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긴급출동 이너뷰 제 1탄 - 정범구(2) 2003.10.27.월요일
총: 아니 근데.. 분당이 왜 됐을까요? 나 권노갑한테 돈 하나 받아먹은 적 없고 박지원한테 십 원 한 장 받아본 게 없으니까. 비타협적으로 지금까지 당내 결속을 위해 노력해 왔고.. 뭐 신당에 간 사람들 중에는 웃기는 사람들도 많잖아. 소위 후장협 출신들도 글로 갔고.. 왜 이런 게 나타나냔 말야. 신문 말대로, 어, 이 사람이 왜 여기 있지.. 총: 어 이 사람은 왜 안 갔지.. 어 이 사람은 왜 갔지.. "개혁을 위해서 사심 없이 매진하자".. 말하자면 이 개혁이 이 시대의 구호인데.. 이거는 70년대식으로 말하면 중단 없는 전진이고 싸우면서 건설하자식의 구호라고.. 그렇게 그런 구호에 지금 도취돼 있다 이거야. 그냥, 러프하게 말하면. 그러니까 개혁의 순수성 자체가 지금 의심 받고 있는 거지. 진짜 권력에 대한 충동이 없고, 권력에 대한 해바라기성이 없이 자기를 다 보여주고 하는 개혁세력이라면, 저런 식의 모습을 보이진 않지. 총: 일단 정치인한테 권력욕 그 자체는 욕할 게 아닌데.. 둘째는 오히려 과거 권력의 향배에 아주 민감했던 사람들이에요. DJ 정부.. 주요 권력에 민감했던 사람들이에요. 나는 DJ에 의해서 국회의원이 된 거였지만, 계속 비주류로 게기고 게기다가 비주류로 있던 사람이에요. 그런 비주류로 있었던 사람이, 내가 무슨 기득권이 있어서 민주당에 남아 있겠어. 또 내 지역구 일산이라고 하는 데는 호남 인구가, 민주당 분당되기 전에 90명 지역구 의원 중에서 가장 호남인구가 적은 데고, 호남세가 약한 데예요. 내가 무슨 DJ 등 뒤에 숨어서 호남 기득권으로 해서, 박상천이나 그런 우중충한 칼라 뒤에 숨는다고..(웃음) 그거는, 민주당이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이걸, 한국에서 제도권 정당에서 가장 민주적 포텐셜이 강하다는 거고, 그렇게 만들자고 우리가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그 안에서 싸우면서 당을 끊임없이 변화를 시켜 왔고, 그런 개혁의 연장선상에서 노무현도 탄생을 했고. 그리고, 민주당에 있어서 호남당이라는 한계가 있다면, 영남출신 대통령후보를 만들었으니 플러스 알파를 외연으로 확대하면서 당을 강도 높게 개혁하면 되지. 저렇게 쪼개고 나가는 건 도대체 뭐야. 그거는 일부에서 얘기하는 새로운 영남패권주의에다가 노무현당이라고 하는 거고, 더 악랄하게는 민주세력을 분열시킨다는 거지. 저쪽은 이미지 좋은 지는 모르지만, 이미지 좋다는 게 뭐야. 거기에 가 있는 저, 많은 사람들이 옛날에 DJ가, 정말 알부민 수혈차원에서 데려다 논 이미지 좋은 사람들 많단 말이야. 깔끔한 애들.. 김한길, 뭐 천정배, 신기남 정도면 이미지 깔끔한. 이런 사람들이 철저히 DJ 문지방 앞에서 정치했지, 자기들이 주도적으로, DJ 밑에서 질서 개편을 주도한 게 뭐 있어. 그거는 16대 들어오면서 게기고 깨지면서 이 정도 온 거지. 뭐, 디테일한 얘기는 후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난 저게, 개혁을 빙자한 새로운 기회주의 집단이라고 봐요. 그렇다고 내가 남아있는 민주당이 지고지선이라는 것도 아냐. 이거는 이 안에, 여전히 퍼내야 될 시궁창도 있고 뭐, 많지만. 난 이렇게 표현할 수 있어. 지금 민주당은 무능하지만 기회주의적이진 않아요. 저쪽은 참 팬시하긴 하지만, 기회주의적이야. 총: 시궁창이라면 그것도 문제인데.. 정: 뭐 원칙과 소신의 문제인데.. 정치인이 기회주의적인 거.. 정치인이 무슨 칼릴 지브란이나 함석헌처럼 원리원칙주의자일 수만은 없어요. 그러나 정치를 얘기하는 것도, 자기 대의명분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에요? 나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의명분은, 한국사회에서 어차피 개혁세력은 소수라고. 민주세력, 아직도 소수라고. 이거에 외연을 넓히는 작업이 난 중요하다고 봐요. 그러면 이걸 내 말대로 하면, 차이는 줄이고 연대는 확대해야 된다는 게 내 생각인데.. 신당이라고 하는 게 보면, 지네들끼리만 편가르기를 해가지고 분열을 조장하고 남은 거거든요. (이쯤부터 완연히 격앙) 노무현이라 표현할 때 어떤 느낌이 드냐면, 산을 까부셔서 바위를 만들고, 바위를 부셔서 자갈을 만들고, 자갈을 부셔서 모래를 만들었대요, 그 사람이. 한 5천만 내지 7천만이라는 공동체를 끌어가야 할 지도자라면 그건, 아주 치명적인 결점을 가진 리더죠. 개혁을, 함석헌이가 계속 외치는 거는 선지자니까 혼자 할 수 있지만, 정치인으로서 대통령, 이 나라를 끌어가는 대통령은 현실에서 힘을 만들어내야 할 것 아니냐 이거지. 내가 신당이란 친구들 비판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이 사람들 꼭 정치를 평론가처럼 한다 이거야. 난, 내가 갖고 있는 고민은, 평론은 정말 무책임하게 끝날 수도 있어. 아니면 말고니까. 근데 현실정치로 놓고 보면 아니라는 말은 있을 수가 없지. 자기가 발언한 것에 대해서 그걸 실현해내는 것까지가 자기 책임이기 때문에. 그거 정말 24시간 깨어 있으면서 어떤 놈을 끌어들이고 어떤 놈을 두고 가는지.. 고민해서 해야 되는 거란 말이지. (언성 높아진다) 근데 노무현을 위시로 한 신당이라고 하는 건, 정치를 평론가 수준으로 해. 신문에 뭐 나오고 뭐고.. 그런 정치는 난 못하겠어. 정치라는 게 사회적 역할분담인데, 아 그런 정치 누가 못하겠어. 평론정치를 한다면 김어준 총수가 가장 확실하게 하지. 모든 국민들 즐겁게 해줄 수 있을 거 아냐. 매일매일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줄 수 있을 거 아냐. 내 분노는 이런 거야. 아주 무책임하고, 정말 정치를 평론처럼. 그럼 나가서 다들 평론에 종사하면 되잖아. 왜, 실제로 많은 권한을 갖고 있고 우리 사회의 소스들을 분배해야 되고 사회를 정리하고 통합해내야 되는 권력을 가진 친구들이 이렇게 무책임한가. 분열을 조장하고. 분열도 무슨 적대세력간의 분열이 아니라, 비교적 그래도 동질성을 강하게 갖고 있는 집단에서 분열을 조장해서 좋을 게 뭐냐 이거지. 총: 왜 그렇게까지 쪼개서 떨어져 나갔어야 했을까요? 정: 아니. 먹을 것 때문에. 그러니까 그걸 설명하려면 우리 정치 얘기를 길게 해야 되는데요, 노무현이란 사람의 정치적 행적을 보면, 어차피 이 양반 기존 정당에서 출발한 사람 아니에요? 기존 정당의 마이너리그에 소속돼 있던 사람이란 말이에요. YS 따라서 통일민주당 들어갔다가 YS 3당 합당 한다고 할 때 안 따라가고.. 그리고 또, 저 DJ도 분열세력이라고 그래 갖고, 꼬마민주당으로 나왔죠. 꼬마민주당으로 나왔으면 거기서 원칙을 지키다가 장렬히 산화하던가. 그런데, 기득권을 좇아 민주당에 들어와서는 DJ의 총애를 받아 해양수산부장관도 했고.. 그 민주당이라고 하는 자양분에서 어쨌든 민주당 내의 개혁파들이 일궈놓은 성과인 국민경선제를 통해서 드라마를 연출해서 대통령까지 갔고.. 그럼, 겸손해야죠. 아직도 옛날에 그 마이너리그 때 가졌던 원한과 그 뿌리깊은 콤플렉스, 유인태한테 얘기했다던 그 콤플렉스..
총: 어떤.. DJ에게는 메시아주의가 있고, 노무현도 메시아주의가 있어요. 근데, 노무현의 석세스 스토리는 아주 범위가 작은 거라고. 고등학교 나와서 깨지다가 그러다가 고시공부 시작해 가지고 거기서 성공한 거지. 그런 정도의 자수성가 석세스 스토리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데, 이 양반이 그걸 절대화하면서, 또 이번에 대선에서의 그런 석세스 스토리도 자기중심으로 절대화하고. 난 1년 동안 노무현 후보 수행해 봤지만, 겸손하지 못해.. 겸손하다.. 이런 건 개인특성이지만.. 국민 앞에서 절대 겸손하지 않을 거야. 뭐, 유세과정에서 다 나온 거지만.. 그리고 국민 앞에 솔직하지가 못해. 총: 솔직하지 못하다는 건 어떤 면에서.. 내 한 가지 에피소드만 얘기하면, 단일화 성공하고 막판에 부산 유세할 때, 그 전에도 내가 그 양반한테 느꼈던 걸 그런 장면에서 결정적으로 느낀 건데.. 부산 갈 때 내가, 노무현 유세한다니까 사람들이 막 이렇게 몰려요. 경호병력이라는 게 다섯 명, 여섯 명.. 우리도 인제 같이 갔는데.. 연단까지 가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서.. 그거 좀 손잡아보려고 하니까.. 불편하잖아. 앞에 못 나가고. 사람들에게 막 짜증을 내더라고 내 앞에서, "아니, 내가 앞에 나가게 해야지 이러시면 어떡합니까!" 몰라, 그냥 경상도 기질이라 그런 걸지 모르지만, 나도 같이 정치를 하는 입장에서.. 그리고 아무리 부산이라지만, 부산에서도 노무현이 유세한다고 할 때 오는 사람들은, 변변하게 넥타이 매고 정장 하는 사람들이 없어요. 다 몰리고 쏠리고, 배고픈 서민들이야. 잠바나 걸치고.. 그 사람들이 노무현이를 만나러 온다는 건 정말.. 내가 그 장면에서 약간 울컥, 눈시울이 뜨거워졌는데 말이지. 아니 그 사람들을 귀찮아하더라구. 그리고, 단상에 올라갔어. 밑에서 사람들이 막 열광하니까 이제 나랑 송영길이랑 밑에서 경호하는 친구들이 계단 지키는데, 한 할머니가 부득부득 올라가시겠대. 그래 보니깐 이 할머니가 진짜 뭐.. 얼굴에 써 있어. 인생을 얼마나 고난의 한국사와 같이 해 왔는지. 경호원이 막길래, 올려 보내라고 내가 그랬어. 근데, 노무현이 막 얘기를 하려고 시작을 하는데 어떤 할머니가 올라오니까, 귀찮잖아. 아주 그 귀찮은 표정이 얼굴에 역력해. 근데 그 할머니가 한 게, 주머니에서 뭐 꼬깃꼬깃 꺼내는데.. 돈도 뭐 한 2, 3만원 내가 생각하기에 그 할머니 한 달 용돈은 될 것 같애. 그걸 부득부득 노후보에게 건네주겠다는 거예요. 난 눈물이 나더라고, 그 장면에서. 그게 바로 우리가 살아왔던, 우리가 떠나왔던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고 그 민초들이거든. 평소에 그렇게 얘기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노무현을 통해서 자신들의 대리인을 본 거라고. 난 그 장면에서 울컥 눈물이 올라오려고 그러는데, 노무현이는 아주 짜증스럽게 반응하더라고. 자기가 발언을 하려고, 얘기하려던 게 이렇게 돼 가지고. 아.. 그 뒤로 이제, 저 사람이 대중을 팔아서 대중을 속이는 게 아닌가.. 난 그 의심이 아직도 강해. 그래서 내가 노무현 당선 되던 날, 난 지구당 위원장이니까. 저녁 6시까지 우리 지역에서 투표소별로 체크하고, 만약에 우리 당원들이나 지지자들 중에 투표 안 한 사람 있으면 체크해 가지고 보내고, 시시각각으로 투표율 체크하고, 한나라당 강세지역 투표율이랑.. 이렇게 해서 지역 투표율 챙겨보고, 당사로 나왔어요. 근데 당사가 완전히 가관이두만. 그 소위 후장협, 노무현이 가지고 안 된다고 그랬던 사람들이 앞자리에 쫙 앉아 있는 거야(웃음). 원래 정치는 그런 거야. 내가 거기 앉으려니까 내가 생각해도 그림이.. (웃음) 총: 눈치도 빠르셔(웃음) 정: 그때 송영길이, 광화문에 뭐 있다고. 노사모. 이쪽으로 오라고 해서 갔어요. 무대 위로 끌어 올려서 소개를 했는데. 내가 한 2분 정도 얘기했는데, 자 우리 국민이 뽑은 정부를 지켜냅시다. 처음으로 우리는 역사상에서 국민을 속이지 않을 지도자를 뽑았습니다. 이거 지켜냅시다.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대통령을 뽑았습니다. 이거 지켜냅시다. 근데 그 얘기 하는데 내 반어법이 있었다고. 이거 노무현이 정말 잘 해야 하는데 하는 그런 심정..
총: 그럼 이렇게 물어보죠. DJ와 노무현.. 두 사람의 지도자적인 자질의 차이, 스타일의 차이.. 어떻죠? 정: 나는.. DJ는 그 오기 그리고 독선.. 있죠. 근데 나는 그건 비교적, 그의 독선은 아까 말한 것처럼, 이해해주려고 해요. 본인 자신이 수많은 고초를 겪어왔기 때문에 자기 측근 중심으로 꾸려오지 않았으면 안 될, 그건 내가 인정을 합니다. 그리고 이 사람의 강한 메시아주의도 인정을 합니다. 이 양반이 1923년생, 그 나이에 그 시대적인 배경, 6,70년대를 거쳐오면서, 그 시대 한국정치의 구호는, 나를 따르라는 거거든요. 이승만부터 박정희, DJ까지가, 메시아. 한국정치가, 메시아를 기다리는 시기였다고. 그러니까, DJ 자신도 자기가 한국사회를 구원한다는 메시아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지. 그게 그 사람의 한계를 규정하는 거고. 특히 막판에 가서, 그 아주 폐쇄적으로 정부를 운영한 거. 이거는 내가 무수히 말했지만, DJ의 한계라고 봐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DJ가 전 생애를 걸쳐서 자신의 몸으로, 새로운 거를 보여줬다는 데 대해서는 난 정치적으로 존경하죠. 근데 이제 노무현 같은 경우는 난.. 노무현에게 만약에 시대적 역할이 있다면 우리 사회를 어쨌든 한번에 새로운 질서로 가려면.. 카오스도 필요한 거지. 혼돈. 무슨 딱 떨어지는 로드맵이 있어서 가는 게 아니라 그냥 모래바람 속에서 혼돈을 한번 거쳐서 다음 단계로 서핑하는, 그런 관점에서라면 노무현이 그런 역할 하고 있는지는 몰라요. 그러나, 나도 현실정치에 한 번 몸을 담고 있어봐서 정치인의 어떤 책임의식.. 거창하다, 냄새난다 얘기할지 모르지만, 정치를 한다는 건 역사에 대한 책임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민족공동체에 대한 책임이지. 이게 없으면 그건 정상배라고. 근데 과연 그런 책임의식으로 얼마나 사심 없이 정치인이 민족과 역사 앞에서.. 거기서 자기가 무슨 공적을.. 자기 이름을 내세우겠다 라고 한다면 사심인데.. 역사 앞에 자기는 흘러가는 한 프로세스에 불과하고 이 사회적 고난을 맞아 그에 주어진 역할을 다 하겠다고 한다면 난 그 사람 인정한다고.. 근데 내 판단하기에는 노무현 아직도 허명주의에 대한 집착이 강해 보여요. 총: 공명심? 총: 머리 좋은 YS는 이해가 가는데.. 돌아온 YS는 어떤 건지.. 총: 노대통령이 실제 잘못 이상 씹히는 경향이 있는데.. 적어도 노통이 걸어왔다는 길은 우리도 대충 비슷하게 겪어왔던 거란 말이야. 단지, 이게 너무 늦깎이가 돼 가지고. 늦게 학교 가고.. 우리는 이미 한 번 다 지나간 길을.. 늦게 배워서 새롭게 해보려고 하다 보니까.. 아구가 안 맞아요. 그런 면도 있고. 이 양반이 말하는 거 보면, 우리가 꼭 옛날에 소위 학습할 때 그 스터디 그룹에서 얘기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총: 촌스럽다는 생각도 하시는 거군요. 총: 노정부가 듣기 싫어하는 아마추어라는 거.. 일정 정도 타당하다.. 그런 말씀.. 정: 그, 내가 오늘 짧은 시간에 좌충우돌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우선 노대통령 자체가.. 그 양반이 사실은 늦게 깨었잖아요? 변호사 되고서 까지도 조세변동사항조차도 뭐 그냥 하고.. 부부싸움 하면 밥상 뒤집어엎고.. 그냥 그런 평범한 수준이었쟎아. 근데 이제 늦게 개종한 거야. 그렇게 되다 보니까.. 어우.. 그 나이에.. 이제 그 연령대 사람들은 이미 졸업했기 때문에 그런 교과서 투는 안 쓰는데.. 총: 30대에 20대의 통과의례를 겪는 것 같은.. 그렇다고 내가 무슨 원칙 없이, 아무 지지자나 이놈 저놈 다 끌어들이려고 막 중구난방으로 떠들진 않지만, 내 원칙과 입장과 정견은 갖고 있지만.. 내 지지자들을 넓혀서 내 원칙과 입장과 정견이 관철되는 방향으로 이 사람들의 동력을 끌어내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죠. 그러니까 지역에서 전혀 생판, 내 스타일이나 체질하고 안 맞지만, 이용사 협회도 가고 무슨 미용사 협회장 새로 선출되는 데도 가고, 가는 거라고. 그거는 정치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인데. 근데 노대통령이 철저하게 코드 중심의 인사를 한다는 건, 좋게 말하면 그 쪽에 있는 동질적인 이념과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같이 간다는 건데, 그거는 찌라시 같이 읽던 애들끼리 고 세계관만 가지고 돌파하겠다는 거야. 이거는 옛날에 지하운동 시절에 게릴라 운동방식이지, 지금 정규군의 육군참모총장을 다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는 전략으로는 안 된다는 거에요. 내가 인제 제도권 정치인의 입장에서 한 마디 더 하면, 주변에 노에게 영향을 주는 386 그룹이라는 게 다들 보좌진 출신 아니에요. 하다못해 구의원이나 시의원이라도 해보면, 그게 몇 천 표를 얻든지 대중들과 직접 피드백을 하면서 세상의 굴곡을 경험한 친구들인데. 이 친구들은 한 게 계속 책상에서 뭐 정국전망, 정세분석.. 이런 것만 하는 거 아냐. 페이퍼 가지고 어떻게 5천만을 소팅시킬 수 있냐 이거야. 총: 그런 한계를 피부로 느끼십니가? 가까이에서. 정: 피부로 느낄 뿐만 아니라 내가, 평론가 때라면 이렇게까지 내가 흥분하거나 분노하지는 않을 거예요(주먹을 가슴에 얹으며). 근데 나도 현실정치인이기 때문에, 여러 번 얘기하지만, 현실정치인의 책임은 무한책임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국민들은 자기들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권력을 우리한테 맡겨 놨잖아요.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 찬성하는 것과 반대하는 것과 우리 동조범위는 엄청나게 갈라지잖아. 이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집단이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거나 이런 식으로 아마추어적으로 한다면, 분노를 일으키죠. 정치인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총: 노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민주당에 남으신 것과는 무관하지 않겠네요.. 총: 남아있는 것이 딱히, 더 어울린다고 할 수도 없잖아요. 총: 끝없는 수렁.. 하하..
총: 지금 이너뷰 키워드는,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이란 뭔가.. 총: 다른 사람 얘기지만 사정을 아실 것 같고 정황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예를 들어 추미애 의원, 정범구 의원도 왜 안 갔지? 중의 한 사람이고 대표적인 사람이지만, 추미애 의원도, 아니 저 양반은 진짜 왜 안 갔지? 하는 사람이거든요. 남 얘기긴 한데. 저희가 분당사태를 정범구의 눈을 통해서 바라보고 있는 중인데.. 근데 정범구의 눈으로 바라보면.. 그 양반은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정: 추미애 의원.. 추미애 의원도 많은 부분에서는 나와 그런 생각이 비슷해요. 이게 신당이라는 게 국민통합을 얘기하면서 실제로는 분열을 하고 있다고. 기득권, 권력에 대한 향수 때문에, 말로는 통합을 얘기하지만 분열을 자초하면서 간 거라고. 그게.. 총: 분당 하는 쪽은 그렇게 쪼개지는 게 더 유리하다고 보는 겁니까? 정: 근데 지금도 이렇게 얘길 하다 보면, 김어준 총수는 정말 우리 사회에 양질의 부분에서 사는 사람이고 정치를 하루 24시간 중 1초도 생각 안 해도 먹고 사는데 전혀 지장 없이 사는 거고.. (웃음) 우리는 참 어떻게 하다 보니 이 바닥에 떨어져서 사는 건데. 나는 신당이 내거는 여러 가지 구호가, 설득력이 없어요. 말 자체가 틀렸다는 게 아니라. 총: 말은 어떻든.. 마찬가지죠. 신당파들도 보면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과의 차이가 너무 커요. 아주 단순하게, 전국구의원 같은 경우도 그래요. 자기네들이 정말 사심 없는 개혁에 매진하고자 하고 기존의 민주당이 그냥 기득권으로 똘똘 뭉쳐서.. 자기들 지구당위원장 안 내놓고 가려고 하면, 새로운 정치질서에 호응해서 간다면, 깔끔하게 해야 되거든요. 전국구의원 같은 경우는 자기네들이 전국구에 당선될 때 민주당을 보고 찍어준 사람들의 표로 된 건데, 놓고 가야 되는 거 아니에요? 내가 그들을 비난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원론을 얘기하는 거야. 원론을. 그 전국구의원이, 뭐 이름이 누군지는 관계없어요.. 그런 가장 기본적인 자기설득도 해내지 못하면서, 무슨 개혁이냐 이거죠. 이번에 김근태 의원, 그래도 서로 말이 통하는 선배라서 우리가 평소 서로 말상대하고 지내지만.. 이번에 정말 뻔히 보이는 쇼를 하고 간 거 아니요. 단식농성도 이벤트화해 가지고.. 내 말하기는 좀 그런데.. 내가 뭐 개인 감정으로 얘기하는 게 아니니까.. 내가 무슨 김근태 의원하고 국회의원 자리 다툰 것도 아니고.. 나는 내 정치인으로서의 고민이 평론을 하다 현실정치인으로 왔을 때 달라지는 책무가 뭐냐. 지식인들 내가 말이나 글로서는 믿지 않는다고 했는데, 정치인들이 정말 감동을 줄 수 있기 위해서는, 자기가 말한 걸 행동으로 이뤄낼 때 감동을 주는 거 아니겠어요? 내가 지금 이렇게, 아무리 김총수 하고 편하니까 이렇게까지 이야기하지만.. 공개적으로 하는 얘기이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말을 하면 이게 곧바로 나를 구속하는 기준이 된다구. 어떤 때는, 내가 나 자신이 불안하기 때문에도 어떤 걸 내가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경우가 있어. 말을 먼저 하면, 나는 거기 구속 받아야 되니까. 이거는 무슨 대단한 정치인이라서가 아니라, 정치인이라면 적어도 자기 개인의 사리사욕을 취하는 직업을 택하지 않고 공익을 위한 직업을 택한 사람들이라면 이건, 기본적인 약속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렇게 볼 때 지금 신당 하는 친구들이, 말은 뭐라고 하든 지에 관계없이 그들이 하는 행태를 보면, 기회주의적이고, 권력을 따라서 갔고, 자기 헌신이 없고.. 총: 신당과 다시 합치기는 쉽지 않겠네요.. 정: 아.. 근데 이제 그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고민의 하나는 나도 이해가 가요. 지금 현재 민주당에 남아있는 사람들 중의 일부는 old-fashioned하고 old-modish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살자고 하니깐 그냥 옛날식으로 버티고.. 그거 답답해하는 거 나도 이해해요. 근데 나는 정치인으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차이는 최소화하고 연대는 최대화하자. 이거란 말이에요. 적어도, 우리가 개혁을 주창한 정권이 소수세력으로 출발을 했을 때는 연대를 최대화해야 된다구. 그렇다고 내가 DJ처럼 원칙 없는 소위 DJP공조나 이런 거 하자는 것도 아니라구. 그런 차원에서 여전히, 다시 통합할 수 있으면 그걸 배제할 필요는 없는데..
총: 두고 봐야겠죠. 근데, 지난 번에 그러니까 스포츠 투데이였던가요? 총: 궁금했었습니다. 갑자기 왜 나오셨을까.. 정: 그런 생각은 한번도 안 해 봤어요. 야.. 이게 선거라는 건 말이에요.. 그 뭐 꼭 해봐야 하는 건 아닌데.. 한 번은 치러볼 만은 해요. 인생을 많이 배워요, 거기서. 하여튼 20일 동안 정말 지옥을 경험했지.. 그거 끝나고 나니까, 아 이제 당선됐잖아. 승자잖아. 오만 놈들이 다 모여요. 그거 뭐 꼬마 국회의원인데도. 그 오는 사람 열 명 중에 한 두 세 명은 그런 말을 해요. "당선되셨으니까 이제 큰 꿈을 바라보셔야죠." 대통령 얘기하는 거예요. 처음에 한두 번 그런 얘기 들을 때는 이쉐리들, 아부하는 놈들이 벌써부터 생겨나는구나.. 그랬는데, 아부 앞에 장사 없다고 그런 얘기 앞에서 계속 하면..(웃음) 아, 나한테 그런 자질이 있는 건가? 나한테 그런 게 있어 보이는 모양이지? 한단 말이야. 근데 나중에, 당선돼서 이제 국회에 들어오고 난 다음에 같은 배지들하고 뭐 이렇게 얘기하다 보니까 말야, 그런 소리 안 들은 놈들이 하나두 없두만(폭소). 국회의원 정도 당선되면, 그걸 다 듣는 거야. 그러니깐, 그런 것도 있어. 내가 보기엔 쨉도 안 되는 놈들이 옆에서 자꾸 이렇게 부추겨 주니까 간뎅이들이 크는 놈도 있는 것 같애. 실제로 저 같은 경우도, 뭐 주변에서 아.. 비전을 내놓으셔야 지지자들이 붙지.. 다음에 또 경기도지사 나가고 그 다음엔 또 대통령 나가겠다... 이런 걸 가까운 사람들한테 보여줘야.. 지지자들이 딱 붙지, 뭐 좋으실 대로만 하면 지지자가 붙습니까 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대통령 아무나 하나? 요새 더더욱 절감하는 중이에요. 총: 장기 아젠다가 있으신 건 아니구요? 정: 응, 시니컬하고.. 삶이란 게, 난 지나가는 무대라고 생각을 해요. 셰익스피어 얘기처럼, 인생이란 무대를 가는데 거기서 내가 이제 어떤 역할을 노는가, 하는 거지. 그때그때, 시대에 따라 배역이 달라지는데.. 나한테 주어지는 배역은 내가 충실하게 소화한다는, 그런 자존심은 있죠. 하지만 내가 이 무대에 영원히 머물러 있을 거라는 생각은.. 그 정도로 내가 머리가 나쁘진 않아. 그렇기 때문에... 총: 때를 찾으시는군요, 오히려. 타이밍. 총: 만약에, 앞으로, 출마를 안 하신다면 모르겠는데 출마를 하시면 당연히 당선을 목표로 하실 거고. 그러면 그때는 민주당 소속으로 나갈까요? 무소속으로 나갈까요? 아니면.. 정: 그거는 인제 괜히 한번 던져보는 질문인데, 나는, 내 진심을 말하면요. 내가 의원직을 중간에 던지는 걸 두 번 심각하게 고려해본 적이 있었어요. 한번은 당선이 됐을 때, 국회의원 당선이 되고서 아까 말하고 싶었던 뭐 광주 5.18 NHK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 NHK 사건의 본질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에요. 노래방과 룸가라오께의 중간 수준 정도 되는 술집에 가서, 우리끼리 그냥 술 마시면서 노래 부른 게 다예요. 그래서 그, 광주 5.18 사건이란 건 정말 별거 아니에요. 근데 거기 뭐 임수경과 우상호 와의 뭐 하여튼, 모든, 극적인 요소가 다.. 총: 드라마틱했죠. 총: 편이 없었군요, 편이. 정: 그때 내가 심각하게 상황을 판단한 담에, 아, 얘네들이 지금 심청이를 요구하는구나.. 보수언론에다 아주 울부짖으면서. 근데 그때 보수언론에 부역을 했던 게 오마이뉴스야. 하여간 오마이뉴스는 그래 가지고.. 껄끄러운데. 그때 내가 의원직을 내놓을 생각을 심각하게 했어요. 보좌진들 다 모아놓고, 이게 지금 희생양을 하나 요구하는데, 내가 이런 식으로 정치를 시작해봐야 의미 없고.. 나 이거 그냥 던져 버리겠다. 보좌진들은 뭐라고뭐라고 막, 반대의견을 내잖아. 그런데 걔들을 확 잡은 게, 야이 쉐리들아 너희들한테 미안하다. 나 때문에 밥줄 끊어지게 돼서 그러는 거 아냐, 그랬더니 아무 말 못하고 가만있어.(웃음) 문제는 송영길하고 김민석이하고, 그 관련됐던 의원들. 송영길이는 내가 부평까지 찾아가서, 누군가 희생양을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나는 아무 미련 없으니까, 내가 들어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고.. 내가 던질 테니까, 너희들이 그걸 딛고서 그냥 가라. 그랬더니 송영길이 펄쩍 뛰면서, 쟤네들이 하나 쓰러지면 도미노로 끌고 갈려고 하지.. 선배 하나 간다고 해서 이게 끝날 문제가 아니라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뭐 그렇게 길길이 뛰데.. 그때 한번 있었고. 두 번째 던지려고 했던 거는, DJ 퇴임할 때. 아까 말한 것처럼 내가 DJ 개혁을 돕겠다는 걸 전제로 들어왔는데, DJ가 막판에 홍삼트리오까지 겪으면서, 그렇게 햇볕정책까지 특검 얘기 나오는 와중에서 퇴임을 할 때. 야.. 누군가는 그래도 책임지는 놈이 같이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내가 DJ.. 난 그때 DJ 만난 이후로 그 후에 한번도 못 만났지만, 누군가는 정치적으로 같이 책임지는 게 필요하지 않는가. 그래서 그때 한 번 던지려고 했어요. 내가 그때.. 한화갑 대표한테 얘기를 했더니 껄껄 웃으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웃기겠어. 정치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이. 총: 순진하다고 봤겠죠. 난 이, 실패하더라도 민주당과 운명을 같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깊이, 있어요. 어.. 다음 선거에 출마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이유는, 내가 처음에 들어왔던 민주당이 갈라지고, 찢기고 이러는 마당에, 내가 여기까지 책임을 지고, 이쯤에서 나는 책임지고 사라지는 게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총: 이거, 인터뷰 나가면 인기폭발일 거 같아요.(웃음) 총: 사실 다음은 김근태 의원 이너뷰 하려고 하거든요. 애초 처음부터 두 양반을 염두에 두고 이 이너뷰를 시작한 건데.. 저쪽 얘기는 이미 대충 아는데, 워낙 많이 노출됐던 얘기고. 근데 남아 있는 사람들 이야기는 잘 안 들려요. 추미애 의원 같은 경우도 왜 안 갔는지 모르겠고.. 정: 추미애의원도 명분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입니다. 그리고, 모르겠어요. 본인한테 직접 확인을 해보셔야 겠지만, 내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느끼는 느낌, 그거를.. 말했던 대로, 공유하고 있는 것 같아요. 순수하지 못하다는 거지. 총: 순수하지 못하다.. 총: 요건 좀 뜬금없지만, NHK 이야기 하니 생각난 건데, 김민석 그 양반.. 왜 그랬답니까? 정: 김민석이는.. 너무(머리 옆으로 손가락을 돌리며) 이걸 많이 굴리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애. 글쎄, 이건 나도 조심스럽지만, 너무 오버한 것 같은데. (다시 손을 돌리며) 이, 이게 너무 빨리 돌아가니깐. 자기 제어도 안되고. 난 그래서 당내에 386 의원들하고도 계속 상관관계를 유지하는데, 패기와 연륜이 적절히 조화되는 게 정치인에겐 중요한 것 같애. 패기가 없으면 이건, 자리보전에 연연하는 건데.. 연륜이 배제된 채 패기만 가지면, 끊임없는 실험은 가능할 지 모르지만, 좀 이렇게 책임 있는 일에서는 한계가.. 총: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알겠고.. 그럼 가까이서 겪은 정치인들 중에.. 정치인으로서 저 사람, 정말 대통령감인데, 이런 감을 받으신 정치인 있으십니까, 혹시.. 정: 내가 이제 우리당,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할 때.. 참 갑갑해. 노무현, 이인제, 한화갑, 김근태, 정동영인데.. 국민들이야 일단 멀리 떨어져 있으니깐, 신비 속에 있잖아. 아, 노무현은 뭐 같고, 이인제도 뭐 같고, 한화갑은 잘 모르지만 뭐 같고, 정동영도.. 국민들이야 그렇지. 하지만, 우린 갑갑하지. 가까운 데서 코털 몇 개까지 다 아니까.. 저 친구는 뭐가 문제고, 다 알잖아요. 이인제는.. 뭐, 이인제씨는 나한테 공을 많이 들였지만 잘 안됐고.. 이 사람은 너무 일찍 목이 화석이 됐어. 정치인에게 가장 치명적인 단점의 하나는 빨리 화석화된다는 거지. 박정희도 사실 일찍이 화석화된 거고.. 정치인이라고 하는 건 늘 열린 사고를 갖고 있어야 되는데, 이인제는 그런 점에서 너무 일찍. 노무현, 한화갑, 김근태.. 정동영까지, 정동영은 아직 콘텐츠가, 일본말로 마다마다데스. 김근태, 노무현, 한화갑인데. 많은 사람들이 그때 얘기했어, 경선 과정에서. 왜 정범구 니가 노무현이나 김근태가 아니고 한화갑이 쪽에 서는 거느냐는 했는데, 세 사람 다 잘 알지. 근데 노무현 후보는 어.. 뭐 그 때까지는, 오늘 내가 얘기한 것 같이 자세히 알지는 못했지만 검증되지 않은 그런 느낌이 강했고.. 그리고 노무현 후보에 대해서 내가, 당내 개혁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던 건, 권노갑과 딱 전선을 세우고 권노갑을 공격할 때, 우린 그러니까 소수지. 그리고 천정배 신기남도 모두 우리 쪽에 있었고. 근데 노무현이 우리 편으로 들어올 줄로 생각했는데, 막판에 싹.. 뭐, 그런 게 있었어. 권노갑 편을 들었어. 그래서 아 저 사람도 뭐.. 이 안에서 어떻게 대충 해보자는 사람이구나.. 그래서 노무현 후보는 그때 제꼈지. 김근태 후보는 끝없는 우유부단함으로 우리를 헷갈리게 하면서 확실히 결정도 못하게 하고. 한화갑은 DJ 가방 들고 다니면서.. 자기가 그 쪽 출신이란 거 때문에 목포 출신이란 거 때문에.. 그 사람도 또 한계가 있지.. 그런데, 이제 압축.. 노무현, 김근태, 한화갑을 놓고 보면, 다 이제 장단점이 있어요. 근데 나는 한화갑을 택했어. 택했다고 해서 뭐 그 사람에게 전적으로 준 게 아니라, 내가 그 양반과 가장 가깝게 지내는 게.. 그 양반에게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이 있어요.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상식이 있어. 자기 자신에 대한 분석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기 걸 챙기지 않고. 그리고, 연대가 있어요. 조폭처럼 말하자면 의리가 있고. 그러면, 그 양반한테 빈약한 건 콘텐츠인데, 이 양반이 1938년생이니깐 한계가 있지. 우리 정도로 변화하는 시대를 봐도.. 그러나 그거는 이 사람이 열린 태도를 갖고 있는 한은, 우리가 옆에서 보완할 수 있다고 보는 거거든. 구닥다리 정치인 싫다면서 한화갑을 지원하냐, 알고 보면 가장 flexible한 사람이야. 총: 하하. 총: 근접해서 봤을 때. 총: 이제 듣고 싶은 건 대충 다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치를 하게 되면.. 정치를 한 번 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하는데.. 총: 안 한다 얘기하던 사람들도 보면 또 나가고.. 재산 다 털어먹고.. 도대체 왜 그럴까요? 정: 나도 나올 걸로, 생각들 많이 하더라고. 근데 나도 똑같은 의문이에요. 뭘까.. 내가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정치라는 게 블랙홀이에요. 그리고, 엔드 스테이션이야. 모든 사람이 여기가 종착역이라고 하더라고. 그러니까 내가, 방송평론가로는 아주 날리고 카리스마를 갖고 그랬는데.. 제도권에 이제 들어와서 몸 팔았단 말이야. 이걸 내가 때려치고 다시 옛날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건 불확실하지. 또, 정치를 하면서 권력자의 반열에 서서 남들한테 심하게도 많이 했단 말이야. 막 조지고.. 이래 갖고 내 앞에서 굽신굽신 했는데. 야, 난 이 자리에서 떨려나거나 밀려나거나 하면 정말 초라한 중생이 돼 가지고.. 쟤들 다시 만나기도 뭐하고, 권력자의 비애지. 권력은 내려가면 그 자리에서부터 개털이니까. 또 뭐, 정치인은 여러 군데서 충원되는데, 주로 백수들 중에서도 많이 충원되는데.. 그나마 월급 4년 받던 삶에서 떨려나게 되면, 또 백수로 가는구나.. 그것도 있지. 하여간 여러 가지 이유가 그렇게 있어요. 쉽지는 않겠더라고. 이걸 과감하게 탈피하는 게. 또, 게다가 관성의 법칙이라는 것도 있는 것 아니겠어? 자기가 관둔다고 그래도 또, 지금까지 한솥밥을 먹던 조폭들끼리의 의리가 있어 가지고 밀어주고 땡겨 주고 해서 뭐 하자.. 이런 것도 있을 거고. 실제로도 보면 그래요. 근데, 결국은 개인적인 결단이죠.. 그래서, 내가 정치에 들어오기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사람 중에 하나는, 아마 김어준씨도 모를거야.. 박경수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14대 땐가, 강원도 춘천에서 농사짓던 농민 출신이에요. 농사짓다가 한번 딱, 하고 다시 농사로 돌아갔죠. 그 양반은 국회 의원 할 때도, 따로 서울에 지낼 돈이 없어서 의원회관에서 그냥 숙식을 하고, 그랬던 양반인데.. 내가 그 양반을 언제고 꼭 한번 찾아가야지 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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