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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뚝심송 추천4 비추천0
2013. 04. 18. 목요일
정치부장 물뚝심송






차별이라고 하면 딱 듣기만 해도 뭔가 무척 나쁜 행동 같다. 맞다. 차별은 나쁜 행동이다. 자신이 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면 사람들의 입에서는 당장 이런 소리가 나온다. 


"씨바.. 사람 차별하냐?"


하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이 차별이라는 개념은 '선택'이라는 개념과 무척 유사하다는 점을 알게 된다. 한정된 기회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경우, 누군가는 선택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선택받은 자들이야 기뻐서 날뛰겠지만, 선택받지 못한 자들은 '차별당했다'라는 생각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 

발로텔리.jpg

왜 나만!! 왜 맨날 나만 갖고 그래?!!


이런 일들은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빈번하게 벌어지기 마련이다. 

그런 와중에 우리 국회에서는, 그것도 종북좌빨로 몰려 의원직을 박탈당하네 마네 하고 유명세를 타고 있는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과 민주통합당의 김한길, 최원식 의원등이 합세해서 포괄적 차별 금지를 위해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했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차별을 금지해야 돼네, 차별을 금지하는 것을 금지해야 돼네, 하면서 일내 논란의 회오리가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차별과 선택을 구분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유태인들에게는 피선거권, 선거권을 안 주는 것 뿐 아니라 잡아서 죽여버리겠다고 외치던 나치의 행동은 누가 봐도 명백한 인종차별이다. 그러나, 서빙보는 알바 중에 뭔가 좀 비호감으로 생긴 친구보다 예쁘고 성격좋은 여학생을 우선적으로 고용하고 싶은 것은 외모에 의한 차별인지 장사를 위한 선택인지 구분이 애매하다. 

그렇지만 분명히 '배제되어야 할 차별'이라는 것은 존재한다. 우리 사회에 분명히 존재해왔고, 점점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무척 많이 남아있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국가적 차원에서 법 제정이라는 공식적인 과정을 통해, 사회 전반의 차별을 줄이기 위해 입법활동에 나서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이게 총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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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과연 어디까지를 '법적으로 금지' 시켜야 할 차별로 정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게 된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1. 장관을 임용하는데, 호남출신을 배제했다.
2. 모 대학교에서 특정 지역 출신 학생의 입학을 배제했다. 
3. 사무직 직원을 뽑는데, 지방대학 출신 응모자를 배제했다. 
4. 택시기사가 흑인 승객을 태우기를 거부했다. 
5. 사우나에서 동성애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출입을 거부했다. 
6. 식당 주인이 남루한 옷차림을 한 노숙자의 출입을 거부했다. 

과연 당신은 어떻게 판단하시겠는가? 


1번의 경우 명백한 차별로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수시로 벌어지는 일이다. 장관이라는 정무직 고위 공무원의 경우, 정권을 잡은 권력자가 적절한 자격을 보유한 후보자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판단기준을 적용해서 고르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지역감정이 팽배하고 지역구도가 자리잡고 있는 현실에서 아무리 공정을 기해 선발한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인선 비율은 특정 지역으로 편중되기 마련이다. 이 상황을 법으로 통제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2번의 경우 명시적으로 입시요강에 저런 조항을 넣게 되면 그 학교 망할 거다. 그러나 현실은 어떨까? 서울의 유명 대학들의 신입생 현황을 조사해 보면 갈수록 강남 8학군의 부유한 지역 출신의 학생들의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특정 지역의 신입생을 우선 선발하지는 않겠지만, 복잡한 입시제도의 복잡한 운용의 결과 빚어지는 현상이다. 분명히 학교들은 부유한 부모를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고 싶어하기 떄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특정한 조건으로 인해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 경우도 법으로 통제할 수 있을까? 힘들어 보인다. 

3번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신입사원 선발요건에 특정 지역 배제를 명시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이 차별금지법이 있기 전부터도 이미 제도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다. 하지만 특정지역 출신들만 입사시키는 걸로 유명한 회사들은 흔하게 존재한다. 

이런 기업들의 행태를 이 법으로 막을 수 있을까? 기업의 신입사원 선발권은 꽤나 은밀하게 활용되기 마련이다. 입사원서 평가를 기업 내에서 관리하기 때문이며, 심사 담당자의 재량에 따른 성적주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즉, 우리는 결코 특정지역을 배제하고 싶지 않았는데, 점수를 매겨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네요~ 하는 변명이 통한다는 얘기다. 이걸 법으로 어떻게 막을까? 

4번은 현재도 이미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오히려 이로 인해 부당하게 처벌받았다고 주장하는 택시기사들의 항변이 차고 넘치는 판이다. 

5번의 경우,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상당수는 "내가 사우나 주인이었어도 거부하겠다" 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동성애자를 차별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고 사는 나같은 사람도 사우나 같은 곳에서 미심쩍은 눈초리로 내 몸을 훑어 보는 동성애자의 눈길을 홀랑 벗고 받아들일 자신은 별로 없다. 물론 동성애자들이 모두 그럴 것이라는 추정 자체가 차별적인 인식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6번의 경우, 그 식당에 들어와서 식사를 하던 상당수의 손님들은 냄새나는 노숙자가 자신의 옆자리에 와서 식사를 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이런 일이 빈발한다면, 그 식당은 손님이 떨어지고 망할 위기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결국 상징적인 가치를 지니는 '차별금지'가 실생활에 적용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하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차별금지법은 다분히 상징적인 법안이다. 물론 그 법안의 내용 중에 실질적인 처벌 조항까지 담겨 있지만, 실제로 이대로 적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각 분야별로 장애인을 차별한다거나 하는 것을 금지하는 세부적인 조항들이 꽤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 시점에 이런 포괄적인 차별금지 법안을 상징적으로 하나 가지고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차별금지 법안이 제출되는 시점에 우리 사회는 정상적이고 생산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과연 어느 선까지를 차별로 정의해서 금지해야 하며, 어느 선까지를 개인의 선택으로 인정해서 존중해야 하는가 하는 논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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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인 영역에서는 일체의 차별이 금지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공무원을 선발한다거나, 공공의 서비스가 제공된다거나 하는 것들에서 '본인이 선택할 수 없는 속성'을 이유로 권리가 제한된다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그러나 어디 까지를 공공의 영역으로 간주할지, 어디 까지가 개인의 선택권이 보장되어야 하는 부분인지를 정의하는 것 조차 쉽지가 않다. 

관공서나 국가기관의 업무는 쉽게 구별가능하지만 민간 기업의 인사권을 제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기업의 규모가 점점 줄어서 알바 두명 두고 움직이는 편의점 수준으로 내려오면 규제가 거의 불가능해진다. 

교육에서도 마찬가지다. 공립학교나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아 움직이는 사립학교들의 경우 공공성이 크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학원의 경우는 어떨까? 소규모 어린이집은? 

상업적 시설물을 제공하는 경우는 어떨까? 발의된 차별금지법 조항을 살펴보면,


"제3절 재화·용역 등의 공급 또는 이용" 항목에서 

제29조(토지·주거시설 공급·이용의 차별금지) 토지·주거시설의 공급자는 성별·학력·지역 등을 이유로 토지 또는 주거시설의 공급·이용에서 배제·제한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라는 조항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게 법대로 시행이 된다면, 이제는 내가 다세대 주택 지어 임대할 때 내 맘대로 세입자를 고르지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누군가 무척 나쁘게 생긴 사람이 입주를 원해서 내가 거절하게 되면 '차별금지법' 위반으로 처벌받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나는 그저 나쁘게 생긴 거 같아서 거절하려고 했는데, 그 사람이 자신이 호남 출신이라 차별받았다고 그럴지도 모르는 거 아닌가. 마침 기존의 세입자들 중에 호남 출신이 한 명도 없었다면 나는 내 스스로 차별하지 않았음을 입증하기가 무척 어려워 질 수도 있다. 

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에 관한 논의는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리고 그 논의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수준을 한층 더 올려줄 수 있는 가치있는 논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어디까지가 금지되어야 할 차별인가?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그렇듯이 시궁창이다. 

이런 정상적인 토론의 장은 애초부터 열리지 않는다. 언제나 그랬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저런 논의를 하기에는 너무들 바빠서 그런지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다. 언제나 활발하게 사회적 논란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뭔가 이익이 걸려 있는 사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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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안을 결사 반대하면서 나선 사람들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가 기업들이다. 기업은 언제나 규제에 시달려 왔다. 물론 기업들이 솔선해서 바람직한 규제를 먼저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그것은 이상적인 얘기고, 거의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국가권력이 기업의 운영에 자꾸 개입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단적으로 말해서, 내가 내 돈주고 내 일 해줄 사람들을 뽑는데 왜 니들이 자꾸 와서 귀찮게 '일해라 절해라' 하느냐는 것이다. 

결국 이 법조항이 통과되면, 진짜 금지되어야 할 차별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단속당국이 찾아와 기업을 괴롭히며 삥뜯을 거리가 한 개 늘어날 뿐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기업인들의 속내가 될 것이다. 실제로도 그런 결과가 오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현실이 그렇다. 

물론 개신교인들만 입사시킨다는 특정 기업의 경우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런 기업의 행태는 좀 사라졌으면 좋겠지만 특정 종교인들은 그런 기업을 매우 훌륭한 기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는 빨갱이라면 당장에라도 잡아다가 화형에 처하고 싶어하는 세력들이다. 이들은 이미 이 차별금지법이 종북좌빨들을 방어해 줄 법적 수단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입에 거품을 물고 있다. 이들의 판단을 보강해 주는 현실이 바로, 좌빨 국회의원의 대표선수 급으로 인정받고 있는 김재연 의원이 이 법을 발의했다는 점이다. 


법 4조 1항에 보면,

제4조(차별의 범위) 이 법에서 차별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 또는 경우를 말한다.

  1.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연령·장애·병력·피부색·용모 등 신체조건, 인종·언어·출신국가·출신민족·출신지역(출생지, 등록기준지, 성년이 되기 전의 주된 거주지 등을 말한다) 등 출생지, 기혼·미혼·별거·이혼·사별·재혼·사실혼 등 혼인상태, 출산형태 및 가족형태, 종교, 정치적 견해, 전과·성적평등·성적지향·성별정체성·학력·고용형태 등 사회적 신분(이하 “성별·학력·지역 등”이라 한다), 그 밖의 사유를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


라고 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은 좌파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종북이라 규정하고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법의 제정을 찬성할 리가 없지 않은가. 

거기다가 그들의 그런 의견이 얼마나 개소리인가를 따지기 이전에, 북한을 찬양한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국가보안법'이 엄연히 살아 있는 상황이다. 분명히 이 차별금지법과 국가보안법은 상호 모순을 유발한다. 그렇다면 이 법을 제정하기에 앞서 국가보안법부터 폐지해야 되는 거 아닌가? 

물론 이들도 그리 다수는 아니다. 이들의 견해에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사람이야 꽤 많겠지만, 이런 질 떨어지는 견해를 외치는 인간들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일베에 모여 있기도 하다. 


그러나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과 엄청난 돈을 동원해서 전면적으로 이 법의 제정을 반대하고 나서는 가장 강력한 세력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개신교 세력이다. 


세번째로 이 법안의 제정을 반대하고 있는 개신교 세력의 주장은 좀 황당하다. 동성애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시라... 맨 동성애 아니면 김정은 얘기 뿐이다.


한겨레와 인터뷰를 한 한기총 회장 홍재철의 주장을 한번 읽어 보시라. 물론 시간이 남으면 읽으라는 얘기다. 전혀 읽을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광기어린 주장 말고, 그나마 좀 진지한 주장을 살펴보려면 차라리 이 성명서를 읽는 것이 낫다. 


예장통합 명의로 발표된 성명서다. 



이 성명서에 보면 개신교단에서 이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이유로 대략 세가지를 들고 있다. 

1. 종교적 차별을 금지하므로, 타 종교에 대한 비판의 길이 막힌다. 
2. 성정체성에 의한 차별금지 조항이 문화적 저항을 유발할 것이다. 
3. 정치적 견해나 전과에 의한 차별금지 조항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것이다. 

일단 1번은 잘못된 주장이다. 차별금지법은 결코 비판을 금지하지 않는다. 차별금지법이 비판의 경로를 막는 조항을 담고 있는가를 한참 뒤져 봤지만, 그런 거 없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특정 세력의 주장이나 행동을 비판하는 것은 절대 막아서는 안 될 일이기도 하다. 물론 비판한답시고 몰려가서 몽둥이 찜질을 하면 안되겠지만, 입을 막는 것도 안되는 일이 잖은가. 

결국 1번 주장은 그저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공격하는 식의 반대이유이므로 무시하기로 하자. 

2번은 점잖게 표현했지만, 결국 동성애에 대한 개신교단의 입장과 다르므로 반대한다는 뜻이 된다. 이 주장은 어쩔 수 없다. 당신들은 반대하겠지만, 이미 시대의 흐름은 당신들을 울트라 꼰대로 만들고 있으니 니들이 참아야 하는 거다. 

3번은 아무리 봐도 좌빨 처단을 외치는 개신교 내부의 흐름에 동의를 구하기 위해 붙인 내용인 걸로 보인다. 결국 두번째 세력과의 연대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동성애 때문에 반대하지만, 좌빨도 싫어하니까 좌빨 싫어하는 사람들도 우리의 주장에 동의해 달라는 연합전선전술을 펴는 것이다. 

그러니 결국 개신교단의 반대는 동성애 하나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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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거 같은데...


그렇다면 이들은 왜 동성애자를 그렇게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 난걸까? 이는 증오의 문제로 돌아가는 얘기가 된다. 

현재 우리 사회의 개신교집단은 다분히 기업화 되어가고 있다. 이들은 고객의 감소를 걱정하며 자신들의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들이 쓰는 마케팅 전략을 수시로 가져다 쓰고 있다. 동성애 반대 문제도 그 전략의 일환일 뿐이다.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사람들의 죄책감을 자극함으로써 결속을 강화하는 성향이 있다. 지옥불 마케팅이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 정도로 언제나 사람들에게 "네 죄를 네가 알렸다" 하고 호통을 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선량하게 기도 열심히 하고 헌금 잘 내는 신도들을 상대로만 호통을 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언제나 교회는 외부의 적이 필요해진다. 한 때는 그 적이 공산주의자들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약발이 떨어져가니까 또 다른 적들이 필요한 것 뿐이다. 

우리 사회를 망가트리는 자본의 문제를 그 호통의 대상이 되는 적으로 상정하면 참 좋겠는데, 이건 이미 해방신학 계열에서 한번 써 먹은 적도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불가능하다. 자본을 적으로 삼는 순간 뭉테기 헌금 뿌리던 사업가들이 다 도망가 버릴테니 말이다. 

그러니 남는 것은 만만한 소수자 집단일 뿐이다. 그리고 그 소수자는 사회적으로 혐오의 대상이면 더 좋다. 그 기준에 가장 적합한 집단이 바로 동성애자들인 것 뿐이다. 

나는 그 이유 이외에 개신교 집단에서 동성애자들을 그렇게 욕하는 이유를 찾지를 못하겠다. 성경에 그렇게 써 있다고? 성경에는 더 흉악한 얘기가 많다는 거 당신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안이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 나는 포괄적으로 찬성을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좀 더 세심하게 법안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상정된 법안은 너무나 허술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세심하게 다듬기 위해서는 이런 식으로 기습적으로 상정하고 일시적으로 사회적 논란을 유발하다가 새누리당의 반대로 실패하고 마는 식의 접근으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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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포괄적이고 차분한 사회적 논의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 논의가 우리 사회에서 이루어지기가 무척 힘들다는 것 잘 안다. 그래도 논의가 우선이다. 여태껏 그런 논의를 계속해 온 것도 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판단이 든다. 

하다못해 이 법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국가보안법 하나 없애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 아닌가 말이다. 

그러고 나서, 좀더 다양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우선이다. 일단 법을 먼저 만들고 나서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하나의 과정이 될 수 있겠다. 그런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라면 지지하겠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좀 더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얘기들을 우선 얘기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좀 만들어지기를 원하고 있다. 

어떻게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논란이 되는데 종북좌빨 하고 동성애자 얘기로 논란이 치환되어 버릴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게 논란의 핵심으로 착각을 하는 상황이 발생하냐는 것이다. 

그러지좀 말자. 

어찌되었거나 결론은 이거 하나다. 



"그나마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사회에서 살면서, 사람 좀 차별하지 말란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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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길이가 다르네...






물뚝심송
트위터 : @murutuk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