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을 이길 승부사 누굽니까아아"
"문재인을 이길 개혁가 누굽니까아ㅏㅏ"
"문재인을 이길 혁신가 누굽니까아아아아"
"문재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 누굽니까아아"
"직접 배워보실래요?"
놀랍게도 그는 1일 선생님을 자처했다. 그때는 몰랐다. 이것이 목소리를 빼앗는 인어공주 마녀와 같은 제안이라는 것을.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나는 호기롭게 안철수 호랑이 발성을 배우기로 했다.
해서, 아래와 같은 영상을 남기고, 목소리를 잃어버렸다.
(코코아: 코, 스피치 선생님: 쌤)
코: 안철수 후보의 연설, 어떻게 봤나?
쌤: 5년 전 출마 연설과 비교해 보면, 굉장한 변화가 있었다. 그전에는 목소리에 힘도 강조하는 부분도 없었고, 말 끝 어미를 흐렸는데 19대 출마 선언 영상은 문장 앞뒤에 강조가 들어가 있다. 발성 수준으로만 보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본다.
코: 성량도 커진 건가?
쌤: 성량과 에너지가 늘었다. 성량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목소리의 힘이다. 작은 목소리에도 힘이 있다. 이렇게 비유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 깡패들이 '너 주머니에 있는 거 꺼내서 10원대 한대씩이다. 웃어, 웃어' 할 때 그 낮은 톤도 힘이 있다. 그런 에너지가 확연하게 드러나게 됐다.
코: 박지원 대표는 안철수 후보 혼자서 연습했다고 하던데, 혼자 할 수 있는 건가?
쌤: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하면서 연설 기화가 많아 '기본 베이스'는 스스로 터득할 수 있었을 거다. 하지만 누군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거다. 다른 스피치 강사들도 도움을 받지 않았으면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하더라.
코: 긁어서 호랑이 소리 내는 스킬 말인가?
쌤: 그렇다. 배웠고 의도했을 거라고 본다. 그전에는 과감한 스피치를 하지 않았는데, 긁는 목소리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을까. 스스로 판단했다기 보단, 주변에서 더 강한 소리를 내봐라 정도의 조언이 있지 않았을까.
코: 그런 호랑이 소리로 스피치 하는 게 어떤 효과가 있는 건가?
쌤: 에너지가 있어 보인다. 힘주어 말할 수는 있었지만,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다. 힘에 따라 사람들 반응이 달라지는 거니까. 시선을 끌어당길 수도 있고. 가장 큰 건 이미지 변화일 거다. 착하고 조용하고 약간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남자다운 느낌으로, 과거에 비해서는 남자다운 느낌으로 바꾼 거다.
코: 전문가로서 부족한 점을 찾는다면?
쌤: 진정성이 없다. 본인 옷이 아닌 느낌이랄까. 기업가로서 스마트한 이미지, 착하고 섬세할 것 같은 이미지가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닌 척하니까 어색해 보인다. 본인은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지만.
여기서 쌤은 누굽니까!!! 이후, 지지자들의 호응에 만족한 듯 미소짓는 안철수 후보의 모습을 보여줬다.
게다가 슬림핏이 유행하는 시대에 7080 옷을 차려입은 느낌이랄까. 누가 봐도 어색한 느낌이 있다. 요즘 트랜드는 낮고 부드럽고 탄탄한 아나운서 스피치다. 신뢰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과거에는 웅변 스피치를 했다. 2, 30대는 잘 모를 거다. 5, 60대 분들이 어렸을 때 배운 스피치인데, 실제로 그런 나이대 분들은 스피치 학원에서 그런 연설을 배운다. 지금 안철수 후보가 하는 스피치는 그 정서에 맞는다. 젊은 사람들은 오글거려하고 거부감을 느끼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파이팅 있는 걸 좋아한다. 그 분들에게 어필하는 전략적인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코: 지금 안철수 후보가 내는 목소리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라고 볼 수 있나?
쌤: 현저히 떨어진다고 본다(웃음). 완성도가 있었다면 대다수가 '오글거린다'가 아니라 '멋있어졌다'일 거다. 그렇게 강하게만 뱉으면 듣는 사람들이 지친다. 말은 강약이 있어야 한다. 긴장을 줬다가 풀어줘야 듣는 사람들이 음악 리듬을 타듯이 재밌게 들을 수 있다. 계속 강하게 밀어붙이기만 하면 안 된다.
코: 자꾸 호랑이 소리를 내다보면, 목에 무리 가지 않을까?
쌤: 엄청 무리 간다. 의도적으로 성대를 억눌러서 소리를 내기 때문에 무리가 많이 갈 수밖에 없다. 많이 하면 단단하지긴 하겠지만, 그전에 성대결절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웃음).
코: 그럼 대선은 어떻게 하나. 안철수 후보를 위해 목 관리 팁을 알려달라.
쌤: 일단 목을 자극하면 안 된다. 성대를 충분히 개방해야 한다. 지금처럼 물 호스를 작게 열어서 꽉 눌러 소리를 짜내면 안 되고 올바른 발성을 해야 한다. 평범하게 말하는 거, 강하게 뱉는 거 사이의 중간을 만들어야 한다. 중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트레이닝이 필요하고.
일반적으로 목 관리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차가운 물 마시지 않고,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물을 많이 마시고, 잠 많이 자고. 컨디션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
코: 전부 선거 중엔 하기 힘들 것들이다(웃음). 목캔디를 먹는다거나 하는 특별한 팁은 없나?
쌤: 프로폴리스라고.. 많이 쓰는 약이 있다. 벌꿀에 많이 들어있는 항산화 성분인데, 약국에서 판다.
코: 오오, 좋은 팁이다. 안철수 후보가, 캠프라도 꼭 이 기사를 읽었으면 좋겠다. 시간 내서 발성도 알려주고 꿀팁도 알려줘서 고맙다.
쌤: 재밌는 경험이었다. 고맙다.
요렇게 스피치 전문가를 만나 안철수의 연설에 대한 의견을 듣고 직접 배워보기까지 했다. 조금만 연습하면 누구나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목소리를 잃을 위험성이 있긴 하지만), 이 해프닝이 그리 주목받을 만한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피치 쌤이 지적하듯, 그 연설이 '50, 60대의 향수를 자극한다'는 점은 눈여겨 보아야 한다.
반 문재인 연대의 대표주자로 거듭나고자하는 안철수 후보는 우클릭이 절실하다. 누군가에게는 우습게만 보이는 이 연설이, 전략적인 선택의 결과라면, 마냥 우습게만 볼 수는 없지 않을까.
coc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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