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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본인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대기업에 오래 다니다가 명예퇴직(이라고 쓰고 구조조정이라 읽는)을 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귀농/귀촌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농촌으로 거처를 옮겨 이제 3년 좀 지난 사람이다시골에 내려오기 전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는 예전에 썼던 이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귀거래사 - 링크)

 

이 글을 쓰겠다고 마음 먹은 지는 한 2년 가까이 되어가는 듯 하다이런 저런 목차까지 구성하고 심지어 죽지않는돌고래 편집장에게 보여주기까지 했으면서도 글을 시작하지 못했던 이유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었다.

 

첫째내가 이런 글을 쓸 자격이 있는가 하는 회의서울에서 나서 서울에서만 살았던 내가 귀촌/귀농을 위해 농촌에 와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본격 영농을 하는 것도 아니고 농촌에 사는 사람들의 마인드나 가치관 같은 것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마치 "여러분귀농/귀촌은 이런 겁니다."라고 잘난 체하는 꼴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둘째귀농/귀촌을 하는 사람들을 겉으로 보면 도시생활을 접고 한적한 곳에 가서  그것이 농촌이든 어촌이든 혹은 산속이든  자연을 접하며 여유를 갖는 생활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정부분 물욕을 내려 은 것으로 단순화해서 생각할 수 있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귀농/귀촌을 하는 사람이 10만 명이라면 그들이 귀농/귀촌 하는 방법 또한 10만 가지가 된다. 일단살아온 과정이 다르고시골에 대한 동경 또한 농촌 출신이냐 아니냐에 따라 같을 수 없고, (이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경제적으로 얼마나 여유가 있느냐, 나이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귀농/귀촌의 실질적 방법도 많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이 글을 쓰는 것을 망설이던 이유는 나라는 개인의 경험이 왜곡되어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아무리 편견 없이 객관적으로 기술을 한다고 해도 어차피 그 내용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을 터안 좋았던 기억만 늘어놓으면 거 사람 살 동네가 못 되는구먼.” 하면서 시골에 가서 살겠다는 생각을 하던 사람들에게 절망의 찬 서리를 뿌릴 수도 있을 거고반대로 치부를 감추고 좋은 이야기만 하다 보면뭐야? 니 말 듣고 농촌에 왔는데 이거 순 사기잖아? 하는 반응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어쨌든일단 쓰기로 했으니 최대한 감정은 배제하고 본인이 겪은 에피소드 위주로그리고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팁을 섞어가면서 지금까지 겪고 느꼈던, 그리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풀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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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현실

 

농촌의 현실을 알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통계청의 도움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2017 4월에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농가 및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의하면 농업 부문, 어업 부문, 임업 부문의 3부문에 걸쳐, 가구 및 분포, 구조, 그리고 경영에 대해 다루고 있다. 어업과 임업은 내 알 바 아니므로 패스하고 농업부문에 대해서만 간략히 알아보자.

 

우선 인구. 농가는 106 8천 가구이며(2018년) 전년 대비 1.9%가 줄었다고 한다. 농가 인구는 249 6천명으로 이 또한 전년 대비 2.8% 감소. 경영주 평균연령은 66.3세로 전년 대비 0.7세가 올라갔다고 한다. 한 마디로 농업인구는 줄고 고령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2016년 우리나라 인구가 5,127만 명이니까 농업인구는 전체인구의 4.87%로 채 5%가 되지 않는다. 2인 가구가 전체 농가의 53.5%로 가장 주된 가구 유형이다. , 자식들 도시로 내보내고 노인 부부 둘만 남은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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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인구 피라미드: 고령인구가 많은 반면 20~30대의 인구는 적은, 표주박형 구조를 나타낸다

 

농가가 많은 지자체는 경북 > 전남 > 충남 순서이다. (귀농/귀촌을 한다면 이 지역으로 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또한 경지규모로 봤을 때 전체 농가의 약 70% 1헥타아르(3천 평) 미만이고, 3헥타아르(9천평) 이상은 전체 농가의 7.7%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농가가 소규모 영농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영농형태로 봤을 때는 쌀농사가 38.9%, 채소/산나물이 24.8%, 과수가 17.0%의 순이라고 한다. (추세로 보았을 때 쌀농사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며 채소/산나물이나 특용작물/버섯 등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그러니까 여러분도 귀농을 하게 되면 돈 안 되는 쌀농사 같은 건 하지 말자)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먹고 사는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농가가 어느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출처는 역시 2018 4월에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7년 농가 및 어가 경제조사 결과에서 발췌했다.

 

2017년 농가의 평균소득은 3,824만원이며, 이 중에서 농업소득은 1,005만원(26%), 농업외소득은 1,627만원(43%)이고 나머지는 이전소득과 비경상소득이라고 한다.

 

농업외소득은 식품의 가공제조나 숙박 및 음식업 등을 겸업하는 경우, 혹은 아예 투잡을 뛰면서 급료를 받는 경우 여기서 발생한 수입을 말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농축산물을 팔아 번 돈인 농업소득보다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농업외소득이 더 크다는 점이다. (농업도 이제 투잡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전소득과 비경상소득은 쉽게 말해 정부 등에게 받는 지원금을 말한다정기적인 수급이 이뤄진다면 이전소득이지만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비경상소득으로 본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해마다 주는 직불금은 이전소득이지만 하우스 신축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보조를 받는다면 비경상소득이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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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농가의 67.6%, 2/3은 농축산물 판매금액이 1년에 1천만 원 미만이라고 한다. (순수입이 아니라 매출액 기준이다) 반면 판매금액이 1억 원 이상인 농가는 전체의 3%에 불과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1억 원은 순수입이 아닌 외형매출이다. 생산원가 제하고 운영경비 제하고 나서 절반 남는다고 하면 연 5천만 원 수입이라는 얘기다. 이 정도 되는 농가가 전체의 3%에 불과하다는 얘기)

 

아울러 도시와 농촌간 소득격차는 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2005년에는 농촌소득이 도시소득 대비 78.2%를 기록했지만 2014년에 이르러서는 그 비율이 61.5%로 낮아져, 점점 농촌에 살기가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 간략하게나마 농촌의 암울한 현실에 대해 알아보았다. 몇 가지 키워드로 요약해 보자.

 

1. 농업인구는 줄고 고령화가 심해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농업 기반이 사라질 수도 있겠다. 반면, 귀농/귀촌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노인들이 사라진 농촌이 나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할 수 있겠다)

 

2. 농가 대다수는 소규모 영농을 하면서 아주 적은 수입으로 살고 있다. (그럼 어떻게 생활을 영위하는가? 일단 텃밭에 푸성귀 같은 거 직접 심어서 먹고 하면서 생활비가 적게 들고, 또 도시에 비해 즐길 거리가 적어 돈 쓸 데도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다. 그리고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보조금 등으로 근근히 살고 있다고 본다)

 

3. 농업소득보다 농업외소득의 비중이 높다. (순수하게 농작물을 생산해서 먹고 살기는 어려우므로 투잡을 하든지 가공이나 식품제조 등으로 부가가치를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

 

오늘은 여기까지 알아보고 다음 시간에는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그 첫 번째 과정, 즉 귀농교육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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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읍따의 귀농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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