입니다.

 

아프리카는 짱짱 쎈 동물들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다들 낮에 후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도망 다니고 밤에는 조용히 숨어 다니거나, 어디 구석에서 잡니다. 하지만, 코뿔소는 메가허버보어(Megaherbivore) 즉, 짱 크고 강력한데 풀 뜯어 먹는 동물입니다.

 

물론 코끼리처럼 짱짱짱짱짱짱맨 크진 못하지만, 충분히 크기 때문에 작은 사자 무리 정도는 싸워 이길 수 있습니다. 물론 가끔 잡아 먹히기도 합니다.

 

사자 6마리랑 놀아주다가 쫓아 내는 코뿔소짜응

 

코뿔소는 밤에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며 밥을 먹고, 낮이 되면 그늘에 앉아서 느긋하게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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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어어, 크어어-




3. 검은 코뿔소는 눈이 나쁜 편입니다.

 

초식이니까 왠지 눈이 좋을 것 같지만, 아닙니다. 코뿔소는 사실 시력이 상당히 안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후각과 청각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다가는 1톤 트럭에 치이는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종 설명 앞에 MEGA라는 어두가 붙는 동물한테 시비 걸지 맙시다.

 

 움짤 1.gif

콰커크커커컥

 

검은 코뿔소는 다른 초식동물들에 비해 비교적으로 많이 사납다고 알려져 있는데, 학자들은 그 가장 큰 이유가 코뿔소의 시력에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잘 안보이니까, 뭔가 주변에서 움찔 움찔 거리면, 음? 응? 뭐야 이런 신발!!! 꺼져!!! 죽거라!!!! 하고 달려 듭니다. 더군다나 모성애 또한 강력하기 때문에 새끼에게 조금이라고 해가 된다고 생각되면 바로 돌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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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쟤가 나 쳐다보는 것 같은데…

 

 

뭐 덩치 크니까 느릴 것 같죠?

 

56km/h 정도로 달릴 수 있습니다. 검은 코뿔소는 엄청난 덩치와 힘 그리고 호전성 덕에 엄청난 사이즈의 사자 무리가 달려들거나, 아프거나, 다치지 않은 이상은 죽을 일이 거의 없는 동물입니다.

 

코뿔소 눈이 얼마나 좋지 않은가 하면 가끔씩 나무나 돌덩이를 향해서 돌진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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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라아아아아!!!

 

움짤 3.gif

꺼져어어어어어어!!!

 

움짤 4.gif

야! 야? 저기요?

 

움짤 5.gif

어라? 흐야아으아앙끼아아아앙 무서웡ㅠㅜ!!


여담이지만

 

아주 가아아끔 청소년기에 접어든 양아치 수컷 코끼리들에게 코뿔소가 깔려 죽거나 치여 죽기도 합니다. 이런 청소년 수컷 코끼리들의 폭력성은 보통 내전을 겪은 지역에서 더 많이 발생합니다.

 

그 이유는 전쟁지역에서 더 많은 밀렵이 벌어지고, 그때 고아가 되거나, 무리의 나이 많은 개체가 없어서 이런 폭력성을 띠는 코끼리들을 훈육할 어른 개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내전지역에서 극도로 성행한 밀렵을 겪고 살아남은 코끼리들의 행동 양식은 사람의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과 상당히 근접 하다고 합니다.

 


 

4. 코뿔소의 뿔 이란

 

자, 수능은 끝났지만, 배움에는 끝이 없으니 사파리매거진 2580의 질문은 계속 됩니다. 그러므로 3번 문제.

 

 

3) 다음 중 코뿔소의 성분과 같은 물질로 옳은 것은? [5점]

 

a) 산삼

b)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신비의 영약

c) 손톱, 발톱

d) 코뿔소는 사실 유니콘이니까 뿔은 마법

 

 

답은 c) 입니다. 상품은 없어요. 코뿔소의 뿔은 케라틴(keratin)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말이 좀 어렵죠? 그럼 쉬운 말로 하자면, 각질입니다. 한국에도 한약재로 팔린다고 하던데, kg당 약 7,000 - 8,000만 원 정도 한다고 하죠. 그런 거 사지 말고 저한테 오세요. 제가 손톱, 발톱, 머리카락 잘 모아서 싸게 쳐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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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 뿔의 맛과 영양을 확인하는 가장 싸고 확실한 방법

 

네, 그 우리 머리에 달려있는 털 있잖습니까? 그게 바로 코뿔소 뿔의 성분과 같습니다. 코뿔소의 뿔을 먹은 것과 같은 약효를 내고 싶으시다면 머리카락을 씹으셔도 되고, 손톱을 씹으셔도 되며, 좀 더 비슷한 식감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발톱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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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 발톱 = 머리카락 = 코뿔소 뿔

 

2011년에 남아프리카에서만 443마리의 코뿔소가 이 각질 때문에 사냥 당했습니다. 밀렵 당한 뿔들은 보통 예멘 쪽으로 팔려 나가서 칼 손잡이가 되거나 아시아로 팔려나가 약으로 쓰입니다. 가끔 유럽이나, 미대륙 쪽에서 단순 재미를 위해 사냥을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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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서부 아프리카 검은 코뿔소는 재작년 이맘때 멸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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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아프리카 검은 코뿔소는 없습니다.

 

제 자신이 나름 환경과 동물에 관해 많이 신경 쓰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CNN 뉴스에 서아프리카 검은 코뿔소가 멸종했다는 기사를 읽고 찾아보니 2011년 11월 10일 기사를 끌어올린 것이더군요.

 

코뿔소는 약 5종이 현존하고 있으며 그 중 검은 코뿔소는 8가지 아종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 중, 3종이 현재 멸종한 상태 입니다. 또한 코뿔소라는 개체 전체가 멸종 직전이죠.

 

세계 야생동물기금협회에 따르자면, 매해 적게는 200 - 10,000종 많게는 10,000 - 100,000 종이 멸종을 맞이 합니다. 또한 이는 인간의 존재를 배제했을 때의 1,000배에서 10,000배가량 빠른 속도이며, 지금도 수많은 새로운 종의 생명체가 발견되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봤을 때 지금 어디선가는 우리가 존재조차 몰랐던 동물이 마지막 숨을 내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마지막 숨을 내쉬고 있을 것입니다.


환경에서 인간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도 환경에 일부기 때문이죠. 인간은 상당히 성공한 개체임이 틀림없습니다. 현재 지구상에서 인간과 싸워서 완전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생명체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 미생물 군을 제외하고는 없습니다. 우리는 지구상의 최고의 지성체이며 최강의 생명체입니다.

 

하지만, 그런 타이틀이 지구상에 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를 말살시킬 자격을 주는 것일까요? 지구에 인간이 있기 때문에 나머지 모든 생명체가 숨죽이고 존재를 숨긴 채로 인간이 자신의 영역에 필요성을 못 느끼기를 바라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요?

 

인간들은 괴로운 일을 당하는 다른 개체에게 공감하고 연민을 느끼도록 진화했으며, 그것이 인간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한 무기 중에 하나였습니다. 이제는 그 연민을 다른 생명체에게 돌릴 만큼 인간은 성장했습니다.

 

부당의 이유로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더욱 많은 사람들이 분노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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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한 주 되세요 :)

 

 

움짤 6.gif

후다닥

 

 

 




참고자료

 

http://wwf.panda.org/about_our_earth/biodiversity/biodiversity/

http://newswatch.nationalgeographic.com/2011/12/14/record-443-rhinos-killed-by-poachers-in-south-africa-in-2011/

http://en.wikipedia.org/wiki/Western_black_rhinoceros

http://en.wikipedia.org/wiki/Black_rhinoceros

http://animals.nationalgeographic.com/animals/mammals/black-rhinoceros/

http://earthfirstjournal.org/newswire/2013/05/07/western-black-rhino-declared-extinct/

http://animals.nationalgeographic.com/animals/mammals/black-rhinoceros/#close-modal


 

 

 

 

 



  견인차


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