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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으랏차차! 좃쭝연, 우뚝서라 좃쭝연!

2003.10.31.금요일
딴지 축구부


최근 축구 국가대표팀의 잇단 부진으로 축구협회 집행부 퇴진여론이 드높다. 특히 좃쭝연 전무이사 각하에 대한 비난여론이 과민성 대장증상 환자 설사 터지는 양 들끓고 있다. 아~ 참으로 개탄시러운 현상이 아닐 수 엄따.


 


좃쭝연 전무이사 각하. 그분이 과연 누구인가? 오로지 한국축구 발전의 한 길에서 홀로 비껴서서 독야청청하신 분 아니던가. 그런 분한테 기껏 축구 몇 번 진 것 갖구 물러가라 말라 하다니... 독야청청, 이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포은 정몽주, 추사 김정희... 그런 훌륭한 분들이 하는 거 아니냐. 그런데도 좃쭝연 전무이사 각하를 감히 비난하다니. 국민들 수준도 이젠 믿을 수 엄따.


그리하여 본지, 좃쭝연 전무이사 각하를 매도하는 국민인식을 바로 잡지 않으면 울나라 역사가 바로서지 않을 거라는 사명감 하에 그분의 위대한 업적을 열거해볼라구 한다. 이 짧은 지면으로 어디 제대로 디비겠냐만은 그래도 해볼란다. 어디 감히 좃쭝연 전무이사 각하를 씹냐 말이다.
 


 빠른 적응이야말로 최고 선수의 요건이다.


축구, 특히 A매치 축구.... 어쩔 때는 중동에서, 어쩔 때는 동남아에서, 어쩔 때는 유럽에서, 남미에서 세계 각국에서 마구 열린다. 또 어쩔 때는 졸라 더울 때, 어쩔 때는 비올 때, 어쩔 때는 선선할 때, 가끔은 눈올 때도 마구 열린다. 이처럼 예측불가능한 상황에서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축구선수들에게 고도의 적응력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 국민들 이 사실을 조또 모른다. 카멜레온처럼, 변신 로버트처럼 마구 변하고 적응하는 것만이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는 길임을...


그래서 우리의 좃전무이사 각하가 워쨌냐? 그분의 재임기간 동안 국가대표 감독을 수시로 바꿔 버리지 않았냐 말이다. 대충 훑어봐도 차봉근-허청무-희동구-바캉서-고월류... 1년에 1명 꼴로 바꿔 버리셨다.


그러면 선수들은 워쩌겠냐? 감독이 바뀔 때마다 각각의 스따일에 적응하느라 얼마나 피똥 쌌겠냐 말이다. 글타. 적응!!! 일케 아주 간단한 방법만으로도 선수들이 피똥싸게끔 적응훈련을 시키지 않냐 말이다. 근데 왜 그걸 몰라주냐 말이다. 아, 속이 끓고 가슴이 탄다.


대표팀 성적이 나쁜대도 자기는 책임 안 지고, 감독만 바꾼다면서 좃전무이사 각하를 비난하는 자들은 축구의 ㅊ자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축구는 체력과 팀웍이니 뭐니 워쩌니 하는데 조또 모르는 소리다. 축구는 적응이다, 적응. 전 세계에서 일케 적응 잘 하는 선수들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라. 그러니깐 월드컵 4강신화도 이뤄낸 거지. 씨바.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좃전무이사 각하의 야수같은 승부욕과 승리에 대한 집착을 조또 모른다. 때에 따라서는 우리덜의 좃전무이사 각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음이다.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에게 5대0으로 개박살, 초아작났을 때. 다음 벨기에 전에는 필히 좋은 성적을 거둬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이 다가왔다. 하지만 방법이 있냐? 잠시 월드컵을 "타임"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맹훈련해서 다시 경기를 할 수도 없는 일 아니었냐. 도저히 방법이 엄따. 방법이... 하지만 우리의 좃전무이사 각하는 언제나 승리에 배고프시다.


그리하여 그분은 그 누구도 상상치 못하는 방법을 생각해내시니 그것이 바로 "희생양". 고대 유대교에서 사람들의 죄를 씻고 신께 기원할 때 써먹던 방법을 떠올리신 거다. 오로지 믿을 것이라고는 신의 축복 뿐. 하여 그분은 차봉근을 희생양으로 신께 바치고 대표팀 감독자리에서 화끈하게 짤라 버리셨다. 그리고 그날 밤... 니덜은 잘 모르겠지만 그 분은 빤스 바람으로 밤새 신께 한국축구의 승리를 빌고 또 비셨던 거시다. 아, 씨바... 눈물이 한일자동펌프로 뽑아내는 것마냥 마구 솟구친다.


그 결과, 어땠냐? 벨기에와의 무승부. 도저히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승부에 대한 강한 집착과 승리에 대한 타는 목마름으로 그분은 이러한 성과를 거둬낸 거 아니냐 말이다.


자기 자리 보전할라구 차봉근만 내쫓았네, 워쩌네 하는 것은 택도 없는 소리다. 차봉근을 내쫓은 그 밤, 홀로 호텔방에서 빤스 바람으로 뛰다녔을 좃전무이사 각하의 꼬라지를 생각하면 본지 말라 버린 눈물샘이 욱씬거릴 정도다.



 민족/국가정체성에 대한 확고한 인식


좃전무님이 어디 전무님이신가. 글타. 대한축구협회 전무님이시다. 독일물 먹고 온 차봉근이 감독한다고 해서 독일축구가 되는 게 아니요, 희동구가 감독한대서 네덜란드축구가 되는 게 아니요, 고월류라한들 포르투갈 축구가 될 리가 엄따. 한국대표팀의 축구는 당연히 한국축구일 수밖에 엄는 거시다.


그렇다면 한국축구는 한국축구만의 강한 개성을 지녀야 한다. 우리의 좃전무님은 이러한 점을 일찌기 간파하시어, 아름다운 우리네 전통을 축구행정에 접목시키셨다. 한국적 전통이 살아있는 한국축구. 이보다 더 강한 개성이 어딨냐 말이다.


그렇담 그분이 접목시킨 한국적 전통. 그건 또 뭐냐? 좃전무이사 각하님이 수년간 오른팔이 되어 활약해온, 정몽키 회장과의 관계를 보라. 군.신.유.의 (君臣有義). 곧 충의 전통인 것이다. 올해초, 정회장님 퇴진 서명운동을 벌인 몰지각한 축구인들을 징계하는데 누구보다도 앞장섰던 좃전무님의 모습... 씨바... 박통과 차지쩔의 끈끈한 관계, 전통과 장세똥의 충의어린 관계가 마구 오버랩될라구 하지 않냐 말이다. 이러한 군신유의 충성의 전통. 어찌 아름다운 우리네 전통이 아니란 말이냐?


그걸로 끝이냐? 농담두. 경기도중 할 줄 아는 거라곤 허공에 어퍼컷이나 질러대지 않으면 물먹으러 나왔다고 심판이랑 농담따먹기나 하는 게 고작인 희동구감독이 한국축구의 아름다운 전통을 마구 유린하고 있을 때, 우리의 좃전무님을 위시한 수많은 협회 고위관계자들은 그런 희감독에 대한 견제를 아끼지 않으셨더랬다.


한국사회의 통념에 어긋나게도 심심하면 애인이나 불러들여쌌는 감독의 문란한 사생활에 경종을 울리는 한편, 이 나라를 지탱해온 학연/지연/혈연이라는 토대를 정면으로 거스른 가운데 지조때로 마구잡이 대표선수 선발을 해대는 짓거리에 대해서도 공공연한 견제의사를 밝혀오셨던 것이다. 아흐~ 학연/지연/혈연의 아름다운 세시풍습을 수호하시려 노력한 우리의 좃전무이사 각하님. 허나 봉황의 높은 뜻을 모르는 뱁새같은 궁민덜 덕분에 송종북, 박지송, 김나밀, 이용표 같이 아무 연줄없는 선수들이 월드컵 대표가 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해 버렸다. 그분의 좌절을 떠올리자니... 아, 목이 매이고 가슴이 뜨겁다.


그러나 그분은 끝끝내 우리네 전통을 수호하시고 마시니... 4강이라는 위대한 업적이 달성된 후, 벽안의 외국인이 그 공을 통째 날로 먹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재계약을 과감히 포기하며 한국축구의 위신을 지키지 않았던가. 이 시대 민족정신의 마지막 수호자 좃전무이사 각하. 자랑스럽기 그지엄따.


게다가 좃전무이사 각하님의 양심우익멸공극우 세력으로써의 사명감 또한 남다르시다. 하필 호국보훈의 달 6월에 전국민이 붉은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국가 대위기 광경을 목격하신 그분, 국가정체성의 혼란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으셨을 거다. 이대로 뒀다간 빨갱이 세력이 자유대한을 전복할지도 모른다. 아 위급하다, 위급해. 그리하여 우리의 좃전무이사 각하님... 월드컵 이후 일부 세력들이 포상금분배 건에 대해 균등지급을 운운하자 과감히 아래와 같이 일갈하셨다.



    "그따위 공산주의 발상이 이루어지는 일은 내 자리를 걸고 막겠다"


적화통일의 야욕에 사롭잡힌 빨갱이 세력을 향한 통렬한 한 마디. 그분이 아니었다면 월드컵 이후 자유대한은 빨갱이들의 무력봉기에 의해 공산화되어 버렸을 지도 모를 일... 아아, 그러고보니 이름자마저도 좃쭝똥이랑 비슷하신지고! 이런데도 누가 좃쭝연 전무이사 각하님을 감히 씹을 수 있단 말이냐!



 축구의 달인


긴말 필요엄따. 한국축구의 또다른 거목들인 김친국 현 기술위원장과 조영중 현 부위원장같은 초특급 전문가들이 좃전무이사 각하님의 안목을 전폭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기술위원회가 최근 고월류 대표팀감독의 유임을 결정하며 그 근거로 거론한 것이 바로 우리의 좃전무이사 각하님의 증언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김위원장님의 발언, 음미해보지 않을 수 엄따.


"비디오를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축구의 달인이 다 봤슴다. 현장에서 경기를 본 좃쭝연 전무한테 얘기를 들었슴다."


한국 축구를 관장하는 기술위원장이 인정하시고야 말았다. 좃전무이사각하님이야말로 축구의 달인이라고... 여기에 감히 누가 토를 달겠는가 말이다.


기술위원들이 어느 정도의 전문가들인지를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믿음 부족한 넘들 같으니라구... 기술위원들의 신출귀몰한 전문성을 입증하는 김위원장의 또다른 발언을 들어보자.


"우리같은 전문가들은 좃쭝연 전무 등 현장을 다녀온 관계자들의 말만 들어도 분석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슴다."


경기를 보지 않고도 분석하는데 문제가 없는, 이 분들이야말로 축구의 달인이 아니고 뭐겠는가. 그런 분들이 인정한 좃전무이사 각하님은, 그렇다면 달인 중의 달인이라고밖에는 달리 생각할 길이 엄따. 경기상황을 텔레파시로 파악할 정도의 달인들인 기술위원진, 그들이 인정하는 달인 중의 달인 좃전무이사 각하님... 이런 분이 있다는 거야말로 한국 축구의 축복이자 영광이 아니냐 말이다. 씨바!!



 좃쭝연 어록


슈퍼맨이 말타다 떨어져 장애인이 되고, 독수리오형제가 종영한 후 무주공산이 되어 버린 지구. 그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새로이 등장한 슈퍼 히어로 조지 부시 미대통령. 우리가 현재 테러리스트 및 빨갱이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두 발 뻗고 편안히 잘 수 있는 것도 지구평화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조지 부시 덕분이 아니겠냐.


근데 조지 부시같은 슈퍼 히어로는 그 언행부터 남다르다.


영국의 한 꼬맹이가 조지 부시 슈퍼 히어로님께 물었다. "백악관은 어떤가요?"
그러자 우리의 조지 부시 슈퍼 히어로님은 답한다. "하얗다."


글타. 무릇 범인들은 도통 따라할 수조차 없는 슈퍼 히어로님의 언행. 제왕적 풍모와 인터네셔널한 언어습관을 가지지 않은 자들은 도저히 흉내낼 수조차 엄따.


하지만 우리의 좃전무이사 각하님. 그분의 언행을 볼작시면 조지 부시 못지 않은 제왕적 카리스마와 인터네셔널한 균형감각이 돋보인다. 함 봐보자. 아래 열거한 그의 어록은 유읍민이 진행하던 당시의 <백분토론>에서 따왔다.


"그런 것이 사실 거창하게 그런 플랜을 세우기보다는 그런 것을 묵묵히 실천을 하면은 그것이 바로 축구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가 축구발전에 대한 협회의 장기적인 비전을 묻자 그는 일케 답했다. 대체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 대체 주어가 뭐고, 목적어가 뭐냐? 하지만 이런 언어습관이야말로 조지부시의 주특기. 조지부시같은 제왕적 풍모가 돋보이신다.


"그리고 지금 일본의 100년 대계에 대한 플랜을 100번 읽으셨다는데 저는 아직 한번도 못 읽었습니다."
신문손이 "일본축구 100년대계 플랜을 100번 읽었다"고 밝히자 우리의 좃전무이사 각하님은 일케 답하셨다. 이 소탈한 심성, 토론하는 상대의 기를 빼 버리는 노하우. 조지부시 못지 않다.


이처럼 놀라운 그분의 제왕적 풍모. 세계평화를 지키는 조지 부시와 비교해도 하등 꿀릴 바 없는 그분의 언어습관. 한국을 대표하는 자리에 과연 이분보다 더 뛰어난 분이 있냔 말이다. 이제 눈을 바로 뜨고 그분의 놀라운 안면을 우러러야 하는 시점이다.





토인비가 밝혔듯이 무릇 역사란 도전과 응전의 연속. 그리하여 베트남과 오만은 울나라에 도전하여 승리를 얻게 되었다. 아... 좃전무이사 각하님이 아니시라면 어찌 우리가 이처럼 "도전과 응전"이라는 역사의 한 순간을 목도할 수 있었겠는가 말이다. 역사를 목격하는데 한갓 축구의 승패가 뭐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따라서 좃쭝연 전무이사 각하님과 함께라면 우리의 FIFA랭킹은 나날이 확대(고조가 아님)되어만 가고, 모든 K리그 경기는 불필요한 인파 운집이 자제된 가운데 오손도손, 알콩달콩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화기애애하게 치러지게 될 것이 자명하다. 축구의 유토피아가 눈앞에 있구나. 오...


게다가 우리는 우리에게 도전한 베트남과 오만에게 응전해야 한다. 다시 역사를 보게 되는 거다. 그리고 그들을 넘어 네팔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그날까지...


힘내라 좃쭝연, 힘내라 축협!



 
그래도 조병국이 누구누구 아들이라는 소문은 너무 심했다...
안전빵(comblind@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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