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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쌍쌍바를 규탄한다

2002.4.15.일요일

딴지 지역차별타파 선봉대 함주리
 

독자 열분덜아, 그간 잘들 지내셨는감. 오랜만에 인사 여쭙는 본 기자, 비장한 마음으로 독자 열분들께 한가지 물음을 날림으로써 오늘 이 규탄의 글을 시작하려 한다. 혹 태어나서 요태까지 살믄서, 이런 노래 들어보신 적들 있으신가. 있다면은 번쩍 손 함 들어보시라.


"흰 눈 사이로~, 설매를 타고~"


엄따구? 그럼 당신은 경상도민이 아닌가부다. 그럼,


"나워먹는 재미, 00 상상바"


이런 씨엠송은 혹 들어보셨는지? 연인 둘이 반으로 째먹으란 카피로 유명한 코코아맛 두가랭이 아이스크림 쌍쌍바, 이게 혹 해탠지 롯덴지 기억하고 있는 사람 계심 다시금 손 함 들어보시라.


분명 입 안에서 구르는 리듬으로 보아, 글자수 세 자인 빙그레와 오리온은 탈락이다. 남은건 두 자 짜리 브랜드 롯데와 해태 중 하난데, 일딴 결론부터 말하자면 쌍쌍바는 해태임을 밝힌다. 쌍쌍바, 이넘은 결코 롯데에서 태어날 수 엄따는, 대국민화합을 선도할 전국정당 아니 전국빙과가 애초부터 될 수 엄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었으니..



그렇다. 그거슨.. 소위 경상도기업으로 불리우는 롯데제과에서는 결코 쌍쌍바를 만들래도 만들 수가 없었던 거다. 상상바면 몰라도 쌍쌍바는 말이다. 경상도민들은 절때, 네버, 죽었다 깨나도 쌍쌍바란 명칭은 발상해낼 수 엄는, 엄청난 구강구조상의 비밀을 안고 있었던 것이었다.


자, 독자덜 중 특히 나이 40대 훌쩍 넘긴 골수 경상도민이 계시다면,


"아 쌀 싸게 파는 사거리 쌍디(트윈스)집 쌍디 둘이 쌍쌍바 노나묵더라."


요거 함 발음해 보시라. 열이면 네 명 다섯 명에게 이 문장은 지뢰밭이다. 글타고 경상도민이 ㄸ, ㄲ 가튼 된소리 발음을 아예 못하는가 하면 그건 아니다. 많은 경상도인들에게서 과자를 "꽈자"라고 발음하는 기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희한하게도 안되는 건 "쌍시옷" 뿐이다.


본 기자 폭로한다. 실은 본기자도 경상도민. 오랫동안 경상도에서 해태 쌍쌍바는 "상상바"로 불리우는 수난을 겪었다. 겨울이 되어 음악시간에 클수마수 캐롤을 부를 때면, 모두들 썰매 대산 "설매"를 타고 달렸으며.. 심지어 본 기자의 불알 아니 응응 칭구들은 전국적 전통 놀이문화의 하나인 쌀보리 껨조차 "살보리 놀이"로 부르며 "살살 보리, 볼보리 살살살" 등등 요상한 어감을 날림으로써 어려서부터 빨리 숙성했던 본 기자의 야릇한 느낌을 자극하곤 하였으니.


"바운드 패서, 언더핸드 패서, 오바헤드 패서, 백패서.." 등등의 발음 한계를 갖고 있던 체육선생님에 대한 추억은, 그래도 경상도만이 아닌 전국 중고교 졸업자들 중 셋중 하나는 그럭저럭 공유하고 있을 감성이라 한다면은, "숙제가 졸라 사여" 있고 "가요보다 팝숑을 좋아하며" "상추삼보다 배추삼이 맛있다는" 칭구넘뇬의 추억은 그야말로, 울 경상도민들만의 그것이리라.


아 옛생각 난다. 칭구들아 모하노.. 아직도 그때코롬 사가지 엄나, 인자는 묵는거 가꼬 쫌 덜 사우나..





본 기자의 경우, 그래도 힘들지만 그 발음이 가능은 했더랬다.(안하는 거랑 못하는게 다르지 않능가..) 그리하여 십여년 전 설로 살러 옴씨롱부텀 빠르게 동화하여 쌀과 살을 구분하게 되었고, 어느덧 무슨 모임이었덩가 "정부는 북한이랑 그만 사우고 먼저 살지원부텀 강화하라"는 구호로 진지한 부니기를 일순 웃음바다로 바꾸고 말았다는 동네 응응칭구들의 스라린 푸념들을 완전히 잊은 채 살고 있었던 작금.


그런데! 그나마 지역주의가 덜하다고 자부하는 이 딴지사옥 안에서 진정한 경상도의 적을 발견하고야 말았으니. 자신이 진정한 내추럴 본 설 귀공자임을 늘 내세우는 사업국 모씨를 비롯한 몇몇 사원이 역시나 내추럴 본 마산시민인 모군을 둘러싼 채 상시옷 발음을 마구 조롱하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고야 말았던 것이었다 아아!


본 기자와 함께 그 비참한 지역주의의 참상을 목격했던 한 경상도민 중 하나는 그 때의 일을 이처럼 술회했다.


"군대에서 쌀 발음을 몬해가꼬 고참에게 쥐박히던 이등병이 있었제. 근데 그 고참이 어느날 이넘을 잡꼬 끝까지 쌀을 해보라꼬 시키는 기라. 참으로 잔인한 일이쟤... 열번 스무번 살을 외치던 그넘 이마의 그 구슬픈 땀방울을, 아아 십년이 되가는 오늘날 또 보고 마는구마 우째..."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업슴이다. 이것이야말로 대국민 화합에 진정한 장애이며 걸림돌이 아니고 무엇이더뇨.


저 옛날 이차대전 패전하고 빡 돌은 일본애들이, 걍 지진난 걸 한국사람들이 불질렀다 누명을 씌워서 마구 학살했던 일 다덜 알꺼다. 풍문에 의하면 이넘들이 한국인과 일본인을 구별하기 위해서 시켰던게 바루, 일본어 "つ" 발음이란다.







그니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손톱깎기-"스메키리"(쓰, 쯔의 중간 발음이어야 함. 한국인들은 졸라 안됨)를 발음 시키고, 그게 안되면 쥑이고 되면 살리고 했단 거.

(근데 이 부분에 있어서 몇몇 기자들이 스메끼리가 아니라 딴 단어라는 의문을 제기했음이나, 그게 몬지 다른 답을 끝내 내놓지 못하는 바 일단 스메끼리로 썼다. 진짜루 몬지 아시는 분 이씀 멜 쎄려달라)


어쨌든 간에 아, 이게 무슨 발음차별 지역차별 인종차별이란 말인가. 그럼 같은 한겨레며 동족인 우덜조차도, 만일 도별 대항 패싸움이라도 났다 치면, "뉴스쑈"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몰매를 맞고 안 맞고가 결정될 것이란 말인가. 상상해보라. 일렬로 서서 차례로 "쌍쌍바"를 발음하며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릴 저 국민들의 행렬을..





이에 본지, 이러한 지역적 인종적 발음차별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하여, 대국민성명을 발표하는 바다. 공식적인 쌍시옷 발음을 모두 없애버려라. 아 이 얼마나 좋은가. 씨밸넘도 양반쌍넘도 없는 세상.


이에 과학대통령을 주창하며 나선 딴나라당 모상희 후보, "양반 상넘"(발음상은 쌍넘)을 정확하게 "상넘"이라고 발음하고, "쌀지원"을 "살지원"이라고 하는 등, 기명싸미 사마 시대의 발음평등주의의 대를 잇는 동시에, 망국적 지역주의 발음차별철폐 대국민홍보에 앞장서는 모습을 티비토론 등에서 몸소 보여주고 있다.


이 냥반 원래 이름은 "쌍희"인지도 모르고, 분명 술자리서 아무리 열 받아도 씨밸럼 가튼 쌍욕은 안할 것임에 틀림엄따. 조타. 그러나 이 후보는 태생이 경상도민이라, 전국적인 대국민 홍보엔 한계가 이씀이다. 그러므로 경상도민 아닌, 발음적 특권계층에 있는 각종 타지역 출신 유명인사들 그리고 기업들이 먼저 쌍시옷 발음을 공식석상에서 자제함으로써, 지역적 발음차별 타파에 앞장서라.









상벽을 이루는 갱상도 왕자 한상이 듀엣을 결성했으니 그 이름 운도사미 브라더스. 삼바~ 삼바 삼바 삼바~ 삼바의 가스나야


본지 공식 촉구한다. 빤츄 만드는 쌍방울은 두방울이나 양방울, 것도 안되면 트윈벨로 개명하라. 쌍용이 상용이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비극은 없었으리라. 쌍시옷 발음이 든 기업은 결코 전국적인 기업이 될 수 엄따는 사실은, 실은 울 경상도민들 사이에서는 안제나 암묵적으로 내려오던 하나의 전제여씀을 본 기자 이 자리를 빌어 공식적으로 밝히는 바다. 이러한 콤플렉스성 치부공개야말로 정녕, 우덜이 진정한 화합을 이루기 위한 대국민 소통의 새 장이 아니겠는가.


이에, 특히 해태 쌍쌍바는, 본의든 아니든 울나라 어린이들의 발음불평등 현상의 구조적 고착화에 일조했음에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그 공식 이름을 상상바나 송송바 혹은 커플바나 짝지바로 바꿀 것을, 본 기자 목청 높여 촉구한다!


또한 그리하여 본지가 지금 기획하는 이벤트, 경상도민과 전라도민이 한 자리에서 만나 사이좋게 상상바를 나눠먹는 대국민화합의 장에 해태제과는 상상바를 몇만 박스든 무상제공해야 함을 요청하는 바이니, 조속히 수락 후 쾌척하여, 이제부터라도 국민화합을 선도하는 전국빙과류의 선두주자로 거듭나길 빈다.



열등발음자 인권수호협회 우원장
함줄(dandy@ddanzi.com)

 

 

<피에쓰>

1.
기사가 나간지 만 하루 동안 쯔메끼리의 진상에 관한 수많은 글들이 답지하였다. 그건 절대루 걍 소문이나 넝담이 아니며 관동대지진 때 진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 거론된 단어로는 일단 쯔가 아니라 까 발음이었으며 동전(도우까)라는 주장부터 쯔 발음이라는 쪽에서는 달(쯔끼)이란 단어를 비롯하여 50엔 50전(고쥬엔 고짓센), 두시 십오분(니지 쥬고붕), 15엔 50전(쯔고엔 고짓센), 십전(짓센), 일엔 50전(이찌엔 고짓센) 등등이라는 내용들이었다.

또 발음은 몰겠지만 16냥이다, 오겡끼데스까다, 라는 알수 엄는 주장들과 더불어, 자신의 어머니가 직접 그 참사를 경험했다며 바지(즈봉)을 발음하게 했다는 생생한 증언도 뒤따랐다.

미안타. 참고로 남탓을 하자면 스메키리라고 주장한 것은 음악팀의 카모기자여따. 여튼 워낙에 그 사건에 풍문이 섞여있던 탓에 모라고 딱 사실을 확인할 길이 없는지라 일단 요렇게만 밝힌다.

2.
쌍시옷 발음 못하는 것이 경상도 전체가 아니라 일부지방이라는 멜도 쇄도했다. 근데 경북에선 경남이라고 하고 경남에선 경북이라고 하는가 하면, 진주에선 부산 마산이라고 하고 부산 마산에선 밀양 등지라고 하는 항의가 쇄도해 본 기자도 모가 몬지 알순 없다.

그러나 분명, 대한민국 굴지의 대도시인 본 기자의 고향에는 그런 이가 많았고 본기자도 그랬다... 다 아니면 그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였을까?

어떤 독자는 "사랑의 살 나누기 운동" 등등의 넝담이 유행했었음을 수줍게 고백하기도 했는데, 일케 쩜 당당하게 나가자. 그게 모그리 쩍팔리남? 우리가 남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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