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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9.23. 화요일

편집부 독구





 



본 기사는, 


영화 리뷰가 아닌

여성 딴지스의, 여성 딴지스에 의한, 여성 딴지스를 위한

영화 잡담으로

남성 딴지스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필자가 그 점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여

읽어 내려간다면

여성 심리 이해에 피가 되고 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외다.

                                                                                                 





1<변태가면> : 당신들의 팬티

 



 1. 영화 개요


놀랍게도 <변태가면>은 슈퍼히어로 영화다. 세계평화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미스코리아나 미스월드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여성들에게 히어로물은 그닥 구미 땡기는 장르는 아니다. 그런데 <변태가면>의 주인공은 아직 고등학생이라 그런지 세계평화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더 관심이 많다. 홍철오빠야와는 달리 일과 th, th랑과 일 중 후자를 선택했다고나 할까. 그러니 이 영화를 슈퍼히어로 액션물이 아닌 로맨스 학원물이라고 임의 장르 변경을 한다면, 더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변태는 일단 제껴두고 말이다.


<변태가면>의 히어로는 야시꾸리한 제목에서 느껴지는 대로 기존의 ‘~들 보다 가오가 좀 떨어진다. 유니폼이 팬티니 어쩔 수가 없다. 슈퍼맨도 빨간 팬티입었지만 (‘맨 오브 스틸에서는 팬티를 벗어던지며 더 비비드하고 글래머러스한 패션을 보여줬다.) 변태가면은 온리 팬티걸쳤다. 가면은 어디선가 쌔벼온 여자 팬티고 유니폼은 본인 팬티 - 그것도 클래식하고 심플하고 아방가르드한 BYC 스타일의 흰색 삼각 팬티- . 아차, 나도 입어본 적 없는 망사 스타킹을 신는다는것도 언급해야겠다. 나는 시시콜콜한 뇨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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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up 전 (왼쪽) power up 후 (오른쪽)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주인공의 변신 필수품인 여성 팬티다. 정확하게는 여성 팬티에 대한 남성들의 오해 되겠다. 초장부터 진지하게 달렸다가는 지루하고 부담스러워서 창을 닫아버릴테니 일단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해보자. 인기가 없으면 이 코너가 폐지되고 내 입지와 월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무리수를 둘지도 모르겠으니 배스킨라빈스 31 고르듯 알아서 골라잡아 이해하쇼.

 

<변태가면>은 재미있는 지점이 너무 많아서 세헤라자데와 접신하여 밤새도록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라는 식의 스포일러를 속삭이고 싶지만 다행히 지면 관계상 그럴 수가 없다. 일단 이 영화가 왜 시장의 외면을 받았는지 근본 없는 분석을 해보자.

 

본 영화는 코미디로서는 꽤 선방하지만 모호하기도 하다. 일단 남자들이 원하는 장면이 없다. 가장 많이 나오는 대사인 변태(헨타이)'에 걸맞지 않게 야시시한 속옷도, 벌거벗은 언니도 나오지 않는다. 2차 성징이 덜 끝난듯한 여자 주인공이 큐티한 수영복을 입고 이야 이야하는게 다다. 하긴 15세 관람가에서 뭘 바라겠는가. 만약 그 모습에 꼴리는 이가 있다면 본인의 취향을 의심해보길 진심으로 바란다. 여기에 더해 남자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장면이 마구마구 나온다. 남자 주인공이 중요부위만 간신히 가리고 나오기 때문에 이성애자라면 이건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킬 것 같지는 않다. 여기서 본인의 경험담 하나 투척한다. 2002년 작품성에 비해 흥행이 안 되었던 황정민, 정찬 주연의 동성애를 다룬 영화 로드무비를 별로 친하지 않았던 남자 동기에게 권한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격하게 거부하며 나를 쏘아봤는데 그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당시 나는 초코파이를 덜 먹어서 그런지 미처 생각을 하지 못했다. 순수했다고 치자. 거기다 자신의 ‘the 물건을 물리적인 공격 도구로 사용하니 보통 남자라면 식겁할만하다. 엽기 of 엽기적인 설정도 있는데 컴퓨터를 때려 부술까봐 차마 말을 못하겠다. 궁금하면 직접 다운받아 보시라. 꼭 그래야 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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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건전한 장면이라는...

 

어쨌든. 여성들에게도 이 영화가 애매한데, 달짝지근한 로맨스가 나오는것도 아니고 꽃미남 오빠야들이 떼거지로 나오는것도 아니고 주인공도 멋있다고 하기에는 좀 흉한 비주얼이기 때문이다. 여자 주인공도 변태 가면의 외모가 아니라 그의 정의감과 악당퇴치에 반한다. 여자란 그런 것이다. 그러니 외모에 자신없는 남성들도 용기를 내 보라는... 미안하지만 내 말에 책임은 못지겠으니 알아서 하시고.


어찌되었든 하나는 짚고 넘어가야겠다. 주인공인 쿄스케(스즈키 료헤이)는 변태와는 어울리지 않게 몸매가 아주 그냥 죽여준다. 과하지 않으면서 적당하게 벌크업 되어있고 게다가 탄력까지 넘치니 어디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잘 빠졌으면서 참 예쁜 몸매다. , 나는 이런 몸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한다. 겨털과 아랫동네 제모도 했는데 아랫 동네에 가끔씩 핏줄이 불뚝불뚝 솟을때면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켰다. 이건 심의에 걸릴까봐 짤방으로 넣지 못하겠으니 집에 있는 큰 화면으로 자세히 보길 권한다. 종합적으로 여자들이 보시기에 좋았더라할 만 하다. 게다가 얼굴도 평범하게 생겼다. 잘 생긴 놈치고 바람 안피는 놈 없다는 항간의 진리에 의해 내 남자는 단속 가능한 남자를 선호하는 여성의 심리상 얼굴은 평범하지만 몸매는 괜찮은 남자라면 일단 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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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얼굴

 


2. 스토리와 주요 포인트


이 영화는 이야기 구조가 토비 맥과이어가 나오는 '스파이더맨'과 비슷하다. 찐따같았던 남자가 어떤 계기로 인해 유전자가 각성하게 되고, 히어로가 되어서 정의 실현에 앞장서지만, 사모하는 여인은 그 사실을 모르며, 악당들은 짜가 데칼코마니 안티 히어로를 내보내 주인공을 괴롭히지만 결국 승리하고 사랑도 쟁취한다는 뭐 이런 구조다.

 

스파이더맨은 슈퍼거미한테 물려 유전자 변이가 일어났지만, 변태가면은 우연히 여자 팬티를 썼는데 어머니의 변태 피가 각성해서 슈퍼 히어로가 된다. 참고로 어머니는 결혼전에 SM 클럽에서 일했으며 결혼후에도 현역으로 일하여 바람직한 맞벌이형 현모양처상을 실현한다. 계란 후라이 흰자 남겼다고 아들을 채찍으로 때리기도 하는 엄한 어머니로 5만원권에 찍힌 그 분만큼 자녀교육에 열정적이라고 하면 욕먹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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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싸준 흔한 도시락.jpg


악당들이 보낸 짜가 데칼코마니인 짝퉁 변태가면은 엄청난 파워를 자랑한다. 주인공에게 너는 진짜 변태가 아니라며 논리정연한 훈계까지 하고, 그로인해 우리의 주인공이 자신이 노멀한건 아닌지 정체성을 고민하게 되니 말이다. 1시간 1040초부터 1시간 17분까지 이어지는 옥상 대결신은 이 영화의 백미로 본인이 변태인지 아닌지 고민하는 딴지스가 있다면 필히 보길 바란다. 워낙 막강한 인물의 사자후이기 때문에 이 장면에서 힐링 - ‘변태니까 청춘이다식의- 되는 사람들이 꽤 나올것으로 예상한다. 내가 이 장면의 주옥같은 대사를 나불대는 것은 에이리언 앞에서 침 흘리는 격이기에 겸손하게 입에 작꾸를 채우도록 하겠다.


그리고 짝퉁 변태가면을 보내기 전에 자객으로 보낸 착실가면, 상큼가면, 의협(모호)가면, 멸치 마초 가면에도 주목하도록 하자. 빵 터진다. 네이버 평점 9.28에 빛나는 클레멘타인에 비할바가 못되나 웃기는 장면이 쉴새없이 나온다. 문제는 내 주위에 재밌게 본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는 사실인데...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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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보다 더 위엄있고 강력한 짝퉁 변태가면.

참고로 짝퉁 변태는 이성애자다.



3. 오늘의 주제는 팬티다


너무 길어져서 여기서 짜르고 본론에 들어가야겠다.


주인공은 여자 팬티를 입어야만 변신한다. 첫 번째 입었던 팬티는 사물함에서 툭 떨어진 쇼핑백에 들어있던 팬티였다. 그 후 남의 빨랫줄에 걸려있던 팬티를 훔치기도 하고, 체조부 탈의실에 있는 팬티를 훔치기도 한다. 마지막에는 이 세상을 구한다며 사모하는 여인에게 팬티를 벗어달라고 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한번 입었던 팬티여야만 변신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예전에 봤던 어떤 수사물 미드에서도 여자들의 팬티를 수집해서 파는 업자가 나오기도 했는데 적어도 하루이상 입었던 팬티만 상품가치가 있다고 했다. 여기서 드는 의문, 도대체 남자들은 드러운여성 팬티의 어떤점이 좋은 것일가 하는 것이다. 절대로 좋은 냄새가 날 것 같지 않은데 말이다.

 


사랑의 맛과 냄새는 곧 땀과 성기의 맛과 냄새다. 시큼하고, 짭짤하며, 격정적인... 오르가슴의 맛과 냄새! (중략) 수사슴이 암사슴의 엉덩이 냄새를 맡으며 그 생식능력을 파악하듯이, 남성과 여성은 바로 그 부분의 냄새를 맡고 맛을 보면서 서로 자신의 짝을 확인한다.


- 유혹의 심리학, 파트릭 르무안 지음, 북폴리오-



 

한번 입었던 팬티라면 여성의 체취가 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지린내일 가능성이 크다. 위에서 인용한대로 시큼하고 짭짤한 냄새. 본인 오줌냄새 놔두고 남의 오줌냄새 맡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너무 단순하고 과격한 질문이 될까.


대부분의 여성들이 브래지어는 매일 세탁하지 않아도 팬티는 매일 세탁한다. 분비물로 인해 오염되기 때문이다. 남자들이야 며칠 안 빨아입어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여성들을 위한 팬티라이너가 발명됐을 만큼 여성 팬티는 청결을 유지하기 어렵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날이 춥거나 하면 분비물이 더 많아지기도 하니 까탈스럽기 그지없다. 게다가 시시때때로 스타벅스니 뭐니에서 커피를 마셔주니 이뇨작용으로 인해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려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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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에서 과학적으로 검증된 남자들의 팬티 착용 주기

 

여고를 다녔던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한 여름날의 교실에서는 역한 냄새가 난다. 남자선생님들은 교실에 들어올 때마다 괴로워했는데 모두가 다 알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는 그것은 바로 생리 냄새때문이었다. 희한하게 생리주기도 동기화되기 때문에 여럿이 뿜어내는 냄새는 화생방 훈련에 버금갈 정도로 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빨아도 특유의 얼룩은 잘 안 진다. 이런저런 애로사항 때문에 팬티의 청결과 흰색은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매일 빨고 삶고 하다보니 해지기도 쉬운데 어차피 남에게 보여줄게 아닌 이상 새로 살 필요성을 못 느껴 구멍 나기 직전의 해진 팬티와 멀쩡한 팬티를 병행해서 입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보자. 여자가 팬티를 새로 사거나 팬티에 신경쓸 때는 연애를 갓 시작했을 때가 대부분이다. 남에게 보여줄 때가 그 때 말고 언제 있겠는가. 목욕탕에서는 재빨리 벗으면 되니 빵구 좀 나도 상관없다. 게다가 길거리에서 골라골라로 파는 팬티가 아닌 매장에서 파는 예쁜 팬티는 자주 사도 될 정도로 싸지 않다. 특히 재봉선이 없는 노라인팬티는 더 비싼데다가 얇아서 세탁에 취약하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말하자면, 나는 주인공이 팬티 쓰고 슈퍼히어로로 변신하는 것 보다 깨끗한 팬티를 찾아내는게 더 신기했다. 단 하나의 얼룩도 없이, 새것처럼 빳빳한 팬티를 어쩜 저렇게 잘 골라오는지 이 능력이 세상을 구하는 것 보다 더 슈퍼히어로 다웠다. 그만큼 영화 속에 등장하는 옥시크린 백만개로 빤 듯한 하얀 팬티는 남성들의 판타지가 듬뿍 들어간 설정이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일본 여고생은 저렇게 주니어스러운 팬티만 입는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예쁜 팬티 놔두고 저렇게 학생다운 팬티만 고르는건 감독의 취향일까. 속옷 매장에 들어간 주인공이 고른 팬티를 만약 여자친구에게 줬다면 미안한데 입지도 않을 가능성이 크다. , 남자들이야 본인이 벗기고 싶은 옷을 사준다고 하니 못생긴 팬티를 사줄 것 같지 않지만 자신의 판단에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그냥 여점원에게 물어보는게 낫다. 그리고 제발 티팬티, 망사 슬립, 가터벨트 이런거 사지마라. 그 돈으로 근사한 저녁 한끼 사는게 점수 따는데 더 도움이 된다.

 

결론은 <변태가면>속 팬티는 남성의 로망이 담뿍 들어갔다는 것. 그러니 남성 딴지스들은 그녀의 팬티가 좀 해졌다고, 좀 칙칙하다고 엄하게 지적질하지 말고 살포시 눈 감아주자. 당신에 대한 사랑이 식은것이 아니라 원래 관리가 힘든 것이다. 예전의 모 남자 연예인이 여성이 브래지어와 팬티를 깔맞춤 하지 않으면 매력이 확 떨어진다는 식의 망언을 했는데 너도 매일 매일 위 아래 다 맞춰 입어봐라. 그게 되는가.


암튼 <변태가면> 나는 스고이~ 일세


내 추천으로 영화를 봤다가 썩소 날린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도 친절히 알려주겠다. 즐감, 즐팬티요~  







독투불패 반론


<그녀들의 팬티는 언제든 향기롭다.>


                                                                                                 






독구

트위터 : @zorbaji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